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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광받는 AT기종 좀더 빨리,좀더 많이

16비트의 최상위 기종 AT 가 국내에서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능숙한 PC유저가 선택하는 AT기종의 성능과 용도는?


좌로부터 32비트PC, 16비트AT기종,XT기종


요즘 신문이나 TV를 보면 연일 대기업들의 각종 컴퓨터 광고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
'40만원대 16비트 컴퓨터등장' '뛰어난 용량, 저가격' '편리하게,빠르게 문제를 해결해줍니다' 이런 선전문구 등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16비트 컴퓨터가 무엇인지를 알고 광고를 보는 사람은 극히 드물고 그저 컴퓨터라는게 복잡한 계산을 인간보다 빠르게 정확하게 해주는 기계정도로 인식하고 있는 게 보통이다. 아직도 컴퓨터라는 이기(利器)에 대해 가전제품들처럼 일반화 되어있지 않은게 우리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8비트가 뭐고, 16비트 XT가 뭐고, 또한 AT라는게 무엇이라는걸 일반인들이 알리가 만무하다. 그러나 컴퓨터를 꾸준히 사용하고 있던 사람들은 좀더 많은 용량, 좀더 빠른처리 속도를 요구하면서 계속 상위기종으로 컴퓨터 사용범위를 확대해 정보화사회의 첨단기기 혜택을 한껏 누리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 8비트 컴퓨터를 사용하던 사람은 16비트 XT기종으로, 16비트 XT기종을 사용하던 사람은 AT기종으로 계속 고급의 기종으로 컴퓨터를 바꾸어 사용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컴퓨터가 무엇인지조차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태반이다.
우리나라 퍼스널 컴퓨터보급 역사가 불과 10년도 채 안된다고 보면 일반인들의 이러한 인식은 당연한 것이라고 보여진다.

지난 82년 정부가 전국민의 컴퓨터 마인드를 확산시키기 위해 정부관련 관공서와 학교 등에 5천대를 무료 보급한것이 대중화를 위한 첫발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한때의 붐을 이루었을 뿐 오랜기간을 지속하지는 못했다. 따라서 좀더 엄밀히 말하면 국내에 퍼스널 컴퓨터(개인용컴퓨터)가 일반화 되기시작한 것은 겨우 3~4년전 부터라고 할 수 있다.

3~4년 전에 보급되기 시작한 기종은 가장 기초적인 8비트 컴퓨터(삼성 SPC시리즈, 대우 IQ시리즈, 청계천의 애플 시리즈 등이 대표적인 기종)가 주종을 이루었다. 8비트는 교육용으로 취급되었고 그보다 가격 성능 등이 뛰어난 16비트 컴퓨터는 업무용으로 분류되는게 상식이었다. 그러나 5년도 지나지 않은 현재는 업무용으로 취급되던 16비트 기종이 과거의 8비트처럼 교육용으로 보급되고 있다.

문교부가 올해부터 시작한 중학교의 의무교육용 컴퓨터로 16비트가 이미 사용되고 있으며 내년부터 본격 실시되는 국민학교와 고등학교용으로도 16비트가 사용된다.

이제 컴퓨터사용의 일반적인 주류는 16비트가 된것이고, 컴퓨터를 한다고 하면 16비트를 사용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 진다. 심지어는 국민학교 학생들까지도 8비트가 아닌 16비트를 구입하겠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을정도로 16비트는 이제 가장 범용의 퍼스널 컴퓨터가 되고 있다.

16비트 시대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8비트, 16비트에서 비트(bit)라는 말은 정보량의 단위를 말한다. 즉 컴퓨터가 정보를 처리하는 단위를 나타낸다고 보면 이해가 쉽다. 따라서 8비트 보다는 16비트가 기억용량이 더많고 그만큼 더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위해 비유를 한다면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갑이라는 사람이 60kg의 물건을 가지고 서울에서 부산을 간다고 가정할때 그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그중에서 고속버스와 비행기를 예를 들어 보면 다음과 같은 각각의 차이점이 있다.
고속버스를 이용할 경우 비행기보다는 비용은 저렴하지만 속도가 느리고 비행기보다는 많은양의 물건을 운반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에 비행기를 이용할 경우 고속버스보다 신속하게 도착할 수 있고 많은 양의 물건을 운반할 수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꼭맞는 비유가 되지는 않지만 8비트와 16비트 컴퓨터도 이와 유사하다. 8비트는 시스템가격은 싸지만 이용자가 처리하고자 하는 데이터를 늦게 그리고 많은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지 못한다는 면에서 고속버스에 비유할 수가 있고 16비트는 고속버스보다는 빠르고 더많은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지만 시스템가격이 비싸다는 점에서 비행기와 비유할 수 있겠다.

일반적으로 고속버스를 이용하던 사람이 더빨리, 더많은 화물을 운송하고자 할 경우 비행기로 이용수단을 바꾸는것 처럼 8비트컴퓨터를 오랜기간 사용하던 사람이 처리용량과 처리속도가 늦기 때문에 16비트컴퓨터로 사용기종을 바꾸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AT기종은 국내에서도 차츰 수요가 늘고 있다.


16비트의 최강자

지난 81년까지 이 세상에는 16비트 컴퓨터라는 용어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때까지는 애플사가 생산하는 8비트 컴퓨터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실정이서 PC하면 으례 8비트를 의미했다. 그러나 컴퓨터의 강자 IBM이 81년 8월 최초의 16비트 모델PC5150을 발표하면서 16비트 컴퓨터라는 용어가 등장한 것이다. 이후 중소기업형의 고급기종(당시기준) PC-XT와 PC-주니어 등을 내놓으면서 16비트 컴퓨터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81년 발표된 PC-XT의 XT라는 어원은 영문의 'extra'에서 XT만을 발췌한 것으로 굳이 주석을 달자면 '특별히 좋은 컴퓨터'로 풀이 할 수 있다.
이 XT기종은 81년에 등장, 84년까지 컴퓨터의 대명사로 군림해 왔다. 그러나 84년 XT보다 훨씬 성능이 뛰어난 AT기종이 등장하면서 그 명성을 물려줘야 했다.

AT라는 어원은'Advanced Technology'에서 첫머리 글자를 모은 것으로 과거보다 한층 진보된 기술을 가진 컴퓨터였다. 84년 8월에 선보인 AT기종은 멀티유저(multi-user), 멀티태스킹(multi-tasking)이라는 보다 뛰어난 성능으로 각광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 AT기종이 등장한 것은, 미국의 84년 8월보다 약 1년이 지난 85년으로 한국전자전에서 AT호환기종이 전시되면서 부터였다. 당시 고려시스템 등 6개사에서 AT호환기종을 선 보였는데 이때 전시된 6개사의 모델은 고려시스템의 AT/200, 동양정밀의 OP-COM AT, 삼보컴퓨터의 트라이젬AT, 제우스의 EXP, 텔레비디오(현 갑일전자)의 텔레AT, 홍익전자의 EC3052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AT기종의 본격적인 보급은 그로부터 1년후인 86년을 국내 AT시장의 원년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XT기종보다 2~3배 성능

앞에서 나열한 것처럼 16비트기종은 XT와 AT로 대별된다.
그럼 이 두기종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정확히 꼬집어서 어떤 특성을 가지면 XT이고, 어떤 특징을 가지면 AT라고 명확하게 구분이 되지는 않는다. 지금까지 통례적으로 구분하는 방법, 즉 CPU로 구분하는게 일반적이다.

잘 알고 있다시피 컴퓨터는 크게 입력장치 중앙처리장치 출력장치로 구성된다. 이 3요소가 다 중요하지만 연산장치 기억장치 제어장치로 구성된 중앙처리장치가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16비트의 XT와 AT기종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이 CPU(중앙처리장치)가 다르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16비트 IBM-PC에 사용되는 CPU는 미국 인텔사에서 만든 마이크로프로세서(칩의 일종)인 인텔 8088과 80286이 사용된다. 8088을 CPU로 사용하는 것이 주로 16비트 XT기종이고 80286을 사용하는 것이 AT 기종이 된다.

컴퓨터의 성능은 어떤 칩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8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사용하면 8비트 컴퓨터가 되고 16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사용하면 16비트 컴퓨터가 되며 32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사용하면 32비트 컴퓨터가 되는 것이다. 여기에 언급한 칩차이를 설명하려면 반도체 이야기를 추가로 해야 하기 때문에 생략하고 대강 최근의 컴퓨터와 칩의 관계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80286보다 성능이 뛰어난 80386은 주로 32비트 이상의 컴퓨터에 사용되며 최근에는 이보다 더욱 발전된 80486까지도 등장하고 있다. 여기서 덧붙일 것은 컴퓨터에는 인텔계열의 칩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고 모토롤라사의 MC68000계열의 칩도 사용되고 있고 내셔널세미컨덕터사의 NS3 2000계열의 칩들도 사용되고 있다.

다만 IBM PC에는 인텔사의 칩이 사용되는 것이 보통이다. 또한 과거 8비트 컴퓨터의 경우는 대부분 자일로그사의 Z-80을 주로 사용했다.
AT와 XT를 구분짓는 가장 큰 특징은 앞에 설명한 것처럼 AT기종은 16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인 80286을 사용하며 XT의 8088보다 적어도 2,3배 정도 빠르게 실행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컴퓨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이 CPU가 다르기 때문에 그 차이가 곧 컴퓨터의 차이라고 볼수 있는 것이다. 일례로 처리속도에 있어서 XT급의 경우 4.77MHz에서 부터 8MHz를 거쳐 10MHz까지 발전해 왔으나 AT 급의 경우 6MHz에서 8MHz 10MHz 16MHz를 거쳐 최고 20MHz까지 도달해 있다.

사용상에 있어서 AT는 앞에 잠깐 언급했듯이 다수의 이용자가 사용할 수 있는 멀티유저기능이 뛰어나고 복잡한 업무를 원할하게 처리하는 멀티태스킹기능도 뛰어나다.

일부 기종은 엔지니어링분야의 CAD/CAM(컴퓨터이용 설계 및 생산)에서도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여러 컴퓨터를 연결해 쓰는 네트워킹(networking)기능도 있다.

1백50만원이면 구입가능

1986년 국내 컴퓨터시장의 한 통계에 따르면 16비트 시장에서 AT기종이 차지하는 비율이 약 15%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다.
월간 '정보시대'가 88년 상반기까지 집계한 AT기종의 시장점유율은 16비트 총시장의 약 30%정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통계치를 보면 불과 2년 사이에 2배로 성장한 것이 되는데 다른 PC시장 성장에 비해 급성장 한 것이라고 한다. 더욱이 올해 들어서는 중소기업들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업무전산화가 늘어나고 있고 학교 연구기관의 고기능 PC수요 증가로 인해 성장률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전문가들이 AT의 급신장을 예상하는 이유로는 XT이용자들의 이용능력이 성숙해 좀더 성능이 뛰어난 PC에 대한 요구가 증가했고 시스템의 가격도 많이 하락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컴퓨터 사용자들의 컴퓨터 이용력이 증가함에 따라 좀더 많은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원하고 더 빠르게 데이터를 처리하고 싶어하는 이용자들의 욕구가 XT보다 AT를 더 선호하게 되는 요인이 된다. 더욱이 AT기종이 처음 나올 떄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소프트웨어가 풍부해진 것도 AT수요를 진작시킨 요인이 됐다.

가격면에 있어서는 86년 AT기종의 가격이 5백만원에서 8백만원 수준이었던 것이 89년에 들어서는 유명회사의 제품이 3백만원 대면 구입이 가능하고 중소기업의 제품일 경우 1백50만원 수준이면 구입이 가능하다.
현재 국내에 시판되고 있는 AT기종은 20여종 이상이 되는데 대표적인 기종은 약 10여종으로 요약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선호하고 있는 업체들은 금성사 대우전자 대우통신 삼보컴퓨터 삼성전자 텔레비디오(현 갑일전자) 기타 청계천 제품들이 있다.
이들 대기업의 제품들은 약 3백만원에서 4백만원 정도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데 청계천기종의 경우는 1백50만원 정도에 구입이 가능한 것도 있다. 더욱이 컴퓨터 구조를 아는 사람이 각종 부품을 구입해 조립한다면 1백만원 정도까지 가격이 하락, 웬만한 XT기종과 가격 차이가 없는 실정이다.


(표1) 현재 판매되는 AT기종


소비자들이 선호하고 있는 제품들을 (표1)에 보였는데 대체로 CPU는 80286을 사용하고 RAM은 64KB, ROM은 1~2MB이며 하드디스크는 20MB, FDD는 5.25인치 1.2MB라는 공통적인 사양(spec)을 보유하고 있다.

멀티유저, 멀티태스크용으로 적당

컴퓨터를 사용하고자 할때 무조건 빠르고 메모리용량이 크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사용하고자 하는 목적과 어떻게 부합하느냐가 제일 중요하다.

AT 공급업체들이 공급목표로 하고 있는 분야를 보면 경험많은 PC유저, 중소기업 업무전산화용, 대학 연구소 등의 연구용 등이다. 따라서 이런 분야의 업무에 도입하는게 필요하다. 한편 88년 한 조사에 따르면 AT기종이 작년에는 금융기관 및 일부 대기업에서 네트워킹용 또는 엔지니어링용으로 대량 구매가 되었다고 한다.

일반 소비자가 AT를 사용하고자 할때는 앞에 설명한 분야의 일과 부합될때 사용하는 것이 좋고 그렇지 않을 경우는 차라리 소프트웨어가 풍부한 XT기종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해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자기가 사용하고자 하는 일의 관련 소프트웨어가 어느정도 구비되어 있는가를 꼭 염두에 두어야 한다.

끝으로 AT기종의 더많은 보급을 위해서는 좀더 고급화된 품질을 유지하는 것과 함께 가격의 적정수준으로의 저가격화, 관련 소프트웨어의 확대 등이 이루어질때 앞날이 밝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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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이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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