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을 녹지 않는 범위에서 가열하면 어떻게 될까? 설탕을 물에 녹이면 안보이게 된다. 과연 없어지는 것일까? 나무가 타면 가벼워지지만 강철, 솜을 태우면 왜 무거워지는 것일까? 물질이 변할 때 각 단계에서 벌어지는 물질세계의 속사정에 대해 알아보자.
문제
1. 얼음덩어리의 온도를 -10℃에서 -1℃까지 올리면 얼음을 구성하는 입자(물분자)는 어떻게 될까?
① 온도가 올라갈 때 입자들이 작아지므로 얼음이 녹는다. 온도가 높아짐에 따라 열이 입자들을 녹이기 때문에 고체상태에서 액체상태로 변한다.
② 입자들은 고정된 위치에서 진동한다. 온도가 올라감에 따라 진동속도는 증가하고 그에 비례해 입자의 간격이 증가한다. 따라서 얼음은 팽창한다.
③ -10℃에서 얼음의 입자들은 부피가 가장 크다. 왜냐하면 낮은 온도에서 얼음이 팽창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온도가 -1℃가 되면 녹게 되고 온도가 조금 더 올라가면 각각의 입자들은 크기가 작아져서 얼음 전체의 크기는 줄어들게 된다.
④ 입자들은 얼음 내에서 충돌이 많아지고 뜨거워진다. 또한 분자들은 멀리 떨어지게 된다.
2. 설탕 2백 g을 물 1㎏에 녹였다. 완전히 녹여 보이지 않게 됐을 때 용액의 질량 변화를 바르게 지적한 것은?
① 설탕은 물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것은 단지 물에 녹았을 뿐이다. 따라서 용액의 질량은 물의 질량그대로다.
② 설탕이 물분자들의 공간 사이로 용해되기 때문에 질량은 변하지 않는다.
③ 설탕은 쪼개지고 물과 함께 존재하므로 전체 용액의 무게는 작아질 것이다.
④ 눈에 보이지 않지만 물과 설탕이 함께 있으므로 용액의 무게는 둘의 질량을 더한 것과 같아질 것이다.
3. 다음은 물질이 타는 현상에 대한 여러 생각을 적어본 것이다.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① 이 세상엔 절대로 타지 않는 물질도 있다. 산화구리처럼 이미 산소와 결합해 버린 경우가 바로 그 예다.
② 물질이 탈 때는 산소가 필요하다. 밀폐된 용기 안에서 산소가 다 타버리면 불이 꺼지고 만다.
③ 나무가 타면 연기가 빠져 나오고 나무 중 일부분이 사라진다.
④ 나무가 타고 나면 재가 남는다. 이것은 흑갈색 가루거나 부서지기 쉬운 덩어리다. 이것은 탈 수 없는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4. 문이 닫혀진 우주선에서 이륙한 후에 담배를 피웠다. 담배를 피우기 전과 피운 후의 우주선의 질량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① 우주선 안의 산소가 타서 사라지기 때문에 가벼워진다.
② 담배가 타서 연기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무거워진다.
③ 담배의 질량보다 재나 연기의 질량이 작기 때문에 가벼워진다.
④ 담배는 연소됐지만 우주선 밖으로 어떤 물질도 나가지 않았기 때문에 그대로다.
정답
1. ② 얼음은 다 같은 온도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찬 얼음도 있고 뜨거운 (?) 얼음도 있다. 얼음을 입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얼음을 가열할 때 구성입자가 어떻게 되는가에 대한 질문에 엉뚱한 대답을 하는 경우가 많다. '얼음의 구성입자가 녹아 작아진다', '얼음내에서 입자끼리 커진다', '낮은 온도의 얼음일수록 구성입자가 크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그 예다. 얼음을 가열하면 구성입자(물분자)는 그대로지만 고정된 위치에서 진동하는 폭이 커기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팽창하게 된다.
2. ④ 설탕이 물에 녹았을 때 용액의 질량은 어떻게 될까? 설탕이 녹아 눈에 안보이게 되니까 흔히 '설탕은 무게가 없다'고 생각한다. 혹은 '설탕이 물분자 사이에 끼어 들어가므로 질량의 변화는 없다'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부피와 질량을 혼돈해서 사용했기 때문에 생긴 오류다. 섞이는 과정이 어떻든 간에 전체 질량은 물과 설탕의 질량을 더한 것이다.
3. ① 세상에는 탈 수 없는 물질이 있다. 이미 산화된 물질들은 타지 않는다. 예를 들면 산화수은은 가열하면 오히려 산소가 발생한다. 연소현상을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에게는 이 문제가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릇된 점을 지적해 보면 문항 ②의 경우 산소는 타는 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잘못 설명된 것이다. 나무의 일부가 연기로 사라진다는 ③도 잘못된 표현이다. 나무가 타면 기체 연소물이 나오는데 그중 불완전 연소된 물질은 공기중으로 날아간다. 그것은 연기다. ④도 문제가 있다. 타다남은 재는 연소조건이 안좋아 생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4. ④ 물리적인 변화보다 화학적인 변화일 경우, 반응 전후의 물질이 보존된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 예컨대 얼음이 녹아 물이 될 경우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것은 실감나지만 나무가 타서 재가 될 때 물질이 보존된다고 생각하기란 무척 힘들다. 닫힌 우주선과 같이 '닫힌 계'(系)에서 나무가 탄다면 그 질량은 보존된다. 담배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물리학자들이 생각하는 '계'보다 '구체적인 사물(담배)의 변화'에 더 관심을 가져 마치 담배가 타 없어지는 것처럼 느끼고 있다. 이는 분명 잘못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