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원자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밝히는 것은 물리학자들의 오랜 꿈. '라더포드'는 기발한 착상으로 실험을 해 태양계처럼 생긴 원자모형을 제시한다. 그러나 아직도 안풀린 문제들은…

'톰슨'의 건포도 빵 모형

19세기의 물리 학계는 산업혁명에 큰 몫을 한 증기기관의 연구 때문인지 열역학에 큰 비중을 두고 있었다. '맥스웰'(Maxwell)과 '패러데이'(Faraday)같은 석학에 의하여 전자기현상의 이해가 이루어진 뒤라 온통 열현상에만 치중하고 있는 시대였으며 흑체복사(黑体輻射)의 열역학적 연구가 그 중심 과제로 부상된 시대였다.

이러한 주류에 휩쓸리지 않았던 스위스의 한 고등학교 선생인 '발머'(Balmer)는 수소원자에서 나오는 스펙트럼이 아주 간단한 수식으로 표현된다는 소위 발머계열(Balmer Series)을 1885년에 발표하였다. 또 20세기에 접어들면서 음극선이 지극히 가벼운(질량이 ${10}^{-31}$kg 정도)전자라는 입자로서 음전기를 띠고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19세기 이전의 옛날 사람들은 물질이 원자로 이루어져 있고 원자는 더 작은 입자로 나누어질 수 없다고 생각 했다. 그렇다면 전자는 어디서 오는 것이며 원자의 일종인지 아니면 다른 무엇인가 하는 의심이 당연히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도사리게 되었다.

전자를 발견한 '톰슨'(J.J.Thomson) 역시 원자의 구조를 생각하게 되었고 소위 '톰슨'의 원자 모형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톰슨'의 원자모형의 특징은 양전기(+전기)를 띤 찐빵 뭉치에 마치 건포도 알이 박혀 있듯이 음전기 (-전기)를 딘 전자가 박혀 있으며, 양전기와 음전기가 고루 분포되어 있기 때문에 서로 밀고 (같은 부호의 전하 사이) 잡아다니는(다른 부호의 전하 사이)힘이 조화되어 전자나 양전기를 띤 입자들이 움직이지 않는 평형상태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원자속의 전자는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그 당시의 생각으로는 필요불가결한 생각이었다. 왜냐하면 앞서 이야기한 '맥스웰'등에 의하여 이루어진 전자기의 이론에 의하면 전기량을 띤 물체가 고르지 않은 속도의 운동을 하면 전자파를 발생시켜야 하는데 안정된 원자에서는 이러한 전자파를 볼 수 없었던 까닭이다.

장님이 돌팔매질

이러한 원자의 모형 즉 원자의 구조가 물리학자들에 의하여 생각되고 있을 때 영국의 물리학자 '라더포드'경은 원자속을 들여다 볼 생각을 하게 되었다. 원자 속을 들여다 볼 수만 있다면 그 구조가 어떻게 되어 있는가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작고 작은 원자 자체도 눈에 보이지 않는데 하물며 그 속을 어떻게 보는 것인가 하는 것이다. 얼핏 생각하면 불가능할 것 같지만 '라더포드'경은 그렇지않다고 생각했다. 그의 아이디어는 무엇일까.

절반이 유리이고 나머지 반이 나무로 된 큰 문짝이 있다고 하자. 눈이 보이지 않는 소경이 그 문짝을 향해 돌을 던진다고 생각해 보자. 마구 던지는 돌은 나무로 된 문 짝의 반쪽에도 맞을 수 있고 또 유리로 된 부분에도 맞을 수 있을 것이다. 유리에 맞으면 그 깨어지는 소리를 듣고 소경은 돌이 유리에 맞았다고 알 수 있다. 이러한 돌 백만개를 준비해 소경이 돌팔매를 한번 할 때마다 그 자리에 반은 유리 반은 나무로 된 새로운 문짝을 갖다 놓는다고 하자. 첫째 문짝에 돌을 던졌을 때는 유리에 맞고 두번째도 역시 유리에 맞고 세번째는 나무로 된 부분에 맞고 이렇게 백만번을 거듭하면 유리부분과 나무부분에 각각 몇 번쯤 맞을까? 문이 아주 크기 때문에 던진 돌은 어느 부분인가에 꼭 맞는다고 하면 약 50만번은 유리에 그리고 50만번은 나무에 맞을 것이다. 이럴때 우리는 유리에 맞는 확률이 1/2이라고 생각한다.

유리를 빼고 그 부분을 빈 공간으로 하면 던진 돌의 반 즉 약 50만개의 돌은 그대로 통과할 것이고 50만번은 나무로 된 부분에 맞아서 소리를 내면서 튕겨나올 것이다.

마찬가지 원리로 문짝의 4분의3을 빈 공간으로 하고 나머지 4분의1을 나무판자로 채우면 돌이 빈 공간으로 통과할 확률은 4분의3이 된다. 즉 돌이 통과할 확률은 문짝 전체 면적의 몇분의 일이 빈 공간인가로서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빈 공간의 면적이 ${S}_{1}$이면 확률 W는 W=S√S이다. 수식에 저항감이 가는 독자는 이 부분은 무시해도 좋다).

태양계 모습의 원자구조

'라더포드'경은 원자 역시 우리들 태양계 처럼 중심 부분에는 양전기를 띤 무거운 핵이 있고 그 주위를 음전기를 띤 가벼운 전자가 마치 태양의 주위를 지구가 돌듯이 돌고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을 가졌다 '라더포드'경은 문짝에 돌을 던지는 것처럼 원자 속을 눈으로 보지 못하더라도 어떤 방법으로 핵의 크기와 원자의 크기의 비율을 알 수 없을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다행히도 '라더포드'경은 방사성 물질의 연구를 이미 많이 했던 물리학자로서 우리들이 잘 알고 있는 α선(알파線)을 얻는 방법을 알고 있었으며, 이 α선은 양(陽)으로 대전된 입자로 구성되어 있고 그 입자의 질량 (무게라고도 흔히 말함)이 헬륨원자와 같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라더포드'는 엷은 금박(여러개의 문짝처럼 여러개의 금 원자를 평면에 늘어 놓은 것)을 문짝으로 α선을 돌멩이로 비유하여 생각했다.

즉 돌멩이를 문짝에 던지는 대신 α선을 금박에 던지는 (즉 α입자를 금박에 던지는)실험을 하기로 한 것이다.

'라더포드'경은 앞서 말한 '톰슨'의 원자모형이 맞다면 찐빵처럼 물렁물렁한 것에 딱딱한 α입자가 빠른 속도로 맞아 마치 총알이 뚫고 나가듯이 그냥 α입자가 통과할 것이고 무겁고 딱딱한 원자핵이 있다면 그 핵에 맞는 (마치 문짝의 빈 부분에 맞지 않고 나무 판자 부분에 맞는 것처럼)α입자는 튕겨나오고 빈 공간에 맞으면 그냥 통과하리라고 생각했다. 즉 α선의 진행방향이 변하는 회수와 변하지 않는 회수를 관측함으로써 원자의 크기와 핵의 크기의 비율을 알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마치 문짝의 빈 부분에 돌이 맞는 회수와 나무판자에 맞는 회수가 각각 그 면적 즉 크기에 비례하듯이). α입자는 헬륨의 질량을 가지고 있으므로 가벼운 전자와 충돌하는 경우 (헬륨 원자는 전자의 몇천배 진량을 가지고 있다) 전자만 튕겨나가고 입자의 진행방향은 변화하지 않는다. 또 α입자 혹은 그보다 더 무거운 입자와 충돌할 경우에는 α선이 휘어질 것이다. '톰슨'의 원자모형은 양전기를 띤 입자나 음전기를 띤 입자 (전자)들이 모두 전자처럼 가벼운 것이므로 α선의 진행 방향을 거의 바꿀 수 없다.

'라더포드'경의 실험에서는 α입자가 가끔 튕겨나오는 것이 발견되었다. 튕기는 (산란하는)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비율이 약 1:10만 정도라는 것에서 원자는 대부분 비어있는 공간이고 핵은 원자 전체 크기의 10만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렇게 하여 '라더포드'경은 처음으로 올바른 원자의 구조를 알아내고 핵의 크기를 계산해 냈다. 핵의 내부를 본 셈이다. 핵의 크기가 약 1백억분의 1cm정도라는 사실은 지금 상식이 되어 있다.

일본에서는 태양계 처럼 생긴 원자모형을 자기네 나라 학자인 가까오카(長岡) 박사가 제일 처음 제시했다는 주장이 많이 있지만, 실상 그는 그런 모형을 상상만 했지 과학적 근거를 댄 것은 아니다.

실험적인 사실이 작은태양계 처럼 생긴 원자의 구조 즉 양전기를 띤 원자핵과 그 주위를 도는 전자를 제시하고 있으나 이론적으로는 문제가 있다. 앞서 말한 것 처럼 이렇게 회전하고 있는 전자가 있으면 전자파를 방출해야 하고 따라서 그 회전에너지를 곧 잃게 되어 원자핵과 부딪혀 원자 전체가 없어져야 된다고 전자기 이론이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19세기 말의 열(熱) 특히 복사열의 문제와 얽혀서 이러한 모순을 해소하는 이론이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싹트게 된다. 저 유명한 아인슈타인, 퓨랭크, 보아 등 20세기의 석학들이 우리들에게 혁명적인 사고를 일깨워 주면서 새로운 이론인 양자론을 꽃피게 한다. 다음번에는 이 새로운 이론을 살펴보기로 한다.

1986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진로 추천

    • 물리학
    • 화학·화학공학
    • 천문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