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고등학생 흡연인구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최근 한국금연운동협의회에서 전국 남자중학교 30학급, 고등학교 30학급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현재 담배를 피우고 있다는 학생'이 중학교에서는 2%미만이었으나 고1은 17.3%, 고2는 26.8%, 고3은 무려 50%가 흡연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적으로 30%가 넘는 수치다. 이 결과는 1년전 조사와 비교해 볼 때 전체적으로 10%이상 증가됐다.
이는 최근 담배의 독성이 일반에 널리 알려지면서 성인층의 금연인구가 점차 감소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특히 한개비라도 피워본 경험이 있는 학생은 이 수치보다도 훨씬 많다. 고3의 경우 70%가 넘는다.
청소년 흡연은 흔히 얘기되는 사회적 비행과 관련시키지 않더라도 국민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중요시 하지 않을 수 없다. 가톨릭 의대 맹광호교수는 "질병역학적인 측면에서 보면 19세 이하에서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경우는 25세 이상에서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사람보다 폐암 발생률이 3배나 높고 담배를 전혀 안피우는 사람보다는 10배 이상 높다. 또한 심장병의 경우도 10대의 흡연이 20대 후반의 흡연보다 더높은 발병률을 갖는다"고 밝혔다.
이런 추세로 청소년 흡연율이 증가한다면 앞으로 20~30년 내에 우리나라 남자들의 폐암이나 심장병 사망률이 지금보다 훨씬 늘어난다는 결론이다. 미국이나 유럽 각국에서도 10대의 흡연만은 막으려고 노력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담배를 한모금 빨면 약 50㎖의 담배연기를 마시게 되는데, 이중 18㎎ 은 고형의 소립자이며 나머지는 증기형태의 기체상. 이 기체의 5%는 유독한 일산화탄소다. 고형의 소립자는 타르(tar)의 연무질로서 여기에 알칼리성의 니코틴이 용해돼 있다. 이 입자는 0.5μ정도의 미세한 방울로 한개비를 피울 경우 수천억개가 인체에 들어간다.
대부분의 흡연자들은 담배연기를 폐속까지 깊숙이 들어마신 후 다시 내뿜는데, 겉보기에는 연기가 다 나온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 일부만이 밖으로 나온다. 일반적으로 일산화탄소는 전량이, 타르는 70%, 니코틴은 90%가 몸속에 남는다. 타르는 기도나 폐속에 축적되고 니코틴은 혈액을 통해 30초 내에 뇌에 도달, 약리작용을 나타낸다.
타르속에는 수십종의 발암물질이 있어 각 장기에 암을 일으킨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니코틴 또한 혈관을 수축시키며 두통 구토 현기증을 일으킨다. 일산화탄소는 일명 연탄가스라 해, 그 독성은 너무나도 유명하다.
흡연자의 암발생은 주로 폐암이지만 이 외에도 인후암 구강암 식도암 밤광암 췌장암 등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발생된 전체 암의 60%는 담배 때문이라는 보고도 있으니 흡연의 독성은 쉽게 짐작된다.
더군다나 10대 부터의 흡연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큰것으로 나타나 국민보건의 차원에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청소년 흡연은 밀폐된 공간에서의 경우가 대부분이고 집중흡연(줄담배)이 많아 일반의 경우보다도 피해가 클 것이 예상되므로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