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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류(鼻行類)가 태평양의 섬에 살았었다.

코로 걷고 먹이를 잡는 기이한 동물

1957년의 비밀 핵실험으로 전체가 바다 밑으로 가라 앉아 버린「하이아이에이」군도에 초진화 생물인 진귀한 포유류가 살았음이 최근에 공개되었다.


「하이아이에이」


비밀 핵실험으로 사라져 지금은 전설의 섬이 된 태평양의 하이아이에이군도(Hi-Iay Islalnds).

이 섬에서는 비행류(鼻行類)라는 기이한 동물이 살고 있었다. 이 동물은 상식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이름 그대로 이상발달한 코로 걷기도 하고 먹이를 잡기도 하는 특색있는 포유류였다.

그러나 이 동물은 1957년의 핵실험으로 군도가 침몰되면서 군도속의 한 섬 마이루빌리(Miroovilly) 동쪽 해안에 있던 연구소와 함께 바다밑으로 가라앉아 버려 그 존재를 확인할 길이 없어져 버렸다.

다행히도 연구원중의 한사람이었던 '하랄트 슈튠푸케'가 남긴 비행류의 구조와 생태에 대한 기록이 최근에 공개되었다. 이 기록을 통해 금세기 최대의 발견이라고도 할수 있을 만한 지구 생성사상 유례없는 진귀한 포유류의 그 모든것을 살펴보자.

진화를 초월한 생물이 사는 땅


코로 걷는 생물


하이아이에이 군도는 1941년 스웨덴인 '예나르 페테르손 솀비스트'가 처음 발견했다. 그는 일본군포로수용소에서 탈주하여 하이더디피섬(Hi-Duddify)에 포착했다. 이 섬은 표고 1,752m나 되는 활화산이 있는데도 남쪽 바다의 다른 많은 섬과 달리 화산기원의 섬이 아니고 남북으로 32km, 동서로 16km나 뻗은 주로 석회암과 변성암으로 이루어진 섬이다.

군도의 기후는 거의 같았으며 열대성 식물상의 조사가 아직 거의 이루어져 있지 않았으나 많은 오래된 고유종이 존재하여 있은것 같다. 지질은 완전한 고생층이며 총면적이 불과 1,690km²인데도 이군도에서 볼 수 있는 고유의 특이 생물군은 뉴질랜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풍부했다. 이것은 이 군도가 상당히 오래 전부터 존재했으며 적어도 백악기 후기에는 대륙에서 분리된 잔존부임을 말해주고 있다. 또 군도에는 자신들을 '후아하 허치'(Hooakha Huchy)라고 부른 주민들이 있어 22명의 추장이 태고로 부터의 섬의 인구를 약 7백명으로 유지하여 왔는데 이 섬을 최초로 발견한 사람이 옮긴 유행성 감기로 멸망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군도의 하나인 마이루빌리섬 동쪽 해안에는 하이아이에이 다윈 연구소가 설치되어 국제적인 조사활동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 연구소의 귀중한 사진과 표본, 관찰조사기록 등은 1957년에 비밀리에 실시된 핵실험으로 군도 전체와 함께 바다 밑으로 가라앉고 말았다.

1941년 우연히 발견된 이후 불과 16년간 그 존재를 문명인에게 보여주던 하이아이에이군도, 그리고 거기서 서식하던 진귀한 생물들은 그때가 마지막이었다.

코로 걷는 생물

동물학이 시작된 이래 오늘날 까지의 최대의 발견이라고 하면 역시 알을 낳아 모유로 기르는 오리너구리(duck bill)를 들 수 있을 것이다. 형태적으로 새와 같은 부리를 가지고 있고 물갈퀴가 달린 발로 물속을 자유롭게 헤엄치고 다니는 이 진귀한 동물위에 덮을 것이 없을 것이다. 또 히말라야의 설인(雪人)이나 네스호(湖)의 네시처럼 그 존재를 확인할 수만 있으면··· 하는 것도 있으나 그것을 확인하기에는 너무 자료가 부족하여 아직 미지의 동물로 남아 있는 것도 있다.

지금 얘기하고자 하는 비행류는 이런 실제의 표본은 없으나 '하랄트 슈튠퓨케'가 남긴 귀중하나 자료가 있다. 그 기록의 내용은 실제로 보지 않고는 쓸수 없는 각 종류의 상세한 것이며 해부도와 생태도도 세밀하여 우수한 학자의 연구보고서로 설득력이 있다.

네시의 애매한 사진이나 설인의 발자국과 같은 자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구체적이고 세세한 부분까지 설명이 되어 있다.

만약 실제의 것이 표본으로서 남아 있었다고 하면 틀림없이 동물학상으로 '금세기 최대의 발견!'이라고 전세계를 놀라게 했을 것임이 틀림없을 것이다.

그 비행류란 도대체 어떤 동물인 것인가. 그 의문을 풀어보기 위해 비행류에 대한 기록을 자세히 훑어보자.

여러가지로 독특한 동물

비행류는 알려진것 만으로 14과 1백89종이나 되는 종류가 있었다고 알려져 있으나 그 밖에도 알려지지 않은 종이 더 있은것 같다. 최대의 특징은 그 이름 그대로 코가 생활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있다. 그 특수한 구조를 한 코는 종에 따라 1개인 것도 있으나 그 중에는 여러개의 코를 가진것도 있었다. 적어도 이점은 수많은 척추동물 중에서 달리 예를 볼수 없는 것이다. 또 코로 걷는 종류 이어서 사지(四肢)를 제대로 쓰지 않기 때문인지 사지에 퇴화징후를 볼수 있고 꼬리가 이상적으로 발달한 것도 특징의 하나다.

대부분의 종은 몸의 겉이 비교적 같은 모양의 모피로 덮여 있으나 어떤 종은 천산갑(穿山甲·pangolin)처럼 딱딱한 비늘로 덮여 있다.

먹이를 잡는 방법이나 식성도 종에 따라 다른데 대단히 독특하다.

번식력은 그렇게 강하지 않아 1회에 한마리만 낳는다. 그러나 임신한 암컷은 연중내내 볼수 있다. 임신기간은 일부의 종을 제외하고는 평균 7개월로 긴편이다.

천적이 거의 없고 그때문인지 고착성의 종도 있다. 또 놀라운 것은 날수 있는 종도 있다는 것이 기록되어 있다.

이상이 비행류 전체의 주요한 특징이다. 그러면 이 요염하고 사랑스런 비행류를 각 종류별로 살펴보자.

각 비행류의 종류와 특징들

나소베마(Nasobema lyricum)
코-사비류(四鼻類)의 대표종. 4개 있는 코로 걷는다. 그 코에 골격은 없고 해면체를 충혈시켜 단단하게 한다. 코안에는 공기압착장치가 있어 보행중에는 슛슛하는 소리를 낸다.

사지-비교적 잘 발달되어있다. 특히 어릴때는 사지의 퇴화가 거의 없다. 성장하고나면 뒷다리의 퇴화가 진행된다.

꼬리-높은 곳에 있는 열매를 딸때 꼬리가 올가미처럼 쓰인다. 꼬리는 장과 통해있어 장 속의 가스를 꼬리로 밀어넣어 꼬리가 부풀어지면 4m 이상으로 길어져 높이던저 올릴수 있게 된다. 열매를 따고 나면 낮은 슛하는 소리와 함께 가스가 빠지고 수축된다.

기타-후아하 허치족은 춘분과 추분의 제사때 제사음식으로 이 나소베마를 나무잎으로 싸서 구워서 먹지만 보통때는 신성시 하고 있다. 크기는 비행류 중에서 큰편으로 1m쯤 된다. 다음에 설명하는 임퍼레이터가 천적이다.

임퍼레이터(Tyrannonasus imperator)
코-구조적으로 나소베마와 같다. 포식성의 이 종이 보행중에 내는 슛슛소리는 먹이를 잡기위해 숨어서 접근하는데 방해가 된다. 그때문에 처음엔 엎드려 있다가 먹이가 가까이 왔을때 덤빈다. 이 도주와 추적의 과정이 그 시끄러운 소리와 유연한 몸놀림으로 관찰자에게 우스꽝스러운 인상을 준다.

사지-비행류 중에서는 진귀하게도 뒷다리가 발달해 있다. 이것은 먹이를 잡기 위해서 인것 같다.

꼬리-독이 있는 발톱이 꼬리 끝에 달려 있다. 이 독발톱으로 먹이에 독을 쏘아 쓰러뜨려 포식한다.

기타-예리한 이빨을 가지고 있으며 이 식육류의 것과 닮은 이는 먹이의 고기를 찢는데 적합하다. 먹이는 큰뼈까지도 모두 먹어치우고는 비를 맞지 않는 곳에 누워 피하 글리코겐이 가득 저장될때까지 꾸벅꾸벅 졸면서 몇주 동안이고 지낸다. 이것은 기초대사가 낮고 간장뿐만 아니라 피아세포안에도 글리코겐을 저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볼리탄스(Otopteryx volitans)
코-하나밖에 없으나 3개의 마디로 이루어져 가늘고 길며 낭창낭창하다. 이 코를 용수철처럼 써서 도약과 비상을 하는데 그 움직임은 고속촬영으로만 포착할 수 있다.

사지-뒷다리는 위축되어 형태의 흔적도 없으며 앞 다리는 가늘고 길다.

꼬리-활동하는데 별 역할을 못하나 주로 썰물때 등각류(等脚類·lsopoda·절지동물 갑각류의 한목. 갯강구 갯쥐며느리 등)나 작은 소라게 같은 것을 잡는데 사용한다.

기타-갓난새끼는 그럴수 없이 사랑스럽다. 귀를 쫑긋하게 세우게 될 때 쯤이되면 잠자리처럼 꽃들사이를 훨훨 날아다니면서 작은 곤충을 잡아 먹는다. 맹스피드로 날때는 매초 10회 정도의 빠르기도 끊임없이 귀를 마주친다. 볼리탄스는 감금상태에서 사육할 수 없으며 만약 그렇게 하면 그속에서 심하게 움직이다가 상처가 나 감염증으로 죽게 된다.

메르카토르(Hopsorrhinus mercator)
메르카토르가 다른 비행류에게 먹이를 건네준다. 이 먹이가 마음에 들면 다른 비행류는 가슴을 내민다. 그러면 메르카토르는 가까이 가서 젖을 먹기 시작한다. 내민 먹이가 마음에 들지 않을때는 다른 비행류가 메르카토르에게 악취가 나는 분비물을 세차게 내뿜는다.

콘치카우다(Rhinolimacius conchicauda)
코-코에 가까운 안면근의 일부가 코쪽으로 뻗으면서 현저히 분화하였다. 그때문에 코의 운동성이 극히 다면적으로 되어 있다. 또 코의 점액분비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어 이동과 고착에 역할을 한다.

사지-퇴화 또는 변형되어 있다.

꼬리-등딱지가 있으며 꼬리를 배쪽으로 오므려 몸을 숨길수가 있다.

기타-콘치카우다는 꼬리의 뿌리쪽에 샘이 있어 거기에서 달콤한 액을 분비하여 잘 쏘는 벌떼가 모이게 하여 적으로부터 몸을 보호한다.

둘시카우다(Dulcicauda griseaurella)
코-이 종류는 코로 고착되어 선채 보통때는 어릴때 정한 장소에서 떠나지 않는다. 코로서고 코에서 붉은색을 띤 황색 분비물을 내놓는다. 이 분비물은 시간이 갈수록 큰 기둥같이 된다. 그때문에 이들의 몸은 차츰 그 굵은 기둥위에 얹혀 있게 된다.

사지-뒷다리가 퇴화했다.

꼬리-끄트머리에 독발톱이 있다. 그 끄트머리에서는 과일 같은 향내가 나는 점착력이 강한 분비물을 내놓는다. 이 분비물 냄새에 이끌려 꼬리에 앉은 곤충은 꼬리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못하고 먹히고 만다.

에문크테이터(Emunctator sorbens)
코-길게 뻗은 코에서 가늘고 긴 포획사(捕獲糸)를 콧물처럼 물속으로 늘어뜨려 내린다. 이 실에 물에서 사는 작은 동물이 걸리면 점액성이 강한 실을 약간 끌어올리고 긴 혀로 코끝에서 핥아 잡아 먹는다.

꼬리-잘 움지이고 긴 꼬리를 가지고 있다. 꼬리 끝에는 독샘이 있다. 대개는 작은 무리를 이루고 있는데 이럴때 전원이 일제히 꼬리를 들어 흔들면서 몸을 보호한다.

오르키디옵시스(Orchidiopsis rapax)
보통 이 동물은 꼬리로 서 있으며 멀리서 보면 그모양이 큰 꽃과 비슷하다. 코 표면의 유인성분비물은 바닐라와 같은 냄새를 내며 먹이를 유인하는 역할을 한다. 이 냄새를 맡고 가까이 왔다가 코 위에서 멈추거나 가까이를 훨훨 날던 곤충은 길고 가는 팔 끝에 순식간에 잡혀 먹히고 만다.

코르불로나수스(Corbulonasus longicauda)
코-그 색의 선명함과 코의 광택이 훌륭하다. 열린 입에서 나는 버터밀크 냄새로 곤충을 유인한다.

꼬리-50cm나 되는 긴 꼬리로 서서 집단을 이루고 있다. 이들이 상쾌한 바닷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광경은 마치 꽃밫에 바람이 이리 쏠리고 저리 쏠리는 것 같다. 그 꼬리는 성장과 함께 길어진다. 갖난 새끼는 몸길이 정도밖에 안된다. 그때문에 가까이에 있는 꽃나무의 꽃꼭지에 올라가 꽃봉오리는 꺾어버리고 그 자리에서 코를 마치 꽃봉오리처럼 벌리고 먹이를 잡는다. 꼬리 끝은 각질화하여 있어 길게 뻗어 흙에 닿으면 요추의 회전운동으로 땅속 15cm정도까지 파고 든다.

수아비스(Eledonopsis suavis)
이 동물은 낮동안에는 굴속에서 둥근모양을 하고 잠을 잔다. 이 굴의 입구와 그 주변의 사진을 찍어 보면 굴에서 4개~6개의 띠와 같은 모양의 것이 주위에 뻗어 있다. 이 장미색 띠는 폭이2~3mm이고 길이는 30cm나 된다. 이것을 자세히 살펴보려고 빛을 비추면 이 띠들은 재빨리 굴속으로 들어가 버린다. 이 띠 모양을 한 것이 코이며 코에서 나오는 점액으로 곤충을 잡아 먹는다. 이 수아비스는 아직까지 사육에 성공한 예가 없다.

마몬톱스(Mamontops ursulus)
나이 많은 수컷을 리더로 하여 작은 무리를 이루고 지낸다. 국화과 초본인 맘모스 당근이 먹이인데 그것을 2개의 코로 뿌리채 뽑아 먹는다. 나이 많은 수컷은 모두 똑같이 초컬릿 색을 한 젊은 개체나 암컷과는 달리 은회색의 꼬리가 눈에 잘 띄어 이것을 흔들어 무리의 추종반응으르 일으킨다. 인위적으로 꼬리를 탈색하여 블론드로 만든 젊은 암컷을 무리속에 섞어 놓자 그 무리가 추종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이 실험으로 확인되었다.

1988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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