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집요한 추적, 능률적인 집단해동 늑대

늑대는 자신보다 훨씬 빠른 사슴을 사냥한다. 놀라운 지구력이 그 비결. 일단 시작했다하면 끝장을 보고마는 천부의 추적자.

늑대는 우리들 모두의 귀에 익숙한 동물이다.

흔히 만날 수 있는 동물도 아니면서 가까운듯 느끼는 것은 늑대가 세상의 온갖 좋지 못한 버릇의 대명사로 비유되고 있기 때문이다. 용맹스러운 맹수가 아니라 교활·흉폭하고, 잔 꾀 많고, 요사스럽고, 엉큼한 동물로 표현되는 것이다.

늑대와 연관된 많은 설화는 사람과 매우 밀착되어 있다. 산골 마을의 아이가 없어져도 돼지가 없어져도 무조건 죄는 늑대에게 씌어진다. 그런가 하면 없어졌던 아이가 늑대 젖을 먹고, 야생인(野生人)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동서고금 어디에나 많다.

늑대는 개과(科)의 14속 35종중 대표적인 동물로 학명은 Canis luplus chanco이다.

모양을 보면 다리는 길고 굵으며 몸은 셰퍼드와 같이 날씬하지 않고 조금 둔하게 보인다. 꼬리는 항상 밑으로 늘어뜨리고 있는데, 위를 향하여 구부러지지 않은 점이 개와의 차이점이다. 꼬리는 긴 털로 덮여 있으며 발뒤꿈치까지 늘어져 있다.

코는 넒은 머리에 비해 길고 뾰족하게 보인다. 이마는 넓고 약간 경사(傾斜)졌다. 눈은 비스듬히 붙어 있고 귀는 항상 빳빳이 서 있으며 결코 밑으로 늘어지지 않는다.

몸의 털색은 서식하고 있는 지방의 기후, 풍토와 관련되어 있다. 털의 밀도와 색채에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우리 나라의 늑대는 만주산 늑대와 비슷하지만 전체적으로 털의 길이가 약간 짧다. 특히 복부(腹部)와 옆구리의 털은 더욱 짧고 목과 몸의 양쪽은 털이 촘촘하게 나 있다. 털 색깔은 모래색이 섞인 회황색과 희미한 흰색이나 때로 흑갈색의 것도 있다.

늑대가 사는 곳은 대부분의 유라시아 대륙과 북부아메리카 및 그린랜드까지 뻗쳐 있다. 티벳계인 우리 늑대는 몸길이가 1백10~1백30cm, 꼬리 34.5~50cm, 어깨높이 63~65cm, 뒷다리 24.0~25.0cm, 귀 10cm, 몸무게는 25~55kg. 하지만 대륙 늑대인 팀버늑대는 체중이 75kg이나 되는 것도 있다.

보스를 중심으로

'어으으-'

단풍이 지고 눈이 쌓이는 어두운 겨울 밤 먼듯 가까운듯 들려오는 요사한 늑대의 울음소리. 늑대들은 이 소리를 신호로 한두마리씩 모여 떼를 이룬다.

집결한 늑대들은 서열을 정하기 위하여 대결을 한다. 하지만 그렇게 심각한 정도는 아니다. 집단을 이룬 이상 서열을 정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여기에는 사냥, 수확물의 합리적 분배 등이 포함된다.

늑대들은 보스를 중심으로 행동한다. 그 명령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협동작전을 펴 사냥을 하는 것이다. 즉 몰이를 하는 그룹, 엎드려 기다렸다 기습을 하는 복병그룹, 도망가는 길목에 숨어있다 결전을 하는 그룹이 분업적으로 움직인다.

그들의 시각 청각 후각의 발달은 실로 대단하다. 특히 냄새를 맡는데는 귀신같다. 사람이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숨어 있어도 곧 인식한다. 죽은 동물체의 냄새는 2km이상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잘 맡는다.

말과 같이 저항력이 있는 동물을 습격할 때에는 경계하면서 감행하지만 힘이 약한 동물에게는 무척 용감하다. 늑대는 대개 덩치가 큰 초식동물을 사냥감으로 삼는다.

떼늑대가 사슴을 사냥할 때를 보면 사냥솜씨를 엿볼 수 있다. 눈에 띄었다해서 무작정 덤벼드는 일은 없다. 반드시 한마리만을 목표로 해서 끈질지게 추격하는 것이다.

어린 늑대들은 어미 늑대들을 뒤따라 다니며 열심히 견습한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몰이꾼 대열에 끼어 거들게 된다.

늑대는 무리마다 각각의 사냥터를 가지고 있으며 일정한 순회로를 따라 행동한다. 사냥 대상의 많고 적음에 따라 순회로의 장단(長短)이 정해지는데 순회로의 연장거리가 1백km가 넘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요소 요소에 오줌을 누어 방향을 표시해 놓는다. 때로는 산등성이에 대변을 쌓아 놓기도 한다. 순회로 이외의 길로 벗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시속 50~65km의 늑대는 그리 빠른 편은 못된다. 그러나 이들은 매우 규칙적인 걸음으로 줄기차게 사냥감을 추격한다. 그러므로 속도가 빠른 사슴은 당장에 잡히지는 않지만 늑대의 끈기있는 지구력과 집요한 추격을 받게 되면 끝내는 사슴이 먼저 지쳐버린다.

늑대가 이러한 지구력전법을 사용할 수 있는 까닭은 특징적인 몸의 구조 때문이다. 개에 비해서 폭이 좁고 깊이있는 가슴을 가지고 있어 규칙적이고 깊은 호흡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장시간 일정한 속도로 뛰어도 쉽게 피로하지 않는 것이다.

늑대는 자기 몸의 크기에 비해 매우 강한 짐승이다. 염소와 같은 동물을 등에 걸머지고 달아나는데 사람이 도저히 따를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이(齒)는 매우 튼튼하여 짐승들의 골격을 쉽게 부수며 위는 이런 것들을 잘 소화시킨다. 게다가 식욕도 왕성, 송아지 산양과 같은 동물 한 마리를 털 하나 남기지 않고 앉은 자리에서 다 먹을 수 있다. 그리고 5~6일간 굶어도 살 수 있지만 물을 안 먹고는 오래 버티지 못한다.

한편 휴식은 거의 취하지 않으며 먹이를 구할 자신이 있을 때에는 어디든지 질주하는 습성이 있다. 낮에는 산림이 무성한 숲 또는 산림지대에 가까운 관목 숲 속에서 수면이라기보다는 가수면(假睡眠) 상태로 휴식한다.

늑대의 발자국은 큰 개와 비슷하나 조금 큰 편이다. 또 일직선으로 걸어가고 앞 발자국을 뒷발로 밟고 지나가므로 두 발 가진 짐승으로 오인하기 쉽다. 암컷의발자국은 수컷의 발자국보다 조금 길고 좁다. 또 늑대의 눈에서는 호랑이와 마찬가지로 불쾌하게 느껴지는 밝은 빛이 난다.


늑대


늑대의 모정

늑대는 사냥터 가까이 전망이 좋은 곳을 선택, 보금자리를 꾸민다. 여우나 오소리가 살던 굴 또는 절벽의 큰 바위 밑, 자연의 암굴 동굴 등에 여러 집을 마련, 위험할 때는 새끼를 옮긴다.

그들은 대개 일년내내 부부가 함께 새끼를 거느리는 일부일처의 동물이며 가족단위로 산다. 겨울에는 개개의 가족단위들이 모여 큰 떼를 이룬다.

늑대의 발정기는 12~2월. 배우자를 못 만난 수컷들은 치열한 싸움을 하지만 살생까지는 하지 않는다. 패자는 승자에게 머리를 숙여 복종을 표시하면 모든 게 끝난다.

임신기간은 60~62일로 보통 4~5월에 3~6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때로는 그 이상의 새끼를 낳는 경우도 있는데 과거 창경원에서 8마리를 낳은 기록이 최고, 분만이 가까워진 암컷 늑대는 굴 바닥에 마른 풀과 짐승의 털, 또는 자신의 배의 털을 물어 뜯어 깐다. 깊숙한 털속에 묻혔던 젖꼭지를 노출시켜 새끼가 빨기쉽도록 하는 것이다.

새끼는 눈을 감은 채로 태어난다. 11~13일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눈을 뜨기 시작하는 것이다. 눈을 감은 어린 새끼들은 사이좋게 서로 껴안고 보금자리 속에 누워 있다. 이 때 어미 늑대는 절대로 새끼들의 곁을 멀리 떠나지 않고 돌봐준다. 젖 먹이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이 시기의 어미 늑대는 등(背)이 구부러져 있고 젖은 늘어져서 땅에 닿아 있으며 털갈이를 시작하기 때문에 매우 추하게 보인다.

6월경이 되면 늑대 새끼의 머리는 몸체에 비하여 훨씬 크게 보인다. 성장속도도 매우 빨라 8월 말경에는 사냥개의 크기 정도로 커진다.

생후 3주된 새끼들은 일광욕을 하기 위해 보금자리로부터 나온다. 이 때 암·수중 한 마리는 꼭 새끼들을 감시한다. 1개월이 경과된 새끼에게 어미는 씹어먹었던 고기를 토해서 먹인다. 육식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어린 새끼들은 5~6개월이나 젖을 빨아먹지만 생후 45~60일만 되면 토기의 뼈를 깨뜨릴 정도로 이빨이 튼튼해진다. 이때부터 어미는 이들에게 짐승들을 잡아 죽이고 운반하는 방법을 훈련시킨다. 또한 먹이를 먹는 방법을 가르친다.

1988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김성원 진료계장

🎓️ 진로 추천

  • 생명과학·생명공학
  • 환경학·환경공학
  • 문화인류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