고대 이집트인들이 사용하던 의술의 비방이 6천년 만에 재현됐다. 미국 UCLA존슨암센터의 종양학자 댄 카스트로에 의해 피부암 치료법으로 새롭게 조명된 것이다.
그는 암환자의 정맥내로 염색물질을 주사했다. 그리고 적당한 파장의 레이저광선을 조사(照射)했다. 곧 이 빛은 염색물질과 반응을 하기 시작했고 오래지 않아 암세포는 완전히 파괴되었다.
물론 이런 요법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국내에서도 지난 88년 연세대 의대 이원영교수팀이 pho A(식물의 엽록소에서 추출)라는 염색물질을 찾아낸 적이 있다.
이 획기적인 암치료법의 성공의 관건은 체내에서 되도록 짧게 머무는 염색물질과 민감도가 큰 레이저 광선의 발견에 달려 있다. 사실 그동안 널리 쓰이던 헤마토포피린이라는 염색물질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무엇보다 사람의 피에서 추출하는 혈액제제라는 점이 꺼림직했고 체내에서 75일이나 존재한다는 사실도 임상에 적용하기에 매우 불리하게 작용했다.
그러나 카스트로박사가 새로 선보인 염색물질인 로다민-123은 종전 것보다 훨씬 안전하고 몸안에서 불과 7일간만 체류한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실제로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어냈다. 로다민-123을 암에 걸린 쥐에 주사한 뒤 청록색 아르곤 레이저를 쬐 주었더니 암세포가 순식간에 사멸되었다.
수백종의 염색물질과 수천가지의 레이저 파장 중에서 최적의 조합이 무엇인가를 찾는 수고스러운 일을 계속하고 있는 카스트로박사는 피부보다 좀 더 깊은 곳에서 발생한 심부(深部)암의 치료에도 유용한 레이저를 현재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깊은 부위에 이르는 레이저가 등장해야 어떤 크기, 어떤 암에 대해서도 대처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