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22일 새벽 핀란드의 동쪽 도시 요엔수(Joensuu)에서는 수천명의 관광객과 천문학자들이 45년만의 개기일식(皆旣日蝕)을 숨죽이며 기다리고 있었다. 수도 헬싱키로부터 북동쪽의 요엔수까지 이르는 지역에서 관찰된 이번 일식은 태양이 떠오른 직후에 일어났다.
일요일인 22일 새벽 3시53분에 태양이 떠오른 뒤 4시2분부터 달이 서서히 태양을 가리기 시작해 완전히 태양을 가린 4시53분부터 93초동안 암흑이 천지를 뒤덮었다. 이때의 어둠의 정도는 여름날 저녁의 황혼녘보다 더 짙은 것이었다.
일식이 진행되는 동안 주위엔 정적이 깔렸다. 자연의 거대한 변화에 놀란 동물들이 침묵을 지키며 안전한 곳으로 숨어들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꽃들도 봉오리를 닫았다.
고대인들에겐 하늘의 재난으로 여겨졌던 일식현상은 천구(天球) 상에서 황도(黄道)를 따라 움직이는 태양과 백도(白道)를 일주하는 달이 일직선상에 서게 될 때 나타난다. 태양은 황도상을 하루에 약 1˚ 동쪽으로 움직이고 달은 하루에 약 13˚동진하여 1삭망월(朔望月 29.5일)에 태양을 추월한다. 따라서 황도와 백도가 일치한다면 매 합삭 (合朔) 때마다 일식이 일어나겠지만 실제로는 5˚9′이 기울어져 있어 그렇게 자주 일식이 관찰되지 않는 것이다.
한편 이번 개기일식은 짙은 안개 때문에 관찰이 쉽지 않아 자연의 신비를 카메라에 담으려 했던 많은 이들에게 실망을 안겨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