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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오염의 객관적 측정과 수시공개 절실

쉬쉬하다 느닷없이 발표하는 이유 아리송

수질오염과 대기오염 등 환경과 관련된 데이터에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들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측정, 공개 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가 증폭된 것은 최근 소위 '수돗물 파동'을 겪으면서 부터이다. 건설부는 작년 10월부터 12월사이에 전국 정수장 10여군데를 대상으로 수질오염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철과 망간은 10군데 모두 기준치(0.3ppm)를 2배나 가까이 초과하였고(0.5ppm) 카드뮴은 수원 안성 목포정수장에서 허용기준치를 넘어섰으며, 이외에 페놀이나 세제도 일부에서 허용치의 수배에 달하는 양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대통령 주재로 수돗물 대책회의를 열고 환경오염 관련부처 합동기구를 설치하기로 했고 각 정당들은 "식수는 국민건강에 직결되는 것인 만큼 국회 차원에서 예산을 지원하고 필요하다면 관계법령을 손질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공안정국에 대응하여 '수돗물정국'이라는 표현이 그럴싸한 정도로 매스컴은 연일 수질오염문제를 대서 특필하였고 정수기 및 생수 관련 광고가 신문의 아랫단을 연일 장식하고 있다.


주식시세처럼 환경오염 수치는 매일 공개돼야 국민의 적극 협조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일부 환경 관련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조심스럽게 몇가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첫째는 작년 연말에 조사된 결과가 왜 이제 발표되느냐는 점이다. 또한 수질오염을 비롯한 환경오염은 하루아침에 갑자기 나빠지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지속적으로 결과가 나타나는 것인데, 어느날 갑자기 오염수치를 발표하고 야단법석을 떠는 저의를 모르겠다는 것이다.

더욱이 같은 기간에 보사부에서 조사한 오염측정치는 건설기술연구원의 결과와 상당한 차이가 있고, 최근에 서울시가 민간단체에 용역을 줘 재차 검사한 결과 암모니아성 질소 염소이온 철 망간 등 17개항목 모두가 허용 기준치 이내인 것으로 나타나 국민들은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매우 혼란스럽다. 보사부가 정수장의 수질 실태를 조사한 결과는 중금속은 전혀 검출이 되지 않았으며 암모니아성 질소와 대장균 등만이 허용치를 약간 초과했을 뿐이다.

이에 대해 연세대 권숙표 교수는 "인간이 살고 있는 환경과 관련된 데이터는 객관적이어야 한다. 또한 이 객관성을 국민들이 공감하고, 결과에 따라 오염도를 줄일 수 있는 행동을 자발적으로 할 수 있어야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누구라도 공감 할 수 있게끔 지속적으로 환경오염도를 측정하고 이를 일반에게 널리 공개하지 않으면 급증하는 환경오염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없다는 얘기.

주식시세가 매일 발표되듯이 신문지면에 오늘의 수질오염현황, 오늘의 대기오염치가 발표되고 이에따라 국민들이 합성세제 사용을 줄이며 자동차사용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한다. 그래야만 정부도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따라 장기적이면서 구조적인 문제해결에 앞장설수 있는 것이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측정하지 못하고 비밀주의로 일관해 필요한 때만 공개하여 국민들을 협박한다면 극단적인 불신만이 싹틀 것이다. '무뇌아'논쟁에 휩싸인 영광주민들이 과학기술처나 한국전력측을 극단적으로 불신한 이유중의 하나는 누구나 알아 볼 수 있는 방사능측정기를 야외에 설치해 달라는 요구를 지금까지 무시해버렸기 때문이다.

환경분야에서 이와같은 공개주의가 확보되지 못한다면 우리는 어느날 갑자기 숨도 크게 들이쉬지 못하면서 '설악산 공기 '또는 '한라산 공기'을 사기 위해서 허둥대야 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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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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