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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성눈이 주는 피해

안질과 피부질환 유발?

대기오염의 증가는 겨울철의 낭만인 눈도 마음껏 맞을 수 없도록 심각하다.

유럽에서는 '녹색 페스트' 중국에서는 '공중귀'(空中鬼)라고 일컬어지는 산성비(酸性雨)가 겨울에는 산성눈으로 변해 심각한 신종 공해로 등장했다.

환경처에 따르면 폭설이 내린 지난 1월31일 서울 문래동의 산성도는 pH4.0이었다. 산성도는 기준이 pH5.6으로 이보다 수치가 낮을수록 오염도가 높은 것이다. 수치 1이 떨어지면 오염도가 10배, 2가 떨어지면 1백배 높아진다. 따라서 이번 산성눈은 정상치의 60배 가량 오염도가 높은 수치다.

임업연구원이 같은 기간에 서울 홍릉부근에서 측정한 결과도 이와 비슷한 pH 4.1이 기록됐다. 보건환경연구원이 1월30일부터 2월1일까지 쌍문동 양재동 방이동 한남동 시청앞 남산 등 서울시내 6개지점에서 조사한 측정치는 이보다 약간 나은 4.4~5.0이었다. 눈내리는 날의 '낭만'이 아니라 하늘에서 '백색의 공포'가 쏟아지는 셈이다.

간접 피해 더 심각

산성눈의 주범은 말할 것도 없이 겨울철 난방과 자동차 매연의 증가로 인한 대기중의 아황산가스 증가, 아황산가스는 공기중에서 산화되어 눈과 함께 섞여서 내리게 된다. 서울의 연평균 아황산가스 오염도는 지난해 0.057ppm으로 장기환경기준치인 0.2ppm보다 3배 가까이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공단지역이나 빌딩이 밀집된 도심지역에서는 이보다 훨씬 높은 수치가 측정된다.

산성눈은 피해면에서 산성비와 별차이가 없다. 단지 사람들은 비가 오면 맞지 않으려고 우산을 준비하지만 눈은 별생각없이 흠뻑 맞기 때문에 직접적인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산성눈(산성비)이 주는 피해는 직접적인 것과 간접적인 것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직접적인 피해는 인체에 미치는 영향. 장시간 맞을 경우 눈이 충혈되거나 목과 피부가 따가와 지는 등 안질 피부질환 호흡기질환 등을 유발한다. 산성눈은 그 자체보다 광화학스모그의 원인이 되는 공기중의 질소화합물 탄화수소 등과 합쳐져 복합적인 성격을 띠고 있으므로 아직 의학적으로 명확한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은 없다. 전문가들은 어린이들이 오랫동안 눈속에 뛰놀거나 질병이 있는 노인들이 장시간 눈을 맞을 경우 피해가 커질 것이라고 충고한다.

산성눈의 피해는 간접적인 측면이 훨씬 심각하다.
산성비는 식물을 고사(枯死)시키고 빌딩구조물을 손상시키며 호수와 하천의 산성화를 진전시키고 토양의 산성화도 초래한다.

서독에서는 지난 86년 전체 삼림의 55%인 3백70만ha가 산성비의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에서는 70년대초 가로수로 심어진 삼나무가 집단적으로 고사해 사회문제로 비화된 적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국내의 산성비 수준이 이들 보다 더 심한 상태이므로 급격한 상황변화가 없는한 이러한 현상은 수년이내에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한다.

산성비는 건축물을 부식시켜 수명을 단축시킨다. 미국이 자랑하는 자유와 번영의 상징 '자유의 여신상'도 산성비로 인해 크게 훼손되었다.
호수와 하천의 산성화는 물고기의 서식을 가로막고 식수의 산성도를 높여 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또한 토양이 산성화되면 작물이 자라나는데 결정적인 피해를 준다. 보통 때는 토양입자가 결합돼 있던 철알루미늄 망간 등 금속이온들이 산성토양속에서 분리되어 식물에 흡수되면 대사작용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환경처는 산성비의 오염도의 증가가, 중국에서 불어오는 서풍에서 영향받은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산업화와 더불어 석탄과 고유황연료를 집중적으로 사용해 대기오염이 급증하고 있다.
 

산성눈이 주는 피해^대기오염의 증가는 겨울철의 낭만도 눈도 마음껏 맞을 수 없도록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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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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