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과학·기술적 우위가 퇴조하는 가운데 과학교육의 부실과 과학자·기술자가 되려는 학생수의 감소로 미래에는 더욱 나쁜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는 진단이 자주 나오고 있다.
지난 9월18일자 타임지는 이 문제를 심도있게 다루면서 미국의 경쟁국들과 여러가지를 비교했다.
우선 미국 학생들의 과학실력에 관한 데이타ː
▲교육테스트서비스(Educational Testing Service)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13살된 학생들의 수학실력이 5개 나라중 꼴찌였고 과학실력에서도 거의 꼴찌였다.(도표 참조)
▲교육성취도평가 국제협회가 88년에 실시한 17개국 중학3년생 과학실력에서 미국학생은 14위를 기록했다.
▲1988년 미국의 대학1년생중 수학을 전공하겠다는 학생이 1%밖에 안됐는데 20년 전에는 4%나 되었다. 또한 물리나 화학을 전공하겠다는 학생수도 20년 전의 3%에서 1.5%로 줄었다.
이밖에도 미국 과학·기술의 장래를 어둡게 보이게 하는 요인은 많다. 예컨대 유능한 교수의 연로화, 자격 갖춘 중등과학교사의 부족 등.
과학자보다는 은행가 변호사를
50년대나 60년대만해도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실험실 코트를 입고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과학자는 거의 '국민적 영웅'시 되었으나 요즘은 젊고 똑똑한 학생이 화학자, 물리학자, 공학자가 되기보다는 은행가나 변호사가 되려고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미국에서 공부하는 외국학생들은 과학에 보다 관심을 갖고 있다. 이·공계박사학위 취득자도 20년 전에는 외국학생대 미국학생비율이 1ː4였으나 80년대에는 1ː3으로 변했다. 이것은 미국 남학생들의 직업선호도가 바뀐 게 큰 원인이지만 학생중 여학생과 흑인 및 남미계 미국인의 비율이 늘어난 데도 원인이 있다. 여학생이나 흑인 남미계 학생들은 전반적으로 과학이나 기술에 대해 관심이 낮고 또 실제의 공부실력도 뒤진다는 것이다.
중등교육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자격있는 과학교사의 부족인데 지난 83년의 조사에 따르면 새로 채용된 과학 수학교사중 교사로서 제대로의 능력을 갖춘 사람은 반밖에 안된다는 것이다. 중등교사들은 잠재력있는 미래의 과학·기술자로도 볼 수 있는데 학교의 봉급이 일반회사에 취직해서 받는 것보다 훨씬 적기 때문에 교직을 기피하는 경향이 심하다는 것이다.
스푸트닉 직후같은 긴장
지난 57년 소련이 '스푸트닉'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했을 때 미국인들은 깜짝 놀라 미국의 과학교육에 큰 관심을 기울여 국립과학재단으로 하여금 과학연구지원금을 1천8백만달러에서 무려 1억3천만달러로 늘이도록 했다. 그런데 그후 시들해져 정부지원금의 축소를 지향하던 레이건 행정부 때에는 지원금이 전혀 없어지기도 했다. 최근에는 다시 늘고 있으나 그 정도는 60년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부시'대통령도 미국과학교육의 문제점에 착안, 최근 '교육자회의'를 소집하고 대책을 논의했으나 어떤 구체적인 실행방침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