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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5 케임브리지 사이언스 파크

산(産)·학(学) 협동의 모범

케임브리지 사이언스파크는 아이작 뉴턴의 모교이며 28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트리니티 칼리지를 근거지로 발달했다.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첨단과학단지를 영국에서는 사이언스파크(science park)라고 부른다. 미국에서는 하이테크센터라 하며, 새로운 조어를 잘 만드는 일본에서는 테크노폴리스(technopolis)라고 일반적으로 부르고 있다.

영국에는 모두 55개의 사이언스파크가 있으며 케임브리지 사이언스파크도 그 중의 하나다. 영국의 사이언스 파크중에서 케임브리지 사이언스파크는 가장 역사가 오래된 것이며 규모나 운영에 있어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여 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영국에서 과학단지를 사이언스파크라고 부르는데는 그들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사이언스파크는 말 그대로 과학공원이다. 사이언스파크의 형성은 대학과 밀접한 연관을 지니고 있으며 많은 경우 대학이 개발과 운영의 주체가 되고 있다는 점이 특색이다.

규모가 그렇게 크지 않을 뿐 아니라 제품 생산보다 연구에 중점을 두고 있어 우리나라의 대덕연구단지와 비슷한 모습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대덕과 다른 점은 정부출연연구소가 집단적으로 입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민간기업의 연구기관과 연구 결과를 직접적으로 응용하여 시제품을 생산하는 극히 제한된 제조업 기능을 중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이언스파크는 1951년 스탠퍼드대학이 개발한 스탠퍼드 리서치파크(Stanford Research Park, 일명 실리콘밸리)에서 원형을 찾을 수 있다.

인간관계를 중요시

케임브리지 사이언스파크는 케임브리지대학의 25개 단과대학중의 하나인 트리니티칼리지(Trinity College)에 의해 개발되었다. 트리니티 칼리지는 아이작 뉴턴의 모교였으며 28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명문대학이다. 이 대학은 대학으로부터 4km 떨어진 곳에 15만평의 땅을 소유하고 있었다. 트리니티 칼리지는 재정기반 확충사업의 일환으로 이 땅을 사이언스파크로 개발한 것을 1971년 결의했으며 1975년에 제1단계로 4만평을 개발했다. 현재 제5단계로서 15만평의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1989년말 현재 케임브리지 사이언스파크에는 80개 첨단산업 분야의 기업연구소가 입주해 있으며 케임브리지 대학의 마이크로 일렉트로닉스 연구소(Microelectronics Research Laboratory)도 이곳에 자리잡고 있다.

 

케임브리지대학
 

케임브리지 사이언스파크에 입주한 기업들은 대학의 관련 연구소 및 교수 학생들과 긴밀한 협조관계를 이루고 있으며 산학협동연구를 가장 중요시하고 있다. 대학과 기업간의 교류를 촉진하기 위해 대학의 실험실을 공동으로 활용하면서 기업이 실험실 비용의 일부를 부담하거나, 대학에서 개최하는 세미나 연구발표회에 기업연구진을 초대하는 등 인간적인 관계를 자연스럽게 형성하여 연구성과를 높이고 있다.

케임브리지 사이언스파크에는 트리니티센터(Trinity Center)라는 것이 있어 단지내에 있는 대학교수나 기업의 연구진이 식사도 같이 할 수 있고 사교의 장으로 활용하며, 조사연구에 대한 의견교환이나 특허관계, 연구원의 채용, 제품 기능성과 판매전략, 재정지원 등을 자유스럽게 상의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있다. 최근에는 실내정구장과 스포츠시설까지 갖추어 취미활동도 같이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있다.

사이언스파크내에 있는 대학인이나 기업인들은 가족적 인간간계 형성을 대단히 중요시하고 있다. 사이언스파크의 토지는 임대를 원칙으로 하며, 관리는 비드웰스(Bidwells)라는 부동산관리회사에 위임해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정책이나 개발은 대학의 평의회에서 직접 결정하는 이원적 체제로 되어 있다.
 

나프(Napp)연구소


세인트존스 이노베이션센터

케임브리지 사이언스파크와 인접하여 세인트존스 이노베이션센터(St. Johns Innovation Center)가 최근 문을 열었다. 세인트존스 이노베이션센터는 케임브리지대학의 또다른 단과대학인 세이트존스대학에서 개발한 것으로 케임브리지 사이언스파크와 약간 성격을 달리한다. 몇개의 연구를 위한 건물을 짓고 민간연구기관과 대학이 공동연구를 주로 하며 연구결과에 대해서는 공동으로 관리하는, 산학협동체제를 보다 강화한 운영을 하고 있다. 케임브리지 사이언스파크와 세인트존스 이노베이션센터는 별개의 것이며 관리의 주체도 틀리지만 두개의 단지는 정보교환이나 공동연구협력체제를 갖추고 있다.

케임브리지 사이언스파크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케임브리지대학이라는 명성과 아름다운 경관, 쾌적한 생활환경에도 불구하고 고급인력이나 과학자들이 케임브리지 사이언스파크에 거주하지 않고 런던에서 출퇴근을 한다든가 보다 좋은 자리가 있으면 언제든지 떠나려고 하는 뜨내기가 많다는 점이다. 또한 케임브리지 사이언스파크에 입주한 기업들의 업적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사이언스파크는 훌륭한 대학과 아름다운 환경, 의욕적인 기업을 한 곳에 모아 놓는다고 모든 것이 스스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란 점을 최근 절감하고 있다. 영국인들은 '이것들이 상승작용을 하도록 하는 무엇이 있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최근 첨단산업단지 과학단지 또는 테크노폴리스의 개발이 전국적으로 앞을 다투어 진행되고 있다. 테크노폴리스의 건설만이 살 길인 것처럼 흥분하고 있으며 그것도 클수록 좋은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테크노폴리스를 전자산업을 비롯한 정밀 기계 생명공학 등을 포함한 첨단산업공업단지 쯤으로 착각하고 있는 경향도 없지 않다. 사이언스파크는 결코 공업단지가 아니며 순수한 연구단지도 아니다. 대학과 기업이 하나의 연구체제를 형성하여, 21세기를 향해 발명과 기술혁신에 땀을 흘리는 부화장이며 창조의 공간이란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1990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최상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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