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첨단과학기술의 주춧돌이 되기도

길이·온도·시간·질량의 기본단위는 어떻게 정했나

일상생활을 지배하면서 동시에 국가의 과학기술을 밑받침하는 기본단위들. 이들은 어떻게 정해졌으며 어떻게 유지되고 있는가.

현대 사회에서 과학과 기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아보려면 국가의 경제나 산업까지 생각할 필요가 없이, 다만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늘 사용하는 것들이 과학과 기술에 바탕을 두지 않은 것이 얼마나 있나 생각해 보면 될 것이다.

특히 최근에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첨단과학기술은 국가의 산업과 활동에 많은 변화를 가져 왔으며, 앞으로는 지금보다 더 한층 그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현재는 세계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과학기술의 발전에 총력을 기울이지 않는 나라가 없다고 하겠다.

이러한 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한 연구활동에, 특히 실험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일이 화학적 양을 측정하는 것이며, 이러한 측정을 얼마나 정확히 잘 할수 있나 하는 능력이 곧 그 국가와 사회의 과학기술 수준을 나타내거나, 또는 얼마나 과학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겠나 하는 잠재력을 나타낸다고 하겠다. 이러한 측정의 기준이 되고, 또한 측정 기술과 능력을 배양하는데 필수적인 요건이 되는 것이 바로 측정 표준이다.

측정표준의 중요성

한 국가나 사회에서 과학기술에 관하여 언급하려면 우선 측정 표준에 관하여 알아야 하고, 실제로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하여 연구를 하려면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측정 표준이 확립되어야 한다.

우리 생활 주변으로부터 몇 가지 실례를 들어보면, 우리가 매일 쓰고 있는 전화는 현재 '시분할다중방식' (time division multiplexing)이라고 불리는 방법을 사용하여 하나의 전송선으로 많은 사람이 동시에 통화를 하게 되는데, 여기에는 디지틀 신호가 사용되고 있으며, 이 신호가 제대로 전달되기 위하여는 교환국 사이에 동기(synchronization)가 1백만분의 수초 이내로 정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만일 그렇지 못하면 잡음이 들어와 명확하나 통화를 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동기가, 요구되는 정확도롤 이루어지고 있는지 측정하고 또한 이것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하여는 높은 정확도의 시간표준이 필요한데 현재 이를 충족시켜 주는 것이 세슘 원자시계이다. 앞으로 종합정보통신망(ISDN)이 완성되면 현재의 전화나 팩시밀리뿐만 아니라 영상신호 등 방대한 신호가 전송되게 되는데 여기에는 보다 정확하고 안정된 시간 주파수의 표준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시간의 표준은 그 정확도가 국제적으로는 약30만년에 1초 정도의 오차밖에 안가진다. 이것이 현재 우리 인류가 가지고 있는 기술로 가장 정확히 측정할 수 있으며 유지할 수 있는 물리량이다.

10만분의 1mm 정확도

기계산업의 예로서 자동차 조립의 경우를 보면, 2만개 이상의 부품이 모아져 한대의 자동차를 만들게 되는데 이 경우 각 공장에서 생산된 부품의 칫수가 일정치 않다면 자동차 조립은 불가능하게 된다. 이 경우 요구되는 정밀 정확도는 1천분의 1mm정도이며, 정밀산업의 발달에 따라 이보다도 더 높은 정밀 정확도를 요구하는 분야가 빠른 속도로 늘어가고 있다. 우주 항공 산업이나 초고집적회로를 만드는 정밀 반도체 산업 등에서는 10만분의 1mm이상의 정밀 정확도가 요구된다.

이 요구를 충족시켜 주는 것이 레이저를 이용한 길이의 측정 기술이며, 이러한 길이의 기본 단위인 미터(m)는 현재 앞에서 설명한 시간의 표준을 바탕으로 정의된다. 그리고 이 표준은 고도로 안정화된 레이저에 의하여 유지되고 있다.

이밖에 원자에너지 이용 분야나 의약품 개발 제조와 같은 정밀화학 분야에서 1백만분의 1그램 보다도 더 정확히 질량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 요구되는데, 여기에도 역시 이를 뒷바침할 수 있는 표준이 우선 제대로 유지되어야 한다.

현대 과학의 발전이 인류의 공동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을 생각하면 곧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측정 표준 역시 지난 1백여년 간의 국제 공동 노력으로 오늘날의 표준으로 발전되어 왔고, 앞으로 더욱 그러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 표준을 발표되고 교류되어, 서로의 결과들을 정확히 비교하여 확인하고 향상시켜 나가며, 또한 앞으로 더 활발해질 국제 교역에서도 서로 거래하는 상품의 품질 검사나 양의 확인에 이 표준이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세계 모든 나라에서 공동으로 기준을 삼고 있는 것이 국제 표준이며, 이 국제 표준의 바탕이 되는 것이 국제단위계(SI)이다. 이 국제단위계는 현재 모두 7개의 기본단위를 기본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수 많은 단위들이 이들로부터 유도되어 사용된다.

이 7개의 기본단위는 미터(m). 킬로그램(kg), 초(s), 암페어(A), 켈빈(K), 몰(mole), 칸델라(cd)로서 각각 길이, 질량, 시간, 전류, 열역학적 온도, 물질량, 광도의 기본 단위를 나타낸다.

이 가운데서도 이 단위계의 형성 초기부터 기초가 되었던 길이, 질량, 시간 온도의 기본단위에 대하여는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자.
 

레이저빔과 컴퓨터로 정지점 계산이 자동화된 1kg용량의 원기용 질량비교기


1 길이
지구의 크기를 기준


길이를 표시하는 단위로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것은 미터이며 기호는 m으로 표시한다. 미터라는 단위가 등장하기 전에는 시대와 지역에 따라 각기 다른 길이의 단위가 사용되고 있었으며 기준이 되는 길이도 서로 달랐다. 그뿐아니라 동시대 동지역이라 할지라도 서로 다른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끼리 서로 다른 단위나 값을 사용하는 등 그 혼란이 대단했다.

이러한 혼란을 극복히가 위하여, 1700년대 후반에 이르러 단위계의 개혁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었으며 프랑스의 '탈레이랑'(C.M. Talleyrand, 1754-1838)이 1790년에 새로운 단위의 설정을 제안하기에 이르렀다. 이와같은 배경으로 탄생한 길이의 새로운 단위인 미터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크기에 기초를 두어 "1m는 북극에서 적도까지 지구의 자오선 길이의 1천만분의 1"이 되도록 정해졌다. 이 정의는 프랑스에서만 사용되다가 1870년 파리에서 열린 미터법 국제회의(24개국 참가)에서 이 정의를 길이 단위에 대한 국제적인 정의로 채택하였다.

이에 따라 백금과 이리듐의 합금으로 된 미터원기를 다수 제작하고 1889년 제1차국제도량형 총회(CGPM)에서 그중 하나인 6번 원기를 (No.6)국제미터 원기로 정하고 나머지는 No.6와 비교 측정한 후에 각국에 분배하였다. 우리나리에 도입된 미터원기는 No.10C로 현대 한국표준연구소에 보관되어 있다.

그러나 그후 세계 각국에서 빛의 파장을 기준으로 하여 미터원기를 측정한 결과, 원기의 길이가 시간에 따라서 달라진다는 사실이 밝혀져, 1960년 제11차 국제도량형총회에서 미터원기의 자리를 크립톤86 램프에서 나오는 등적색광에게 물려주게 되었다. 즉 "미터는 진공중에서 나오는 크립톤-86램프의 등적색 파장의 1650763.73배" 로 결정하였다. 왜냐하면 특정한 원자나 분자로 부터 방출되는 빛은 그 파장의 일정함이 대단히 우수하여 크립톤-86램프에서 나오는 등적색 빛의 경우에는 파장의 정확도가 2×${10}^{-8}$ 정도여서 종래의 미터원기보다 훨씬 우수하기 때문이다.

빛을 이용, 길이 측정

빛의 파장을 사용하여 길이를 측정한다는것은 간섭현상을 이용하는 것으로 사용하는 빛에 따라 측정가능한 길이(간섭길이)가 달라진다. 크립톤-86램프의 경우는 간섭길이가 8백mm정도이기 때문에 긴 길이의 측정이 곤란하고, 스펙트럼선의 모양이 비대칭이어서 1960년에 출현한 레이저보다는 여러가지 면에서 불리하게 되었다. 레이저는 과학 군사 의료산업 등 모든 분야에서 획기적으로 공헌을 하였으며, 정밀측정 분야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왜냐하면 레이저를 이용하여 자연상수인 빛의 속도를 보다 정확하게 측정하게 되었고, 결국에는 미터의 정의도 다시 바뀌게 되었기 때문이다.

즉 1983년 제17차 국제도량형 총회는 빛의 속도에 근거를 둔 새로운 미터의 정의인 "미터는 빛이 진공에서 299792458분의 1초 동안 진행한 경로의 길이다"라고 결의하였다. 상기 정의의 의미는 진공에서의 빛의 속도를 299792458m/s로 정하고, 전자파(빛)의 주파수(f)와 파장(λ)사이의 관계인 f·λ=속도를 이용하여 빛의 주파수를 측정하여 파장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주파수는 현대과학기술로써 가장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양이므로 이와 같이 빛의 속도를 이용하여 미터를 정의하면 크립톤-86램프에 의한 정의보다 길이를 훨씬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실제로 상기 정의를 실현하는 장비로서 주파수가 안정된 레이저를 들 수 있으며, 이를 광원으로 사용한 간섭장치를 이용하여 길이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현재 한국표준연구소는 옥소안정화 헬륨네온 레이저를 자체적으로 제작하여 길이의 국가표준 원기로 사용하고 있으며, 1988년에는 국제도량형위원회(CIPM)의 미터 정의 자문위원회(CCDM)에 가입함으로써 길이표준분야에서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하게 되었다.

앞으로 길이의 측정표준 향상을 위하여 중점적인 연구가 필요한 분야는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레이저의 새로운 안정화 방법의 개발을 비롯하여 보다 높은 정확도의 원기급 레이저를 확보하는 것이며, 둘째로는 굴절률에 의한 오차 및 회절효과에 의한 오차를 보정하는 방법의 개발 등 실제 길이 측정의 정확도를 현재의 ${10}^{-7}$보다 더 높이기 위한 연구가 될 것이다.

2 온도
폭넓은 응용분야


온도란 뜨겁고 차가운 정도를 나타내는 물리량으로 국제단위계(International System of Units;SI)에서 정한 7개 기본단위의 하나로서 질량 길이 시간 등과 함께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과학기술분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기본 물리량이다.

그러나 온도의 개념은 길이 질량 시간 등과 같이 사람이 쉽게 감지할 수 있는 양과 달라서 18세기 말까지 열의 개념과 혼동되어 사용되다가 19세기에 이르러서야 열역학과 통계역학의 발달에 힘입어 정량적인 정의가 가능해지게 되었다. 영국의 '월리엄톰슨'(후에 켈빈경이 됨)은 열역한 제2법칙과 카르노열기관을 활용하여 열역학온도를 정의하였고 이 공로로 열역학적 온도의 단위는 그의 이름을 따서 켈빈(Kelvin)으로 명명되어 사용되고 있다.

온도계의 발달역사를 살펴보면 최초의 실용적인 온도계라 할 수 있는 기체온도게가 1592년경 '갈릴레오'에 의해 발명된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그가 만든 온도계는 물그릇 위에 유리병을 세운듯한 형태였다. 1654년 '투스카니'의 대공인 '훼르디난드' 2세는 유리관에 알콜을 넣은후 유리관에 눈금을 그어 알콜의 열팽창에 의해 온도를 읽는 최초의 알콜유리온도계를 발명하였으며, 이 알콜 유리 온도계는 오늘날도 기온측정 등에 사용되고 있다.

18세기에 들어오면서 영국의 왕실협회를 중심으로 온도눈금을 설정하려는 노력이 시작되었으며, 1706년 암스텔담의 계기제조업자인 화렌화이트(Fahrenheit)가 최초로 재현성이 우수한 수은온도계를 고안하였다. 물이 어는 온도를 32도로 하고 사람의 체온을 90도로 정한 화씨온도 눈금을 확립한것.

우리가 지금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섭씨온도는 1742년 스웨덴 '웁살라'대학교수인 셀시우스(Celsius)가 창안한 것으로 그는 얼음이 녹는 온도를 0도, 물이 끊는 온도를 1백도로 정하여 셀시우스온도눈금을 창안하였다.

18세기 이후에는 온도측정연구가, 화렌화이트를 중심으로 임의의 고정점을 이용하여 더 정확한 온도를 측정하기 위한 실용적인 온도계의 개발과 아몬톤스(Amontons)를 중심으로 한 열역학의 발달에 따른 기체온도계의 개발연구로 크게 나누어진다. 실용온도계는 유리온도계의 발달과 함께 19세기 말에는 칼렌다(Callendar)에 의한 백금저항온도계의 개발과 샤트리(Chatelier)에 의한 백금/백금-로듐 열전대의 개발로 이어졌다.

기체온도계의 연구는 샤를르(Charles), 달톤(Dalton), 게이루삭(Gay-Lussac) 등의 기체성질에 대한 연구결과로부터 모든 기체가 거의 같은 열팽창계수를 갖고 있다는 중요한 결론을 도출하게 되었으며, 이로부터 한개의 고정점을 기초로 한 열역학 온도눈금의 정의가 가능해지게 되었다.

절대온도란

열역학온도란 한마디로 명확하게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온도를 극한으로까지 내렸을때 얻을 수 있는 온도를 절대온도 0도로 정의하였을때 이 온도를 기준으로하여 미지상수의 도입없이 어떤 임의의 상태방정식으로 표시되는 온도이다. 이를테면 일정한 용기내의 기체의 온도를 계속 내리면 압력이 낮아지고, 기체의 상태방정식(PV=NRT)에 따라 온도도 압력에 비례하여 낮아지는데 압력이 0이되는 온도를 절대온도 0도라 할 수 있다.

열역학적으로 정의된 온도는 원리적으로는 가장 정확한 온도이지만 실제 사용하기에 불편하여, 열역학온도와 실험오차내에서 일치하고 사용하기에 간편한 실용온도눈금이 정해져 사용되고 있다. 최초의 국제실용온도 눈금은 1927년 제7차 국제도량형총회에서 채택된 국제온도눈금-27이다. 그 후 1948년과 1968년의 두 차례에 걸친 개정을 거쳐 현재는 1975년에 수정된 국제실용온도눈금-68이 사용되고 있다. 이 눈금도 측정기술의 발달에 따라 열역학온도와 상당한 차이가 있음이 밝혀져 1990년부터 새로운 실용온도눈금인 국제온도눈금-90으로 개정될 예정이다.

초전도 및 핵융합연구의 기초

현재 실험실용으로 개발되어 있거나 상품화되어 사용되고 있는 온도계의 종류는 수도 없이 많지만 측정방식으로는 접촉식 및 비접촉식으로, 열역학온도를 직접측정할 수 있는 원리를 이용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일차온도계와 이차온도계로 구분할 수 있다.

대부분의 온도계는 접촉식이나 광고온계와 적외선복사온도계는 비접촉식온도계의 대표적 예이다. 일차온도계로는 기체의 상태방정식을 이용한 기체온도계, 기체내에서 소리의 속도가 온도에 따라 바뀌는 성질을 이용한 음향온도계, 금속내의 열잡음(발견자의 이름을 따서 '존슨'잡음이라고도 함) 및 광고온계 등을 들 수 있다.

이차온도계로는 금속의 전기저항이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 증가하는 현상을 이용한 저항온도계, 서로 다른 두 금속을 사용하여 폐회로를 구성했을 때 양 접점의 온도가 다르면 열기전력이 발생하는, 소위 '제백'효과를 이용한 열전대, 반도체의 저항이 온도에 따라 변하는 성질을 이용한 '써미스터'및 액체의 열팽창을 이용한 '유리제'온도계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극저온 및 초고온을 발생시켜 이 온도에서의 고체의 물성변화와 플라즈마와 같은 새로운 물질의 창출에 대한 연구와 아울러, 이러한 온도를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원리의 도입과 온도계의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극저온연구를 통하여 초전도체가 발견되었고 최근에는 액체질소온도보다 높은 온도에서 초전도성을 나타내는 새로운 물질이 발견되는 등 세계적으로 고온초전도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미래의 새로운 에너지로서 핵융합을 이용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여기서도 고온 측정기술의 개발이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관건이 된다. 요즘 온도측정기술은 컴퓨터를 이용하여 온도분포를 측정하는 기기가 개발되어, 인체의 온도분포를 측정해 환자의 진료에 사용할뿐만 아니라 산업용으로 결함탐지 및 열손실부위 등을 발견하는 비파괴검사장비로 활용되고 있다. 앞으로 온도연구는 새로운 측정원리를 이용한 온도계의 개발 및 소형화에 의한 응용범위의 확대와 아울러 계속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3 시간
태양시에서 원자 시로


시간의 표준은 인류역사 이후 오랫동안 지구의 운동을 기준으로 하여 정의되어 왔다. 초기에는 태양을 중심으로 지구가 회전하는 현상을 이용한 '겉보기태양시'(apparent solar time)를 사용했으나 지구의 공전궤도가 타원일뿐 아니라 지구의 공전속도가 일정치 않으므로 이를 보정한 '평균태양시'(mean solar time)를 사용하게 되었다.

세계시0(UT0)은 보통 그리니티 평균시간(GMT)이라고 하는 영국의 그리니치 천문대에서의 평균태양시와 같다. 그러나 점차 측정기술이 발달하면서 지구자전축의 불규칙한 흔들림으로 인하여 평균태양시가 일정치 않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고 이를 보정한 UT1 및 UT1의 주기적인 변동을 보정한 UT2를 만들었다. 이들 UT0, UT1, UT2를 '세계시가족'(Universal Time Family) 이라한다.

이외에도 태양대신 아주 먼곳의 행성을 기준으로 한 '항성시'(sidereal time)와 지구 태양 및 항성들의 위치를 예측하는 역표(ephemeris)를 이용한 '역표시'(ephemeris time)등이 이용되어 왔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항성들의 운동은 주기가 매우 길기 때문에 측정하는 시간이 오래 걸릴 뿐아니라 측정정확도도 매우 낮다.

그러던 중 1940년대 말기에 미국의 국립표준국(NBS, 현 NIST)에서 천체의 운동과는 무관하고 태양시 보다 훨씬 정밀정확한 원자시계(atomic clock)가 개발되어 이를 기초로한 '원자시'(atomic time)를 생성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하여 초에 대한 정의는 1956년 이전에는 평균태양일의 86400분의 1을 1초로 정의하여 사용해 오다가 1956년 제10차 국제도량형 위원회(CIPM)에서 "초는 역표시로 1900년 1월0일 12시에 대한 태양년의 31556925.9747분의 1이다"라고 결정하여 1967년까지 사용했다. 다시 1967년 제13차 국제도량형총회(CGPM)에서 "초는 세슘133 원자의 바닥 상태에 있는 두 초미세 준위 간의 전이에 대응한 복사선의 9192631770 주기의 지속시간이다"라고 정의하여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

현재는 프랑스 파리에 있는 국제도량형국(BIPM)에서 세계 27개국(총46개)시간표준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약2백50대의 원자시계들의 데이터를 수집하여 이를 토대로 국제원자시(TAI)를 생성하고 이로부터 '세계협정시'(UTC)를 만들어, 유지하면서 세계각국에 보급하고 있다. 세계협정시란 국제원자시로 부터 생성되는 시간으로 1972년 이전에는 국제원자시가 UT2와 일치되도록 원자시계의 주파수를 조정하는 방법을 사용하다가 1972년부터는 원자시계의 주파수를 조정하는 대신에 UTC와 UT1의 시각차가 0.9초 이상이 되면 UTC의 1초를 더하거나 빼주는 윤초(leap second)제도를 사용하기 시작하여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
 

국가표준 세슘원자 시간주파수장치(정확도 3×${10}^{-12}$)


3만년에 1초의 정확도

우리나라도 한국표준시간의 유지를 위해서 한구표준연구소에서 5대의 세슘원자시계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해군관측소(USNO)의 이동원자시계, 장파항해방송(Loran-C) 또는 인공위성 신호의 수신 등에 의한 국제시각비교를 통하여 우리나라 국가표준시간을 항상 국제표준시간과 일치하도록 유지하고 있다. 1985년 부터는 이러한 국제시각 비교 데이터를 국제도량형국에 보고함으로서 세계 27개국 46기관의 일원으로서 국제원자시 형성에 기여하고 있다. 이와같이 유지되고 있는 우리나라 시간의 국가표준은 약3만년에 1초 이내의 장확도를 가지고 있다.

이상과 같은 한국표준시간의 유지를 위하여 한국표준연구소에서는 '로란-시'(Loran-C)수신에 의한 국제시각비교 연구를 비롯하여, 더욱 정밀정확한 국제시각비교를 높이기 위하여 방송위성(BS), 정지기상위성(GMS) 및 항법위성(GPS) 등과 같은 인공위성을(CRL)와 공동연구로 1985년도 부터 현재까지 진행중에 있다.

그리고 시간과 주파수는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시간의 유지 및 측정을 위해서는 주파수의 정밀 측정연구가 매우 중요하다. 한국표준연구소에서는 1982년부터 5년간 국책과제로 수행된 주파수인정도 측정의 자동화 연구에서 주파수안정도를 정밀정확하게 자동으로 측정할 수 있는 장치 (PNMS 및 DMTD장치)를 개발하여 ${10}^{-13}$이상의 정밀성 확도로 표준기급 이상의 주파수인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 또한 '맥놀이 주파수 측정장치'(beat frequency measurement system)를 제작하여 기준기급 이하의 장비에 대한 교정검사에 활용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1981년도에 자체연구로 회전계의 교정장치를 개발하여 회전수 분야에 대한 국가표준도 확립하였다.

시간주파수 표준의 정밀정확도 향상을 위해서는 기존의 세슘원자시계와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광펌핑칭 세슘원자시계의 개발연구가 현재 세계적인 추세이며, 한국표준연구소에서도 1988년부터 이에 대한 연구를 착수하여 현재까지 램시(Ramsey) 공진특성연구 및 반도체 레이저의 안정화 연구 등이 수행되었고 진공장치 및 공명튜브의 설계제작이 진행중에 있다.

이상과 같이 한국표준연구소에서 유지되고 있는 한국표준시간 및 주파수의 국내 보급방법으로 KBS 시보의 표준화를 통하여 전국의 라디오, TV방송망을 이용하여 매시간 표준시보를 방송하고 있으며, 전국의 전화망을 통하여 24시간 표준시간을 일반국민에게 전달할 수 있는 전화시보제(전화번호116)를 실시하고 있고, 미국의 WWWWWVH나 일본의 JJS 등과 같은 표준주파수국(호출부호 HLA)을 운영하여 방송주파수 5MHz, 출력 2KW로 전국에 무선으로 표준시보 및 전파 방송을 하고 있다.

한편 종합정보통신망(ISDN) 기반사업의 일환으로 디지틀 통신망의 시분할교환기의 동기를 위하여 한국전기통신공사(KTA)와 협정을 맺어 한국기준주파수(KRF)발생시설을 한국표준연구소에 설치 운영중에 있으며, 앞으로 전국의 시분할(TDM)교환기가 모두 이 KRF에 의해 동기 운영될 예정이다. 또한 이미 개발된 TDX-1 망동기장치 성능평가 연구가 한국전자통신연구소의 위탁연구로 완료되었으며 1989년도에는 앞으로 개발될 TDX-10의 성능평가연구도 수행될 예정이다.
 

GMS 교신시스팀


4 질량
국제킬로그램 원기를 기준


질량은 물체가 가지는 고유한 물리량으로서 측정형태에 따라 중력질량 관성질량 그리고 상대론적 질량으로 나눌 수가 있다.
질량의 표준인 국제킬로그램원기와 물체의 무게를 비교하여 정의되는 질량은 중력질량에 속하며 이는 지구의 중력, 즉 무게가 물체의 질량에 비례함을 이용한 것이다.

질량의 표준은 1901년 제3차 국제도량형총회에서 "킬로그램은 질량의 단위이며 국제킬로그램원기의 질량과 같다" 라고 정의되었으며 이 정의는 현재까지 변함없이 지속되고 있다. 국제킬로그램원기는 백금90%-이리듐10%의 합금을 최대밀도로 단조하여 표면적이 적고 취급이 안전하도록 원기둥 모양으로 만들어진 물체이며, 현재 프랑스 파리 근처에 있는 국제도량형국(BIPM)에 보관되어 있다. 이와같이 독특한 물체의 양에 의하여 단위가 정해지고 있는 것은 국제단위계의 7개 기본단위 가운데 질량단위 뿐이다.

질량표준을 각국에 보급하고 국제적 보편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국제킬로그램원기와 아주 유사하게 만들어진 국가킬로그램원기가 미터조약가맹국의 주요 국가에 배포되어 있다. 이 국가킬로그램원기들은 보급할 때 고유번호를 정하여 원기를 이름으로 삼고 있으며 한국의 원기는 국제고유번호 39이다.

국가원기는 국제도량형국에서 직접 또는 간접으로 국제원기와 약 30년 주기로 비교 교정되고 국가원기로 부터 표준분동시리즈의 질량이 유도되어 질량표준이 공급되고 있다. 이와같이 질량의 표준은 원기와 분동으로 보급되어지며 이들의 질량을 비교하는데는 저울이 질량비교기로 사용된다. 1960년대 이후 질량비교기의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져 현재 원기용질량비교기는 1kg측정에 ${10}^{-9}$kg의 정밀도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상과 같은 질량표준의 여건에서 현실적으로 안고 있는 몇가지 문제점을 보면, 첫째 원기의 안정성에 관한 것으로서 국제킬로그램원기는 유일한 가공물체로 존재하기 때문에 이 원기에 있어서 경년변화 손상 마모 오염 등에 대한 보상대책이 없고, 둘째 질량측정 보정 요인으로서 국가원기를 사용하여 표준분동을 교정할 때, 재질의 밀도차에 대한 환경영향을 보면 백금-이리듐 원기는 밀도가 약 21.5g/cm³이고 스텐레스강 표준분동은 밀도가 8.0g/cm³일때 두 물체가 부피차이로 인하 공기의 부력차이는 약 1백mg에 해당하게 된다. 여기에 현재의 공기밀도 측정의 계산공식 자체가 상대정밀도 ${10}^{-4}$임을 고려하면 부력차이의 보정정밀도는 0.01mg으로서 1kg비교측정상대정밀도가 ${10}^{-8}$수준에 머무른다.

이러한 문제점들과 관련하여 1980년 국제도량형위원회(CIPM)에서는 관련자문위원회(CCM)를 발족시켜 CCM산하에 국제적으로 우수한 연구기관들이 모여 연구를 수행해 오고 있다. 최근의 연구대상을 보면 원기와 분동의 안정성에 관련된 것으로서 재료의 표면산화 표면흡착 표면거칠기 세척방법 분동재료개발 등이 있고, 부력보정과 관련해서는 고체의 부피측정 공기밀도의 정밀측정 그리고 고성능 질량비교기개발 등 많은 과제가 있다.

한편 도량형관련학자들은 현재 원기에 의한 질량표준을 자연현상에 의한 질량표준으로 대치할 수 있는 방향을 찾고 있으나 아직 뚜렷이 기대되는 방법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의 가능성이 거론되온 것으로는 전류, ${N}_{A}$(아보가드로 상수), 자기부상효과 등이 있으며 이 가운데 비교적 큰 관심을 끌어 온 것이 몰(mole)의 정의와 ${N}_{A}$를 활용한 원자적 질량이다. 만일 ${N}_{A}$의 정밀도가 충분히 높다면 ${N}_{A}$를 이용한 원자질량으로 질량표준의 정의가 가능해진다.

kilogram=${N}_{A}$$\frac{{m}_{c12}}{12}$·${10}^{3}$
단 ${m}_{c12}$는 탄소원자 하나의 질량이다.

그러나 현재 ${N}_{A}$의 상대정밀도가 1ppm인데 비하여 원기의 활용수준은 0.01ppm이기때문에 아직 정밀도면에서 미흡한 상태이다. 만일 ${N}_{A}$의 정밀도가 충분히 향상되면 그 다음에 실현방법이 남게 된다.

1989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도진열
  • 감기술
  • 임재선
  • 정낙삼 전기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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