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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지 않게 탄산음료를 따려면??

더운 여름에는 체액이 땀으로 많이 빠져나간다. 이럴 때 우리는 수분 보충을 위해 음료수를 찾는다.

필자가 지난해 5월호에서 시중에 파는 음료수들의 산도와 당도를 측정했을 때, 콜라는 pH2.2에 10.9%의 당도를, 사이다는 pH2.72에 10.6%의 당도를 가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콜라나 사이다의 산도는 식초음료(pH3.24)보다 높고, 당도는 이온음료나 아미노업
같은 기능성 음료에 비해서 거의 2배 가깝게 높았다.

하지만 아무리 산도와 당도가 높다 해도 더운 여름날 톡 쏘는 시원한 탄산음료 한잔의 맛은 정말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다. 게다가 뚜껑을 ‘펑~’하고 따는 순간의 상큼한 기분은 다른 음료를 마실 때는 느낄 수 없는 보너스다.

탄산음료의 뚜껑을 딸 때는 늘 약간의 소리와 함께 거품이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다. 뚜껑을 딸 때 압력이 감소해 음료에 녹아있던 이산화탄소의 용해도 또한 같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탄산음료의 화학반응식은 다음과 같다.



이산화탄소가 많이 녹아있는 탄산음료의 뚜껑을 딸 때 음료가 팍 튀어 나오는 경우가 있다. 특히 콜라처럼 색이 진한 음료가 흰 티셔츠 같은 곳에 묻기라도 하면…스타일은 그날로 꽝이다. 어떻게 하면 탄산음료가 튀는 것을 막을 수 있을까.

그 전에 온도와 압력에 따라 달라지는 기체의 용해도를 알아보자. 뜨거울수록 더욱 많이 녹는 고체와 달리, 이산화탄소 같은 기체는 용해도가 온도와 반비례한다. 한편 압력이 높을수록 기체는 더욱 많이 녹기 때문에 압력과 기체의 용해도의 관계는 비례라고 표현한다.



온도가 아주 낮고 움직임이 없는 상태는 이산화탄소가 잘 녹아있을 수 있는 조건이기 때문에 뚜껑을 따도 별로 튀지 않는다. 하지만 무더운 여름 날씨에 냉장고에서 탄산음료를 꺼내면 꺼낸 순간부터 급격히 온도가 높아지기 시작하는데다 흔들흔들 하면서 탄산음료를 들고 가면, 이산화탄소가 녹아있지를 못하고 한 번에 위로 올라오게 된다. 물에 녹지 못해 기체 상태로 튀어나오는 이산화탄소는 물보다 밀도가 작기 때문에 위로 위로 올라온다.

이런 상황에서 뚜껑을 딸 때 음료수가 마구 튀어 나오게 만드는 것은 병이나 캔 내부의 위쪽 빈 공간에 있는 이산화탄소가 아니라, 완전히 위로 올라오지 못하고 탄산음료 속에서 기포를 형성하고 있는 것들이다. 뚜껑을 따는 순간 병 또는 캔 내부의 압력이 감소하면서 이산화탄소가 더 이상 녹아있지 못하고 튀어나오게 된다.

손가락으로 튀기거나, 얼굴에 갖다 댄다!

일단 물리적으로 탄산음료가 튀는 것을 막는 방법은 간단하다.

뚜껑을 따기 전에 손가락으로 음료의 병이나 캔을 톡톡 튀겨보자. 그러면 기포상태로 있던 이산화탄소가 위쪽 빈 공간으로 밀려 올라가기 때문에 음료가 덜 튀게 된다.

또 하나의 방법은 표면온도가 약 34℃정도 되는 얼굴에 캔이나 병을 갖다 대는 것이다. 얼굴과 접촉한 부분으로 열이 전달되면 온도가 높아져 기체의 용해도가 낮아진다. 이 역시 튀어나오기 직전 상태의 이산화탄소를 위쪽 빈 공간으로 이동시키기 때문에 음료수가 튀지 않게 된다.

그런데 왜 얼굴이어야 할까? 그냥 손으로 감싸면 안 될까? 물론 손바닥으로 감싸도 괜찮다. 그러나 필자가 관찰한 결과 대부분의 사람들은 얼굴표면의 온도가 손바닥 표면의 온도보다 2℃정도 높았다. 빠른 시간 내에 기포를 위쪽으로 밀어 올리기 위해서는 손바닥 보다는 온도가 상대적으로 더 높은 얼굴에 갖다 대는 것이 더 낫다.




탄산음료는 뜨거워져도 폭발하지만, 얼어도 폭발한다.

한 TV프로그램에서 아주 무더운 여름에 차 안에 두었던 탄산음료가 폭발하는 것을 보여준 적이 있다. 탄산음료는 주변 온도를 심하게 높여주면 이산화탄소가 한번에 빠져나오면서 내부기압을 견디지 못해 폭발한다. 하지만 반대로 얼어도 폭발할 수 있다.

냉장실에 두었던 탄산음료가 폭발한 것을 본 적 있는가. 냉동실이 아니고 냉장실에서 말이다. 원래 냉장실의 온도는 4℃ 정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평소 이렇게 음료가 얼지는 않는다. 하지만 냉장실의 냉기는 위쪽에서 나오기 때문에 냉장실의 윗부분에 음식물을 두면 온도가 지나치게 내려가서 가끔 어는 경우가 있다.

물은 얼면 물 분자들 간의 독특한 결합구조 때문에 육각형의 빈 공간이 생기면서 부피가 액체상태일 때보다 약 1.1배 늘어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탄산음료도 대부분이 물로 이뤄져 있으므로 물이 얼면서 부피에 변화가 생겨 캔을 터뜨리는 원인이 된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물이 얼 때 빠져나온 이산화탄소와 그로인한 캔 내부 기압의 증가이다. 물에 다른 물질이 녹아있으면 물이 얼 때 물 분자들끼리만 모여 얼음결정을 이루려 하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생긴다.

물 분자들끼리 모여서 결합한다는 사실은 반쯤 얼린 이온음료를 먹어보면 알 수 있다. 꽁꽁 얼은 뒤 반쯤 녹은 상태라도 좋다. 언 부분이 남아있을 때의 음료의 맛은 매우 진하지만, 얼음이 다 놓은 뒤에는 싱겁다. 이는 물 분자들끼리만 모여 얼음결정을 만들다 보니
얼음 속에 포함되지 못한 이온음료 속의 염화이온, 나트륨이온, 마그네슘이온 등은 용액 속에 더 높은 농도로 남아있게 돼 생기는 일이다. 탄산음료에서도 얼음결정에 포함되지 못한 이산화탄소가 빠져나오면서 높아진 기압을 캔이 견디지 못하고 음료가 폭발적으로 튀어나가게 된다.

음료수 캔에는 알루미늄도 있고, 철도 있고!

음료수 용기 중에는 좀 더 얇고 바스락거리는 알루미늄 캔과 좀 더 두껍고 묵직한 철 캔이 있다. 어느 것이 알루미늄 캔이고, 어느 것이 철 캔인지 잘 모르겠다면 일단 자석을 붙여보자. 자석이 철커덕 달라붙는 캔이 철 캔이다. 자석은 모든 금속에 붙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철과 니켈 같은 일부 금속에만 붙는다.

아니면 기압실험을 통해 두 캔의 차이를 찾아보자. 캔 속에 소량의 물을 넣고 끓이다가 테이프로 밀봉하면 캔 속에 가들 찼던 수증기가 식으면서 물로 변한다. 이때 부피가 1/1700 정도로 줄어드는데 이 때문에 캔 속의 기압이 매우 작아진다. 상대적으로 커진 지구의 대기압이 캔을 모든 방향에서 눌러 캔에 손을 대지 않아도 캔이 팍팍 찌그러진다. 철 캔은 알루미늄 캔에 비해 단단하기 때문에 잘 찌그러지지 않는다.

<;실험 따라하기>;

● 실험 준비물
철 캔과 알루미늄 캔(맥주 캔은 거의 알루미늄 캔이다), 알루미늄테이프, 두꺼운 면장갑, 가스레인지, 소량의 물, 쇠 젓가락

● 실험 방법
① 쇠 젓가락을 가스레인지 위에 올리고
철 캔과 알루미늄 캔을 그 위에 얹는다.
② 물을 캔의 1/10정도 붓고 끓인다.
③ 물이 끓으면 가열을 중지하고, 캔의 윗부분을 알루미늄테이프로 막는다.
④ 캔의 부피변화를 관찰한다. 철 캔과 알루미늄 캔의 찌그러지는 속도와 모습을 비교한다.

● 실험 결과
캔 내부와 외부 사이의 기압차로 인해 캔이 찌그러진다.

● 실험 시 유의할 점
① 금속제품들은 매우 뜨겁게 달궈진 상태인데도 만져보기 전에는 그렇게까지 뜨거운 줄 모를 때가 있다. 이 실험은 화상의 위험이 있으므로 반드시 두꺼운 면장갑을 끼고 실험한다.
② 기압과 관련해 실험할 때는 바늘구멍처럼 미세한 틈만 존재해도 실패한다. 캔의 윗부분은 틈이 생기지 않도록 테이프로 꼼꼼히 막아준다.

알루미늄캔으로 만든 모자!

알루미늄은 철보다 이온화 경향성이 크다. 이온화 경향이 큰 금속은 반응성이 크기 때문에 공기 중의 산소와 잘 반응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알루미늄이 철보다 잘 산화되지는 않는다. 이는 산화알루미늄피막 때문이다.

알루미늄은 공기와 접촉하면 아주 급속히 산화하면서 산화알루미늄이 된다. 그런데 산화알루미늄은 산화철과 달리 결정들 사이의 틈이 조밀하고 견고하기 때문에 일단 바깥쪽에 산화알루미늄이 생기고 나면 안쪽의 알루미늄은 산소로부터 보호를 받는다.

따라서 산화알루미늄피막 덕분에 산소와 반응이 늦어진 알루미늄은 오히려 철보다 늦게 산화된다.

베트남의 길거리를 걷다보면 음료수 캔을 재활용해 만든 모자를 판매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모자의 소재는 모두 알루미늄 캔이다. 베트남처럼 기온과 습도가 높은 곳에서는 금속의 산화가 빨리 진행되므로 그곳에서 철 캔으로 만든 모자를 쓴다면 금방 빨간 산화철로 변해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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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최은정 · 이화여대 과학교육과 겸임교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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