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튀는 미·소의 화성탐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화성의 대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다. 인류의 화성여행은 언제 어떠한 방법으로 가능할까.
1969년 7월21일 상오 5시17분42초 미국의 아폴로 11호의 우주인 '닐 암스트롱'이 달에 첫 발을 디디고 있을 때 미항공우주국(NASA) 고급 간부 5명은 휴스톤에 있는 유인우주비행센터에서 아폴로 11호의 성공적인 달 착륙에 대해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었다. 이 자리에서 '뮐러' 미항공우주국 부국장은 "아폴로 계획의 진전상황을 감안해 말한다면 국가목표로서 전념하지 않아도 1986년까지는 화성으로 인류를 보내는 것은 가능하겠다"고 말했다. 당시로 보면 1986년의 화성탐섬은 17년 뒤의 일이니까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지만, 미국이 화성탐험을 계획 했었던 1986년은 이미 2년전에 아무 소식도 없이 지나가 버렸다.
1986년 7월12일과 1988년 9월28일은 서기 2000년 이전에 화성과 지구가 가장 가깝게 만날 수 있는 회합주기(태양 지구 화성이 일직선이 되는 시기)이다. 이렇게 가깝게 만날 수 있는 시기는 2000년 이후에나 다시 돌아온다. 아마 '뮐러'박사도 이러한 이유로 1986년을 화성여행의 좋은 기회로 생각했을 것이다.
2000년 이전에는 불가능
지금도 미국과 소련은 인류의 화성 탐험을 위한 준비를 천천히 차근차근 해나가고 있지만 서기 2000년 이전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왜 2000년 이후에나 인류의 화성여행이 가능한가.
첫째 미국과 소련의 경제력이 화성여행에 돈을 투자할 정도로 여유가 없다. 미국의 경제상태에 대해서는 우리가 잘 알고 있다시피 매년 무역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실정이고, 소련 역시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개방 정책을 쓰고 있는 형편으로 빠른 시일 안에 경제적인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
둘째 우주선의 크기인데, 전문가들의 예측으로는 화성행 유인 우주선의 무게를 1천5백톤 정도로 예상하기 때문에 지구궤도에 우주정거장이 완성된 이후에나 이곳에서 조립, 우주선을 화성으로 발사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얘기다.
미국과 소련 역시 지구 궤도상의 우주정거장에서 화성행 우주선을 조립 발사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1995년 경에나 우주정거장의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셋째 화성여행에 소요되는 시간은 대략 6백~9백65일 정도인데, 지금까지 인간이 무중력상태의 우주에서 체류한 최고기록은 소련의 우주비행사인 '로마넨코'가 세운 1987년 12월30일까지 3백26일. 때문에 무중력상태 속에서 우주비행사의 적응 훈련에도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좌절을 딛고 얻은 성과들
지난 7월 12일과 13일 발사한 포보스 1호와 2호는 지금까지 미국과 소련이 화성에 발사한 13번째와 14번째 화성 무인 탐색기가 된다.
1962년 11월 1일 소련의 마르스(Mars) 1호가 성공적으로 지구를 출발하여 화성 탐험에 막을 올렸으나 63년 6월19일 화성을 스쳐갈 때 이 우주선의 통신기계는 이미 고장이 나 있었다.
64년 11월5일 미국은 소련에 이어 두번째로 화성 탐사선 마리너 3호를 발사했으나 화성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실패함으로써 소련과 같이 1전1패를 기록했다. 동년 11월28일 발사된 마리너 4호는 2백28일 동안 5억3천만㎞를 비행하여 65년 7월15일에는 화성으로부터 최저 9778.8㎞ 떨어져 지나가며 22장의 근접 사진을 찍어 지구로 보내주었다. 이로써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화성의 표면과 달이 같이 많은 분화구로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1964년 11월30일 소련은 다시 태양계의 우주공간을 탐험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존드'(Zond) 2호를 화성으로 보냈으나 도중에 통신이 두절되어 실패하고 말았다. 미국은 1969년에 들어와서도 2월24일과 3월27일 각각 마리너 6호와 7호를 발사하여 동년 7월31일에는 마리너 6호가 화성의 적도 부근으로, 8월5일에는 마리너 7호가 화성의 남극상공을 지나가며 남극의 극관(Polar cap) 사진 등 모두 2백1장에 달하는 사진을 지구로 보내와 화성의 연구에 많은 공헌을 하였다.
15년만에 돌아온 1971년의 화성 대접근을 맞아 미국과 소련은 4개의 화성 무인 탐서선을 발사했다.
미국은 1971년 5월8일 마리너 8호를 발사했으나 2단 로킷의 고장으로 실패했고, 마리너 9호는 5차례의 발사 연기 끝에 71년 5월30일 아틀라스-센토 로킷에 의해 성공리에 발사되었다. 마리너 9호는 1백69일 여행한 11월14일 오전 9시2분 화성으로부터 22132.3㎞의 거리에 도착하고 추진력 1백50㎏짜리 역추진 로킷을 15분 동안 분사하여 원지점 1만1천7백㎞, 근지점 1천3백50㎞의 화성 타원궤도에 집입해, 인류가 다른 혹성에 처음으로 만든 인공달이 되었으며, 화성표면 전체의 70%를 6천장의 사진으로 찍어 지구로 보내주었다. 특히 마리너 9호는 화성이 갖고 있는 2개의 위성 중 하나인 포보스의 사진을 찍는데 성공했다. 지구에서 보면 하나의 점으로만 봐왔던 포보스 얼굴의 윤곽을 확실히 알 수 있게 해주었다.
1971년 5월19일과 28일 소련의 바이코누르 우주기지를 떠난 소련의 마르스 2호와 3호는, 11월 27일 2호가 먼저 화성궤도에 도착하여 궤도선으로부터 화성착륙선이 분리하는데 성공했으나 화성의 안전한 착륙에는 실패하였고, 궤도선은 역추진 로킷을 이용, 화성궤도에 진입하여 미국의 마리너 4호에 이어 2번째로 화성의 궤도를 도는 인공달이 되었다.
12월2일 마르스3호도 화성에 도착하였다. 3호 역시 2호와 마찬가지로 착륙선이 궤도선에서 분리되어 착륙을 시도하였으나 착륙 직전까지 20초동안만 지구에 연락을 취했다. 아마도 착륙지점에 모래강풍이 지나가서 파괴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궤도선은 과학적인 자료를 3달 가량 계속 보냈다.
1973년 7월21과 25일에도 소련은 마르스4호와 5호를 성공리에 발사하였다. 이들중 마르스 4호는 1974년 2월10일 화성에 2천2백㎞ 접근했을 때 역분사 로킷의 점화에 실패하여, 딱 한장의 화성 사진만 찍어서 보내는 데 성공했을 뿐이다. 이틀 뒤인 2월12일 화성에 도착한 마르스 5호는 성공적으로 화성의 궤도에 진입하는데 성공하여 며칠동안 작동하면서 화성 남반구 지역에 떨어지면서 찍은 몇장의 질좋은 사진들을 유품으로 보내주었다.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하던 소련은 1973년 8월5일과 9일 또다시 화성으로 발사했다. 다음해인 1974년 3월12일쯤 6호와 7호가 화성에 도착했으나 7호는 그 후 행방불명이 되었고, 6호는 화성에 착륙을 시도, 화성 대기권에서 가치있는 자료를 보내주었다. 그러나 화성 표면에 닿는 순간부터는 송신이 두절되었다. 당시만 해도 소련의 연착륙(부드럽게 육지에 내려앉는 것) 기술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아니면 붉은별(화성 火星)은 지구의 붉은 별(소련의 국기에는 붉은 별이 하나 그려져 있다)에서 보낸 탐사선은 반기지 않는 것 같기도 하고…….
1975년 8월20일과 9월9일 타이탄3E-센토어 로킷에 의해 바이킹1호와 2호는 케이프 케네디에서 발사되었다.
1976년 6월19일과 8월7일에 각각 화성의 궤도에 도착한 바이킹 1호와 2호는 궤도모선에서 화성착륙기가 분리되어 연착륙에 성공하고 80년 8월7일과 7월24일까지 4천5백매 이상의 사진과 화성표면의 온도, 대기의 밀도, 바람의 속도 측정 및 화성 토양 분석 등 수많은 과학적인 실험을 전개하였고 그 중요한 결과를 지구로 보내주었다. 이상이 소련의 포보스 1호와 2호가 화성으로 발사되기 전에 화성에 보내진 미국과 소련의 무인화성탐험기이다.
언제 화성으로 갈 수 있나
화성에 갈 준비가 되었다고 해서 아무때나 화성에 갈 수는 없다. 지구와 화성이 태양의 주위를 회전하고 있지 않다면 문제는 간단하지만 지구와 화성이 태양의 주위를 서로 다른 속도로, 그리고 회전반경과 주기가 각각 다르게 회전하기 때문에 그렇게 쉽게 갔다가 쉽게 올 수는 없을 것 같다. 빛과 비슷한 속도로 달릴 수 있는 광자로킷이라도 출현해서 화성까지 12,3분에 갈 수 있다면 화성의 위치가 어디에 있든지 관계는 없지만, 수십년 내로 사용할 수 있는 로킷을 가지고는 적당한 때를 기다려 출발했다가 적당한 시기에 되돌아와야 한다.
지구에서 화성을 탐험하기 위해 출발할 가장 적당한 때는 지구에 화성이 가장 가깝게 접근하는 회합주기가 되기 4개월 전이다. 그런데 지구와 화성의 회합주기를 구해보면, 지구는 1천4백95만2백1㎞의 평균 반경이 이루는 타원궤도를 초속 29.72㎞의 속도로 365.26일마다 공전하므로 태양을 중심으로 하루에 회전하는 각은 지구가 평균 0.987˚, 같은 방법으로 계산하면 화성은 평균 0.523˚가 되므로 지구가 화성보다 하루에 0.464˚만큼 더 회전한다. 여기서 화성과 지구의 회합주기는 평균 360÷0.464=775일이 산출된다.
천문대에서 발표한 회합주기를 보면 이미 지나간 86년 7월12일, 88년 9월22일, 90년 11월27일, 93년 1월7일, 95년 2월12일, 97년 3월13일, 99년 4월24일, 2001년 6월21일, 2003년 8월27일 등이다. 2000년대 초까지의 회합주기 중에는 근지점에서와 원지점에서의 회합주기가 포함되어 있는데, 9월 근방에서 회합을 하면 근지점에서 회합한 것이 되고 3월 근방에서 회합하면 원지점에서 회합한 것이 된다. 이러한 까닭으로 화성탐험이 알맞는 근지점에서의 회합주기는 86년 7월12일, 88년 9월28일, 90년 11월27일, 2003년 8월27일 등이다. 여러가지 조건으로 보아 2003년 8월27일 회합 주기를 이용한 화성의 유인우주비행이 적당할 것 같다.
6백19일의 여행
케플러(J.Kepler, 1571-1630)는 '태양을 회전하는 행성의 궤도는 모두 타원이라고 말했다. 화성과 지구의 궤도도 타원인데, '호먼'궤도를 이용한 화성 탐험을 이해하기 위해 원궤도로 가정하고 화성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행성 탐험에 관한 첫번째 논문은 1925년 독일의 '월터 호먼'(Walter Hohmann)박사가 '천체도달의 가능성'이라는 논문에서 자세히 밝혀 현대의 행성탐험에 기본이 되었다.
호먼 궤도에 의한 행성 탐험은 지구의 궤도와 가려고 하는 행성의 궤도, 즉 화성의 궤도 중 서로 1백80˚되는 각각의 지점을 연결하는 타원 궤도를 만들어 비행하는 것이다.
지구의 궤도와 화성의 궤도가 같은 평면상에 있다고 가정할 때, 지구에서 화성으로 우주선이 출발할 때의 지구의 위치와 우주선이 화성에 도착할 때 화성의 위치는 태양을 중심으로 서로 1백80˚사이이다(그림1). 결과적으로 이 궤도는 태양을 중심으로 하여 이 궤도의 근지점이 지구의 궤도와 만나고, 원지점이 화성의 궤도와 만나는 것이다.
지구의 궤도에서 탈출한 뒤 우주선이 화성을 향해 달릴 때의 속도는 초속 32.75㎞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 32.75㎞/sec의 속도 속에는 지구의 태양 회전속도인 초속 29.72㎞가 들어 있으므로 초속 2.95㎞의 속도로 지구가 태양을 회전하는 것과 같은 방향으로 발사하면 초속 32.75㎞의 속도로 화성으로 갈 것이다. 물론 이 속도는 지구궤도의 우주 정거장에서 발사할 때임은 물론이다.
케플러의 제2법칙, 즉 "행성이 운동하면서 행성과 태양을 있는 직선이 동일시간에 만드는 면적은 일정하다" 에서도 나타난 것처럼 근지점에서는 속도가 빨라지고 원지점에서는 느려지게 되는데, 지구 근처에서의 우주선 속도가 32.72㎞이므로 화성에 접근할 때는 21.5㎞가량 된다. 그리고 그때까지 비행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2백60일 정도이다. 그러므로 호먼 궤도를 이용한 화성으로의 여행은 다음과 같다.
①지구에서 출발한 우주선은 2백60일 후에야 화성과 만날 수 있다.
②우주선이 지구를 출발할 때 지구의 위치는 우주선이 화성에 도착할 때에 화성 위치의 180˚후방에 있어야 한다.
③우주선이 지구를 출발할 때 화성의 위치는 0.523˚(화성이 하루에 움직이는 중심각)×260=135.98˚ 만큼 만날 지점의 뒤에 있어야 한다.
④우주선 발사시 지구에 대한 화성의 상대위치는 180˚-136˚=44˚만큼 앞에 있어야 한다.
⑤우주선이 화성에 가는 동안 지구가 이동한 각도는 260(일)×0.987˚=256.62˚만큼 이동한다. 여기서 0.987˚는 지구가 하루에 이동한 각도이다.
⑥우주선이 화성에 도착하였을 때 화성과 지구의 상대적인 위치는 256.62˚-180˚=76.62˚ 만큼 지구가 화성의 앞에 있어야 한다.
우주선이 화성으로부터 지구로 귀환하기 위한 조건을 다음과 같다.
①우주선이 화성에 도착했을 때 지구의 위치는 화성 전방 76.62˚에 있다.
②우주선이 지구로 돌아오기 위한 지구와 화성의 위치는 우주선이 지구에서 화성으로 갈 때와 반대로 화성이 지구보다 76.62˚앞에 있어야 한다.
③화성이 지구로부터 76.62˚만큼 앞에 있기 위하여 화성이 이동 해야 하는 각도는 360˚-76.62×2=206.76˚이다.
④③만큼 화성이 이동하는 데, 소요되는 일수는 206.76˚÷0.464˚=445(일)이며, 우주인들은 이 기간을 화성에서 기다려야 한다.
⑤화성탐험에 소요되는 총기간은 화성 왕복 여행일 260×2=520(일)에 화성에서 기다리는 시간 4백45일을 합한 9백65일이 걸린다.
우주선이 화성에 도착한 뒤 고장이 나서 지구에서 구조선을 보내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①고장난 우주선이 화성에 도착했을 때 화성의 위치는 지구 뒤 76.62도에 있다.
②구조선을 지구에서 출발 시키려면 화성의 위치는 지구 앞 44˚에 있어야 한다.
③이상의 위치를 얻기 위한 화성의 지구상대적인 이동 각도는 360-76.62+44=239.38˚가 되어야 한다.
④화성이 태양을 상대로 해서 이 각도 만큼 움직이려면 5백16일이 걸린다. 즉 화성으로부터 구조신호를 받은지 5백16일 후가 지나서야 구조선을 지구에서 발사할 시기가 돌아오며
⑤우주선이 고장난 후 구조선이 도착하는 데는 5백16일에다 2백60일(여행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더해 모두 7백76일 이나 걸린다. 2년 46일 뒤에나 구조선이 도착되므로 그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지금까지 호먼 궤도를 이용해서 화성을 탐험하는데 필요한 시간 등을 대충 계산해 보았다. 만일 행성의 여행에 호먼 궤도를 이용하지 않고 특수궤도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무척 위험한 일이다. 왜냐하면 특수궤도를 이용하면 여행 시간을 줄일 수는 있지만, 여행중 많은 궤도 수정을 필요로 하며, 불행히도 특수궤도 여행 중 고장이 나서 궤도수정을 할 수 없게 된다면, 아주 멀리 목성이나 해왕성까지도 그 궤도가 연장이 될 수도 있고 다시는 지구로 돌아올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호먼 궤도를 이용하게 되면 지구궤도를 탈출할 때에만 정확히 해주면 화성까지 정확하게 갈 수 있고, 설령 도중에 사고가 생겨 화성에 착륙을 못하게 되어도 화성을 돌아서 다시 지구로 되돌아 올 수 있는 아주 안전한 궤도이기 때문에 인류의 화성탐험에서는 반드시 호먼 궤도를 이용해야 할 것이다.
호먼 궤도로 화성근처에 우주선이 도착하면 역추진 로킷을 분사하여 화성궤도에 진입한다. 계속 선회하면서 착륙 예정장소를 찾아, 화성 착륙선이 모선으로 부터 분리되어 화성에 연착륙한다. 화성에 착륙한 우주인들은 지구의 수십억 인구가 지켜보는 가운데 과학적인 조사활동을 벌일 것이다. 화성에서 다시 호먼 궤도를 이용해서 지구로 돌아오려면 4백45일을 기다려야 하는데, 화성표면에서의 과학적인 조사가 아무리 길어도 80일은 넘지 못할 것이고 장기간 우주비행에서 발생되는 부작용을 최소로 줄이기 위해서는 화성에서 90일 정도 머문뒤 특수궤도를 이용해서 금성으로 갔다가 다시 지구로 돌아오는 방법이 있다.
화성에서 금성을 돌아 지구로 돌아오는 특수궤도에 진입하려면 화성의 궤도에서 출발한 이후의 속도가 초속 41.21㎞가 되어야 하는데, 이 정도의 속도는 충분히 낼 수 있을 것이다. 그 이유로는 화성 탐색선을 떼어 버렸고, 식품과 산소 또한 벌써 3분의 1정도가 소비 되었기 때문에 우주선의 무게가 3분의 1정도로 줄고, 화성의 궤도 탈출속도도 지구 탈출속도의 2분의 1정도도 안되는 매초 4.99㎞ 정도이기 때문이다.
금성을 지나갈 때는 태양과 금성의 중력에 이끌려 가속이 되는 바람에 초속 86.83㎞라는 어마어마한 속도가 되며 화성을 출발한지 불과 1백23마일밖에 걸리지 않는다. 금성을 지난 후에도 금성과 태양의 인력을 이용한 호먼 궤도를 타고 지구로 돌아 오며, 이때가 금성을 통과한 후 1백46일이 지났을 때이다.
이렇게 금성을 돌아서 지구로 오면, 화성여행에 걸리는 총시간이 6백19일 정도면 가능하나, 그렇지 않고 화성에 4백45일 기다렸다가 다시 화성에서 지구로 호먼 궤도를 타고 돌아오면 9백65일이 걸린다. 이렇듯 금성으로 갔다가 지구로 돌아오는 방법을 이용하면 3백46일 정도 줄일 수 있지만 지구 대기권에 도착할 때 쯤의 속도가 아폴로가 달나라 갔다올 때 속도의 3배가 넘는 매초 35.8㎞의 큰 속도이기 때문에 대기권에 돌입하는 문제를 어떻게 잘 해결하느냐가 중요하고 어려운 문제이다.
17년만의 대접근 화성관측 어떻게 하나
'또다른 생명체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낳고있는 태양계 유일의 행성인 화성이 지구에 가까이 접근했다. 지구와 같이 사계절이 있고 운하와 같은 것이 관측되기도 해 '지구외 문명'이 가능하다는 상상력을 부풀리는 주인공인 화성이 지구와 약 6천만㎞까지 접근한 것이다.
화성은 태양으로부터 약 2억2천8백만㎞ 떨어져서 태양 주위를 약 6백87일 주기로 공전한다. 화성의 질량과 반경은 각각 지구의 0.11배, 0.53배 정도로 아주 작은 행성이며 2개의 위성을 갖고 있다. 밤하늘에 보이는 화성의 색깔은 붉은색으로 지구에 가까이 접근했을 때는 -2.8등급(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목성의 밝기 정도)으로 빛나며 멀리 떨어져 있을 때는 1.8등급(북극성과 북두칠성의 밝기)까지 어두워진다.
화성은 지구 다음으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표면온도가 영하 80˚C에서 영하 30˚C를 오르내리고 기압은 7~8mb.평균 풍속은 약 5m/sec정도이다. 지구보다 중력이 작아(0.4배 정도) 대기밀도가 매우 낮지만, 그 외의 환경은 지구의 사막을 상상하면 된다.
1962년 쇼련의 무인우주선 마르스 1호를 시작으로 지구인의 화성침략은 시작되었다. 최근의 포보스 1,2호까지 많은 무인우주선이 탐사에 성공해 화성에 관한 수많은 사진과 자료를 보내왔다. 우주선이 보내온 화성의 경치는 황량하면서도 아름다왔다. 지평선 저편에는 분화구가 생겼을 때 내동댕이 쳐진 암석이 뒹굴고 있었고 모래언덕이 있었으며 표면에는 바람에 실려 온 미세한 알맹이들이 솜털처럼 깔려 있기도 했다. 그러나 운하는 없었고 어떠한 생명체도 발견되지 않았다. 과학자들은 최소한 탐사선이 조사한 지역에는 생명체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육안으로도 관측 가능
이러한 화성이 이번 9월22일 13시에 지구에 5천8백81만㎞까지 접근하는 천문현상이 일어났다. 이 현상을 화성 대접근이라고 하는데, 접근거리가 5천만㎞대로 접근하는 것은 1971년 이래 17년만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2년 전인 86년 7월 16일에도 대접근이 있었으나 그때의 접근거리는 6천37만㎞였다.
이와같이 지구와 화성간의 거리가 가까와지는 것은 태양 지구 그리고 화성이 일직선이 되는 회합현상이 일어날 때 생기는데, 지구의 궤도가 원형에 가까운데 비해 화성은 타원궤도를 이루기 때문에 매 회합마다 거리가 같지 않고 약 5천6백만㎞에서 약 1억2백만㎞까지 변한다. 화성의 회합은 약 2년2개월(7백80일)에 한번씩 일어나는 현상으로 올해는 9월28일 14시에 일어났다. 따라서 화성의 대접근 현상은 15년에서 17년 정도이다.
대접근때는 상대적으로 크게 보이는 화성을 관측할 수 있는데, 9월22일에는 화성의 시직경(보이는 각도로 측정한 천체의 크기, 보통 보름달은 32분40초)이 23초8로 목성(43초8)의 절반 정도로 커진 화성을 볼 수 있었다.(그림2)
이때 화성은 -2.7등급 정도로 밝게 빛나므로 육안으로도 관측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구경 10㎝정도의 망원경으로 보면 화성의 극관과 짙은 줄무늬까지도 관측할 수 있다. 같은 날 토성은 +0.5등급, 목성은 -2.6등급이므로 토성보다는 15배나 밝고 목성보다도 밝다.
9월초부터 10월중순까지는 화성의 시직경이 22초를 넘고 남중고도가 50도 이상이므로 관측하기에는 절호의 기회이다. 이기간 동안 화성이 우리나라에서 뜨고지는 시각과 정남에 위치할 때의 시각(남중시각), 그리고 천구상에서 화성이 위치하는 별자리에 대해서 미리 알아 놓는다면 초보자들도 일몰후 자정까지는 동남쪽 하늘에서 붉게 빛나는 화성을 쉽게 관측할 수 있다(표1 및 그림1 참조). 서울에서 볼 때 화성은 저녁 7시쯤에 동쪽 하늘에서 떠올라 밤1시에 남중하고 아침 7시에 서쪽하늘로 진다.
한편 한국천문우주아카데미에서는 1차로 화성 관측 캠프를 9월24일부터 1박2일로 개최하고 2차로 10월1일부터 2일까지 경기도 남양주군 화도면 금남 캠프장에서 개최한다. 참가 대상은 국교3년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자세한 문의는 전화 976-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