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국내에 하드디스크를 감염시키는 컴퓨터바이러스가 발견돼 컴퓨터 이용자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켰지만 해외에서도 바이러스에 의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1년전 국방부의 주요 컴퓨터들이 연결된 '인터네트'에 바이러스가 침입, 1억달러 이상의 손해를 입은 미국은 그뒤 바이러스에 대한 안전대책에 부심해 왔지만 여전히 허점투성이임이 드러났다. 얼마전 목성탐사선 갈릴레오호를 발사할 당시 컴퓨터화면에 반핵메시지가 불쑥 나타나 관계자들을 당황하게 한 사건이 발생한 것. 이외에도 정체불명의 해커들이 교묘한 수법으로 인터네트에 접근하고 있어 크고 작은 사건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본에서도 지난 10월 처음으로 바이러스에 의한 피해가 공식 발표됐다. 도쿄대학의 해양연구소와 지진연구소에서 연구용으로 사용되던 PC에 바이러스가 침입, 그동안 데이터를 파손시켜왔음이 밝혀진 것이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러한 피해사례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데 있다. 대부분의 컴퓨터 이용자들은 바이러스를 발견했더라도 연구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서나 고객들로부터 신용실추를 우려해 그 사실을 숨기는 것이 다반사다.
바이러스의 피해가 보다 심각해지는 이유는 이제까지 장난기 섞인 무해(無害)성 양성바이러스들이 실제 데이터를 파괴하는 악성바이러스로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도 그동안 양성바이러스 'C브레인'만이 발견되었으나 최근 하드디스크를 손상시키는 'LBC바이러스'가 출현, 백신프로그램의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