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사와 한국과학문화재단,동아사이언스는 청소년들의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을 일깨우기 위해 과학자들이 방문 강연하는 '과학기술 앰배서더'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이번호에는 신림중을 찾은 서강대 수학과 정순영 교수의 강연 내용을 소개합니다.
얼마전 ‘파란만장한 미스김 10억 만들기’라는 드라마가 방영됐다. 그 드라마를 보면서 수학자가 10억을 만드는 방법이 뭘까 하는 고민을 해봤다. 질병을 진단하기 위한 의료기술로 X선,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앞으로는 ‘생체자기’란 기술이 새롭게 활용될 전망이다. 이를 이용하면 수학자도 10억을 손에 쥘 수 있다.
인체는 자극을 받으면 그것을 전기신호로 바꿔 뇌에 전달하고, 뇌는 다시 전기신호로 행동을 지시한다. 전류가 흐르면 그 주위에 자기장이 생기는데, 이를 측정하는 기술이 생체자기다. 위에 암세포가 있다면 비정상적인 전류가 흐른다. 따라서 그 주변의 자기장을 측정하면 이상이 생긴 부위를 MRI보다 정확하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자기장의 분포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그림으로 나타내려면 복잡한 수학적 지식이 필요하다. 때문에 수학자들이 공식을 만들어줘야 자기장 분포도를 만들 수 있다.
생체자기를 이용한 신의료기기의 개발 기술은 2001년 산업자원부의 차세대 신기술 개발사업으로 확정, 추진되고 있다. 이 기술개발이 완료되면 세계 의료기기 시장을 석권할 수 있다. 그럼 여기에 참여한 수학자는 돈을 얼마나 벌 수 있을까. 뇌 자기장을 측정하는 뇌자도 기계를 MRI보다 싼 10억원에 1백대를 팔고, 심장 자기장을 측정하는 심자도 기계를 15억원에 1백대를 판다고 하자. 수학자가 5%의 기술료만 받아도 액수는 10억원이 훌쩍 넘는다.
요즘 학생들은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로 성공할 확률보다, 공부로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어려운 분야를 공부하기 싫어하는 학생이 많은 지금이 바로 기회다. 다른 사람이 가지 않는 길을 혼자 걷는다면 그 길은 분명 성공의 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