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병기를 개발하려는 전락컴퓨터계획은 자동로봇의 오판으로 세계대전의 위험도…
핵전쟁이 시작되었을 때 대통령과 군사 최고 책임자라는 NEACP라 불리는 긴급용사령기에 탑승한다. 사령기는 수뇌부의 은신처임과 동시에 창공의 '전자중추'이다. 보잉747을 개조한 이 사령기에는 상시 72시간 비행할 정도의 식량과 연료가 실려있다. NEACP는 일렉트로닉스궁전이라고 불릴만큼 전자장치가 많다. 핵전쟁의 진행을 추적할 수 있는 특수시설이 갖추어져 있고 적의 레이다에 잘 잡히지 않는 대단히 낮은 주파수로 통신하는데 필요한 8km 안테나선, 쌍방향수신기 등이 설치돼 있다. 상공이든 지상이든 어느곳이라도 핵공격이 가능한 냅스터 인공위성시스팀과도 직접 연락이 가능하다.
써늘한 버튼전쟁
전자전의 무대는 써늘하다.
총으로 직접 사람을 쏘고, 피를 흘리고 쓰러지는 혈투의 전장에서는 인간의 죄의식이 작용할 수도 있고, 생사의 고비를 같이 넘은 동료에 대한 전우애도 생긴다.
그러나 버튼을 누르는 행위에서는 전자오락에서 갤러그를 격추시키면서 느끼는 묘한 쾌감 이외는 아무것도 없다. 그 결과가 수백내지 수천의 목숨에 영향을 미친다 할지라도 기껏해야 화면에서 점이 하나 지워지고 새로운 화면으로 대체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전자전의 공격무기는 캘빈소총도 아니고 M―16자동소총도 아니다. 한번의 공격으로 지구 전체가 핵겨울의 짙은 구름속에 갇혀버릴 수 있는 엄청난 것들이다.
핵이 아니더라도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ME) 기술에 의존하는 현대의 병기는 파괴력과 정확도에 있어서 상상을 불허할 정도다.
ME기술은 세계적인 핵전쟁을 가능케 할 뿐 아니라 일반전쟁의 방법도 변화시키고 있다. 오늘날의 전자(電子)병사들은 자신들을 전쟁에 동원된 병사라 여기지 않는다. 실제 군대는 전쟁으로부터 수천 수만km 떨어진 사무실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들은 더욱 빠르고 정확히 표적을 맞추는 병기를 조종한다. 현대의 ME기술은 '군대 없는 전장'을 가능케 한다.
평상시에도 전자전은 계속된다. 정확한 표현은 전자첩보전이라 불러야 할 것이다. 1980년 미국 전략공군(SAC)의 네브라스카사령부에는 소련의 잠수함이 미국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표시가 나타났다. SAC는 즉시 B―52폭격기의 승무원을 대기시키고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그러나 사령관들은 출격명령 직전에 전자장치의 내부 결함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1979년 미국 오레곤주에 있는 레이다 기지에서는 지면을 향해 떨어지고 있는 로킷을 검출해내고 경보를 발했다. 또 1개월후 소련의 대량공격을 알리는 경보컴퓨터가 작동을 했다. 이는 모두 실제 상황이 아니었다. 시뮬레이션(simulation, 모의실험)데이터가 잘못 들어가 실제상황처럼 나타났던 것이다.
전자전의 헛점은 바로 '실수가 없다'는 컴퓨터시스팀 내부에 있다. 복잡한 전자시스팀 내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더욱 복잡한 시스팀을 개발하는 것이 현재의 추세다. 세계는 점점 복잡한 컴퓨터시스팀에 의존하게 된다. 수백만번의 시뮬레이션은 가능할지 몰라도 한번의 오류를 검증해내는 것은 점점 어려워진다. 이제는 미사일공격을 알리는 데이타가 사실인지 아닌지를 시험해볼 틈도 없이 버튼을 눌러버려야 할지 모른다.
기능을 갖춘 병기
1983년 펜타곤은 새로운 전략컴퓨터계획을 세웠다. 인간의 지능에 가까운 컴퓨터를 두뇌로 가진 로봇, 즉 지적 병기를 개발하는 계획이다. 육군은 자동보행로봇, 공군은 파일럿조수, 해군은 지적전투관리시스팀인 지휘조언자 등이다.
자동보행로봇은 인공지능형 보병이다. 완성 계획년도는 1993년. 내년까지 스스로 지형을 탐색하고 지도를 작성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계획이며 92년까지는 나무 풀 바위를 구분하고 은폐된 물체의 존재를 추론할 수 있게끔 할 계획이다.
파일럿조수는 인간이 말하는 단어를 2백개 이상 이해하고 스스로도 1천단어 이상을 적절히 구사할 수 있게 계획되어져 있다. 상공에서 적기와 아군기를 구별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이다.
지휘관조언자는 말 그대로 적이 취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예상하여 작전에 조언을 하는 시스팀이다. 특징은 실전을 겪으면서 학습하는 것이 가능한 프로그램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전략컴퓨터계획은 불행의 씨앗을 잉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인간이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기계가 '판단 즉시 발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ME기술의 발달로 인한 전자전의확대는 오히려 우리를 불행하게 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