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 음원만을 제공해준 종래의 스테레오 시스템을 개량한 신(新) 사운드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지금 오디오의 세계에 새로운 바람이 일고 있다. 종래의 스테레오시스템은 두개의 스피커만 가지고 있어서 음향 효과를 제대로 낼 수 없었다. 무대위 여러 지점에서 사운드가 나오는 실연(實演)상황을 그대로 재연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시청자들은 안방에 앉아서 원음 그대로 들을 수 있는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2채널 스테레오는 청취자에게 좌우 음원(音源)만을 듣게 해 주었다. 그러나 3D (dimension, 차원) 오디오는 좌우 상하 앞뒤 그리고 그 사이의 모든 음을 듣게 해준다. 그런데 그 방법은 3D 오디오시스템을 생산하는 메이커마다 판이하게 다르다. 대부분의 3D시스템은 재래식 스테레오신호 속에 감춰진 3D정보를 빼내기 위해 전자장치를 활용한다. 그러나 할리우드의 녹음기사 출신인 댄 로우의 Q사운드시스템과 같이 하드웨어를 추가할 필요가 없는 것도 있다. 이 장치는 3D사운드 암호를 넣은 컴팩트디스크(CD) 테이프 레코드 그리고 비디오카세트와 함께 가동된다.
로우의 말을 빌면 "Q사운드는 심리음향학에 근거를 둔 것"이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모든 3D시스템은 심리음향학에 바탕을 두고 있다. 로우는 방안에서 어떤 사운드라도 들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예컨대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음악을 원음대로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전투기가 퍼붓는 폭탄들이 텔레비전 스크린 위의 모든 방향에서 터져나오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할 수도 있다고 주장 한다.
로우는 이런 일을 하기 위해 소리의 방향을 암시해 줄 수 있는 40만개의 신호를 수록한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었다. 실제로 이 데이터는 음향모델을 수학적인 특별한 연산방법의 형태로 바꾸는데 사용되고 있다.
스테레오 TV를 가진 미국인들은 금년 슈퍼볼 중계방송 때 3D사운드를 들을 수 있었다. 경기의 중간휴식중 방영된 코가콜라 광고가 Q사운드로 녹음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시스템에도 한계가 있다. 3D사운드를 듣는데 가장 효과적인 지역이 불과 한사람 폭을 크게 넘어서지 못하는 것이다. 실제로 TV세트 중앙으로부터 30~60㎝만 벗어나도 효과는 급속히 떨어졌다. 그래서 로우는 새로운 Q사운드를 개발 하고 있다. 그가 현재 개발중인 제2세대의 Q사운드는 5명이 함께 앉아도 완전한 3D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베디니오디오공간환경(BASE)을 발명한 존 베디니도 이와 비슷한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 베디니에 따르면 일단 BASE 암호화 시스템을 사용해 녹음하면 어떤 표준 스테레오시스템에서도 3D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기법은 현재 여러 영화제작사에서 수용하고 있다. 베디니는 그의 방법을 레코드카세트 및 CD에 첨가하기 위한 작업을 착수해 놓고 있다. 그는 이미 캐피털 레코드 MCA 폴리그램 엘렉트라를 포함, BASE를 사용하는 10여개의 레코드회사와 계약을 맺어 놓았다.
베디니는 또 내년초에는 6백달러짜리 시스템을 내놓을 계획이다. 그는 이 시스템이 악기와 청중간의 간격을 좁혀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아무튼 베디니는 멀지 않아 휴즈항공사 카버사 보스사 등과 아이디어대결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기업들도 특수한 하드웨어를 이미 개발했기 때문이다. 이들 3개사는 3D사운드는 재래식 스테레오신호에서 직접 뽑아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음향검색시스템의 활약
한편 휴즈항공사의 엔지니어들은 오디오의 주파수를 약간 변화시켜 주면 귀와 두뇌가 소리의 방향을 알아챈다는 사실을 발견 했다. 그들은 이런 지식을 응용, 두개의 스피커만을 사용해 방안 도처에서 오는 듯한 소리를 창조하고 있다. 현재 이 시스템은 TV용 슈퍼스테레오에 이용되고 있다.
휴즈사가 개발한 이 음향검색시스템(SRS)은 인간의 귀와 두뇌가 정보를 해석하는 방법을 고스란히 이용하고 있다. 알다시피 인간은 다양한 방법으로 소리가 오는 방향을 감지한다. 예컨대 낮은 주파수(20~2백㎐)의 음원은 그 위상을 탐지함으로써 소리의 방향을 파악한다. 반면 중간주파수(3백~4천㎐)의 음원은 그 강도를 통해 소리의 방향을 알아낸다. 그보다 더 높은 주파수에 대해서는 소리의 도착시간으로 방향을 판단한다. 소리는 음원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귀보다 가까이 있는 귀에 더 빨리 도착한다는 점을 활용하는 것이다.
소리의 방향을 알아내는 방법에는 이밖에도 제4의 요인이 있다. 귓바퀴와 외이(外耳)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귓바퀴는 고막에 도달하는 소리의 스펙트럼에, 외이는 귓구멍 이 공명하는 주파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귀의 이 두 부분이 고막에 도달 하는 소리의 스펙트럼모양을 결정한다.
이 두 장기는 일종의 복합필터처럼 작용 한다. 주파수를 강화하거나 약화하면서 소리를 통과시키는 것이다. 때로는 아무런 변화 없이 통과시키기도 한다.
녹음재생시 측면에서 온 소리가 전면에 있는 스피커로 재생되는 경우 이 소리는 더 이상 측면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부정확한 스펙트럼반응을 보이고 그 결과 음향장(場)의 공간이 이그러진다. 그래서 본래 연주된 음을 듣지 못하게 된다. 이때 SRS 기술은 스테레오정보를 적절하게 처리, 음향장을 복원함으로써 소리를 바로 잡는다.
복잡한 음향장(場)
스테레오신호에서 환경 반향 및 측면신호들은 복잡한 음향장을 형성시킨다. 이것은 주로 좌(L)와 우(R) 채널신호(L-R 및 R-L)간의 차이로 인해 생긴다. 전형적인 스테레오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이 '다른' 신호를 무시하지만 SRS시스템은 이 신호차를 잘 활용한다. 신호의 일부 주파수를 선택적으로 부추겨 여러 가지 일을 수행하게 하는 것이다. 예컨대 보통 때는 보다 높고 직접적인 소리에 의해 가려진 생음악의 환경을 부활시켜 스테레오 이미지를 더욱 높이게 된다. 아울러 더 넓은 시청지역을 확보하게 한다. 방을 걸어 다니면서 오케스트라의 악기와 독주자들의 방향을 감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가장 좋은 스테레오음을 듣기 위해 특정한 한 지점에 앉아 있을 필요가 없게 된다.
게다가 SRS는 어떤 스테레오시스템과도 잘 '어울린다'. 따라서 오래된 레코드테이프 CD에도 적용할 수 있다. 일단 음악이 SRS박스를 통과하면 새로운 신호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승용차에도 SRS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다.
SRS는 '소니'가 공인을 받아 상품화를 이미 시도하고 있다. 실제로 소니의 대부분의 고급모델(1천3백달러 이상 제품)은 이제 이 기능을 갖추고 있다. '톰슨'사의 RCA와 제너럴 일렉트릭(GE)사도 SRS를 개발 했으나 톰슨의 SRS 장치세트가 시판되려면 아직도 1년은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카버의 '소닉 홀로그래피'와 보스의 '홈 시네마 사운드' 등 두개의 시스템은 이론적인 기초에 있어서 거의 동일하다. 이 시스템이 완성되면 사람들은 소리의 강도에 바탕을 두고 소리의 방향을 감지하는 오디오를 보게 될 것이다. 이 경이의 오디오는 하나의 귀가 음파를 받고 눈깜짝하는 사이에 두번 째의 귀가 같은 정보를 받게 하는 장치다.
카버시스템을 개발한 보브 카버는 "두개 이상의 소리가 따로따로 도달하는 것을 듣는다면 음원에 관한 리얼리즘은 상식되고 만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홈 스테레오시스템과 스테레오 오디오를 가진 홈극장장치는 두개의 귀가 두개의 스피커로부터 소리를 듣기 때문에 결국 시청자에게 네개의 소리를 퍼붓는 셈이다. 카버는 그 해결책을 제시했다. 각 채널은 한 귀를 위해 정상적인 사운드를 그리고 다른 귀를 위해 음가가 정확히 반대인 소리를 함께 내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카버는 "후자의 신호는 서로 상쇄되기 때문에 왼쪽 귀는 왼쪽 채널만 듣고 오른쪽 귀는 오른쪽에서 오는 것만 듣는다"고 말하고 있다.
홈시네마 사운드의 물결
카버의 시스템은 TV에도 적용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35인치 크기에 이르는 스크린을 가진 어떤 TV 세트에도 적용할 수 있는 작은 캐비넷에 내장돼 있다.
이 캐비넷에 포함된 두개의 전면발사 스피커는 기본적으로 다이얼로그용이다. 그러나 두개의 측면발사 스피커는 반향 스테레오사운드용이다.
보스의 홈시네마 사운드는 소형컴퓨터를 사용, 소리를 분석하고 모노 다이얼로그와 방향정보를 추출한다. 이 장치의 개발자들은 다이얼로그 스피커에 보내질 신호부분을 가려 내기 위해 어떤 고정 알고리즘을 사용 한다고 말하고 있다.
보스는 이 시스템을 필립스사에 제공할 목적으로 설계했다. 필립스사는 유럽에서 1대당 7백50달러로 시장에 내 놓을 계획인데 유럽전자시장에서 일단 성공을 거두면 홈시네마 사운드시스템은 미국에 수출될 것이다.
지금까지 언급한 시스템의 성능은 어떨까. 일반적으로 시스템소재의 종류, 방의 음향효과, 앉은 장소에 따라 성능이 달라 진다. 예컨대 재래식 스테레오와 Q사운드 두가지 방법으로 녹음된 코카콜라 광고용 비디오 카세트의 경우를 보자. Q사운드판을 돌리면 소리는 마치 방의 벽을 넘어 떠돌아 다닐 것 갈다. 시청자가 눈을 감으면 스피커의 위치를 지적할 수도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시청자는 시스템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스피커 사이에 직접 남아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한 사람만 방에 들어 와도 음향효과는 교란 된다. 제대로 된 3D오디오시스템을 만들자면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 그러나 '가정극장'으로 향하는 물결은 앞으로도 계속 거세질 게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