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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조

가장 크고 빨리 달리는 새

 

긴 다리, 2개의 발가락, 우아한 꽁지의 소유자인 타조는 지상의 최대 거조(巨鳥).


현재 지구상에 살고 있는 동물가운데 가장 큰 포유류가 코끼리라면 조류중 가장 큰 새는 타조이다.

조류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2억년전이다. 당시 오랫동안 번성했던 파충류의 일부가 분화되면서부터였다.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는 가장 오래된 새는 이른바 시조새(始祖鳥)다. 이 새의 화석은 약 1억5천만년 전의 지층에서 발견됐다.

시조새다음으로 오래된 새의 화석은 약 1억2천만년 전의 지층에서 2~3종이 발견되었다. 이어 8천만년 전인 백악기 후기의 지층에서도 약 20여종의 조류 화석이 나왔다.

이 화석조(化石鳥)들은 시조새와는 달리 파충류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 주었다. 어디로 보나 조류의 생김새였던 것이다.

또 6천만년 전에는 지금의 조류와 흡사한 화석조가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2천2백만년 전엔 대표적인 물새가 모두 나타났다. 동시에 꿩 독수리 올빼미 코뿔새 등도 등장했다.

1천1백만년 전엔 모든 새들이 지구상에 출현했다. 그로부터 지금까지 약 8천6백종의 조류가 출몰을 계속하고 있다.

화석을 통해 보면 현재는 멸종됐으나 가장 컷던 지상성(地上性) 조류는 마다가스카르섬에 살았던 ‘에피오루니스’와 뉴질랜드에서 서식한 ‘모아’라는 새였다.

‘에피오루니스’중 가장 큰 것은 체중이 4백40kg이나 됐고 ‘모아’는 몸 높이가 3m를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타조


날지 못하는 새들

이들 조류가 멸종한 이후 오늘날까지 발견된 것중에서 가장 큰 새가 바로 타조다. 타조 수컷중 큰 놈은 몸 높이가 2.5m 체중이 1백50kg이나 나간다.

우리들은 새라고 하면 푸른 창공을 훨훨 날아다닐 수 있는 동물을 연상한다. 따라서 타조 역시 날 수 있으리라고 여기고 있다. 그러나 타조는 날지 못하는 새 가운데 하나이다.

날개가 있는 야생조 중에서 날지 못하는 새는 타조말고도 많다. 에뮤 화식조 레아 키위 등이 바로 날지 못하는 새들이다.

학자들은 이 새들이 날거나 헤엄치지 못하는 대신 뛰는 장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주조류(走鳥類)라고 부르고 있다. 보통 새들은 가슴뼈에 알찬 힘살이 붙어 있어 그 힘으로 날개를 쳐서 하늘로 난다. 그렇지만 이 주조류는 가슴살이 적어 자신을 하늘로 띄울만한 힘이 없다.

흔히 책이나 동물학 강의 시간에 “주조류는 날개가 퇴화하여 날 수 없다”고 배워왔지만 타조의 예에서 보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타조는 날개를 펼칠 수 있을 뿐아니라 땅 위를 뛸 때 몸의 균형을 잡는데 날개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타조(駝鳥)의 혁명은 Struthio camelus. 타조는 타조목(目) 타조과(科)에 1종이 있을 뿐이나 지리적으로 분류된 6아종이 있다. 그중 아라비아 타조는 제2차세계대전중 아랍인에 의해 식용으로 희생된 놈이 ‘최후의 한 마리’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대공원에는 8마리의 타조가 넓은 방사장에서 ‘초원의 신사’기린과 얼룩말, 그리고 각종 영양류들과 함께 어울려 살고 있다. 이들을 보고 있으면 마치 동물의 왕국인 아프리카에 온 느낌이다.

관람객들은 어른 팔뚝만한 크기에 털이 숭숭난 목덜미를 치켜들고 바쁘게 뛰어다니는 타조의 신기한 행동을 보고 여간 재미있어 하지 않는다.

더욱이 신록이 짙어질 무렵이면 타조가 발정기에 이르는데 이때 암수가 펼치는 사랑의 데이트는 관람객의 발길을 잡아둔다.

발정이 오른 수컷은 모래밭을 발로 파헤쳐 너비 2m 정도의 접시모양 구덩이를 판 다음 이곳에 알자리를 만든다. 그리고는 인대(咽袋)를 수박통만큼이나 부풀게하여 ‘우우···’하고 우는데 그 소리가 마치 멀리서 들리는 뱃고동 소리같다.

그러다가 갑자기 주저 앉아 긴 목을 뒤로 젖혀 등에다 비벼댄다. 넓은 날개를 활짝 펼쳐 사시나무 떨듯 한다. 이런 행동을 약 2~3일간 계속하던 수컷은 긴 다리를 번갈아 동동 구르며 마치 포크댄스를 하듯 걸어서 암컷에게 다가간다. 수컷이 열화처럼 타오르는 정열을 호소하면서 다가오면 암컷은 기다렸다는 듯이 살짝 주저앉아 꼬리를 젖히고 모든 것을 수컷에게 맡긴다. 수컷은 이런 방법으로 제2, 제3의 신부를 계속 맞아 들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타조는 암수가 일부일처제로 지내는 것으로 생각했다. 암컷이 한쌍 이상의 알을 품거나 배 다른 새끼들을 데리고 다니는 것을 못보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최근 한마리의 수컷과 3~5마리의 암컷이 함께 사는 일부다처제인 경우가 더 많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렇다고 일부다처제의 관계가 엄격하게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 이를 테면 다른 부부들과도 서로 교제하는 일이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한쌍의 암수가 여러 마리의 새끼를 데리고 다닌다고 해도 반드시 그 모두가 제 새끼는 아닌 것이다.

타조가 제일 큰 새이기때문에 알도 따라서 제일 크다. 알은 타원형의 긴편 쪽의 지름이 15~20cm 정도가 되면 무게도 보통 1.2kg 정도. 과거 창경원 동물원에서 낳은 한 타조알의 무게는 1.86kg으로 계란의 35배에 달하였다.

이와 같이 타조의 알이 모든 새알중에서 제일 크다고 하지만 어미의 몸무게에 비하면 오히려 작은 셈이다. 타조알의 무게는 어미 타조 체중의 1/50~1/70 정도로 보통 새의 1/9~1/15보다 훨씬 작은 비율이다.

몇 마리의 암컷이 한 구덩이에다 동시에 알을 낳는다. 이 알낳기 작업이 끝나면 다정했던 시절은 간다. 암컷중 가장 힘이 센 놈이 다른 암컷들을 쫓아버리고 수컷을 독차지해 버리는 것이다. 쫓겨난 암컷들은 쫓겨난 그 시간부터 어미노릇은 영영 할 수 없게 된다.

알은 보통 한마리가 6~10개를 낳는데 한 구덩이에는 보통 15~20개, 많을 때는 50여개까지 모아지기도 한다.

알은 대개 수컷이 품는다. 낮에 잠깐 동안은 암컷이 품기도 하지만 다분히 형식적이다. 타조가 알을 품는 것은 알을 따뜻하게 보온하는 목적도 있지만 더 중요한 목적은 뜨거운 태양열을 막아 알을 데지 않게 보호하는 일이다.

40~42일간의 알품기가 끝나면 알이 깨어지며서 부화된 새끼들이 세상에 나온다. 새끼들은 ‘숙성’해서 털만 마르면 곧 일어서서 돌아다닌다.
 

타조


일부다처제로 판명돼

집단생활을 하는 타조는 현재 아프리카의 넓은 초원이나 사막에서만 살고 있다. 그러나 타조의 화석은 유럽 인도 이집트 중국에서도 발견됐다. 현재 그 숫자가 점차 줄어들어 아프리카의 앙고라지방 등에 야생하는 것 이외에는 보호구역에서 보호되고 있다.

수컷은 암컷보다 크고 검은색이며 두 날개 끝과 꼬리에는 탐스러운 백색 깃을 갖고 있다.이 깃은 원주민들의 장식용으로는 물론이고 유럽에선 오래 전부터 귀부인의 의상이나 무희의 장식용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암컷은 수컷에 비해 약간 작으며 깃의 색깔도 회색을 띠고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타조를 보고 놀라는 이유는 알차고 긴 다리 때문이다. 특히 깡마른 종아리는 곧게 뻗어 있으며 여간해서 부러지거나 휘어지지 않는다.

발가락은 다른 조류들과는 달리 둘 뿐이다. 그 끝엔 강한 발톱이 달려 있다. 또 발바닥엔 살이 많이 붙어 있어 모래밭을 달리는데 편리하게 되어 있다.

다리의 길이는 1.3m나 된다. 이 긴 다리를 마음껏 뻗으면서 날개를 벌려 뛰면 한발짝이 4m 정도이다. 한 발짝에 최고 7.5m나 뛴 기록도 있다.
달리는 속도도 빠르다. 보통 시속 50km이지만 최대 시속은 90km나 된다. 타조의 먹거리는 주로 과실 종자 풀잎 등 식물성이다. 또 물이 없는 곳에서는 선인장같은 물기 많은 식물을 먹어 갈증을 면한다. 이따금 도마뱀이나 거북도 잡아먹는다. 사육중인 타조가 즐겨 먹는 식사는 쌀 사과 당근 배추 빵 등인데 어떤 때는 관람객의 손지갑을 뺏어 삼키기도 한다.

아프리카에선 죽은 타조의 위에서 57개의 다이아몬드를 찾아낸 일도 있었다. 이와 같이 소화되기 어렵거나 위험한 쇠붙이는 위장에 들어가 큰 고장을 일으킬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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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김성원 진료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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