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는 개인용컴퓨터로 자신의 예금구좌에 들어있는 돈을 인출해 세금도 납부하고 증권투자도 하고…
국제은행의 예금 구좌를 갖고 있는 박정출씨는 은행을 드나들면서 몇가지 의문이 떠올랐다. 회사는 얼마전부터 월급을 주거래 은행으로 입금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집에서는 가까이 있는 새롬은행을 이용하고 있어 두 개의 통장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국제은행이 집 부근에는 없어 버스를 타고 몇 정류장을 가야했기 때문에 은행이용이 대단히 불편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집에서 갑작스럽게 연락이 오면 국제은행의 현금을 인출해 그 옆에 있는 새롬은행에 입금시키고 집에서 다시 그 돈을 찾아 써야했다.
어떻게 국제은행과 새롬은행이 서로 협조해서 돈의 입출금이 자유롭게 될 수는 없을까. 또 각 백화점이나 금융회사들마다 발행하는 카드가 달라 어쩔수 없이 많은 카드를 가지고 다녀야 하는 불편을 벗어날 수는 없을까. 만약 분실이라도 한다면 한꺼번에 모두 잃어버릴 우려도 있다. 현재 박씨가 들고 다니는 카드만 해도 국제은행의 신용카드, 우수백화점의 고객카드, 동대문카드(주)의 크레디트 카드, 그 외에도 종로에 있는 우량서점의 고객카드 등 어림잡아 7~8개는 되지 않는가.
문제는 그뿐만 아니었다. 카드만 있으면 현금인출은 되는데 입금은 곤란하다는 등 조금만 신경쓰면 될 만한 일들이 생각같이 되지 않아 불편하다고 생각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게다가 지방에 가면 국제은행이 그리 많지 않아 꼭 현금을 가져다녀야 한다는 사실에 많은 어려움을 느꼈던 것이다.
CD공동망의 출현
그러던 어느날 시중 은행들이 현금자동지급기를 공동으로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그래서 현금인출은 어느 은행에서나 가능하다는 것이다. 각 은행들은 현금자동인출기(CD/ATM)를 갖고 있으며, 카드만 있으면 국제은행에서 새롬은행의 예금을, 새롬은행에서 국제은행의 현금 인출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은행원에게 물어보니 지난 7월1일 부터 은행간 CD(Cash Dispenser)공동망이 가동되었으며, 현금카드는 서울 지역 내에서 공동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CD공동망은 카드뿐 아니라 현금통장을 갖고서도 현금의 입출금이 가능하다. 박정출씨는 이런 놀라운 사실을 알고 은행에 갔다. 그러나 동네의 조그만 지점에서는 현금자동인출기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아직까지는 시내 큰 은행이나 요충지라고 불리는 곳에만 CD/ATM이 설치되어 있다. 은행에서는 금년말까지 서울 시내는 물론 지방의 은행에도 이들 자동인출기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이 세워져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카드 하나로 쇼핑을
박정출씨는 지난 뜨거웠던 여름을 보내고 가족과 함께 주말을 보내고 있었다. 어느듯 차가운 바람과 레코드점에서 틀어논 '이브몽땅'이 부른 '고엽'의 멜로디가 가로수 늘어진 거리에 흘러 나오는것을 들으며 가벼운 마음으로 쇼핑을 하고 있었다. 내년 봄이면 국민학교에 입학할 수영이의 장난감과 수영엄마의 가을 코트도 살겸 오랜만의 가족나들이를 나왔다.
백화점에 들어가 수영이가 원하던 겨울 스케이트와 벽돌쌓기 등을 사고 크레디트 카드를 제시했다. 종업원은 계산대 옆에 놓여있는 신용카드 조회기에 밀어넣고는 아무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영수증을 끊었다. 신용카드 조회기는 카드를 이용하고 있는 고객들의 신용상태를 항상 점검하여 고객이 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지의 유무를 체크하고 있는 것이다. 매월 카드 이용료를 착실히 납부하는 박정출씨는 신용상태 불량자라는 블랙리스트에 올라있지 않았고 그런 제한이 있을리 없었다.
최근 은행카드는 이전의 한도금액 이상을 사용하지 못하는 네거티브 시스팀에서 이전 신용상태를 근거로 보유한도 3~4배 이상씩이나 현금인출이나 물건 구입이 가능한 포지티브 시스팀으로 바뀌어 카드 사용의 폭이 훨씬 넓어진 것이다.
전에는 마그네틱 스트라이프 카드(M/S CARD)를 사용했었으나, 앞으로 IC 카드가 탄생되면 더욱 폭넓은 용도로 카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카드 하나로 은행뿐 아니라 백화점에서의 물품 구입, 기차표 구입, 식당이용 등 다양한 용도로 카드를 쓸 수 있어 대단히 편리한 환경이 만들어진다. 앞으로는 레이저 카드도 고려중에 있어 금융의 효율적인 이용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금 없는 사회
종이없는(paperless)사무실, 현금없이(cashless) 다닐 수 있는 사회, 카드 하나로서 물품구매가 가능한 사회환경이 확대됨에 따라 신용카드 및 현금카드 사용은 사회각층으로 퍼져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캐시카드는 신용사회가 정착 되어감에 따라 그 이용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이미 각 시중은행은 고유의 현금카드, 크레디트 카드 등을 발급하며 다가오는 신용사회에 대한 적극적인 대비책을 마련하는 등 다가올 미래 정보사회에 대한 적극적인 방안을 강구 중에 있다.
그러나 카드 이용이 요즘과 같이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몇년 전부터 유명 백화점이 고객 유치를 위해 개별적으로 카드를 이용하거나 회원증을 발급한 것이 신용카드의 전신이다. 그러다 얼마전부터 은행이 고유의 현금카드를 발급해 두툼한 통장 없이도 현금의 입출금이 가능하게 되면서 대도시를 중심으로 카드 이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더구나 작년 신용카드업이 별도의 법에 의해 신종 사업영역으로 자리잡으면서 국민은행은 국민신용카드(주), 그외 C카드를 발급하는 비씨카드(주) 등 별도 카드회사들이 대거 탄생하게 된다. 올해는 대기업들도 금성 그룹이 LG카드, 삼성그룹이 위너스카드를 만드는 등 많은 카드들이 탄생했다.
그러나 은행들이 각각 별도의 카드를 만들면서 몇가지 문제점이 생겨난다. 정보화 사회의 지향목표 중의 하나인 공동 온라인을 이용한 공동 데이타 이용이 어려워진 것이다. 게다가 별도의 회선을 가짐으로 인해 국가기간의 전산망에 통일적인 네트워크의 구성이 불가능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바로 한국은행을 중심으로 시중은행들이 현금카드와 크레디트 카드를 공동회선으로 이용하자는 CD공동망이 시작된 것이다. 현재 이러한 CD공동망의 이용이 가능한 은행은 조흥, 상업, 제일, 한일, 서울신탁, 한미, 신한의 시중 7개 은행과 외환, 중소기업, 국민, 주택, 농협 등 특수은행 5개소다.
인공위성을 통한 금융정보를
이웃나라 일본은 지난 75년부터 은행간 공동 시스팀을 구축하고 CD의 공동이용, 다른 은행의 수표(타행환) 이용 등을 시행했으며, 최근에는 자동자금이체, 홈뱅킹(가정-은행간전산망), 펌뱅킹(기업-은행간 전산망)을 구축해 24시간 일주일 내내(공휴일 포함) 각 신용카드 등으로 은행 구좌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미국에는 대부분의 정보가 일괄 정리되어 미국 전 지역에 걸쳐 거의 모든 매장에서 신용카드 등을 이용하여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여러 개의 전문기관이 있어 금융전산화의 계획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그룹으로는 전자자금이체에 관한 문제를 연구하는 전자자금 이체협회(EFTA)가 있고, 1만 7천개의 은행이 가입된 정보센터(Automated Clearing House)가 있어 수많은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면 사회보장 제도 내의 급부금, 군대와 공무원의 봉급 지급, 퇴직 연금 등이 매월 일정한 금액으로 고객이 갖고 있는 구좌로 입금이 된다.
또한 벨지움에는 국제은행간의 자금결제 및 메시지 교환 업무를 위해 SWIFT를 설립해 87년 1월 현재 50여개 국이 가입하고 있다. 이 SWIFT시스팀에서는 현금관리뿐 아니라 다양한 데이타베이스를 갖고, 전세계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미국의 유명 은행 카드를 갖고, 유럽에서 원활한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뿐아니라 가정에서도 인공위성을 통한 금융정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이 개발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첨단 정보화 사회의 우수한 환경이 이처럼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환경을 낳는 것만은 아니다.
신용사회의 허점
대망의 2천년이 된 어느날. 종합상사 기획실에 근무하는 김달수씨는 부산지사의 확장으로 지사장으로 승진, 부산지사에 근무하라는 명을 받게 된다. 부임 일주일전, 김달수씨는 부산으로 내려가 복덕방 소개로 바다가 내려보이는 아담한 집을 구하게 된다. 계약을 위해 서류를 준비하고 집주인과 만나기로 하고 임시 숙소로 정한 호텔로 돌아왔다. 지사장 승진, 그리도 그리던 바닷가가 내려다 보이는 아담한 집,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신선한 생활의 단꿈을 그려보는 중 갑자기 울리는 전화벨 소리. 전화 올데가 없는데 무슨 전화일까. 웬지 불길한 예감을 느끼며 수화기를 받아든 순간, 아연실색할 말을 낮에 만났던 복덕방 할아버지가 하는 것이다. 복덕방 사무실에서 단말기로 김달수씨의 신원을 확인해 보니 고액의 부채를 갚지 않은 거리정지자의 명단에 들어있다는 것이다. 그럴리 없다는 김달수씨의 말에도 불구하고 이번 가옥매매 계약은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다고 잘라 말하는 것이다. 아니 이게 무슨 말인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자신이 거래정지자로 낙인이 찍힐 리가 없는데, 자신의 이름이 신용정보센터의 블랙리스트에 올라가있다니. 다음 날 새벽 첫 비행기로 서울로 올라가 정보센터의 문의창구에 문을 두드렸다. 그곳은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몇 사람의 방문객이 기다리고 있었다. 상담자와 하는 대화를 들어보니 자신의 경우와 비슷한 사례를 가진 사람들도 있는 것 같았다.
김달수씨는 차근차근 자신의 처지를 이야기 하고, 이럴 수가 있느냐는 항의를 했다. 상담자는 단말기로 김달수씨의 인적상황을 입력해보고는 틀림없이 자신이 거래정지자로 묶여 있다는 것이었다. 오히려 김씨는 현재 지명수배를 받고 있다는 어이없는 말까지 하는게 아닌가.
김달수씨는 우선 법원에 신고를 하고 원인 규명을 위해 여러가지 경로를 통해 자신과 동명이인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해 보았다. 조회결과 자신과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은 모두 50여명. 그 중 나이가 비슷한 사람은 4명. 그중 한명은 행방불명이고, 자신은 역시 거액의 사채를 횡령하고 도주한 사람으로 나타난 것이었다. 김달수씨는 행방불명인 또 다른 김달수를 찾아보았다. 경찰의 치안망을 통해 조회해 본 결과 행방불명의 김달수는 전과5범의 사기전문가였다. 그는 여러 경로를 통해 자신과 동일한 이름을 가진 사람을 뽑아 이들의 이름을 차례로 도용해 왔으며, 김달수라는 이름을 가진 다른 몇사람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뺑소니 운전, 카드 사용료 미납 등 여러가지 형태의 범죄인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결국 자신의 누명은 벗어났지만 그로 인해 허비한 돈이나 시간은 엄청난 것이었다. 이미 회사는 휴직원을 내었지만, 회사는 그러한 사실을 알고 품위손상을 이유로 퇴직 처리하였다.
가상해본 사례지만 이미 개인의 신용상태를 일괄적으로 정리하고 있는 독일, 미국, 일본 등지의 나라에서는 빈번히 일어나는 예다.
서독 정보기관의 위력
서독에는 소비자의 신용에 관한 정보를 보관하는 슈파(SCHUFA)라는 사설기관이 있다. 단순한 협동조합의 형태로 시작된 이 신용보호단체인 슈파(Schutzge meinchaft für allegemeine Kredititsicherung)는 1927년에 설립되었다. 그 이후 서독 각 지역에 세워진 유한책임회사의 형태로 13개 지구의 슈파가 협력하여 운영되고 있는데, 지금은 전국적인 조직으로 사단법인 독일 신용보호연행(BUNDES SCHUFA)이 되었다.
슈파는 은행이나 보험회사 등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 금융기관에 구좌를 개설한 사람은 모두 슈파의 정보망에 들어가 있게 된다. 서독 금융기관에서는 대부를 발고자 하는 사람들은 슈파조항에 서명하는 것이 의무사항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슈파조항이란 구좌개설이나 대부를 받고자 할 때 슈파에 데이타를 줘도 좋다는 약관을 가리킨다.
서독의 사업가 A씨는 슈파의 잘못된 정보로 인해 파산선고를 받고 직업을 잃었을뿐 아니라, 신용상에 엄청난 손해를 입었다. 은행은 A씨의 신용상태에 대한 정보기관 슈파의 정보를 받고, 그에게 신용대출을 정지해버려 더 이상 사업을 지탱할 수 없었다. 그는 연방재판소에 제소했으나 판결은 그에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
"슈파는 틀린 정보에 대해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 슈파는 정보의 진위에 대한 책임을 일체 지지 않는다"는 판결을 받았을 뿐이다. 이처럼 잘못된 정보에 의해 개인의 일생에 금이 가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전산망에 의한 편의가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다.
우리 나라는 이러한 개인 및 기업의 정보를 여러 금융기관에서 수집하고 있으며, 그 담당기관들은 전국은행연합회, 신용보증기금, 전국종합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주), 한국기업평가(주) 등이 있다. 이중 은행연합회와 종합신용평가(주)는 개인이나 기업의 여신 정보를 수집, 분석하고 있으며, 나머지 기관들은 대부분 기업체들의 신용상태에 관한 정보를 수집해 필요한 금융기관 등에 제공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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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우리 나라의 금융전산화 상황으로 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염려할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선진 외국의 상황을 보면 사회환경의 다원화, 전화회선을 이용한 공공 전산 시스팀에의 접근, 그로 인한 사회 각층의 여파는 심각한 차원에서 논의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80년대 들면서 국가기간전산망이라는 형태로 사회전반에 걸친 전산화가 새로운 시대 조류로 시작되었다. 금융전산망은 그 중의 하나로 행정전산망, 교육연구전산망, 국방전산망, 공안전산망과 함께 5대 국가 전산망에 포함된다.
현재 금융전산망에서 꿈꾸고 있는 서비스는 CD공동망을 필두로 전자자금이체, 가정-은행 전산망, 기업-은행 전산망, 타행환 결제, ARS(자동응답 시스팀) 등으로 90년대 후반까지 금융전산화를 구축할 것이라는 계획 속에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80년대 말까지 은행간 전산화를 구축한 후, 90년대에 가정과 은행, 기업과 은행을 컴퓨터 및 여러가지 매체로 연결하여 금융업무를 처리하며, 필요한 금융정보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를 시기별로 구분해 본다면 우리나라 금융전산화의 1단계(80년대)에는 은행 사이에 전산망을 구축한다. 다음 가정, 기업, 판매점을 연결하는 2단계는 대고객 전산망 구축단계로 90년대 전반에 전산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으로 기본계획이 잡혀져 있다. 3단계는 대고객 전산망을 전국적으로 실시하게 된다. 전국의 1일 결제권화, 대고객 서비스의 시간적 장소적 제약제거, 전자자금이체의 보급, 선진금융기법 도입 여건조성, 정책수립자료의 신속한 제공을 세부목표로 금융전산망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공동망에서 구상중인 서비스는 ARS(자동응답 시스팀), 예금통장, 무통장 입출금, 타행환 송금 추신이며, 이용대상은 보통예금, 저축예금, 자유저축예금, 가계종합예금 등 요구불예금 계좌에 한정하고 있다. 또한 1단계는 주6일동안 평일 9시간 서비스를 실시하며, 2단계는 주6일 매일 16시간을 서비스하며 3단계는 주 7일 24시간 풀가동하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다.
인간 중심의 전산망을
이처럼 금융전산망은 다가올 미래사회의 첨병으로 우리의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어떠한 전산화 계획보다 금융업무 전산화가 일반 국민의 가장 많은 관심을 끄는 것은 그만큼 우리의 실생활과 밀접하기 때문이다.
홈뱅킹이 이루어지는 시대에는 가정과 은행, 가정과 증권회사 등 필요한 금융기관과 직접 정보를 주고 받으며 금융업무를 볼 수 있다. 집에 있는 개인용 컴퓨터로 자신의 예금구좌에 들어있는 돈을 인출해 세금 납부를 한다거나 다른 은행의 구좌에 송금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꿈같은 얘기같지만 90년대 후반이면 현실로 다가올 우리 주변의 환경이다. 가정의 단말기로 금융시세를 보며, 자신의 구좌의 돈으로 증권투자를 하는 등 미래 정보화 사회가 바로 홈뱅킹으로 현실화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산화를 구축함에 있어 고려되어야 할 내용도 많다. 앞서 보았던 경우처럼 개인의 정보가 전혀 엉뚱한 데로 흘러들어가 오용되는 경우도 막아야 할 것이며, 그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도 없어야 할 것이다. 현재로는 이러한 피해방지에 준비가 부족하다. 단지 화려하고 멋진 장미빛 미래만이 보일뿐, 비관적이거나 부정적인 차원에서의 미래정보화 사회를 대비한 정책은 대단히 부족하다.
금융전산화 계획에는 이러한 기술적인 대비책을 세우는 것을 중심으로 미래사회에 생길 질병에 대한 왁찐과 같은 예방주사를 만들어내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컴퓨터로 인한 개인 프라이버시침해, 전산 오작동으로 인한 불의의 피해, 이 모두가 미래정보화 사회가 낳을 첨단 질병에 대한 예방주사를 만드는 작업도 금융전산화 계획 속에 함께 포함되어야 한다. 그런 연후에야 인간 중심의 전산화가 가능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