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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Ⅲ 국내 수준을 살핀다 실험실 수준 하루빨리 벗어나야

아직 체계적 연구개발이 진행되지 않아 선진국에 크게 뒤처지고 있으나 단계별 연구개발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2천년대는 독자기술 확보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미래 첨단산업의 격전장에서 우리가 기술종속을 탈피하고 독자적인 기술개발력을 확보하려면 극한기술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극한기술은 미래의 산업이라 할 수 있는 에너지산업 우주·항공산업 반도체산업 등의 기반기술이며 유전공학 정밀화학 재료공학 등의 기초연구를 위해 필수적으로 요청되는 핵심기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의 극한기술 수준은 체계적 연구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아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낙후돼 있다. 대표적인 예로 초청정기술의 응용분야인 반도체 제조공정의 클린룸을 살펴보면, 현재 국내에서 개발한 고집적반도체가 1메가D램급(1Class 수준의 청정도 요구)임에 비해, 클린룸 시설은 10Class급 청정실조차도 일괄 수입하여 사용하고 있다. 겨우 64KD램 제조시설에 불과한 100Class급을 모방 생산하고 있는 실정.
극한기술의 연구개발을 위해서는 고가의 측정설비와 실험기기가 필요하며 이와 관련된 설계 및 가공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이러한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했고 전문연구 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극한기술이 워낙 중요하고 이 분야가 밑받침되지 않고서는 첨단경쟁에서 이겨나갈 수 없다는 인식하에 일부 대학 및 정부출연연구소 등에서는 일부 분야에 대해서 실험실 규모의 기초이론 연구와 극한조건 발생장치의 개발·응용연구를 수행하였다. 특히 80년대 들어 극한기술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개발 필요성이 급증되면서 극한기술개발은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그동안 해온 극한기술 연구실적을 살펴보면 서울대와 한국전력이 공동으로 초전도 에너지저장에 관한 기초연구를 수행했으며, 서울대와 한국표준연구소가 공동으로 진공도 측정 및 응용연구를 해왔다. 초고온 플라즈마 접속장치인 토카막 제작연구가 서울대에서 수행됐으며, 부산대 서울대 포항공대 등에서는 탈륨계 내지 이트륨계 고온 초전도체 연구를 행한결과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표1) 국내외 극한기술 수준 비교
 

이제 시작단계

한편 정부출연연구기관(한국과학기술원 표준연구소 기계연구소 동력자원연구소 등)에서는 주로 특정연구사업으로 극한기술연구를 1984년부터 부분적으로 수행했는데 일부 성공적인 연구성과는 실용화를 추진해 산업계로의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연구는 극히 제한된 일부 분야에 국한되고 연구성과조차 세계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극저온 발생기술의 경우 미국은 헬륨 액화온도인 4K(-269℃)수준인 냉동기를 개발 실용화하고 있고, 일본은 초고속컴퓨터를 위한 조셉슨소자 개발을 추진중이나 국내에서는 4K 측정기술개발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

고진공기술도 선진국에서는 ${10}^{-10}$torr 고진공발생장치가 상품화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10}^{-6}$torr수준까지만 상품화가 가능하다. 응용기술도 선진국이 표면처리 과학장비를 상품화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외국의 장비를 도입해 일부 대학에서 운영기술 확보에 노력하고 있는 단계.

국내 극한기술 관련 시장은 1986년에 약 4천억원(약 5억달러) 규모였으나 1991년에는 9천억원, 1996년에는 2조2천억원 수준이 될 것이며 2천년대에 가서는 약 4조원 규모로 확대돼 15년간 10배가 증가될 전망이다.(그림1)

이와같은 증가예상률은 향후 15년간 GNP증가예상률 4배와 비교하면 매우 빠른 성장속도이다. 이는 극한기술이 다른 기술이나 산업에 비해 비약적인 성장을 하는 미래지향적 첨단기술임을 의미한다. 예를들어 핵융합설비의 경우 35%가 진공용기로 구성되고, 반도체산업의 경우 제조설비의 핵심인 초청정설비는 전체 설비투자비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그림1) 우리나라 극한기술 시장규모 예상치
 

단계별 개발 계획 추진 중

현재 우리나라 과학기술처는 한국표준연구소장 이충희박사를 극한기술개발 총괄연구책임자로 선정하여 한국과학기술원(연구부) 한국표준연구소 한국기계연구소 등의 정부 출연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대학과 산업계의 연구팀을 활용하여 단계별로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1단계로 88년~90년 동안 국책연구를 중심으로 실험실 규모의 발생시스팀을 개발하고, 2단계로 91년~96년 동안 고도의 극한기술 발생 응용시스팀의 실용화를 추진하고, 3단계로 1997년~2001년에 가서는 독자적인 극한기술을 개발·응용할 수 있는 위치를 확보한다는 내용이다. 각 분야의 단계별 구체적 목표는 (표2)와 같다.

"국내 극한기술 개발은 전문인력의 부족, 기술축적의 어려움과 함께 고도의 실험장치를 필요로 하므로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 따라서 여러 극한기술 분야중에서 산업적 기술파급 효과가 큰 기술분야를 선택하여 이를 우선적으로 집중 투자해야 한다. 이에따라 극저온 초고온 초고압 고진공 초청정 등이 중점분야로 선택된 것으로 안다"고 관련 연구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또한 기술개발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 대학에서는 기초연구 및 응용연구를, 정부출연 연구소에서는 응용연구 및 개발연구를 수행하여 빠른 시간 내에 기술기반을 확립하고, 산업계에서는 중점적인 개발연구로 앞으로의 기술수요에 대응하는 역할분담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표2) 극한기술 개발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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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김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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