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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연구에 신기원 연다

허블 이후의 우주망원경들

허블을 선두로 90년대 말까지 NASA가 쏘아올릴 예정인 우주복사관측기구들은 우주의 역사에 관한 새로운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주공간을 가득 채운 복사(輻射)에너지는 우주의 역사를 설명하는데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복사는 원자의 에너지상태가 변화할 때 방출되는 전자파의 총칭이다.

우주복사의 기원은 약1백억~2백억년전 '대폭발'(Big Bang) 당시의 원자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우주의 기원과 역사를 규명하고자 하는 천체물리학자에게 복사는 마치 고고학의 상형문자와 같은 의미를 갖는 연구대상이다.

1950년대 전파천문학의 출현 이후 X선과 감마선의 발견 등으로 진전해 온 우주복사 연구는 지난 4월 허블천체망원경이 우주관측을 시작함으로써 일대 전기를 맞게 되었다. 허블의 여러가지 임무 중에는 우주공간 내의 자외선과 가시광선 관측활동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NASA(미국 항공우주국)는 허블을 출발점으로 감마선 X선 적외선 등 전자파의 각 파장을 관측할 세 개의 대형관측기구와 소형망원경들을 1990년대 말까지 우주에 쏘아올릴 계획이어서, 우주복사 연구는 급속한 발전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우주 생성 발전과정의 지표

천체물리학자들은 지금까지의 우주복사 관찰을 통해서 별의 탄생과 소멸, 원자간의 반향(resounding)충돌, 은하의 존재는 물론 블랙홀로 물질이 빨려 들어가는 현상이나 물질과 반물질이 만나 사멸하는 과정도 설명할 수 있었다. 심지어 '대폭발'직후의 것이라 추정되는 희미한 빛까지도 추적해 우주역사 연구의 시간적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전파를 제외한 대부분의 우주복사는 지구 대기권을 통과할 때 부분적으로 혹은 완전히 차단당하므로 그간의 관찰은 로켓이나 위성에 부착된 검파기(檢波器, detector)를 통해 제한적으로 이루어져왔다. 천체물리학의 기술적 진보의 산물인 허블 등의 천체망원경은 바로 이러한 제한을 극복한다는 데 의미를 갖는다.

허블망원경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지구대기권에 의해 왜곡되거나 걸러지지않은 상태로 우주공간의 가시광선을 관측하는 것이다.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전자파인 이 '빛'은 원자핵 반응의 결과로 알려져 있다.

자외선 관측도 허블의 주요 임무 중 하나다. 우주에서 발견되는 초고온의 별은 그 에너지의 대부분을 자외선으로 방출한다. 따라서 천문학자들은 자외선 연구를 통해서만 뜨거운 별의 구성과 고온으로 상승하는 원인을 밝혀낼 수 있다.

우주복사 연구에 직접적으로 결부되는 것은 아니지만 허블이 갖고 있는 고(高)분해능(resolving power)도 우주의 역사를 설명하는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허블망원경의 분해능은 약 4천8백㎞ 밖에서 자동차의 양쪽 헤드라이트를 분간할 수 있는 정도다. 천문학자들은 허블의 고분해능이 우주의 거리를 측정할 때 표지 역할을 하는 별들을 관측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러한 측량은 계속해서 팽창하고 있는 우주의 크기와 연령을 판별할 수 있는 준거가 된다.
 

허블망원경의 거울표면은 컴퓨터로 조정되는 특수연마기구로 닦여 백만분의 1인치의 오차를 갖는다. 이 표면에는 다시 백만분의 3인치 두께로 알루미늄 반사층이 입혀진다.


우주의 역동성 증명하는 감마선

허블 이후의 우주복사 관측용 천체기구은 6억5천만 달러짜리 감마선 관측기구로 올 11월에 우주왕복선에 실려 발사 된다.

1970년대 군사위성에 의해 최초로 발견된 우주공간의 감마선은 전자파 중 가장 파장이 짧은 것으로, 우주의 격렬한 역동성을 증명해 주었다.

감마선은 물질과 반물질, 전자와 그 반(反)입자인 양전자가 만나서 소멸할 때 방출되는 충돌과 대붕괴의 산물이다. 성간가스(interstellar gas)속의 원자충돌이나 초신성(supernova)과 같은 별의 폭발, 노쇠한 별이 수축돼 고밀도의 중성자성(中性子星)이 되거나 더 이상의 수축을 막을 수 없어 블랙홀로 붕괴되는 과정 등이 감마선 방출의 구체적인 경우라 할 수 있다.

감마선은 매우 투과성이 높은 광선이므로 광학망원경을 그냥 지나쳐버려 직접 관측할 수 없다. 그러나 이번에 쏘아올려질 감마선 관측기구의 경우 검파기(detector)를 통과한 감마선이 관측 가능하다. 검파기 속의 여러 결정 및 액체와 감마선이 반응해 만들어낸, 양전자와 음전자에 의해 감마선이 측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주 전체에 X선이 골고루 퍼져있다는 것도 우주시대의 중요한 발견 중의 하나다. 1962년에 백조좌의 한 점으로부터 방출되는 X선이 최초로 확인된 이후 인공위성들은 우주상에서 50만℃를 웃도는 수천개의 X선 진원지를 발견했다.

오늘날 과학자들은 X선이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는 별이 내뿜은 막대한 열의 산물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X선은 블랙홀뿐만 아니라 격렬하게 운동하는 은하의 중심, 성간가스 그리고 우주 가장자리에 있는 수수께끼의 발광체 퀘이사와도 관련이 있다. 이런 이유로 하버드 스미소니언센터 천체물리학분과의 조지 필드 박사는 X선이 최근 발견된 우주의 '거대벽'(great walls, 은하집단의 상호결합형태)이 어떻게 형성되는가를 밝혀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1997년에 쏘아올려질 예정인 X선관측천체망원경은 X선이 광학망원경의 거울을 통해 반사되지 않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특별히 기존 망원경보다 6배나 정교하게 표면을 가공한 거울에 금박을 입힌다. X선이 이 금박표면을 스치며 극소각으로나마 굴절될 때 이를 모아 X선의 상(像)을 만들어 내려는 것이다. 천문학자들은 X선 관찰을 통해 우주구성물질의 90%로 추산되는 흑체(黑體, black matter)에 대해서도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적외선은 별의 탄생 설명

우주공간의 적외선을 관측할 초저온 망원경은 99년에 쏘아올려질 예정이다. 적외선방출은 복사열의 한 형태로 특히 천문학자들에게는 성간물질(星間物質) 연구나 별의 탄생과정, 행성체 연구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탄생한 지 얼마 안되는 별은 대개 자외선으로 빛나지만 별을 둘러싼 먼지가 이 자외선을 흡수해버려 천문학자들이 별의 탄생과정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준다. 그러나 자외선을 흡수한 먼지 속에서 생성된 열은 다시 적외선을 방출해 별의 탄생에 관해 간접적인 자료를 제공한다.

인간의 시야를 가시광선 이상의 모든 전자파로 확대시킴으로써 가능해질 발견에 대한 기대로 천문학자들은 들떠있다. 우주공간을 가득 채운 복사의 신비가 한꺼풀씩 벗겨질수록 우주의 역사 기록도 그 구체성을 더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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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존 노블 윌포드 뉴욕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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