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습관 직업 가족관계 등에 의해 복합적으로 결정되는 인간의 수명. 자신의 남은 수명을 계산해보고 그것을 늘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본다.
“사람이 오래살면 과연 몇살까지 살수 있겠는가”하는 의문은 모든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쉽고도 어려운 질문이다. 또 “사람의 수명한계가 있다면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나야 하는가”하는 다음단계 질문이 생길 수 있다. 이는 우리 주변에서 너무도 흔히 보고 겪어야하는 인생종말의 한 단면이면서도 누구도 쉽게 답변할 수 없는 어려운 숙제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사람뿐만아니라 모든 동물은 일정한 ‘수명한계’를 가지고 있어서 제일 오래 산다는 거북이가 1백50년, 사람이 약 1백15년, 코끼리(아시아산)가 60년정도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면 사람의 경우 1백15년의 수명한계를 가지고 있으면서 현대문명사회 속에서 과연 ‘평균 연령이 얼마나 되겠는가’가 궁금해질 수 있다.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수명은 남자가 63세, 여자가 70세이며 남녀평균 66세로 알려져 있다. 세계에서 가장 장수하는 사람들은 일본 국민으로서 남자가 75세, 여자가 80세이다. 평균수명이 80세를 넘는 집단은 세계에서 일본여성밖에 없다. 사람은 수명한계가 있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덜 사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좀더 장수국민이 되는데 무엇이 장해요소가 되겠는가”등의 의문이 뒤따르게 된다. 먼저 왜 사람과 동물은 일정한 수명한계가 있는가에 대해서 먼저 살펴보기로 하자.
왜 늙어야 하는가
노화(老化)라는 말이 있다. 사람은 병이 없어도 60세 이상 나이가 들면 모든 생체기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노화과정을 밟게되는데, 사람에 따라서는 이 노화의 속도가 빠른 사람도 있고 늦은 사람도 있어 많은 개인차를 나타낸다. 또 질병에 대해서도 감수성이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이 있듯이 주어진 천부의 체질에 따라 오래 사는 사람, 병에 잘 걸리는 사람, 병에 걸려도 잘 낫는 사람, 잘 낫지않는 사람 등 여러가지 차이가 있다. 모든 사람의 지문이 다르듯이 모든 사람의 체질이 다르고 이 세상에서 똑 같은 체질을 가진 사람은 하나도 없다고 표현할 수도 있을만큼 개성있는 체질을 각자가 가진다.
이런 개인의 개성이 유전인자계(gene system)의 유전부호(genetic cde)에 이미 기록되어 있고, 사람이 늙어야 하고 일정한계의 수명밖에 못갖는 것도 유전부호에 ‘프로그램’돼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현대과학의 해석이다. 물론 노화의 원인을 규명하자는 많은 연구와 학설이 있지만 대체적인 통념은 유전인자계에 영향을 주는 환경인자에 의해서 유전인자의 손상, 재생능력의 손실, 단백질합성의 오류 등이 발생해서 노화가 생긴다는 것. 따라서 노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노화에 관계하는 유전인자계를 규명해서 유전인자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환경인자를 제거해줌으로써 사람이 늙지않을 수 도 있다는 학문적이론이 제시되기도 한다.
뿐만아니라 고혈압 관상동맥질환 당뇨병 암성질환 폐기종 등 대부분의 만성질환 및 성인병의 발병도 이미 유전부호에 타고난 경우가 많아 어느 시기에 발병하겠는가 하는 것을 유전부호를 분석함으로써 예견할 수 있다.
이처럼 사람의 수명한계가 유전부호에 1백15~1백20년정도 생존할 수 있는 것으로 ‘프로그램’되어 있는 것이고 거기에 맞추어 사람의 각종 장기의 세포가 재생하고 퇴화한다고 할 수 있다.
평균수명은 아직도 80세 이하
그러면 왜 1백15~1백20세로 ‘프로그램’되어 있는데, 80세이하의 평균수명을 살고있느냐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사람의 평균수명을 거론할 때는 그 지역 사회의 개발정도와 위생상태를 반드시 함께 고려해야한다. 지금부터 불과 50년 전만해도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수명은 40세 이하였다. 많은 젊고 유능한 학자 문인 예술인 등이 40세이전에 폐결핵 장티브스 등 전염병으로 사망했다. 그 시절에는 폐결핵 장치브스 이질 콜레라 인플루엔자 홍역 수두 등 각종 세균성 전염병이 창궐했던 시대이며 이런 전염병에 의해서 많은 사람들이 40세 전에 사망했다.
근래에는 이런 전염병으로 사망하는 사람들은 훨씬 줄어들었고 좋은 생활환경과 최신의 의료시혜 등의 힘을 입어 평균수명이 70세에 육박해, 이제 환갑잔치 치루는 것은 별로 장수의 자랑이 되지 못한다. 그러나 아직 우리 주변에는 각종 암성질환과 고혈압성 혈관질환이 많아지면서, 아직도 인간의 수명한계인 1백20세까지 장수하기에는 요원한 단계이다. 앞으로 계속 이분야의 연구와 투자가 이루어져 하루속히 인간 수명 한계인 1백20세까지의 인생을 누구나 즐길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나의 여명(餘命)은?
현재 세계적으로 인용되고 있는 생명보험 회사의 평균여명표(표1)에 의하면, 사람이 일생을 사는 동안 자동차사고나 직장의 산재사고 등 사고가 없고 전염병에 걸리지 않는다면 대개의 사람은 73~93.5세를 생존할 수 있는 것으로 되어있다. 그 연령에 못미치고 사망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여러가지 요인들이 작용해서 생명단축현상이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여기에 싣는 수명계산표(표2)는 미국의 저명한 심리학자이고 노인학 학자인 ‘다이아나 우드럼’박사의 저서에 기초를 둔 것으로,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시험삼아 오늘의 시점(연령, 성별)에서 자기의 경우를 대입시켜 자신의 여명이 얼마나 되는가를 알아보고 생명유지에 무엇이 나쁘고 무엇이 좋은 점인가를 짚어보는 것도 건강 유지 차원에서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PK라는 이름의 20세 고졸학력 남자를 예를 들어 보자. 집안의 3남이고, 할아버지 할머니가 살아계시며, 부모형제와 같이 생활하고, 대학교육을 받고 있다고 하자. 이 젊은이는 담배를 하루에 2갑 이상 피우고, 간혹 술을 폭음하며, 불규칙한 생활과 문란한 여성관계를 가지며 모험적인 성격으로 살고 있다. PK의 여명이 얼마나 되는가를 (표2)에 대입시켜 수명 증감 요인을 더하고 빼나가면서 31항목을 점검해나가면, 마지막에 남은 숫자가 그 사람의 여명 예측 연령이 된다.
우선 20세 동양인 남자면 73.4세의 예측 연령이 (표1)에서 얻어진다. 그러면 과연 어떤 종류의 생명단축 및 연장요인이 PK씨에게 나오는가를 실제로 추적해보기로 하자.
(1) 조부모장수 : PK는 70세 이상의 조부모가 생존해 계심. (+2년) 73.4 + 2 = 75.2
(2) 부모장수 : 아직 80세 이상이 아님.(해당없음) 75.2
(3) 4촌 이내 친척중 심장혈관질환 유무 : PK 경우 작은 아버지가 고혈압으로 사망했음(-4년) 75.2 - 4 = 71.2
(4) 4촌 이내 친척중 당뇨 위궤양 등 유전성 질환 유무 : PK경우 4촌형이 위궤양 앓다가 사망 (-3년) 71.2 - 3 = 68.2
(5) 임신경력 : PK는 해당없음 68.2
(6) 출생시 어머니 나이 : PK 경우 37세에 출산함. (-1년) 68.2 - 1 = 67.2
(7) 출생순서 : 3남이므로 해당사항 없음(0년) 67.2
(8) 지성 : 타인보다「스마트」하다고생각.(+2년) 67.2 + 2 = 69.2
(9) 체중 : 비만증이 있음. (-2년) 69.2 - 2 = 67.2
(10) 식생활 : 야채 싫어한다.(해당없음) 67.2
(11) 흡연량 : 하루 두갑 이상 피운다. (-12년) 67.2 - 12 = 55.2
(12) 음주 : 많이 마시고 취하도록 마신다. (-8년) 55.2 - 8 = 47.2
(13) 운동량 : 운동 안함. (해당없음) 47.2
(14) 수면시간 : 5시간 이내 수면. (-2년) 47.2 - 2 = 45.2
(15) 성생활 : 불규칙한 성생활 (해당없음) 45.2
(16) 정기건강검진 : 안하고 있음. (해당없음) 45.2
(17) 건강상태 : 건강불량. 자주 앓는다. (-5년) 45.2 - 5 = 40.2
(18) 교육수준 : 고졸. (+1년) 40.2 + 1 = 41.2
(19) 직업 : 기술직 (+1년) 41.2 + 1 = 42.2
(20) 가계수입 : 평균 이상 (+1년) 42.2 +1 = 43.2
(21) 근무활동 : 거의 종일 앉아서 있다. ( -2년) 43.2 - 2 = 41.2
(22) 연령과 일 : (해당없음) 41.2
(23) 거주지 : 도시 (-1년) 41.2 - 1 = 40.2
(24) 결혼 : 미혼 (해당없음) 40.2
(25) 독신생활 : 남자독신으로 혼자 산다. (-1년) 40.2 - 1 = 39.2
(26) 생의 변화 : (해당없음) 39.2
(27) 친구관계 : 좋은 친구 있다. (+1년) 39.2 + 1 = 40.2
(28) 호전적 성격 : PK 경우 해당. (-2년) 40.2 - 2 = 38.2
(29) 융통성 : PK는 적응력이 좋다. (+3년) 38.2 + 3= 41.2
(30) 모험적 성격 : PK가 해당됨. (-2년) 41.2 - 2 = 39.2
(31) 생활에 즐거움이 있다 : PK가 해당됨.(+2년) 39.2 + 2 = 41.2
결국 PK의 여명은 41.2세가 되며 지금 같은 생활양식을 계속한다면 41.2 - 20 = 21.2. 즉 20년 남게 살다가 사망하게 되는 운명이다. PK는 어떻게 보면 40대 사망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우리나라의 ‘엘리트’ 생활양식을 반영해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PK의 경우는 물론 하나의 예이지만, 술 담배를 많이 하면서 불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데다가 가까운 친척중에 고혈압과 위암 등으로 사망한 4촌이 있는 조건 등이 가장 큰 생명단축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 정도의 생활조건은 우리 주변에 PK말고도 얼마든지 있다는 것을 재인식해야 한다.
사망확률을 줄이는 방법
1989년 1월에 경제기획원 조사통계국이 발표한 우리나라 국민의 사망원인은 고혈압 심장병 뇌졸중 등 순환기질환에 의한 사망이 30.4%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암성질환으로 위암 간암 폐암 등이 16.7%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암성질환에 안걸리고 고혈압 등 심장병만 예방하고 피할 수 있다면 이미 어느 정도의 사망확률을 피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면 암성질환과 고혈압 심장병 등에 안걸리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이는 그렇게 쉽게 해답이 얻어지는 문제가 아닌, 복합적이고도 어려운 문제이다. 현대 의학의 최대 도전거리가 되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옛날에는 우리주변에 이런 질병이 많지 않았으나 개발문명사회로 바뀌고 식생활의 서구화 및 환경오염이 증가하면서 심장혈관질환과 암성질환이 늘고 있다. 암성질환을 예방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정설이 없고, 다만 인체에 발생되는 암성질환의 80%가 환경오염에 의한 것으로 예측된다. 주거환경과 음식물오염 방지를 개인과 국가차원에서 최대한도로 노력하면서, 주기적인 검진에 의해서 암을 조기발견하는 길만이 암의 공포와 피해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다. 물론 의과학자들은 암의 원인규명과 조기진단 방법을 위한 암표식자 발견 및 암화학요법제의 지속적인 개발을 서둘러 인류의 암퇴치에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겠지만, 눈이 보이는 성과를 얻기까지는 아직도 긴세월이 필요하므로 먼저 음주습관 개선, 건전한 음주문화의 보급, 그리고 먹는 음식, 생활환경 등 쉽게 할 수 있는 환경정화부터 이룩해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