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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고수부지에 과학공원을 만든다는 기발한 발상은 실현될 것인지.

"첨단분야의 연구소를 하나 짓는 것보다 청소년들의 과학기술에 대한 꿈과 소질을 개발하는 일이 더 중요합니다. 2000년대를 눈앞에 둔 새로운 10년의 첫해인 올해를 과학기술진흥재단 도약의 원년으로 삼겠습니다."

신만교 과학기술진흥재단(이하 진흥재단) 부이사장의 신년설계는 의욕에 찬 청사진으로 가득하다.

지난 67년 과기처 발족과 동시에 원로과학자들을 지원한다는 취지로 출범한 진흥재단은, 3년 후인 70년 현재의 명칭으로 바뀌면서 '과학기술육성을 위한 풍토조성'으로 설립목적도 변경됐지만 그동안 이름 만큼 활발하게 움직이지 못했다. 고질적인 예산과 인력부족으로 몇 가지 연례행사를 치르기에 급급했다.

그러나 지난해초 과기처차관을 지낸 신만교 상근부이사장이 부임해오면서 진흥재단은 아연 활기를 띠게 됐다. 예산이 파격적으로 증액됐을 뿐 아니라 '청소년 과학화'를 위한 행사의 내용도 알차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진흥재단의 업무는 '날로 발전되는 과학기술을 국민대중에게 쉽게 알려주고, 특히 청소년들의 탐구정신을 키워 이들을 과학의 꿈나무로 육성한다'는 것. 한마디로 과학기술과 국민대중을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맡고 있다. 따라서 진흥재단은 과기처나 문교부가 동시에 관련된 과학관련행사의 대부분을 주관하고 있다.

진흥재단이 주관하는 가장 큰 행사는 전국 초·중·고등학생들이 누구나 한번쯤 참가하는 과학경진대회. 이 대회는 10개 종목으로 나눠 매년 봄부터 지역예선을 거치고 11월말에는 서울 여의도에서 모형항공기 모형자동차 과학상자 라디오 등 4개 종목의 결승이 벌어진다. 지난해에는 전국 초·중학생 2백30만명이 참가한 가운데 '과학상상그림그리기대회'도 열려 청소년들의 풍부하고 기발한 상상력을 화폭에 담았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또다른 과학행사는 과학차운영과 과학영화상영.

실험실습장비와 영사기 천체관측기. VTR 등 시청각장비 및 각종 공작장비를 싣고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는 과학차는 과학시설이 미흡한 농어촌이나 산간벽지의 청소년들에게 많은 환영을 받는다. 현재 3대가 운영중인데 앞으로 두 대 더 늘려 전국을 5대 지역으로 구분하고 정기적으로 빠짐없이 순회할 계획이라고 한다.

과학영화상영은 해외의 우수한 영화필름을 도입, 우리말 녹음을 덧붙여서 각급학교나 산업체에 대여하는 활동이다.

현재 공상과학에서 자연과 생물의 세계, 인체의 신비에 이르기까지 3백10편의 필름이 확보돼 있는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우리나라에서 제작된 영화가 단 한편도 없다는 사실이다.
 

과학경진대회모습


「과학사대계」출간

진흥재단은 과학도서의 출판보급에도 힘쓰고 있다. 일반인들이 딱딱하게 여기는 과학책을 흥미있고 읽힐 수 있는 책으로 만들기 위해 직접 도서를 발간하거나 과학신문 잡지 출판을 지원하고 있다.

87년에 펴낸 '세계자연과학사대계'(전 20권)는 국내에서는 보기 드물게 과학사를 본격적으로 다룬 방대한 저서라는 평을 얻고 있다. 이외에도 영세출판사에서 발간하기 힘든 '현대과학대사전'과 '첨단과학기술용어사전' 등 사전류도 편집해냈다. 진흥재단은 '살아있는' 과학교육을 위해 '청소년과학문고'(가칭)도 기획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과학공간을 확보, 청소년들이 마음껏 과학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진흥재단의 과제. 특히 오는 4월 대덕에 국립종합과학관이 완공돼 현재 국립과학관이 이전하게 되면 수도권지역의 청소년 과학시설은 크게 모자라게 된다. 현재 진흥재단은 서울시와 협의하여 잠실 광나루 난지도 등 한강고수부지 세 군데에 과학공원을 만드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대학생들에게 우리나라 과학정책과 연구수준의 현황을 알려주고 미래에 대해 토의하는 대학생 연수도 진흥재단이 지난해부터 시작한 주요 사업중의 하나다. 지난해 여름 가을 두 차례에 걸쳐 이공계 대학생 3~4백명씩 유네스코연수원(이천)에서 연수를 가졌다.

가정주부와 농어촌 주민들에게 생활에 필요한 과학상식과 정보를 알려주는 생활과학강좌도 새마을연수나 여성단체 소비자단체주최의 모임을 통해 확대해가고 있다.

진흥재단은 지난해부터 올바른 과학정책수립을 위해 국민들의 과학에 관한 의식조사도 시작했다. '과학과 사회'라는 주제하에 우선 과학이 경제 문화 사회풍토 등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해외의 사례연구와 조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진흥재단의 이사장은 초대 과기처장관을 지낸 김기형씨. 실제업무는 신만교 부이사장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90년대에는 첨단과학기술을 둘러싼 국가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우리나라가 이 경쟁에 뒤지지 않으려면 일반대중들의 과학에 대한 보다 폭넓은 이해와 더 많은 미래 과학자의 양성이 요구된다.

과학기술의 대중화와 꿈나무양성에 발벗고 나선 진흥재단이 얼마나 그동안의 '덜 대중적'이던 이미지를 불식하고 활발한 과학단체로 변신할지 자못 기대가 크다.
 

전국방방곡곡을 누비는 「과학자 」는 어디서나 청소년들의 환영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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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김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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