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단계에서 누릴 수 있는 HA의 혜택은 가사 관리 문화 통신 등 네가지다.
앨빈 토플러가 그의 저서 '제3의 물결'에서 언급한 전자화주택이 이제 눈앞에서 실현되고 있다.
요즈음 한창 열을 올리고 있는 일산 분당의 분양아파트 모델하우스에 가보면 전자화주택을 실감하게 한다. 홈 오토메이션(HA, Home Automation), 즉 가정자동화로 표현되는 이것은 전자화주택의 발판이다.
외출시 전화 한 통화로 집안의 이상유무를 확인할 수 있고 가전기기(에어콘 TV VTR 전등 밥솥 등)를 작동시킬 수 있는 '컴퓨터 경비원' '컴퓨터 가정부'가 이제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일단 홈버스를 갖춰야
HA는 1979년 스탠포드연구소에서 개념이 창안된 이래 꾸준히 발전돼 지금은 미국 유럽 일본 등지에서 활발하게 상품화되고 있다.
이 HA의 목표는 간단히 말해 가정 내의 안전성 편리성 쾌적성 추구에 있다. 집이란 잘 알다시피 외부 침입으로부터 가정의 안전을 보호받는 곳이다. 바로 이런 집의 개념은 HA의 시발점이 된다.
요즈음 우리는 치안부재의 험악한 사회에서 살고 있다. 마치 이런 사회분위기를 반영 하듯 우리나라에서도 안전보장 기능을 갖춘 첨단 HA제품들이 시중에 많이 나돌고 있다.
실제로 HA의 발전은 가정내의 안전확보를 위한 필요성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현재는 편리성 추구에 더 주안점을 두고 상품화되고 있으며 앞으로는 쾌적성을 중심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예를 들어 도둑이 창문을 통해 들어오면 창문에 부착·설치돼 있는 침입감지기가 작동, 침입사실이 알려진다. 곧 이 결과는 집안 중앙에 있는 중앙제어기(home central controller)로 보내져 이곳에서 경보음을 내게 된다. 그러면 인근 경비실 파출소 혹은 경비용역회사에 연락돼, 도둑을 퇴치할 수 있게 되므로 큰 재난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집을 오랫동안 비울 경우에도 편리 하다. 일정시간 동안 전등과 오디오의 음악 방송을 켰다가 정해진 시간이 되면 저절로 꺼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치 집안에 사람이 있는 것처럼 '위장'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또 현관에서 초인종음 누르면 주인은 TV나 중앙제어기에 부착돼 있는 액정패널을 통해 방문객을 식별한 후 버튼 하나로 문을 열어 주기도 한다.
현 단계에서 누릴 수 있는 HA 혜택은 다음 네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가사(house keeping), 둘째 관리(management), 셋째 문화(culture), 넷째 통신(communication)이 그것이다.
가사 부문은 홈 시큐리티(home security) 와 홈컨트롤(home control)에 관한 서비스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예컨대 출입문의 자동개폐, 방범·방재 경보, 온도, 습도관리, 조명을 포함하는 에너지관리 등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안전성 편리성 측면에서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각 가전업체와 통신, 방범·방재 설비기기제조업체 들도 잇따라 시장에 참여, 경쟁이 치열한 상태다.
시큐리티정보나 각종 제어장치를 집중제어하려면 가정내 네트워크(LAN) 필요하다. 이것을 홈 버스(home bus)라고 한다.
홈 버스란 컴퓨터에서 쓰이는 데이터 버스에서 온 개념으로 가정내에서 사용하는 데이터버스, 즉 홈 데이터버스를 뜻한다. 쉽게 말해 가정에서 필요로 하는 데이터를 운송하는 운송로라 할 수 있다.
현재 우리 주변의 거의 모든 방에는 전력선이 배선돼 있고 콘센트가 설치돼 있다. 또 이 플러그나 콘센트는 모두 규격이 통일 돼 있다. 그래서 제조업체나 구입한 상점에 관계없이 어디에나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점에 있어서는 홈 버스도 마찬가지다. 다시 말해 홈 버스를 갖추면 각 방마다 설치돼 있는 전선용 콘센트와 같은 의미의 정보콘센트를 갖게 되는 셈이다. 이용자는 단말기를 이 콘센트에 접속, 모든 정보를 주고 받게 된다.
홈 버스는 일반적으로 메인버스(main bus)와 서브버스(sub bus)로 나눌 수 있다. 메인버스는 동축케이블이나, 페어(pair) 선을 이용, TV CATV 등 영상신호와 공중회선망에 접속되는 전화 비디오텍스 퍼스컴통신 등이 보내는 정보신호를 전달한다. 서브버스는 대개 전력선 적외선 전파 등을 매체로 삼아 이 신호를 옮겨준다.
현재 전력선에 제어신호를 실어 조명기기나 룸에어컨의 ON/OFF 제어를 하는 시스템이 크게 인기를 얻고 있다. 아무튼 세계 각국은 이 홈 버스 표준화를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MFC식 전화기만 유용해
미국은 스탠포드연구소와 모토롤러사 등에서 홈 버스표준화가 검토되고 있다. 또 ElA(Electronic Industries Association) 와 NAHB(National Association of Home Builders)가 주축이 되어 이 일을 추진하고 있다.
EIA에서는 1984년부터 표준화작업을 착수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것은 CEBUS(Consumer Electronic Bus). 이 전력선버스는 규격집이 금년 말에 출간될 예정이다.
한편 NAHB에서는 스마트하우스를 건설하고 있다. 이 집은 전기 가스를 자동제어해 주는 첨단주택.
일본에서는 1981년부터 관서전자진흥센터(KEC) 우정성 전파기술협회 일본전자기계공업회(EIAJ) 등의 단체가 중심이 돼 표준화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1983년에는 '가정에 있어서 정보화에 관한 조사연구회'가 발족돼 수시로 보고서를 발표하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일본은 통산성 우정성 건설성 3개 부처가 HA발전에 주력하고 있다. 정부가 주도해 발전을 도모하고 있는 것이 일본의 홈 버스 표준화작업의 큰 특징이다.
유럽에서는 CENELEC(유럽 전기표준화위원회)에서 AV(Audio-Video)기기용 21핀 커넥터와 제어를 위한 DDB(Domestic Digital Bus)를 선보였다. 현재 유럽의 표준화작업은 국제기구인 IEC(International Electrotechnical Commission)에서 심도있게 연구되고 있다. 또한 유럽첨단기술공동개발계획(EUREKA) 각료회의 주관하에, IHS(Integrated Home System)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이밖에 에스프리(ESPRIT)라는 이름의 표준화작업도 착수 된 상태다.
홈컨트롤 분이에는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텔레컨트롤(tele-control)이다. 텔레컨트롤은 말 그대로 가전기기를 원격제어하는 것을 뜻한다. 이 장치를 활용하면 외출중이라 할지라도 집에 전화를 걸어 집안에 있는 각종 가전기기에 명령을 내리거나 그 기기를 조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저녁 7시에는 전기밥솥에 스위치를 넣을 것, 7시 30분에는 방안의 전등을 켜고, 8시에는 목욕탕에 더운 물을 받아 놓을 것 등을 집 밖에서 명령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이 전화기를 이용, 집안의 가전기기를 제어하는 일은 디지털 신호음을 내는 전화기(MFC용 전화기)가 설치돼 있어야만 가능하다. 일본 등 몇몇 전자기술 선진국에서는 기존의 다이얼식 전화기로도 가능하나 우리나라에서는 교환국의 사정으로 다이얼식 전화기는 이 경우 무용지물이다.
간단히 그 이용방법을 알아보자. 외부에서 MFC용 전화기로 자기 집 전화번호를 누르고 암호번호를 누른다(다른 사람의 도용을 막기 위해). 그런 뒤 가전기기의 번호를 누르고, 원하는 동작번호를 누른다. 그러면 전화기는 음성으로 확인사항을 '통보'해 준다.
원리는 이렇다. 전화기 버튼을 누름으로써 전회선과 교환대를 거쳐 각 가정에 제어신호가 전달된다. 이것을 컴퓨터가 식별할 수 있는 신호로 바꾸어 컴퓨터에 입력하면 원하는 동작을 수행하게 된다. 컴퓨터가 해당 가전기기에 명령을 내리고 그 결과를 보고하는 것이다. 그러면 음성이 녹음된 음성합성 칩에서 보고를 받는데 이 보고내용은 전화선을 통해 수화기로 송출된다.
광센서로 자동세척을
한편 홈 시큐리티기능은 컴퓨터가 경비원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장치에는 감지하는 센서부, 감지된 신호를 송출하는 신호부, 보내진 신호를 제어하는 제어부가 있다.
여기서 센서는 인간의 5감을 대신해 측정 하고자 하는 대상물로부터 정보를 얻은 뒤 이를 전기신호로 변환시키는 것이다.
예컨대 사람의 눈에 해당하는 광센서는 빛을 감지하는데 흔히 가시광선센서와 적외선 센서로 구분된다. 이 광센서는 서로 바라보게 설치한다. 따라서 그 사이에 어떤 물체가 끼어들면 늘 쏘고 있던 빛이 중단된다. 이런 원리를 활용, 작동하는 대표적인 기기가 자동문이다. 또 남자화장실의 자동세척기도 한 예다. 그런가 하면 흔히 보는 텔레비전 리모콘도 이 광센서를 사용한다.
그런가 하면 가스중독 방지, 폭발위험 경고 등을 목적으로 가스센서를 설치한 집도 적지 않다. 특히 LPG가스센서는 가스의 주성분인 메탄과 반응하면 전기전도도가 변하는 반도체를 센서재료로 쓰고 있다. LPG가스가 이 반도체와 만나 이온변화를 일으키면 감지신호를 울리게 된다.
광센서와 아울러 적외선감지기를 설치하면 집의 안전성을 크게 보장받을 수 있다. 대개 이 장치는 투광기와 수광기 두개, 1개조로 이루어져 있다. 투광기가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 빔(beam)을 쏘면 수광기가 이를 받아 들인다. 침입자가 이 감지기 사이를 통과할 경우 적외선이 차단되면서 동시에 수신제어기에서 경보가 울린다.
또 마그네틱(magnetic)감지기, 즉 자기(磁氣)감지기는 방범·경보장치중 가장 간단한 형태로 싸고 설치가 쉬워 가정에서 인기가 높다. 이 감지기는 창문이나 현관문, 차고의 셔터 등에 주로 설치한다. 이 장치는 이름대로 자석의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문이 열리거나 셔터가 올라갈 경우 문틀 사이에서 서로 마주 보고 있던 두개의 자석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이때 기계장치가, 작동, 전기적 신호를 수신기에 보내게 되고 동시에 경보가 울린다.
초음파감지기도 널리 쓰인다. 고른 초음파를 발사했다면 수신기에 항상 같은 양의 음파가 도달해야 정상이다. 그런데 물체가 움직이면 음파에 변화가 생겨 경보가 울리게 된다. 이밖에도 진동을 감지하는 진동파 감지기 등이 있다.
이와 같이 각종 첨단센서와 감지기를 활용하면 완벽에 가까운 홈 시큐리티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다.
둘째 관리부문에서 가정자동화가 활성화 되면 CATV(cable TV)나 비디오텍스 등을 통해 상품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 홈 뱅킹(home banking)이나 홈 쇼핑 (home shopping) 등이 가능해진다. 그리고 주식정보 가계부관리 집안생일관리 제사일관리 등에 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그뿐 아니라 여행 영화·연극예약도 할 수 있어 계획적인 가계관리가 이루어진다. 아울러 가정의(home doctor)제도가 보편화 될 것이다. 병원과 가정에 연결돼 있는 정보 터미널을 통해 진단과 상담이 이루어지고, 고령자의 건강체크 등을 할 수 있게 된다.
관리부분의 주축인 비디오텍스에 대해 알아보자. 비디오텍스란 한마디로 컴퓨터의 모니터 또는 안방의 TV화면을 통해 원하는 정보를 얻어낼 수 있는 새로운 미디어다.
비디오텍스 디코더와 TV세트(혹은 모니터)로 구성된 비디오텍스 시스템은 기존 전화선이나 전용전화망을 이용한다. 이 신종 미디어를 잘만 활용하면 데이터베이스에 축적된 각종 화상정보를 검색할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데이터베이스의 거래처리 서비스 메시지전달서비스 전산처리서비스 원격감시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 비디오텍스 시스템의 장점은 데이터베이스의 여러 서비스를 활용, 한 대의 비디오텍스 시스템으로 많은 기능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사용방법이 컴퓨터사용법에 비해 매우 간단하므로 전산지식이 없는 사람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유리하다.
비디오텍스 단말기만 있으면
이번에는 홈 쇼핑에 대해 알아보자. 이 일이 가능해지려면 우선 가정과 백화점 그리고 은행은 모두 비디오텍스망(network)으로 연결돼 있어야 한다. 그러면 각 가정은 비디오텍스 단말기만 구입하면 된다.
TV나 모니터를 통해 상품안내를 받은 뒤 구입하고자 하는 물건을 비디오텍스 단말기에 달린 키보드로 주문하는 것이, 홈 쇼핑의 첫 단계다. 그러면 이 주문내용이 전화선을 타고 백화점에 연락되고 백화점에서는 해당 상품을 원하는 가정에 배달한다. 대금은 주문가정의 구좌에서 인출된다. 은행은 대금결재 완료를 주문가정과 백화점에 통보해 준다. 이렇게 집에 앉아서 상품주문과 대금결재가 손쉽게 이뤄지는 것이다.
한편 홈 뱅킹은 번거롭게 은행에 가지 않고도 가정에 있는 비디오텍스 단말기를 이용, 예금잔고 조회나 대금지불 의뢰를 할 수 있게 한다. 또 집안에서 키를 한번 누름으로써 주식투자정보를 비롯해 여러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방에서 창작활동 즐길 수도
셋째로 문화부분에서 HA가 완성되면 위성방송을 통해 영화나 예술, 각종 스포츠를 관람할 수 있게 된다. 이 분야의 핵심 장치는 홈 영화관(home theater)과 AV센터.
홈 영화관이란 문자 그대로 고품위TV(HDTV), 리어 프로젝션(rear projection), 액정 TV와 같이 대형스크린 시설을 갖춘 AV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설치하면 영화관에서와 같은 영상과 음향효과를. 즐길 수 있다.
또 AV센터를 가동하면 마치 아이맥스 영화관에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이곳에서는 생생한 원음을 들을 수 있을 뿐더러 창작활동을 즐길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통신부문의 HA는 광섬유케이블을 사용한 ISDN, 재택(在宅)근무, 재택학습 등이 주내용이다. 또 영상TV전화 무선통신의 발달로 원거리제어가 가능해져 많은 편리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면 홈 팩스(home fax)를 통해 학원에서 행해지는 강의내용을 받아 볼 수 있게 되고 팩스(fax)방송도 수신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굳이 회사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홈 팩스나 홈 컴퓨터로 회사업무를 처리하고 TV영상회의로 회의를 주재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주민등록표나 호적등본도 집에서 받아 보고 전자사서함으로 우편 내용을 주고 받는 일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영상TV전화란 전화선을 이용,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끼리 화면을 통해 모습을 보면서 대화할 수 있는 장치다. 현재도 정지된 모습의 흑백화상을 보면서 통화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 분야는 아직 해결해야 할 점을 많이 남겨 놓고 있다. 특히 전송선로와 전송속도, 컬러화상 처리기술 등이 골칫거리다. 그래서 세계각국은 움직이는 동(動)화상을 컬러화한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팩스방송은 현재 일본에서 시험방송하고 있다. 방송국이 필요한 정보를 공중에 무선으로 띄우면 수신자가 수신해 팩스 프린트 하는 것이다. 이 팩스방송내용은 TV로도 수신할 수 있다. 그리고 TV를 보다가 필요한 정보가 화면에 나오면 곧바로 이 데이터를 팩스 프린터로 뽑을 수 있다.
현재는 세번째 단계
우리는 물질에 의존했던 농경사회를 거쳐, 물질과 에너지가 주축을 이루고 있는 공업화사회에 살고 있다. 최근에는 통신과 반도체 컴퓨터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에 힘입어 정보가 핵심을 이루는 새로운 사회를 맞고 있다.
지금까지 가정생활에서 중요한 도구로 사용되어온 모든 제품들, 예컨대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콘 전축과 같은 가전제품 그리고 시계 카메라 등 개인용품, 전기 수도 가스계량기는 모두 제각기 다른 기능을 하고 개별적으로 이용돼 왔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가정용 제품들이 점차 전자화(소형화 고신뢰도화) 통신화(양방향성전송) 컴퓨터화(인공지능화)되고 있다. 이들 제품속에 각각 내장되어 있는 초소형 마이크로컴퓨터를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 가정내의 모든 기기를 시스템 내의 한 개체로 간단히 중앙 통제할 수 있는 가정자동화시대를 맞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가정자동화가 갑자기 부각되고 있는 이유는 가정생활을 둘러싼 환경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즉 고령화, 핵가족화, 여성의 사회참여, 사회의 정보화의 진전 등에 기인한다. 이러한 변화과정을 세분해보면 네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제1기 개별형, 제2기 복합형, 제3기 서브시스템형을 거쳐 세4기 토틀시스템화 단계에 이르러 완성될 것이다.
제3기까지는 현재 이미 실현되고 있다. 다음 세대인 제4기 토틀시스템시대에는 홈 버스가 주축이 돼 고도 정보통신네트워크와 결합, 진정한 의미의 HA시대를 맞게 될 것이다.
이 단계들을 좀더 상세히 점검해 보자. 제1기는 개별형이라고 부르는데 프로그램을 예약할 수 있는 VTR이나 리모콘TV 자동조절에어콘 등이 이 단계에 속한다. 한마디로 가전기기들이 개별적으로 발전하는 단계다.
제2기는 복합형으로 퍼스컴과 TV의 연계사용, 다기능전화기, 입체형TV, TV+VTR, 오디오+전화기 등 복합기능을 가진 가전기기가 등장한다.
제3기는 서브시스템형으로 현재 금성 삼성 등 국내가전업체에서도 추진하고 있다. 이 단계에서는 유·무선이 같이 용되는데 유선이 주(main)고 무선이 부(sub)다.
제4기는 토틀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의 성공의 관건은 홈 버스의 표준화다. 이 단계에 이르면 세게 어느 업체의 제품과도 호환성을 갖게 된다. 더욱이 ISDN과 CATV와 연결돼 영상 음성 데이터를 자유자재로 얻게 되며 세계화된 양질의 정보를 획득하게 된다.
끝으로 HA의 국내 현황을 알아보자. 금성통신 삼성전자가 지난 85년 초부터 이 분야에 뛰어들면서 서서히 HA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80년대 말에는 대구청구주택, 부산로얄주택, 올림픽 패밀리타운 그리고 효성타운과 베스토피아 주택 등에 HA 개념이 실제로 도입됐다. 최근에는 기존의 간이전용선방식(전용선을 릴레이식으로 설치, 가전기기의 on/off만 제어 함)에서 탈피, 전력선방식(전력선이 통신선도 되고 전력공급선도 된다) 등 첨단기법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기존의 제품은 80만원에서 1백만원선이나 요즈음은 시큐리티 부분을 포함해 1백50만~2백만원을 호가하는 제품도 많다(설치비 포함).
현재는 현대 대우 삼익세라믹홈 TRC전자 맥슨전자 정풍물산 중앙전자 쌍용 선경 한국통신 나우정밀 등이 앞을 다투어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해에는 1백50억원의 매출액을 보였는데 앞으로 시장은 급성장할 전망이다. 관련자들은 금년에는 5백억, 내년에는 1천억이라는 엄청난 신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마쓰시타(松下)전기가 HA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또 마쓰시다전공도 참여, 일본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밖에 도시바 미쓰비시 산요 샤프 후지쓰 등 가전업체 모두가 개발경쟁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번거로움을 해결해야
지금까지 HA장점을 살펴보고 각국의 발전동향을 알아 보았다. 그런데 이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있다. 즉 안전성과 편리성을 추구하다 보니 소비자에게 오토메이션 그 자체에 의한 번거로움을 가져다 주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텔레컨트롤을 사용하려면 암호번호 기기번호 동작번호 등을 외우고 있어야 한다.
이 난제를 풀려면 우선 버튼 누르는 횟수를 적게 해야 한다. 가령 버튼 한번 누름으로써 TV가 켜지고 녹화까지 할 수 있다면 매우 편리해질 것이다. 한 발 더 나아가서 로봇이 빈 테이프를 집어다가 녹화해 준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또 집에서 열대어를 기르고 싶은데 번거로워 실행하지 못하는 사람을 위해 해가 뜨면 전등을 끄고, 6시가 되면 먹이를 주고, 오염센서가 있어 자동적으로 물을 정화해 주고, 일조량이 나쁘면 전등을 켜주는 시스템은 언제 쯤에나 등장할까. 이런 시스템을 앞당겨 개발하려면 제어도 인공지능화해야 할 것이다. 한국가전업계가 나아갈 방향도 바로 그런 방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