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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1 첨단 선박들에는 어떤 것이 있나?

바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계속 보여주는 곳. 이 바다를 잘 이용할 새로운 선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인간이 어떤 필요성에 의하여 물위를 타고 건너는 수단, 즉 선박을 만들어 쓰기 시작한 것은 약 6천년전의 일이다.

오늘날 우리 인간이 배를 이용하는 것을 크게 나누어 본다면 두가지로 말할 수 있다.

그 하나는 영리를 추구하는 목적에 선박을 쓰는 경우다. 이들 선박을 상선(Merchant Ship)이라고 하는데 상선에는 화물선 여객선 어선 작업선 등이 포함된다. 거의 모든 선박이 이에 속하고 있으며, 또 배를 건조하여 팔고 사는 행위도 이러한 선박에 한해 자유롭게 이루어지고 있다.

다른 종류의 선박은 군용선(Naval vessel)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각국이 방위목적에 쓰고 있어 그 선박의 설계자, 설계 내용 및 성능 등이 비밀로 되어 있어 알아내기가 어렵고 동맹국의 경우라도 판매나 구입이 용이하지 않다.

선박의 발전은 그 사용 목적에 가장 적합하도록 개량되고, 고도의 성능을 갖춘 배라는 것도 그 목적을 이제까지의 선박이나 타선박보다 더욱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붙여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첨단선박을 그 사용 목적별로 살펴보는 것이 현재와 미래의 조선산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 쓰이는 선박들

인류의 문명이 발달함에 따라 상품과 사람의 이동에 쓰이는 수단의 발달로 보다 많은 양을,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적재가 편리한 교통수단에 의하여 보다 빨리 이동시키는 방향으로 계속돼 왔다. 그러나 이와 함께 운항경비가 과다하지 않아야 한다는 경제적인 관점도 무시할 수 없다.

육상에 의한 교통수단은 적재 또는 탑승이란 측면에서는 가장 편리하지만, 빠르다는 관점에서는 비행기에 뒤질 수 밖에 없고 많은 양을 저렴한 가격으로 운반하는 관점에서는 선박에 뒤진다. 선박이란 운송수단은 세가지 중 속도성과 적재의 편리성에서는 가장 뒤지지만 가장 많은 양을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운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고의 잇점을 지니고 있다.

국제간에 이동되고 있는 화물은 완제품, 반제품 1차산업과 생산된 식량류, 원유 등 에너지자원이 다양하게 있으며, 이들 각각은 운송상의 편의성 때문에 전문 운반선박의 형태로 발달되었다.

■컨테이너선
오늘날 가장 발달되고 체계화된 해상 운송수단이다. 주로 반제품 완제품 등의 제품수송에 쓰인다. 일반화물 수송상 확고한 자리를 굳혔다고 할 수 있는 배이며, 다른 교통수단과의 연결이 편리하므로 더욱 발전될 것이 예상된다. 컨테이너선(Container Ship)의 출현은 불과 20여년전(60년대 후반) 일이지만 현대적 정착화가 가장 발달이 빨랐던 배이다. 이 배가 출현하기 이전에 상품들은 각각의 크기별로 포장되어 그대로 운반되거나, 다시 이들을 사람이 취급 가능한 정도의 큰 상자형 포장 용기에 담아 부두로 운반한 후 커다란 거물망에 담아 하역장치를 이용해 일반화물선의 화물창에 일일이 사람 손으로 적재하였다.  컨테이너라는 것은 우리가 고속도로에서 흔히 보듯이 트럭 1대에 1~2대를 적재할 정도의 커다란 용기이다. 컨테이너는 폭이 2.4m 정도로 도로운송이 가능한 최대폭에 가까우며, 높이는 2.6m, 길이는 약 6m와 12m의 규격품이 주종을 이룬다. 6m 길이의 컨테이너에 화물을 실으면 무게는 약 20t 정도이다. 화물은 생산지에서 직접 컨테이너 속에 적재되고 도로나 철도를 이용하여 컨테이너 부두로 운송되며, 컨테이너 부두에서는 대형의 컨테이너 선적용 특수 기중기에 의하여 한개씩 적재된다. 컨터이너선의 내부에는 컨테이너 크기에 맞는 격납 장치 (Cell Guide)나 체결장치가 있어, 항해 중에 컨테이너가 움직이지 않도록 해준다. 컨테이너는 상갑판 하부의 화물창 (Cargo Hold) 에 너비방향으로 9~10열, 높이 방향으로 7~8단씩 빽빽히 적재된 후 덮개를 덮고 갑판위에 다시 10~12열로 3~5단씩 쌓게 되어 배 1척당 2,000개 정도를 싣게 된다. 최근에는 3,000개 이상을 싣는 파나막스형(파나마운하 통과가능 최대선) 컨테이너선도 경제 선형으로 출현하고 있다.

컨테이너는 많은 짐을 싣는 장점 이외에도 방수형이어서 내부의 상품이 운반도중 바람과 비로부터 보호된다. 또한 직육면체의 대형 규격품이지만 몇층으로 쌓아도 문제가 없는 튼튼한 것이다.

세계 각국에서는 내륙지방과 항구도시의 곳곳에 대형 컨테이너 집하장을 두어 일단 출발항을 떠난 컨테이너선도 중간 항구에 들러, 내릴 것은 내리고 실을 것은 더 실은 후 최종 항구까지 가서 하역하는 운송시스팀을 취하고 있다. 목적지 항구의 부두에서 내려진 컨테이너는 다시 최종 목적지까지 트레일러에 실려 보내진다.

이와 같이 컨테이너선은 일련의 연계 운송시스팀중 가장 장거리 운송을 담당해 주는 것이다. 선박의 속도도 화물선 중에서 가장 빠른 편으로서 보통 18노트(1노트 약 1.8km) 이상이고 25~27노트의 선박도 있다.
컨테이너 내에 담아 운송되는 화물은 전자제품 피복 신발 기계 등 그 속에 담을 수 있는 크기의 물건이면 모두 취급된다. 육류 생선 등 냉동이 필요한 상품은 냉동컨테이너에 넣어 운송되고 있다.

■탱커
유조선이라고도 불린다. 화물을 포장하지 않고(비포장 화물은 Bulk 화물이라고도 함) 운반하는 선박 중에서, 화물을 파이프라인(Pipe Line)을 통과시켜 펌프로 퍼서 선박에 싣고 육지에 부릴 수 있는 화물을 취급하는 선박이다.

원유 운반용 탱커(Tanker)는 이 중에서 가장 큰 선박이다. 보통 20만 적재중량톤을 넘는 것은 VLCC(Very Large Crude-oil Carrier)라고 하고 30만 적재중량톤 이상의 것은 ULCC(Ultra Large Crude-oil Carrier)라고 부르고 있다. 이들 선박은 크기 때문에 고려해야 하는 철강 절감기술 등 몇가지를 제외하면 설계 및 건조 기술이 비교적 단순한 편이다.

경제육 운반용 탱커는 원유를 정제할때 나오는 각종 유류를 전문으로 실어나르는 유조선이다. 이들 유류는 휘발성이 강하고, 부식성이 있어 화재 예방과 화물유창내의 도장(Painting) 기술이 고도로 요구되는 선정이며 선형도 세련된 편에 속한다.

화학제품 운반용 탱커는 석유류 화학물질 외에 화학공업에 쓰이는 각종 휘발성 맹독성 및 폭발 가능성이 높은 화학물질을 운반하는 선박으로 위험물 운반선이라고도 부른다. 이들 선박에 적재하는 모든 화학물질에는 국제 해사기구(IMO : 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에서 I~III등급으로 표시해 두고 있다. 또 특정 화학물질의 위험 예방에 알맞는 취급 수단을 준비해 두지 않은 선박은 그 화물을 취급하지 못하도록 화물별 취급허가증을 발급해 주는 제도도 있다. III급은 비교적 위험성이 가벼우나 I급은 폭발 위험성이 매우 높은 화물이며 지정된 취급 부두에서만 싣고 부릴 수가 있고 관할 감독관청의 감독관이 반드시 입회 후 작업을 실시한다.

규모는 국내 연안의 화학공장간에 운항되는 약 5백t 정도의 선박에서부터 국제간 운항되는 2~3만t급도 있다. 취급 화물의 종류별 특성에 대비한 선원의 취급 안전 규칙도 모두 다르고, 인화성물질 접근엄금 등 조건도 매우 까다로운 것이 많으며, 부식성이 심한 경우는 취급화물차 내부가 전부 평활한 스테인리스강의 면으로 제작하여야 하는 선박도 있다.

액화가스 운반용 탱커는 우리가 현대 많이 쓰고 있는 LPG(프로판가스) LNG(천연가스)를 운반하는 배이다. 이들 가스는 압력 용기 내에서 압축을 가하거나 저온으로 냉각을 시키면 액체로 변하며 그 부피는 수백분의 1로 줄일 수가 있다. 즉 기체상태로 운반하는 것이 너무나 비경제적이므로 반드시 액화상태로 하여 운반하게 된다.

오늘날 원유 개발 과정에서 자주 발견되고 국제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천연가스를 저온액화한 것이 LNG(Liquefied Natural Gas) 인데 이를 운반하는 선박을 LNG 탱커라고 한다. 이 가스는 저온으로만 액화시킬 수가 있고 그 액화 온도는 -162˚C까지 내려간다. 따라서 선박내에 적재되는 천연가스를 이 온도로 액화 저장할 수 있는 모든 시설이 필요하게 된다. 섭씨 영하 162도라는 극 저온을 유지하기 위해 천연가스를 저장 운반하는 용기는 철저한 보온방열 및 냉각시설이 필요하다. 또 액체 표면에서 기화하는 가스는 모아서 재액화(Reliquefaction)시켜 용기에 돌려 보내어야 한다. 따라서 LNG선의 노하우는 방열기술과 냉각기술에 있으며, 방열시공의 방법에 따라 두가시 방식이 있다. 하나는 주 선체 내부에 두꺼운 방열시공을 하고 그 내부에 스테인리스강제의 탱크를 만드는 방법이다. 다른 하나는 스테인리스강제의 대형 용기를 별도로 4~6개(방열 표면의 최소화를 위해 대개 둥근 공의 모양임)를 만들고 그 외부를 철저히 방열 시공한 후 다시 강판으로 외각을 만들어 입힌 형태이다. 전자의 경우는 운항 중 선체에 파괴나 균열이 오지 않도록 선체를 특히 튼튼하게 만들어야 하며, 후자의 경우도 선체 내부와 용기간에 단열과 유연성이 좋게 결합시켜 큰 충격을 막아 주지 않으면 커다란 폭발과 이에 따른 화재로 해상을 불바다로 만들 가능성이 있으므로 LNG선은 현재의 선박 중 가장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배의 하나이다.

현재 LNG선의 경제적 크기는 액체기준 12만5천m³의 것이 일반적이며, 선형은 컨테이너선에 유사하고 선속도 약 18노트 이상이며, 건조비 또한 어떤 종류의 선박보다 많이 든다.

■산적화물선
액체 벌크를 운반하는 탱커선과 달리 고체벌크를 운반하는 선박들을 산적화물선(Bulk Carrier)이라고 한다. 이 종류의 선박은 곡물을 운반하는 파나막스형 산적화물선에 대한 최적 경제선들이 경쟁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외에도 13만~15만 적재중량톤급의 석탄 운반선과 광석 운반선이 있고, 석탄과 광물 두가지를 실을 수 있는 20만적재 중량톤 이상의 광탄선이 간간이 건조되고 있다. 이들 선박은 원자재 곡물 등 1차산업 생산물 운반선으로, 고급화물이 아니므로 선형이 세련되지 못하며 일시에 많은 양을 서서히(선속 13~15노트) 운반하는 형태의 선박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해상작업선
우리가 흔히 보는 해상작업선(Working Vessel)으로서는 항내예인선(Tug Boat)이있다. 큰 것은 3천~4천마력의 엔진을 탑재하여 석유시추선 등의 대형 구조물을 예인하는 대양향해예인선(Ocean Going Tug Boat)도 있다. 해상 작업용으로는 1천5백t 이상의 중량을 들어올릴 수 있는 특수 대형 기중기선, 항만의 준설을 연속적으로 해내는 고속준설선, 해난 사고로 인하여 다량으로 유출되는 유류를 수거해 주는 유수거선, 해상 소방선 등의 작업선이 있다. 또한 해상석유채취지원선(Supply Vessel)이라고 할 수 있는 1천t 내외의 선박이 있다. 이 선박은 석유시추 및 채취공의 설치에 필요한 콘크리트 배합물의 운반에 주로 쓰이는 선박으로 해상석유 채취가 늘어갈수록 수요 증대가 예상되는 배이다.

■쇄빙선
인류가 쓰고 있는 석유를 비롯한 광물자원이 점차 고갈되고 있는 점을 감안, 북극지방에 가까운 선진국들은 그동안 북극해의 유전개발 등 광물자원 개발에 쓰일 능률적인 쇄빙선(Ice Breaker) 개발에 꾸준히 힘을 쏟아 왔다.

영국의 노르웨이 등이 이미 북해에서 유전을 발견하여 석유를 생산하고 있는 현재 쇄빙선은 필수적인 선박이 되었다. 최근에는 선박의 선수 어깨부에 특수 대형 리머(Reamer)를 부착하여 1.8m 두께의 해빙을 약 3노트의 속도로, 32m 폭의 수로(Channel)을 개척하며 진행할 수 있는 쇄빙선까지 출현하게 되었다. 이 선박은 극지 자원개발과 함께 보다 고도화 될 것으로 예측된다.

■특이한 어선
원양선망어선(Purse Seiner)은 구미지역에서 주로 사용하던 어선인데, 세계 각국이 자국연안 2백해리까지 경제수역으로 선포함에 따라 원양어장에서의 조업활동 해역을 상실한, 우리나라 대만 일본 등이 최근 원양어업용으로 많이 이용하고 있다.

참치류에 속하는 가다랭이과의 생선은 대양을 떼지어 다니며 서식한다. 이때 한무리의 참치를 모두 잡을 수 있다면 무게로 수백t씩 된다고 한다. 이를 포획하는 선망어선에는 높은 망대가 있어, 먼 망망대해에서 놀고 있는 참치떼를 게속 관찰하거나 탑재하고 있던 헬리콥터를 보내어 참치떼를 찾게 한다. 일단 한 떼의 참치떼가 발견되면 선망어선은 전속력으로 그곳에 접근한 후 탑재되어 있던 3~4척의 쾌속 소형정을 보내어 일단 고기떼가 흩어지지 못하게 주위에서 원을 그려막는다. 다음에 스킵 보트(Skiff Boat)라는 본선의 선미에 탑재했던 보조정으로 하여금 가로 2~3천m, 세로 2~3백m쯤 되는 장방형의 대형 그물의 끝을 잡고 있게 하고, 본선은 고기떼 주위를 돌며 그물을 친다. 그물 작업이 끝나면 퍼스 윈치(Purse Winch)로써 그물 아랫단의 줄부터 급속히 조여서 물고기를 포획하는 데, 조이는 시간이 빠를수록 아래로 빠져나가는 참치가 줄어들며 성능이 우수한 경우 불과 20~40초만에 이 작업을 마친다. 다시 윗 그물도 조여 생선떼만이 와글와글하는 그물덩어리를 뱃전 가까이 끌어 당겨, 잡은 참치를 대형 족자를 이용해 선내에 퍼올림으로써 한번의 어획작업이 끝나는 것이다.

원양 오징어 채낚기 어선 또한 일본 우리나라 대만 등이 주로 참여하는 어업이다. 개발된 오징어 어장은 뉴질랜드 근해와 남미의 아르헨티나 근해에 있는 포클랜드섬 주우.

이 어법은 어선(총톤수 1천t급 이상) 상갑판의 불워크(Bulwark, 난간) 주위에 50~70대 정도의 자동조상기(자동 오징어 낚시기)를 단식과 복식으로 배치해 두고, 오징어 유인용 집어등을 휘황찬란히 밝힌 후 브리지에서 누름 단추의 조작으로 자동으로 낚아 올리는 방식이다. 낚은 오징어는 감아올리는 낚시 드럼의 회전으로 자동으로 배안으로 떨어지며, 물이 흐르는 홈통을 통하여 어창으로 흘러 들어가서 사람에 의해 선별되고 급속 냉동 보관된다. 포클랜드 어장의 경우 많이 어획될 때 하루에 1척의 어선이 1백~2백t의 어획을 올리는 때도 있다고 한다. 1천t급 어선 수백척이 불야성을 이루며 1척당 수십개의 수은 집어등을 밝히고 고기를 잡는 장면은 실로 장관이라고 한다.

■로로선
로로선(Roll-on Roll-off Vessel)은 유럽지방에서 많이 쓰이며 선박에 자동차 트럭 트레일러 등을 혼재하여 싣고 바다를 건너 타국이나 타지역에 옮겨 주는 선박이다. 로로선은 선미나 선수, 선측에 대각선 방향으로 차량이 올라가는 램프(배에서 부두로 향하여 뻗칠 수 있는 다리)를 설치해 두고 있어 차량이 스스로 배애 올라가도록 한 것이다. 적재 속도가 빠르며, 어떤 종류의 차량도 실을수 있는 점이 장점이며, 컨테이너 부두가 발달되지 않은 항구에는 컨테이너 적재 트레일러로 신속히 화물을 수송할 수도 있다.

개발중인 첨단선박들

재래식의 배수형 선박은 아르키메데스의 원리에 따라 물속에 잠긴 자신의 부피만큼 부력을 받고 떠 있다. 선박은 항해할 때 우선 파도를 일으켜 조파저항이 발생하고 선체와 물의 마찰력에 의한 마찰저항도 매우 큰편이다. 선박이 받는 저항은 공중을 날으는 비행기나 육상을 달리는 자동차와 기차가 받는 공기 저항의 약 8백배에 달한다. 그러므로 속도를 높이기 위해 추진기관의 마력을 증가시켜 속력향상의 효과가 극히 적을 수 밖에 없다. 즉 속력을 증가하는 데 소요되는 마력은 속력 증가의 세제곱에 비례하는 양이 필요하게 된다. 또한 비교적 소형의 선박으로 높은 속력을 내려면 큰 마력의 엔진이 필요하게 되는데, 너무 큰 엔진은 그 선박에 들어가지도 않을 뿐더라 엔진이 너무커서 무거우면 선속이 올라가지도 않는다.

따라서 조선기술자들은 다른 효과의 도움을 받거나 어떤 저항요소를 줄여서 선박의 속력을 늘이는 방향으로 노력을 기울여왔다. 현재 개발중이 이러한 선박들을 알아본다.

■수중익선
수중식선(Hydrofoil Vessel)은 고속정형의 세련된 선체 앞뒤에 각각 1개씩의 커다란 날개를 달고 있는 선박이다. 이 날개는 포일(Foil, 비행기 날개 단면과 유사하며 앞뒤 끝이 칼날 같이 얇은 단면)이라는 단면을 가진 것으로 선체의 밑에 붙어 있다. 일단 선박이 달리기 시작하여 선속이 어느 속도에 이르면 이 날개는 부딪치는 물의 힘에 의해 선체를 물 위로 들어 올리는 양력을 받기 시작한다. 고속으로 될수록 양력은 더욱 커지며 선체는 완전히 물 위로 나온 상태가 되어 포일과 프로펠러만을 물속에 잠긴 채 달릴 수가 있게된다. 따라서 선체가 물속에 잠겼을 때의 조파저항과 마찰저항은 없앨 수 있고 다만 물속에 잠긴 포일이 받는 조파저항과 마찰저항만을 받아 빨리 달릴 수가 있게 된다.

이 원리는 이미 약 1백년전에 발견되었고 소형 시험정도 발표돼 그 사실을 실증시켰다. 오늘날 이 원리를 이용한 선박은 세계 각국에서 연안용 소형 객선으로 활용되고 있다. 현재 약 1백명의 승객을 태우고 40노트로 달리는 수중익선이 있으며, 프로펠러 추진 대신 앞뒤 포일의 하부에 워트제트 노즐을 설치한 개량형(Jetfoil)도 출현해 250명의 승객을 태우고 112t의 배수량으로 40노트의 속도로 달리고 있다.

소련 미국 이탈리아 등에서는 물속에서 달리는 조건을 개선할 수 있는 이러한 잇점 때문에, 고속정이나 고성능 군함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보다 대형의 수중익선 개발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수중익선


■공기 부양선
공기 부양선(Air Cushion Vehicle)은 수상은 물론 육상, 늪지대 등을 길이 아니더라도 바닥면만 있으면 날아 다닐 수 있고, 2m높이 정도라면 수목림 위로도 갈 수가 있다. 이 배는 배밑부분의 바닥면, 즉 수면위에 압축공기를 쏘아 반작용으로 선체가 공중에 떠있는 상태에서 공중 프로펠러나 수중 프로펠러 또는 엔진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이 배 역시 공기저항밖에 받지 않으므로 추진이 쉬워져 훨씬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

이 선박은 1백노트 이상(185km/h)의 고속이 가능하며, 여객 차량 컨테이너 등 고급화물 수송이나 고속정 상륙정 등의 군용선으로 활용키 위한 연구가 미국 영국등에서 이뤄지고 있다.

■최소 수선면 쌍동선
선형의 고속화 시킬 때 조파저항은 물과의 마찰에 의하여 일어나는 마찰 저항보다 상대적으로 훨씬 커지게 된다. 이 조파저항을 최소로 줄이려면 선체가 만나는 면적을 최소로 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러한 원리를 활용하여 쾌속 선박을 만들어 내려는 노력으로 나온 것이 최소수선면 쌍동성(SWATH, Small Water-plane Area Twin Hull) 이다. 현재 미국해군을 비롯, 영국 소련 일본 등에서 한창 개발이 진행중이다.

선박의 모양은 넒은 갑판을 가지고 상부선체를 가느다란 지주(Strut) 2쌍이 받치고 있는 아래에 잠수함 모양의 2개의 정확히 수선과 한곳에서 만나게 하고 있다.

이 배는 갑판 면적을 넓게 가질 수 있어 여객선 컨테이너운반선 해양조사선 등에 활용하기 쉽고 큰 갑판 면적이 필요한 군용선(항공 모함등)에 활용될 수 있어 방위산업용으로도 유용하리라 생각된다. 현재 일부 여객선과 해양조사선에 이용 중이다.

■해양개발 잠수정
잠수정이 수심이 깊은 해저에 들어가서 이상없이 활용하기 위해서는 내부에 타고 있는 사람이나 기계를 보호하고 있는 선체가 압력에 충분히 견디어야 한다.

해양개발을 위한 잠수정의 동력원은 육상에서 충전하여 잠수정의 옆구리 등에 달고 들어가는 축전지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심해일수록 어둡기 때문에 밝은 조명이 필수적이며, 속력을 높이고 작업용 기계손(Manipulator) 등으로 많은 작업을 할수록 대용량의 축전기가 필요하나 아직 획기적인 대용량의 축전지는 개발된 것이 없어 잠수정의 수중 최고 속도는 3~4노트가 고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기계연구소 대덕선박분소가 개발한 잠수심도 250m급 3인 승선의 잠수정이 제작되어 사용되고 있다.

잠수깊이는 6천~8천m까지 잠수할 수 있는 것이 나와 있으나 최근에는 사람이 타지 않고 수상의 모선에서 원격조종으로 조사 시료 채취 및 수중작업을 하도록 조종하는 형(RVC : Remote Controlled Vehicle)이 집중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선박연구소에서 개발한 해양개발잠수정


미래의 선박들

■바닥효과비행정
일명 WIG(Wing-in Ground Effect Machine)라 부르는데 배라고 하기 보다 주로 수면 위를 날아다니는 초저공 비행정이라고 불러야 할 기계이다. 비행기 형체의 기체가 해면에 닿을락말락한 높이로 날고 있으며 비행체와 해면사이에는 비행체 상부보다 상대적으로 짙고 밀도가 높은 공기가 끼워져 강한 에어 쿠션 효과가 생기고 이 효과에 의해 양력이 발생한다.

고공을 날으는 비행기처럼 높이 올라가지 않기 때문에 이륙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절약되고 연료비가 적게 들면서도 그 속도가 수상을 달리는 물체로서는 획기적인 것이 되리라는 예상이다.

이 비행체는 1930년 핀란드의 기술자 '카아리오'(Kaario)씨에 의해 처음으로 만들어 졌고, 서독을 비롯하여 소련과 미국이 60년대 중반부터 1천t이상의 무게에 4백 노트까지 낼수 있는 WIG개발 계획서를 만들어 놓고 실용화를 위한 연구와 실험에 몰두하고 있으나 상세한 것은 비밀에 싸여 알 수가 없다.
 

WIG선


■초전도전자기추진선
MHD(Magnetohydrodynamics, 자기 유체역학)식 추진스시팀이라고도 하며, 종전의 선박 추진방식인 스크루 프로펠러나 하이드로 제트 등과 같이 물을 기계적으로 밀어서 구동하는 것이 아니다. 이 배는 새로운 원리인 전자기력을 이용, 기계적 추진기에서 고속을 낼 때 필연적으로 대두되는 캐비테이션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보다 고속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기본 원리는 '플레밍의 왼손법칙'이라 불리는 모터의 원리를 선체에 응용하여 물 그자체를 레일로 삼아 달리는 선형(Linear) 모터 구동이라 할 수 있다.

배의 바닥에 여러 쌍의 강력한 코일을 배열하고 그 코일의 열에 대해서 90도 상태로 플러스와 마이너스 전극도 여러 열을 배열하여 이들 모두에게 전류를 흘린다. 그렇게 하면 전장과 자장 크기의 곱에 비례하는 전자력이 그 두 장치와 직각 방향으로 발생하여 배가 추진된다. 이 때 사용하는 코일로서 초전도체를 쓰면 저항 없이 전류를 계속 흘리고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의 부력이 지원되는 충전회로의 초전도 전자기 추진선은 자기 부상 열차와 유사한 방법으로 선박이 추진되는 것이다.

현재까지 일본에서 ST-500이란 소형 모형선을 만들어 시험한 예가 있으며 계속하여 1만2천t급 쇄빙선 설계를 해 두고 연구를 계속하고 있고, 미국 등도 연구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MHD 추진 시스팀이 완전히 실용화가 되려면 상온에서 초전도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신소재의 개발, 해수에 전류를 통함으로써 발생하는 염소의 흡수 처리, 선내 자장에의 영향 처리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수없이 남아있다. 그러나 이 추진기술이 완성되면 항공운송에도 대항할 수 있는 새로운 운송 형태로 될 가능성이 있는 획기적인 것이다.

■잠수 탱커
석유 자원이 점차 고갈되면 북극이나 남극의 지하에 많이 매장되어 있다고 보는 석유를 인류가 채취해야 할 시기가 올 것이다. 이때 이에 적합한 수송수단인 극지 유조선(Polar Tanker)이 필연적으로 필요하게 될 것이고 해빙으로 덮여 있는 극지방에서 운반해 오려면 수중을 통한 수송이 필수적인 수단이 되어 잠수 탱커(Submersible Tanker)가 출현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 탱커는 현재로서는 원자력 추진이어야만 가능하다.

선체를 고속으로 추진하려면 조파저항을 경감시켜야 효율적인데 잠수 탱커는 물속을 항해하기 때문에 유리하다. 잠수탱커로 실어온 원유는 최근 일고있는 원자력반대운동 때문에 해상 비축 기지에만 정박이 가능하리라 예상된다. 이에따라 원자력 안전 기술도 함께 발전되고, 상선에도 영향을 주는 잠수원자력상선의 시대가 올것이라는 예측도 해 볼수 있다.

1989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서상원 기술정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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