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업무용 소프트웨어와는 다른, 새로이 개발되고 있는 PC 소프트웨어들을 살펴보자.
최초의 상업용 개인용컴퓨터가 등장한 것이 1975년 1월이고,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애플Ⅱ라는 8비트 개인용컴퓨터가 등장한 것이 1977년 7월이다. 이때부터 개인용 컴퓨터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의 개발사가 시작되는데, 1979년에 발표된 워드스타(Wordstar)와 비지칼크(Visicalc)가 워드프로세서와 스프레드시트의 신기원을 기록하고 1981년 그 유명한 디베이스 투(dBASE Ⅱ)가 나와 PC에서도 데이타 베이스 소프트웨어가 훌륭하게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이런 대표적인 상업용 소프트웨어들만이 PC용 소프트웨어의 목록을 독차지하는 것은 아니다. PC의 활용분야가 점점 더 넓어짐에 따라 PC용 소프트웨어의 종류도 더 분화되고 있는 추세인 것이다. 여기에서는 그중에서도 너무 전문적인 것은 피하고 대표적인 분야의 소프트웨어들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보기로 하자.
■그래픽 소프트웨어/예술가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요즘에는 '스필버그'와 같은 감독들이 만든 환상적인 영화를 통해서 컴퓨터 그래픽이 어떤 효과들을 낼 수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물론 그렇게 정교하고 움직임까지 되는 그래픽 처리가 PC로 가능한 것은 아니다. 아직은 PC를 이용한 그래픽처리는 전문가가 만족할만한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고, 그나마 PC가 제공하는 최고 수준의 그래픽을 즐기기 위해서는 꽤 비싼 값을 지불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그래픽 소프트웨어라고 하면, 모니터 화면을 일정한 문자만 나오는 상태(텍스트 모드라고 한다)에서 수많은 점들로 구성된 상태(그래픽 모드라고 한다)로 바꾼 다음 사람이 원하는 대로 그림을 그리게 해주는 종류를 가리킨다. 이런 소프트웨어들은 그래픽 에디터(graphic editor)라고도 하는데, 이것으로 만든 결과의 질은 화면에 그려질 수 있는 점과 색의 수를 결정하는 하드웨어에 의존하게 된다. 물론 좋은 그래픽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그 가격도 매우 높다. 보통 IBM PC에서 사용되는 그래픽 에디터로는 닥터 할로, 로터스 프리랭스 플러스 등이 있다.
그래픽은 예술가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최근에는 많은 업무용 소프트웨어들이 수치 데이타를 그래픽으로 변환시키는 기능을 갖고 있다. 예를 들면 로터스 1-2-3와 같은 스프레드시트 소프트웨어들은 사용자가 몇개의 키만 누르면 입력된 수치 데이타들을 막대 그래픽 혹은 원 그래프 등으로 그려준다. 이런 기능을 업무용 그래픽(business graphic)이라고 이야기한다. 복잡한 수치를 읽는 것보다는 그래픽으로 표현된 도표를 보는 것이 상황판단에는 훨씬 도움이 된다.
PC에서 그래픽이 가능하고 또 그것을 프린터로 뽑아볼 수 있다는 사실은(컬러는 아직 멀었지만) 새로운 종류의 그래픽 소프트웨어의 탄생을 유도했다. 예를들면 프린트마스터와 같은 프로그램이 생겨난 것이다. 프린트마스터라는 미리 만들어둔 그림과 글자모양을 이용해서 축하카드, 포스터, 편지지, 달력, 현수막 등과 같은 인쇄물들을 PC와 프린터를 이용해 뽑아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물론 그 질은 떨어지지만 개인들이 마음대로 디자인하여 쉽게 출력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업무용 소프트웨어에서와는 달리 그래픽 소프트웨어에서는 외국에서 개발된 것을 가져다 한글만 입력하여 사용한다는 것이 통하질 않는다. 현재 모든 소프트웨어들이 그래픽 화면을 사용하게 되는 추세에 있으므로 이런 추세는 소프트웨어를 외국의 것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주목해야 할 변화이다.
■교육용 소프트웨어/아직 국내에서는 미개척지
PC의 교육용 소프트웨어하면 국내에서는 영어니 수학이니하는 단순 학습 프로그램을 생각하게 된다. 물론 PC에서 큼직하고 우수한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것은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데 많은 시간과 돈과 전문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드웨어적으로도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다. 앞으로는 광디스크를 PC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므로 교육용 소프트웨어의 미래는 밝다고 하겠다.
현재 IBM PC용으로 나와 있는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살펴보면, 도스의 사용법을 학습하는 프로그램, 특별한 소프트웨어의 사용법을 학습하는 프로그램, 키보드 타자를 연습하는 프로그램, 속독법을 훈련시켜주는 프로그램, 영어단어시험을 보는 프로그램 등이 있다. 업무용 소프트웨어와는 달리 이 분야에서도 국내에서 제작된 소프트웨어는 거의 없다. 거창하게 하나의 교과목을 처리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보다는 현실적으로 필요하고 유용한 교육용 프로그램들이 하나씩 나와야 할 것이다.
■게임 소프트웨어/시뮬레이션 게임이 특징
PC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사람들도 게임에 대해서는 잘 아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만큼 게임 소프트웨어는 사람들의 주의를 끌 수 있는 매력적인 것임에 틀림이 없다. IBM PC는 하드웨어적으로 볼 때 오락실에서 볼 수 있는 게임 컴퓨터만큼 게임에 적합한 것은 아니다. 게임으로만 보면 오히려 8비트 컴퓨터인 MSX가 더 나은 기능을 갖고 있다. 그러나 IBM PC는 널리 보급된 표준이라는 강점에 힘입어서 꽤 많은 게임 소프트웨어들을 갖고 있다.
게임 소프트웨어를 자신이 갖고 있는 IBM PC 호환기종에서 실행하려면 한 가지 잘 알아두어야 할 사실이 있다. 그것은 그래픽 카드에 관한 지식이다. 현재 IBM PC에서 사용이 가능한 대부분의 게임들이 CGA(Color Graphic Adapter) 또는 컬러 그래픽 카드에서만 실행이 된다. 그런데 국내의 상당수의 PC 사용자들은 HGA(Hercules Graphic Adapter) 또는 허클레스 그래픽 카드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컬러 그래픽 카드용으로 만들어진 게임을 해보기 위해서는 특별한 유틸리티가 필요하다. 이 유틸리티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기능은 허클레스 그래픽 카드에서 컬러 그래픽 카드를 흉내내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 보급되어 사용되는 것으로는 Magic Key와 SIMCGA라는 것이 있다.
게임 소프트웨어하면 오락실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슈팅 게임, 즉 쏘고 부수는 게임이 떠오를 것이다. IBM PC에서도 이런 슈팅 게임이 많이 있지만 게임 전용기의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질이 떨어진다 그대신 IBM PC가 자랑하는 게임들은 다른 종류의 것들이다. 그것이 플라이트 시뮬레이터(flight simulator)로 대표되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플라이트 시뮬레이터는 비행기의 조종석을 화면에서 그대로 보여주면서 사용자가 키나 마우스를 이용하여 조종을 하면 실제 상황과 똑같이 동작을 하는 놀라운 것이다. 더욱이 유리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도 실제와 비슷하게 보여주므로 더욱 실감이 난다. 플라이트 시뮬레이터가 성공을 하자 이와 비슷한 종류의 게임들이 많이 등장했다. 자동차나 전투함, 또는 잠수함을 사용자가 직접 조종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들이다.
이밖에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게임, 사용자가 반응하기에 따라 줄거리가 마구 변하는 소설 만들기 게임, 각종 스포츠 게임, 각종 도박 게임 등이 있다.
■유틸리티 소프트웨어/다양하게 존재
PC 초보자들이 그 필요성을 잘 모르는 종류의 소프트웨어가 유틸리티라고 할 수 있다. 유틸리티는 어떤 구성된 특성을 가진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무엇이든 PC를 사용하는데 있어서 불편한 점을 개선해주는 것이라면 유틸리티에 속한다. PC의 오퍼레이팅 시스팀이 처리하지 못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것, 새롭게 등장하는 주변기기들을 제어하는 것, 기존의 소프트웨어가 작업하는 방식이 불편하여 그것을 개선해주는 것 등 여러가지가 존재한다.
PC를 사용하고 못하는 것은 쓸만한 유틸리티를 얼마나 갖고 있는가로 좌우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프로그램 언어로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사람은 소스리스트를 보기 좋게 뽑아주는 뷰티화이어(beautifier)와, 변수와 서브루틴의 사용상황을 알기 쉽게 출력해주는 크로스 인덱서(cross indexer)가 필요하다. 또 키입력에 관계된 유틸리티(키의 반응속도를 조정해주거나 일련의 키입력을 기억시켰다가 하나의 키로 단번에 불러내거나 또는 키보드 자판을 바꾸는 것), 화일의 관리에 관련된 유틸리티(화일에 설명문을 달거나 보호장치를 달거나 또는 크기를 줄이거나 관리를 편하게 해주는 것), 프린터 처리 유틸리티(프린터의 상태를 마음대로 조정하거나 프린터 출력내용을 잠시 메모리에 보관하였다가 중앙처리장치(CPU)가 한가할 때 출력하게 함으로써 사용자가 기다리는 시간을 줄여주는 것) 등 활용분야마다 다양한 종류의 유틸리티가 존재한다.
■통신 소프트웨어/앞으로 유망
PC를 이용한 통신 소프트웨어는 다른 소프트웨어들보다 늦게 출발하였고, 우선 모뎀이라는 별도의 통신장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보급속도가 늦은 편이다. 그러나 올해 초부터 대만에서 싼 가격의 모뎀들이 수입되고, 컴퓨터 통신의 잇점들이 사용자들 사이에서 인정되면서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PC를 이용한 통신은 이미 널리 보급된 팩시밀리와 비슷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팩시밀리와 다른 점이 있다면 종이에 기록된 정보를 전화선을 통해 전송하는 것이라 컴퓨터의 기억장치에 저장된 정보를 전송하는 것이 다를 뿐이다. 자택근무니 컴퓨터 통신이라는 개념에 기초를 두고 있음을 생각할 때 앞으로는 컴퓨터는 몰라도 컴퓨터를 이용한 통신은 모를 수가 없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보아진다.
국내에서 PC를 이용한 통신을 한다고 했을 때 아직은 얻을 수 있는 정보 서비스가 적고, 통신을 할 수 있는 상대도 적다. 현재 가능한 정보 서비스는 데이타 통신에서 제공하는 생활정보서비스 뿐이고 해외 데이타베이스 서비스는 비싼 가격때문에 개인으로서는 이용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생활정보서비스의 종류와 질이 높아지고 모뎀 보유자가 늘어나는 추세인만큼 곧 통신의 보편화가 이루어지리라고 믿는다.
IBM PC에서 사용되는 대표적인 통신 소프트웨어로는 크로스톡(Crosstalk), 프로콤(Procomm), 커밋(Kermit) 등이 있다. 현재 한글 매뉴얼이 나와 있는 것은 크로스톡뿐이다.
연재를 끝내며
올해초부터 가속화한 현상이지만 최근에 들어서는 더욱 우리의 주변에 PC가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지난달에는 일간신문에 컴퓨터통신이니 컴퓨터 바이러스 프로그램이니 하는 활자들이 큼지막하게 장식하며, PC를 사용하는 사람으로서 깊은 감회에 젖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 특수한 사람들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 PC를 사용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다는 느낌이 전류처럼 짜릿하게 느껴지던 순간들이었다.
그동안 PC를 다른 이들보다 일찍 다루기 시작했던 사람들은 언제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컴퓨터를 사용하게 되는가하고 사뭇 선구자다운 걱정을 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PC사용자들의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지금, 보다 심각하고 본격적인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그것은 PC를 단순히 기술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익히는 문제가 아니라 PC를 우리의 작업환경에 적응시키는 문제이다. 아니 우리가 컴퓨터를 이해하고 새롭게 등장한 이 동반자를 이용하여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기술을 터득해야 하는 과제인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PC를 빛나게 해주는 소프트웨어들을 이해하고, 그것들이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 연재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간 PC가 자랑하는 대표적인 소프트웨어들을 살펴보았고, 이번에는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여러가지 소프트웨어들을 소개하고 있는 여러가지 소프트웨어들을 소개하는 것으로 6개월에 걸친 이야기를 끝맺게 되었다. 아직 PC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는 독자들이나 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용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