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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신화 재현될 것인가

NeXT와 함께 돌아온 S.Jobs

퍼스널컴퓨터의 개념을 확립했던 애플신화의 주인공 스티브 좁스가 마침내 돌아왔다. NeXT를 가지고. NeXT는 PC의 세계에 또 한번 격정의 드라마를 연출할 수 있을 것인가.

1977년 4월 샌프란시스코의 시공화당에는 비쩍 마른 청년들이 카드테이블 위에 전선으로 이리저리 연결되어 있는 회로판(circuit board)을 놓고 팔고 있었다. 그들은 이를 퍼스널컴퓨터라고 주장하면서, 보조기억장치로 카셋테이프를 가지고 있고, 텔리비전 화면에 조잡한 글자를 표시하고, 출력장치로 전자타자기를 달고 있었다. 이 제1회 서해안컴퓨터박람회(The 1st West Coast Computer Faire)에서 '스티브 좁스'는 밤을 새워 완성한 5대의 애플II를 전시했는데, 이 5대에 몇천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물려들어, 보고 만지고 작동을 해보고 나서 상품 주문을 해대는 바람에 그는 애플을 퍼스널컴퓨터의 대명사로 만들고 일약 돈방석에 올라앉게 되었다.

그로 부터 11년이 지난 1988년 10월에 그는 검정색의 말쑥한 컴퓨터를 가지고 나타났다. 1985년 그가 세운 애플사에서 그가 뽑은 경영인 '존 스컬리'로부터 쫓겨난지 3년만에 비장의 무기를 가지고 컴퓨터 산업계에 다시 돌아온 것이다.

스티브 좁스가 애플사를 세워 애플II를 판매한 것이 21세였고, 사용자에게 친근한 화면 인터페이스로 유명한 매킨토시를 내놓은지 4년이 지났다. 이제 33세의 나이로 교육용컴퓨터 시장에 혁명을 불러 일으키고, 1990년대에 컴퓨터가 무엇인지 미리 보여주는 '넥스트'(NeXT) 컴퓨터를 내놓았다. 이름 그대로 다음 세대의 컴퓨터라고 할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데이비스 심포니' 홀에서 가진 NeXT 컴퓨터의 시사회는 기업가, 컴퓨터 분석가, 교육자, 기자 등 3천명의 초청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날 좁스는 컴퓨터 메모리 용량과 빠른 속도를 보여주기 위해 컴퓨터에 전부 기억되어 있는 세익스피어의 전체 작품중에서 한 문장을 검색했는데, 순간적으로 그 문장은 스크린상에 나타났다. 그리고 네개의 스톱워치를 동시에 동작시키고, 오실로스코프의 모의실험을 보여 주고 '마틴 루터 킹'의 "I have a dream"이라는 연설을 하도록 하였다. 뿐만 아니라 원음에 가까운 음질을 보여주기 위해, 한 사람의 바이얼리니스트와 NeXT 컴퓨터는 듀엣으로 연주를 하였다. 쇼가 끝나자 청중들은 좁스와 그의 기계에게 기립박수를 칠 정도였다. NeXT를 안고 돌아온 좁스의 귀환은 컴퓨터 업계를 떠들썩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NeXT의 신화는 가능한가.


3년간의 와신상담

NeXT의 탄생은 스티브 좁스의 재기를 의미한다. 그는 오레곤주 포틀랜드의 리드칼리지에 다니다가 첫 학기에 중퇴, 인도로 '정신의 스승'을 찾는 여행인 히피족의 여행에 오르기도 했다. 미국에 돌아온 좁스는 비디오 게임 메이커로 유명한 '아타리'사에 입사했는데, 당시 국민학교 시절의 친구였던 '스테판 위즈니악'을 만나 실리콘 밸리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컴퓨터 회로판 설계를 취미로 하게 되었다. 이것이 훗날의 애플컴퓨터가 되었던 것이다.

애플 신화의 토대는 좁스와 워즈니악의 역할 분담에 있었다. 워즈니악은 우수한 기술자이고, 좁스는 회사의 기본이라고 해야 할 비지니스 조직을 만들었다. 좁스의 장광설과 공격적인 성질, 도전적인 태도는 모험투자가 정부관리 매스컴 관계자들을 설득하고 이용하는데 걸맞는 재능이었다. 신중한 깊이나 겸양 따위의 미덕은 좁스가 싫어하는 것이기도 했다. 엄한 비평과 욕설로 부하의 기를 꺾고 흠을 잡았다. 좁스는 그러한 자신의 성격을 알고 있었다. 사실 만일 좁스와 일류 경영스탭을 끌어들이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애플의 성공은 어림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좁스에게는 애플을 떠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자신이 불러들인 경영스탭인 스컬리와의 권력다툼에서 1985년 치욕적인 추방을 당하고 만 것이다. 좁스는 그때의 일을 아직도 뼈아픈 과거로 간직하고 있다. 쫓겨난 그는 애플에서 부하 엔지니어였던 5명을 끌어내어 NeXT 제작에 푹 파묻혔다. 세상을 다시 한번 놀라게 할 컴퓨터를 만들어 보자는 복안을 가지고, 엄청난 돈을 투자하였다.

좁스는 초기에 7백만 달러를 투자했으며, 나중에 5백만 달러를 추가 투자하여 1천2백만 달러의 도박을 NeXT에 건 셈이다. 교육시장을 겨냥했기 때문에 대학에 자주 드나들어 환심을 샀으며, 스탠퍼드 대학과 카네기 멜론 대학에 주식의 1%가량을 1백30만 달러에 주었다. 좁스는 텍사스 재벌 '로스 페롯'에게 2천만 달러를 투자하도록 하여, 이사진에 앉아 갓 태어난 회사에 사회적 지위를 부여하고 전문적인 자문을 하도록 하였다.

좁스는 애플로부터 한가지 교훈을 배웠는데, 그것은 "회사의 51%를 지키지 않으면 쫓겨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는 현재 NeXT 주식의 63%를 가지고 있다.

보다 인상적인 것은 좁스가 애플시절의 큰 적수였던 IBM과 거래를 튼 것이다. IBM은 자신의 고성능 PC와 워크스테이션에서 제공하려고 하는 유닉스인터페이스를 NeXT 프로그램에도 적용되도록 허락했다. 이로써 NeXT는 합법성을 갖게 된 것이다.

좁스는 언제나처럼 스타일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다. 기계가 나오기도 전에, IBM의 로고를 디자인 했던 '폴 랜드'라는 디자이너에게 NeXT의 멋진 로고 제작을 의뢰, 10만 달러 가까이 지불했다. 현재의 NeXT 본부인 팔로 알토 빌딩으로 이전했을 때에도, 그는 인테리어를 뜯어고치고, 바닥을 나무로 다시 깔고 하얀 색 가구를 들여 놓는 법석을 떨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NeXT 제조공장에 있는 모든 로봇들을 회색과 검은 색의 조화있는 색조를 가지도록 다시 칠할 것을 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에게 달라진 면도 보이고 있다. 사람들은 그를 재능있고 유능하나, 매우 건방진 애송이 기술자로 보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애플Ⅲ와 Lisa 컴퓨터의 판매실패와 그 여파로 인한 추방으로 조금은 성숙했다고 할까. 비밀리에 NeXT를 만들면서 좁스는 전에는 없었던 태도를 보여주었다. 바로 남의 말을 듣는 능력이었다. NeXT 생산에 깊이 빠져 들면서 로봇 기술을 배우러 일본을 여행할 정도였다. 또 대학들을 방문하여 교육용 컴퓨터를 실제로 사용할 사람들이 원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물어 보았다. 카네기멜론 스탠퍼드 미시간 대학 등의 교수와 연구원들로 이루어진 자문위원회를 만들어 교육시장을 겨낭한 컴퓨터 제작에 도움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몇가지 점을 제외하고는 예전의 좁스의 이미지대로 사업을 꾸려나가고 있다. 그는 구두쇠이고, 부품업자들과 사정없이 흥정하는 과거의 명성대로 살고 있는 것이다.

PC를 한단계 끌어올린 NeXT

NeXT 컴퓨터는 마그네슘으로 만들어진 가로 세로 높이가 각 30.3cm인 정방형 상자에 들어가 있으며, 무광의 검정색으로 칠해져 있다. 이 컴퓨터의 보조기억장치는 일본의 '캐넌'(Canon)사에서 판매하는 지울 수 있는 광디스크로서, 크기는 5.25인치이지만 그 용량은 무려 2백 56 메가바이트나 된다. 사용자가 원하는 모든 것을 수록할 수 있을 정도이다. CPU(중앙처리장치)는 현재 '모토롤라'에서 출하된 것 중 가장 우수한 68030(32비트 레지스터/버스)을 사용하고 있으며, 수학보조 프로세서와 음향보조 프로세서 그리고 그래픽 보조 프로세서를 갖추고 있다.

NeXT 컴퓨터는 1천9백95달러의 인치당 4백도트를 찍어내는 레이저 프린터와 연결하여 당장에라도 데스크톱출판(Desk Top Publishing)에 사용할 수 있다. 완벽한 '위지윅'(WYSIWYG : what you see is what you get.)의 포스트스크립(PostScript)을 지원하며, 음악가들과 언어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하여 목소리를 녹음하고, 통신을 하는 장치를 갖추고 있다. 이 기능을 위해서 NeXT는 목소리를 비트와 바이트로 정확도를 유지해 가면서 변환시키는 마이크를 장비하고 있다.

NeXT 컴퓨터는 여섯개 분야에서 눈부신 발전을 보여주고 있다.

■시각분야
고해상도의 흑백 모니터는 완벽한 WYSIWYG을 구현, 레이저 프린터로 찍혀 나올 것을 그대로 보여준다.
■청각분야
모토롤라 디지틀 시그널 프로세서를 사용하여 컴팩트 디스크와 같은 충실도로 음악과 목소리를 녹음하고 재생시켜 준다.
■기억장치 분야
퍼스널 컴퓨터에 최초로 지울 수 있는 광디스크 드라이브를 장착하여 수백권의 책을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을 가졌다.
■소프트웨어 분야
워드프로세서, 데이타베이스, UNIX, 프로그래밍 언어를 완벽히 수행한다.
■기타
웹스터 사전과 옥스포드 인용사전, 웹스터 색인책을 비롯하여, 세익스피어 희곡 전작을 실어 놓아, 문장검색 어플리케이션( Find 라 부른다)으로 특정한 단어에 대해 사전적 의미는 물론 인용구문을 뽑아볼 수 있다.
■가격
기계가가 제공하는 모든 성능으로 미루어 볼때, 6천5백달러는 저렴하다고 할 수 있다.

지울 수 있는 광디스크

궁극적으로 좁스의 새로운 컴퓨터는 블랙박스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느냐에 따라 성공하거나 아니면 실패할 것이다.

흔히 새로 나온 컴퓨터는 소프트웨어의 부족으로 참패하곤 했다. 좁스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기계와 프로그램 사이를 연결해 주는 오퍼레이팅 시스팀(OS, 운용체계)은 유닉스의 변형체로서 현재 대학이나 기술자 세계에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즉 NeXT는 현재 쓰이고 있는 프로그램과 유닉스로 쓰여지는 모든 프로그램이 돌아간다는 것을 뜻한다.

이 기계는 코스웨어(courseware)를 짜는데, 편리하게 되어 있다. 복잡한 프로그래밍 명령어를 사용하는 대신에 'building blcoks'라는 간단한 소프트웨어 셋을 사용하면 된다.

좁스의 NeXT 컴퓨터에서 가장 각광받는 혁신은 '지울 수 있는 광디스크'이다. 이는 문고판 책보다 더작은 50달러 짜리 플래스틱 카트리지에 4백권의 책 내용을 한꺼번에 수록할 수 있는 엄청난 기억장치이다. 이 광디스크는 책뿐만 아니라 사진, 비디오테이프, 스테레오 사운드에 이르는 여러가지 형태의 정보를 저장하고 다룰 수 있다. 다른 컴퓨터회사들도 앞다투어 그들의 PC에 이 광디스크를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NeXT 컴퓨터는 여러가지 모험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는데, 그 첫번째가 컴퓨터 시장에서의 가격이다. NeXT는 좁스가 초기에 3천5백달러 정도로 계획했던 가격은 크게 초과했는데, 일반적으로 3천 달러가 넘으면 사려고 하지 않는 대학생들에게는 아무래도 너무 비싼 가격이다. 그러나 성능면에서는 약 2만 달러 정도의 공학용 컴퓨터에 필적하는 것으로 평가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비싼것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게다가 발표 연기가 계속되어 내년 봄에나 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을 것이므로, 대학의 기계구입 시즌인 가을을 놓쳐버린 아쉬움도 있다.

그리고 경쟁업체들과의 시장쟁탈전에서 과연 이길 수 있을 것인가도 의문점으로 남아 있다. 매우 경쟁적인 워크스테이션 시장은 벌써 '선 마이크로 시스템'사나 '아폴로'와 같은 대담한 선구자들이 앞서가고 있다. 25억 달러로 추산되는 시장상황은 AT&T IBM 애플같은 기업들의 워크스테이션 시장에 참여하면 무르익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IBM과 애플의 고성능 퍼스널컴퓨터는 현재 성능과 가격면에서 로우엔드(low-end) 워크스테이션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NeXT의 경쟁자들은 좁스의 등장을 겁내지 않는다고 말한다. 앞으로도 수많은 경쟁자들이 좁스의 컴퓨터와 정면으로 대항하기 위해 쏟아질 것이다. 그것은 더 싼 값으로 말이다.

이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많은 컴퓨터 분석가들은 NeXT 컴퓨터에 대해 열광하고 있다. 여러 대학들은 이미 NeXT를 샀다. 브라운 대학은 언어 실습실에 30대의 NeXT를 들여놓았다. 카네기멜론과 스탠퍼드 대학도 이 컴퓨터를 구입할 계획이다. 이러한 대학에서 학생들이 프로그램을 개발해 놓으면, 다음 구입자들에게 길을 열어 줄 것이다.

"처음에 30개 대학에서 사고, 그다음 3백개, 3천개 대학으로 확대되면, 1990년 가을에는 캠퍼스 서점에서 가장 잘 팔리는 컴퓨터가 될 것이다"라고 NeXT의 교육자문이사이자 스탠퍼드 대학의 한 교수는 말하고 있다.

컴퓨터의 업계는 역시 '스컬리'라는 라이벌이 좁스의 귀환에 어떻게 나올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좁스는 애플사에 대해 "조금도 원한이 없다"고 주장한다. "나는 내가 만든 매킨토시가 아직 팔리고 있다는 사실에 만족한다"고 말하면서 그는 아직도 '충분한' 애플의 주식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에 쓴맛이 담겨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일상생활이 변화된다

NeXT 컴퓨터가 맛보여 준 다음 세대의 컴퓨터의 조건에 의하면 그야말로 놀라운 신세계가 전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90년대 일상생활은 지금의 것과 현저히 다를 것으로 보이는데, 상상이 아닌 현실로 나타날 미래를 미리 그려보자.

다음 세대의 어린이들은 오늘날 퍼스널 컴퓨터라 불리는 소리없고, 색깔없고, 수동적이고, 우둔한 물체에 대해 실망을 느끼면서 오히려 재미있어 할 것이다. 90년대의 데스크톱이나 랩톱 컴퓨터들은 말하고, 듣고, 총천연색에다, 사진과 분간할 수 없을 정도의 이미지를 모니터 상에 나타낼 것이다.

말하는 컴퓨터(Charry Computer)는 이미 개발되어 있지만 기술이 아직 비싸고, 어플리케이션이 한정되어 있다. 미래 컴퓨터 프로그램들은 아마 초보사용자들에 컴퓨터 사용법을 직접 말하면서 가르칠 것이다. "그 단어를 삭제하고, 백 스페이스 키를 치시오. 아니, 그것말고 다음 키를 치시오."

말하는 컴퓨터는 이미 대학의 어학실습실에서 따뜻한 환영을 받고 있다. 최근의 어떤 프로그램은 스크린에 프랑스나 러시아인이 쇼핑하거나 아파트를 찾는 질문을 하는 필름을 컴퓨터로 통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학생들은 올바른 답을 컴퓨터와 연결되어 있는 자신들 책상위의 키보드에 타이핑함으로써 응답한다. 컴퓨터 그 자체는 사람이 녹음한 것에 불과하긴 하지만, 정확한 발음으로 언어학 교사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는 것이다.

미래의 컴퓨터는 수행비서 역할을 훌륭히 해냄으로써 사랑을 받을 것이다. 예를들어 전화를 받을때 메모할 일이 있을 것이므로, 프로그램에게 자동적으로 타이프할 준비를 하고 새로운 스크린을 만들라고 말하면, 컴퓨터는 전화가 올 때마다 그렇게 할 것이다.

90년대에는'에이전트'(agents)라는 새로운 프로그램이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것은 동시에 한개 이상의 일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프로그램이다.

예를들면 스크린에 글씨를 쓰고 있을 때, 에이전트는 내부적으로 또다른 일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당신은 에이전트에게 목요일 오전에 떠날 수 있는 가장 싼 요금의 비행기편 예약을 하라고 지시할 수 있다. 그러면 당신이 현재 업무로 돌아와서 업무를 계속하고 있는 동안에, 에이전트는 온라인 여행컴퓨터에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가능한 비행편을 찾아서 가장 좋은 예약을 수행한다. 뿐만 아니라, 에이전트는 당신의 매일의 은행예금 잔고를 체크하고, 만약 잔고가 없으면 경고를 보낸다. 또 신문 뉴스와 경제 데이타베이스를 훑어보아 당신 기호에 맞는 리포트를 작성하여 보여준다.

시각혁명

컴퓨터에 있어 가장 큰 변화는 시각적인 것일 것이다. 모든 컴퓨터는 실제 움직이는 물체와 똑같은 3차원의 컬러스크린을 제공할 것이다. 이미 엔지니어와 과학자들은 비행기 디자인이나 기상패턴 변화의 모델 구축에 그와같은 시스팀을 사용하고 있다. 건축가는 자신이 설계한 빌딩 내부에서 실제 사람이 움직이는 작업환경 구조를 보면서 조명이 어떻게 비치는가를 컴퓨터 스크린 상에서 미리 예측해 볼 수도 있다. 인테리어 전문가는 컴퓨터 스크린 상에서 가구의 배치를 바꾸어 봄으로써 내부구조를 변경하고, 원하는 분위기를 위해 벽지색깔을 선택할 수 있다.
FBI는 MIT대학 미디어 연구실(Media Lab)에 범죄 장면을 재현하는 강력한 그래픽 컴퓨터를 만들어 달라고 의뢰한 바 있다. 이것 역시 완벽한 3차원의 고해상도 컬러스크린을 요구하는 것이다.

색다른 변화는 전자오락실에도 나타날 것이다. 오늘날의 쏘고 부수는 스페이스 게임은 90년대에 가면 마치 찢어지는 듯한 사운드 트랙으로 시작하는 공상 과학 영화와 비슷해질 것이다. 우주선 모형 속에 들어 앉아 스크린을 보고 있노라면 순식간에 지나가는 우주 속의 별들과 혹성들의 총천연색 그림들로 인해 마치 실제로 우주선 속에서 밖을 내다보고 있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착륙하면 3차원의 완전 컬러 세계에서 외계인을 만나 그들의 언어로 대화하게 된다. 이때 "당신의 지도자에게 안내하시오"라고 말하면, 외계인들은 갑자기 그들의 총을 꺼내고, 쏘고 부스는 게임이 시작되는 것이다.

전화와 TV의 혼합체

미래에는 어떤 컴퓨터도 홀로 외따로 떨어져 있지 않을 것이다. 개인용컴퓨터는 전화선이나 사무실과 학교에 설치된 전용선을 이용하여 서로 통신할 수 있게 되고, 새로운 수준의 소프트웨어인 '그룹웨어'(groupware)가 개발되어 서로 협종작업을 하는데 도음을 준다. 광고제작의 예를 들면 미술담당, 카피라이터, 세일즈 부서 사람들이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컴퓨터를 통해 잡지광고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다. 카피라이터가 광고 한줄을 바꾸면, 그것은 미술담당의 컴퓨터 스크린에 있는 광고 레이아웃에 즉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그룹웨어는 일하는 방법을 변화시킬 것이다. 몇몇 기업들은 '캘린더 시스팀'을 테스트하고 있는데, 이것은 회의시간을 자동적으로 정하는 네트워크를 통해 회의참가자들의 컴퓨터에 개인의 시간이 허락함을 물어보고 모두가 참가할 수 있는 최적의 시간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 시스팀은 상사의 스케줄과 부하의 것이 일치하지 않을 때, 부하의 스케줄을 조정하도록 하기도 한다. 컴퓨터가 스스로 회의시간을 정하는 것이다.
10년전 퍼스널 컴퓨터가 새로 등장했을 때의 조악한 모습과 지금의 산뜻한 모습은 많은 차이가 있듯이, 10년 후 퍼스널 컴퓨터의 모습은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 ?

좁스의 NeXT 컴퓨터는 미래의 컴퓨터가 갖춰야 할 조건, 이를테면 대용량의 광디시크 드라이브라든가, 실물과 똑같은 화면 실제 목소리와 똑같은 사운드 등을 갖추고는 있지만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컬러스크린을 갖춘, 말할 뿐만 아니라 사람의 알아듣는 컴퓨터가 등장할 날도 멀지 않았다. 벌써 연구소나 엔지니어의 책상 위에는 그런 능력을 가진 컴퓨터들의 시제품이 제작되어 있다. 일반 대중들이 필요로 하고, 선뜻 돈을 지불할만큼 값이 싸지면 우리나라에서도 만들게 될 것이다. 이제 컴퓨터는 워드프로세서나 숫자계산기로서 보다는, 전화와 TV의 혼합체라고 할 수 있는 통신도구로 기능하는 근본적으로 다른 어떤 것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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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김선재 컴퓨터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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