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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Ⅱ 조력발전

서해안은 세계적인 최적지

태양계가 존속하는 한 고갈될 염려가 전혀 없는 조력발전. 우리나라 서해안은 조력발전의 최적지로 평가되고 있다.

조력발전(潮力発電)이란, 연안에서 발생하는 해수면의 상하운동, 즉 조석을 이용하여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 방식이다.

조석(潮汐)현상은 주로 달의 인력에 기인하는 것으로 연안에서의 해수면은 달의 공전주기인 24시간 50분 동안에 2회에 걸쳐 상하운동을 반복한다. 해수면이 가장 높을 때를 만조, 가장 낮을 때를 간조라 하고 만조와 간조의 차를 조차라 한다.

지구상에서 조석은 지역마다 다르게 나타나며 발생하는 조차의 범위는 최고 17m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서해안이 강한 조석이 발생하는 지역으로서 세계적으로 보기드문 훌륭한 조력발전 개발 여건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한·무공해의 대체에너지

조력 파력 해양온도차 에너지로 크게 분류되는 해양에너지 자원은 고갈될 염려가 전혀없고, 일단 개발이 되면 태양계가 존속하는 한 이용이 가능하며, 오염문제가 전혀 없는 무공해의 청정 에너지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반면에 해양에너지는 그 에너지 밀도가 매우 낮기 때문에 기존의 타에너지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규모의 에너지 추출장치가 필요한 단점이 있다. 또한 해양에너지로 부터 전력을 추출할 경우 출력이 변동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해양에너지를 개발함에 있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사항은 우선 경제적인 측면에서 발전비용의 문제와, 이용면에서 생산되는 전력의 안정성과 신뢰성이다.

조력에너지는 경제성이나 이용면에서 타해양에너지보다 월등하게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또한 대규모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중요한 대체에너지원의 하나로 세계 여러 나라에서 개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조력발전의 방식은 일정 중량의 부유체가 받는 부력을 이용하는 방식, 조류의 흐름을 이용하는 방식, 해수면의 승강에 따라 밀실에서 공기를 압축하는 방식, 방조제(제방)를 축조해서 조지(潮池), 즉 해수를 저장할 수 있는 저수지를 만들어 발전하는 조지식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오늘날의 실용화된 조력 발전 방식은 조지식으로, 강한 조석이 발생하는 큰 하구나 만의 입구에 방조제를 축조하고 수차발전기와 수문을 설치하여 조지를 형성한 후, 수문의 조작을 통하여 조지와 외해와의 수위차를 발생시켜 발전을 하게 된다.

이와 같은 발전 원리는 물의 낙차를 이용해서 물의 위치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변환시켜서 발전하는 하천의 수력발전과 동일하다. 따라서 조력발전에 이용되는 수차발전기는 하천 수력발전용 수차발전기와 유사한 형태가 되는데, 한가지 차이점은 수력발전기에서 이용되는 낙차는 보통 수십m 이상인데 비해 조력발전의 경우는 이용낙차가 보통 10m 이하의 저낙차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형태의 발전방식에서 발전비용은 낙차와 직접적으로 관련되므로 조력발전의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저낙차에 대해 효율이 좋은 수차발전기의 개발이 필수적이다. 이와 같은 목적에 맞도록 개발된 것이 '벌브'(bulb)형의 '튜불라'(tubular) 수차발전기로서 수차의 내부에 발전기를 내장하고 있다. 이 수차발전기의 특징은 물의 흐름이 수차발전기의 축방향에 평행하게 흐르기 때문에 효율이 좋고 구조적으로 컴팩트(compact)하기 때문에 토목구조물을 최소화할 수 있다. 벌브형 수차발전기는 프랑스의 '랑스'(Rance)조력발전소에서 사용된 이후 각지의 조력발전 계획에 채택되고 있다. 최근에는 캐나다 등지에서의 기술개발 결과 조력발전에 이용이 가능한 대형의 '스트라흘로'(straflo)형 수차발전기가 개발되었다.

조력발전장치의 발전효율과 함께 기술적인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는 것은 해수중에 노출되는 발전장치의 부식(腐蝕)이다. 해수중의 금속의 부식은 주로 이종 금속간의 복합에 의한 접촉전위차와 동일한 금속일지라도 산소농도전지작용에 의해 전류가 전해액을 통해 흐름으로써 생기는 부식이 있다. 이에 대한 방지대책으로 단금속의 사용, 전기적 절연, 도막에 의한 절연, 전기 방식법 등의 방법이 고려되고 있다.

방앗간에서 출발

조력발전에 관한 역사를 살펴보면, 이미 14세기에 이탈리아의 '마리아노'가 조석을 이용한 조석 방앗간 설계를 제시하였고 18세기초에는 프랑스의 '베리도르'가 수리구조물에 관한 연구 논문에서 조지식 조력발전의 원리를 소개한 적이 있다. 그러나 산업혁명으로 전력과 에너지의 수요가 급증하고 하천수력과 화력발전기술이 개발되어 발전설비가 대형화되면서 조력발전에 관한 연구는 점차 활기를 잃게 되었다.

20세기로 들어서면서 각종 기계 제작기술, 대형 해양구조물의 축조기술 등 조력발전에 관련된 여러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기술개발이 이룩됨에 따라서 다시 대규모 조력발전에 관한 관심이 고조되기 시작했고, 1966년에는 세계 최초로 프랑스에서 시설용량 24만KW급의 랑스 조력발전소를 완공, 가동을 시작하여 현재 프랑스 전력 계통망의 일부로서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후 2년 뒤인 1968년에는 소련의 '무르만스크' 부근의 '키스타야만' 입구에 소규모의 실험용 조력발전소가 건설되었다. 이 발전소에는 4백KW급 수차발전기가 설치되었으며 건설공법은 그 당시로는 새로운 '케이슨 부유공법'이 이용되었는데, 이 공법은 발전 플랜트 부분을 육상의 '드라이 독'에서 제작하여 물에 띄어서 발전소 설치위치까지 예인하고 해저에 가라앉히는 시공방법이다.

1980년에는 중국의 상해 부근에 시설용량 3천KW급의 소규모 조력발전소가 건설되었고, 1984년에는 캐나다의 '아나폴리스'강 입구에 2만KW급의 시험발전소가 건설되었다.

이외에도 전세계적으로 개발가능한 조력에너지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모든 국가, 즉 한국을 비롯하여 영국 미국 호주 인도 등과 앞에서 언급한 프랑스 소련 캐나다 등 여러나라에서 대규모 조력발전을 위한 조사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경기만 일대, 조력발전의 최적지

우리나라의 경우 서해안 일대, 특히 강화도에서 충청남도 해안까지의 경기만은 강한 조석이 발생해 조석간만의 차가 크고, 해안선이 복잡하게 발달해서 크고 작은 만이 여럿 존재하기 때문에 세계적으로도 드문 조력발전의 적지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조력발전에 대한 관심은 상당히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일제시대인 1932년에 이미 당시 조선총독부 산하의 조선전업주식회사가 인천 부근의 해역에 대해 조력발전 계획을 수립하고 발전소의 설계도를 작성한 기록이 있다.

해방 이후 1950년대와 60년대에는 상공부 건설부 등에 의해 서해안 일대의 조력발전이 가능한 지역을 중심으로 부분적인 현장조사와 발전출력 계산 등 기초조사가 수차에 걸쳐 실시되었다.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조력발전에 대한 연구는 좀더 본격화되어, 충청남도 태안군에 위치한 가로림만과 천수만에 대한 조력발전 타당성 조사가, 당시 한국 최고의 과학기술 연구기관인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 부설 해양연구소에 의해 수행되었다. 이때의 조사에는 처음으로 정밀 해양관측장비와 컴퓨터가 이용되었다. 1978년에는 우리나라의 조력발전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조사·연구를 위해서, 조력발전 관련 기술분야에 국제적으로 상당한 경험을 축적하고 있던 캐나다의 '쇼위니건' 기술용역회사를 초청, 해양연구소와 공동으로 우리나라 서해안 일대의 조력발전 개발 가능성을 검토한 결과, 가로림만이 개발 최적지로 판명되었다.

1980년과 81년에는 프랑스 랑스 조력발전소 설계에 참여한 실적이 있는 프랑스 기술용역회사인 '소그레아사'와 한국의 해양연구소가 공동으로 가로림만에 대한 정밀 해양조사와 조력발전소 기본설계를 실시하였다. 그 이후 1986년에는 영국의 조력발전 관련 전문기술용역회사인 EPD사가 80년과 81년의 조사결과를 검토하였다. 이때 나타난 검토결과는 가로림만에 조력발전소를 건설할 경우 시설용량은 40만KW로 연간 발전량은 약 8백40GWh(${10}^{9}$)이며 총공사비는 약 5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었다. 또한 현재의 기술수준으로 조력발전소 건설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검토되었다.

그러나 경제성 검토 결과는 기존의 원자력 발전이나 화력발전에 비해 경제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서 단위 전력을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이 기존의 원자력이나 화력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경제적인 측면에서 조력발전은 아직은 개발의 필요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지어진 것이다.
 

(그림 1)우리나라의 조력발전 후보지


불투명한 에너지정세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현재 우리가 처해 있는 에너지정세가 극히 불안하다는 것이다. 앞으로 당분간은 석탄 석유 등의 화석연료나 원자력이 에너지 공급의 주역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고갈성의 자원으로 이들의 부존량 또는 이용 가능량은 앞으로의 기술개발 여하에 따라 증대할 가능성이 크지만 현재의 상태에서 추산해보면 대략 수십년 내지 수백년 분에 지나지 않는다. 이와 같은 물리적 제약 뿐 아니라 에너지원의 가격 앙등, 원자력의 사회적인 수용문제 등 사회·경제적인 제약도 고려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불투명한 에너지정세에 대처해 나가기 위해서는 기존 에너지 자원의 효율적인 이용은 물론 새로운 에너지를 개발함으로써 에너지원의 다양화를 추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에너지의 해외 의존도가 70% 이상인 우리나라의 경우 대체에너지 개발에 의한 에너지원의 확보문제는 가장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문제중의 하나이다.

우리나라의 서해안은 조력에너지 자원개발에 있어 세계적으로 보기드문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판명되었고, 부존량도 연안지역에서만 시설용량 기준으로 약 1천5백만KW 정도로 매우 높기 때문에, 이 분야에 대한 연구와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미래에 다가올 에너지 고갈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끝으로 우리나라 서해안에 부존된 조력에너지 자원의 특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석탄 석유 등에 의한 화력발전이 공해산업인데 반해 조력발전은 무공해 에너지이다.
□원자력발전은 국민의식 수준의 향상에 따라 점차 사회적인 수용문제가 크게 야기될 수 있으나 조력발전은 위험이 전혀 없는 에너지이다.
□조력발전은 규칙적으로 발생하는 조석현상을 이용하므로 태양계가 존속하는 한 고갈되지 않는 무한에너지이다.
□조력발전은 조석간만차가 큰 특정지역에만 가능하나 우리나라 서해안은 세계적인 천혜의 조건을 구비하고 있다.
 

(긂2) 우리나라 가로림만 조력발전소 배치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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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염기대 연안공학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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