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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3 우리나라의 위성개발 우리도 1993년엔 관측위성 띄운다

자원탐사 및 대기분석용 과학관측위성 발사계획이 확정됐다. 비용이 저렴한 공중발사방식이 채택된 것이 특징이다.

우리도 인공위성을 발사한다. 90년 과학기술처 업무보고(2월16일)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항공우주연구소는 오는 93년 과학관측위성을 발사해 자원탐사를 비롯한 국토개발과 한반도 상공대기분석에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것.

90년대 중반에 과학위성을 발사할 예정이라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4~5년전이다. 한공우주연구소(89년 11월 설립)가 생기기 전 천문우주과학연구소의 우주공학실에서는 인공위성과 로켓 개발의 필요성을 주장했고 완벽한 마스터 플랜은 아니지만, 90년대 중반에 과학위성을 쏘아올리겠다는 나름대로의 계획을 갖고 부분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계획은 관련자들의 개별적인 의지였을 따름이고 공식적인 정부 차원의 개발 계획은 아니었다. 이번에 발표된 93년 과학관측위성 발사계획은 이런 의미에서 과거의 의사표시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항공우주연구소라는 연구주체가 뚜렷하고 개발 계획이 구체적일 뿐더러 정부가 공식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금산 위성통신 지구국. 우리 소유의 통신위성을 보유하게 되면 지상송수신시스템이 이동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공중 발사방식 채용

이번에 발표된 인공위성은 무게 2백~2백50kg의 소형위성으로 고도 4백km 상공에서 지구의 극궤도를 돌면서 지구를 관측하는 지구관측위성이다. 구체적인 목적은 어군(魚群)탐지 농작물작황분석 광상(鑛床)분석 대기상태측정 등이다. 이는 위성에서 촬영한 정보를 지상에서 컴퓨터를 통해 분석함으로써 가능하다. 예를들면 해수의 온도를 적외선촬영으로 알아내 고기떼의 움직임까지 알아낼 수 있다.

이제까지는 우리 국토에 대한 위성정보를 100% 외국에 의존했으므로 국토개발에 필요한 정보라든가 촌각을 다투는 군사정보 또는 재해정보 수집에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이번 계획의 특징 중의 하나는 발사방식에 있어서 최신 기술을 활용한다는 점이다. 즉 지상발사를 하지 않고 기존의 항공기를 개조해 공중발사를 시도한다.

일반적으로 페가서스(Pegasus)식이라 알려진 이 발사방식은 현재까지는 민수용으로 한번도 사용되지 않았다. 올3월에 처음으로 NASA(미국항공우주국)의 과학위성 한개와 미국 해군의 소형통신위성 한개가 이 방식으로 동시에 발사될 예정이다. 공중발사 방식은 SDI(전략방위구상)에서 아이디어가 나와 군용으로 몇번의 발사경험을 가졌지만 아직까지는 전혀 보편화되지 않은 새로운 형태다.

공중발사를 민수용으로 구체화시킨 것이 페가서스인데, 오비털사이언스사에서 단일목적의 탐사위성을 쏘아올리기 위해 처음으로 개발했다. 단일목적의 탐사위성이란 하나의 센서만을 갖춘 것으로 기존 통신위성이나 기상위성처럼 몸체가 크지않은 것이 특징이다.

최근 관측위성의 추세는 여러가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많은 장비를 탑재하는 중·대형 위성에서, 가능한 한 다목적을 지양하고 특수임무만을 수행하는 소형위성으로 형태가 바뀌고 있다. 소형위성에 적합한 발사방식이 바로 공중발사다.

페가서스의 원리를 간략하게 설명하면 대형항공기를 개조해 3단 고체로켓을 매달고 이를 기존 비행장에서 이륙시킨다. 고공 약 12km에서 3단고체로켓을 떨어뜨리면 이후에는 자체 로켓을 분리해가면서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킨다.

이 방식은 지상발사와 비교해 경비가 저렴하다는 특징이 있다. 기존의 공항 활주로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넓은 땅덩어리가 필요한 발사장을 따로 만들 필요가 없어 우리와 같이 발사 시설이 전무한 국가에서는 매우 유용한 방식이다.

생활과 인공위성

'밑빠진 독에 물붓기'. 우리가 우주개발을 한다고 했을 때 대부분 사람들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표현이다. 우주개발은 엄청난 비용이 드는 반면에 성과는 비현실적인 것으로 치부됐던 것이 사실. 달나라에 갖다오는 것이 텔레비전 한대 만들고 자동차 한대 생산하는 것보다 현실적으로 급하지 않다는 논리다.

하지만 최근의 상황은 많이 변했다. 인공위성이 실생활에 널리 이용될뿐더러 우주개발 기술이 가전산업이라든가 자동차산업에 곧바로 응용되기 때문이다.

지구궤도 3만6천km, 상공에 떠있으면서 지구의 자전속도와 똑같이 돌고 있는 방송·통신위성은 정반대 편에서 진행되는 스포츠 경기를 같은 시간에 볼 수 있게하고 서울에서 발행되는 일간신문을 로스앤젤레스나 워싱톤에서 몇시간 안에 받아 볼 수 있게 해준다. 난시청지역이 없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국제전화 팩시밀리 국제간 데이터 통신도 방송·통신위성이 아니고는 품질의 고급화가 불가능하다.

우주의 기상대라 불리는 기상위성은 항상 지구의 구름 분포 상태를 촬영하고 해수의 온도를 관측해 정확한 기상예보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우리가 매일 일기예보시간에 접하는 구름사진은 기상위성이 보낸 고급정보다.

관측위성은 전지구적인 규모로 지구를 감시해 식물의 생육상태, 토지이용 상황, 화산활동, 대기오염 상황 등을 모니터한다. 또한 조수의 전파, 해수의 온도, 플랑크톤의 분포상태도 파악해 고급의 어장정보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수십개의 군사첩보위성들이 미·소의 인접지역은 물론 중동지역 등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인공위성이 실생활에 널리 활용되는 것과 더불어, 이를 개발하고 운용하는데 필요한 기술을 확보한다면 다른 산업을 발전시키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우주개발에서 앞서 가는 나라가 첨단 기술의 선두주자로 인식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우주환경은 극한상황일 수밖에 없다. 우리가 쏘아올린 소형 인공위성조차도 어떤때는 영하 1백50℃ 이하의 조건에서 견뎌야 하고 또 반대로 1백50℃ 이상의 고온에서도 제기능을 발휘해야 한다. 때문에 인공위성의 소재는 자동차나 항공기의 소재와는 질적으로 다른 것일 수밖에 없다. 또한 수백~수만km 상공에 떠있는 인공위성을 한치의 오차도 없이 원격조정하고 여기서 보내오는 정보를 분석해내려면 기존의 전자기술로는 어림없는 일. 이 밖에도 고도의 관측장비 및 탐사장비 등도 최첨단 기술이 아니고는 개발이 불가능하고 시스템을 운용할 수도 없다.

90년은 우주개발 원년

세계적으로 우주개발이 본격화된 것은 1957년 소련의 스푸트니크1호가 발사되면서 부터다. 당시는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국방 및 국력 상징의 목적으로 경쟁적 우주개발이 진행된 시기. 70년대로 접어들면서 미·소의 지위는 점차 도전받기 시작한다.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11개국의 유럽우주기구(ESA)가 탄생했고 일본에서는 우주개발사업단(NASDA)이 조직됐다. 이로써 우주개발에 상업적인 의미가 부여되기 시작했다.

우주산업이 유망 성장산업으로 부각된 것은 80년대 들어서부터다. 중국을 중심으로 인도 이스라엘 등이 우주개발 참여를 선언했고 위성체 관련 우주산업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90년대를 맞이하면서 우주산업은 더울 본격화될 전망. 우주정거장과 우주기지 건설이 구체화되고 우리가 속한 태양계에 대한 탐사가 정밀해짐에 따라 보다 기능이 향상된 우주선이 필요해지고 탐사장비 또한 정밀해질 수밖에 없다. 우주개발 기술은 곧바로 항공산업이나 전자산업 소재산업에 전이돼 국가의 기반기술로서 자리잡는다.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기술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70년대 군사목적의 로켓개발이 국방과학연구소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로켓개발에 관한 한 어느 정도의 인력과 기술축적이 돼있는 상태. 또한 1987년 부터 천문우주과학연구소의 우주공학실에서는 과학관측로켓 개발연구를 수행해오고 있다. 아직은 초보단계이긴 하지만 산업체와의 협력관계도 긴밀해지고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기업들도 앞으로는 우주항공분야의 기술개발에 참여하지 않는 한 국제기술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우주산업은 크게 두가지로 분리돼 진행된다고 할 수 있다. 하나는 항공우주연구소를 중심으로 한 과학관측 위성과 이를 발사할 수 있는 로켓 개발이며, 또 하나는 체신부에서 주도하는 통신위성 도입(96년 예정)이다.

항공우주연구소 초대 소장으로 취임한 황보한 박사는 "90년대 우리의 우주개발은 3단계로 나누어서 진행할 예정이며, 첫번째 단계로 약 5백억원의 연구개발비를 들여 과학관측위성을 국내에서 쏘아올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황보 소장이 제시한 3단계 계획은(표1)과 같다.

앞으로 10년 동안 세번의 과학위성을 발사할 예정이며 1999년 내지 2000년에는 발사체도 자체 개발하고 인공위성도 순수 우리 기술로 제작해 쏘아올릴 예정이다.


(표1)우리나라 90년대 우주 개발 계획


통신위성 도입계획 공개돼야

체신부에서 진행중인 통신위성 도입 계획은 '96년 도입 예정'이라는 사실외에는 별로 알려진 사실이 없다. 통신위성은 중·소형의 과학위성과는 달리 규모면에서도 차이가 나고 이를 발사해 지구정지궤도(3만6천km)에 정확히 진입시키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외국제품을 사서 선진국에 발사를 의뢰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통신위성을 개발하고 이를 발사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 소련 프랑스 중국 일본에 불과하다. 우주개발 예산을 연 10억달러 이상씩 투입하는 일본도 6백kg짜리 통신위성을 작년에서야 확보했다.

다만 통신위성 도입을 계기로 위성 운용기술을 비롯 지상 지구국 시스템에 대한 국산화를 진전시킬 전망. 그러나 최근 젊은 우주 공학도들은, 기왕에 금덩어리보다도 비싼 통신위성을 도입할 바에야 이 기회에 좀더 유리한 조건의 오프셋(offset, 절충교역)을 실현시켜 국내의 과학위성개발에 활용하자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가 미국의 통상압력에 굴복해 아무런 조건없이 통신위성을 도입한다면 우리나라의 우주산업은 비약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잃게된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 때문에 하루빨리 통신위성 도입에 관련된 협상내용을 공개하라는 목소리가 높다.

항공우주연구소 외에 인공위성에 관련된 기술개발을 수행하고 있는곳은 전자통신연구소의 통신정보기술연구단. 위성통신기술본부 산하에 3개실을 두고 96년 도입예정인 통신위성과 관련된 통신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지상국 시스템의 설치 및 운용기술은 곧바로 실용화할 수 있기 때문에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학위성과 이를 발사할 로켓개발, 통신위성 도입과 이를 운용할 지상국시스템개발이 실용성과 산업적인 의미를 갖는다면, 이와는 조금 다른 차원의 인공위성이 과학기술원을 중심으로 연구개발 되고 있다.

KORSAT-E1이라 이름 붙여진 이 인공위성은 크기가 25cm×30cm, 무게가 10~20kg인 초미니형. 과기처특정연구과제로 3년동안 6억원의 예산을 들여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대기가 없는 층인 8백km 상공에서 1년 정도 활약할 이 인공위성은 지구와 태양관측센서, 지구촬영카메라. 자체 전력(6W정도), 지상과 교신할 수 있는 송수신시스템 등을 갖추고 1993년에 외국의 발사체에 의해 발사될 예정이다.

이 사업의 리더격인 나정웅교수(전기전자공학과)는 "이 위성에서 보내오는 데이터를 직접 활용하기 어려우므로 과학관측위성과는 달리 실험위성이라 부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적은 돈을 들여 인공 위성 설계제작기술을 많이 습득할 수 있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러한 소형 실험위성은 선진국의 경우 주로 대학에서 개발해 발사하는데, 과학기술원과 협력할 대학은 미국의 웨버주립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웨버주립대는 85년 뉴(New) 위성을 발사한 경험을 갖고 있고 올 1월에도 프랑스의 아리안 로켓을 이용, 웨버(Weber)위성을 발사했다.

과학기술원은 인공위성 제작뿐아니라 위성 운용까지도 웨버주립대와 공동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웨버위성과 KORSAT을 양측에서 번갈아 가며 운용한다는 의미. 실제로 우리측이 좀더 나은 기술을 갖고 있는 분야(전자 통신)도 있기 때문데 대등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한다.

이제까지 발사된 위성수는 2,3천개로 추산된다. 하지만 아직 우리는 조그만 관측위성 하나도 쏘아올리지 못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야 비로소 계획을 확정했을 뿐이다. 그러나 이 계획도 연구인력이 확보되고 예산지원이 뒤따라야 가능해지는 계획일 따름이다.

아무튼 모처럼 고조된 우주개발에 대한 관심을 지속시키고 구체적인 계획을 현실화 시키기 위해서는 정책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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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김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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