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 기업이 원자력발전소 연료인 우라늄-235를 기존보다 최고 5배 이상 경제적으로 분리하는 새로운 우라늄 농축시설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네이처’가 보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핵무기 개발에 이용될 우려가 있고 건설도 쉽지 않아 실제 건설은 어려울 것이라 보고 있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과 일본 히타치는 지난 7월 11일 레이저를 이용해 우라늄을 분리, 농축하는 ‘사일렉스(SILEX)’ 기술을 채용한 상업용 농축 시설 건설 계획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 최종 제안했다.
사일렉스는 천연 우라늄에 레이저를 쏴 우라늄-235만 이온화시킨 뒤, 전기적 성질을 이용해 분리하는 기술이다. 오늘날 상업용 농축시설에 쓰이는 기체 확산 기법(반응막을 이용해 우라늄-235만 따로 분리하는 기술)은 물론, 군사용으로도 많이 쓰이는 원심분리 기법(무거운 우라늄-238을 원심분리해 제거하는 기술)보다 월등히 효율이 높아 차세대 농축 공정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이 공정은 분리 효율이 지나치게 높은 게 오히려 단점이다. 시설을 소형화해 비밀리에 핵무기 재료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황일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사일렉스는 원심분리 방식보다도 작게 만들 수 있다”며 “NRC의 승인을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화도 어렵다. 황 교수는 “상업화하려면 1000만SWU(우라늄농축능력을 나타내는 단위)는 돼야 하는데, 이 규모로 건설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