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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의 예측과 이에 따른 예방 5년이내 가능할 듯

누가 암에 취약하며, 그 암이 양성(良性)인지 악성인지 미리 판별할 수 있게 될 듯.

지난 수년간 연구자들은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바뀌는 데 있어 일부 유전자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연구를 계속해 왔다. 아울러 특정 암에 걸리기 쉬운 사람이 따로 있을 것으로 추정, 암환자의 유전자를 면밀히 관찰했다. 또 발생한 암이 몸안의 특정 부위에만 머물 것인지. 아니면 몸 전체로 퍼져나갈 것인지를 유전자의 변화라는 힌트를 통해 알아내려고 시도하고 있다.

만약 이 연구가 성과를 거둔다면 암의 진단과 치료에 획기적인 기여를 할 것은 틀림없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3~5년 이내에 이같은 일이 실제로 가능해지리라고 입을 모은다. 즉 의사는 지원자의 세포내에 있는 유전자를 관찰, "당신은 어떤 암에 걸리기 쉽다" "당신 몸안의 암은 양성(또는 악성)이다"라는 말을 들려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만약 A라는 암에 걸리기 쉬운 사람으로 판명되면, 그 사람은 A암에 걸리지 않기 위해 뭔가 노력을 할 것이다. 이를테면 특정 암을 사전에 대비한다는 얘기인데 이는 매우 중요하다. 예컨대 폐암에 감수성이 높은 것으로 판명된 골초아저씨에게는 담배를 끊는 데 더없이 좋은 동기가 된다.

암이 국소부위에 머물 것인지(양성 암), 온 몸에 퍼질 것인지(악성 암)를 알아낼 수 있다면 치료에 결정적인 도움이 된다. 양성이라면 수술이나 방사선치료로 간단히 끝낼 수 있지만 악성이면 자체 위험성이 큰 화학요법(항암제 투여)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유전자 연구는 어린이들에게 드물게 발생하는 특정 암을 대상으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유전자의 변화상태를 설명하기 까다로운 일반적인 암에 대해서도 연구를 하고 있다. 현재 결장암(대장암의 하나)과 폐암에 관한 연구가 가장 많이 진척돼 있고 유방암에 대한 연구도 비교적 활발하다. 관련 전문가들은 그 밖의 다른 암에 대해서도 같은 방식으로 접근해 들어가고 있다.

미국 국립암협회의 '사무엘 브로더'박사는 이 연구에 크게 고무돼 관련 위원회를 조직할 것을 제안해 놓고 있다. 브러더박사는 "암연구에 있어 매우 유익하고 흥미로운 정보를 가져다 줄 것이다. 지난 18년간 계속된 국립암프로그램에서 이룬 가장 놀라운 업적 중의 하나다"라고 이 연구를 극찬한다.

또 미국 국립암협회의 한 분과 위원장이며 유니폼드 서비스대학이 의학교수인 '존 민나'교수는 "임상적인 활용이 눈 앞에 왔다" 고 주장, 머지않아 실제로 병원에서 사용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신중하게 대처해야···

그러나 일부 연구자들은 '성급함'을 경고하고 있다. 임상적인 활용에 앞서 '예언'이 가져다 줄 파문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것.

캘리포니아대학(어빈소재) 미생물 및 분자유전학과 교수인 '에릭 스탠브릿지'씨도 "놀랍고 가슴 설레는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나의 그간의 경험은 이런 일일수록 좀더 신중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고 '신중론'을 대변했다.

암전문가들은 개인적인 암위험도 평가는 윤리적인 문제가 뒤따른다고 지적한다. 민나박사는 "과연 유전적으로 확실한 미래의 암환자를 가려낼 수 있을까?"하고 반문하면서 이 문제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보다 실제적인 문제도 남는다. 예컨대 특정 암에 걸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결받은 사람은 생명보험에도 들기 어려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취업도 힘들 것이도 승진도 뒤처질 게 분명하다.

그러나 이 작업 성공의 '선물'이 너무 크기 때문에 유전자 연구는 앞으로 계속돼야 한다는 것이 관련 학자들의 일치된 견해다.

최근 몇달 동안 존스 흡킨스 대학의 '버트 보겔스타인'박사와 유타대학 의료진들은 4~6개의 유전자가 정상괘도를 벗어나기만 하면 거의 틀림없이 결장암에 걸린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민나박사 연구팀은 10~15개의 유전자가 변이를 일으켰을 때 폐암의 일종인 소세포폐암이 유발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소세포폐암은 폐암의 약 20%를 차지하는데 미국에서만 매년 3만5천~4만명이 고통받고 있는 병.

또 UCLA의 '데니스 슬라몬'박사는 유방암도 유전자 변이의 결과로 발병한다고 주장한다. 슬라몬박사에 따르면 유방암이 몸암의 다른 부위로 퍼질 것인가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한다.

이처럼 이 방면엔 상당한 연구가 진행중이다. 그중에서도 결장암에 관한 연구가 선두주자. 보겔스타인박사팀은 정상의 결장세포가 종류(腫瘤·polyp)로, 다시 암세포로 바뀌는 과정을 유전자를 통해 설명할 정도이다.

유전자가 변이를 일으키는 것은 개개의 세포가 음식이나 물 등에 함유된 발암물질에 의해 산발적인 손상을 입기 때문. 한개의 유전자가 변화하는 것은 크게 문제될 바 없으나 변화들이 모여 '대군'이 될 때 암이라는 치명타가 되는 것이다.

결장암에 이르는 첫번째 단계는 인간이 46개의 염색체중 5염색체의 탈이다. 즉 5번 염색체가 없어지는 것이다. 5번 염색체는 세포의 성장속도를 늦추는 일종의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데 이것이 사라졌으니 세포는 급속도로 자라게 된다. 보겔스타인박사가 그리고 있는 발암(發癌)구도도 바로 이 탈(脫)브레이크.

2단계는 17, 18번 염색체가 사라지는 것이다. 역시 성장브레이크 기능을 가진 17, 18번 염색체가 실종, 세포는 점차 정상을 잃어가다 마침내 암세포에 이르게 된다는 것.

물론 모든 결장암이 이같은 단계를 따르지는 않지만 거의 대부분은 이 공식에 적용된다는 게 보겔스타인박사의 얘기.

보겔스타인 연구팀과 유타대학 '레이 화이트'교수팀은 유전적 변이가 더 많이 진행되면 암은 몸의 다른 부위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온몸으로 퍼져간다는 것이다. 대체로 4개 이하의 유전자에만 변이가 있으면 결장암이 결장 부위에만 영향을 미치게 되나, 6개이상의 유전자에 변이가 발생하면 결장암은 온 몸에 퍼진다는 관련 학자의 중론이다.

온 몸에 퍼지는데 더많은 변이가 필요한 까닭은 그것이 결장을 벗어나 우리 몸의 교통수단인 혈류(血流)를 타는데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또 이 새 변이는 낯선 부위에 간 암세포에 혈액을 공급, 자생력을 얻게 해주기도 한다.

화이트박사팀은 가족 종류증(familial polyposis·선척적으로 5번 염색체가 없는 사람들이 걸린다)이 유전된 사람들은 결장암에 걸릴 확률이 높음을 밝혀 냈다.
 

암세포로 변하는 과정^정상적인 결장(結腸)세포의 5번 염색체가 사라지면 암으로 가는 첫번째 단계를 맞는다. 이어 18번 염색체가 없어지면 종류가 커지기 시작한다(2단계). 그 다음 17번 염색체가 자리를 비우면 암은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이렇게 발생한 암세포의 유전자가 더 손실되면 치명적인 악성암으로 돌변, 온 몸에 퍼지게 된다.


폐암은 거의 치명적

한편 보겔스타인박사는 혈액세포를 관찰하면 결장암에 감수성이 큰 사람들을 가려 낼 수 있다고 말한다. 즉 결장에서 유래한 비정상 단백질을 혈액소에서 찾아냄으로써 개인의 감수성 정도를 읽어낸다는 것이다.

소세포폐암연구에 주력한 민나박사팀도 보겔스타인박사팀의 연구결과와 크게 다를 바 없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여기서 한가지 주목되는 점은 폐암은 거의 예외없이 10~15개의 유전자 변이 결과,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왜 폐암을 치료하기 어려운가"를 설명해준다고 민나박사는 지적한다.

또 그는 폐암환자는 선척적으로 한개 이상 유전자를 갖고 있을지 모른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

"이상 유전자를 지닌 사람들은 반드시 금연을 해야 한다. 아무리 조기진단 조기치료를 했다 할지라도 폐암환자의 치료율은 1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척적 이상자들에 대한 반(反)흡연 반라돈(radon) 반석면운동을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민나박사는 엄중히 경고한다.

분자생물학자들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한 암세포에서 찾을 수 있는 유전자는 다른 부위 암세포의 유전자에서도 발견된다고 한다. 이는 폐암에 걸릴 소지가 높은 사람은 장암에도 걸리기 쉽다는 얘기다.

"만약 당신이나 당신의 가족이 페암에 걸렸던 적이 있다면 다른 암에 걸릴 가능성도 보통 사람의 2~3배나 된다"고 민나박사는 말한다.

1989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뉴욕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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