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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해에서 물개 2천여마리 떼죽음

심각한 해양오염에 대한 인식 새롭게

 

오염이 극심한 북해에서 죽은 물개(자료 뉴스위크)


해저유전으로 유명한 북해에서 최근 물개가 떼죽음을 당했다. 벌써 2천마리 이상이 희생당했는데, 스웨덴에서는 지난 달에만 총 5천마리중 1천2백마리가 죽었다. 이들이 죽거나 유산을 일으키기 시작한것은 금년 4월초.

스웨덴 덴마크 네덜란드 노르웨이 해안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물개들의 죽음은 어떤 이유에서였을까?

이 문제를 놓고 지금 학자들간의 논쟁이 치열하다 바이러스감염에 의했을 것으로 보는 측과 해양오염의 결과로 보는 측이 팽팽히 맞서있는 것이다. 요컨대 천재(天災)와 인재(人災)를 구분하는 작업이 진행중이다.

바이러스에 의한 사망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죽은 물개에서 실제병인(病因)으로 추정되는 피코르나(picorna)바이러스를 분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들의 공언이 인정을 받으려면 아직 몇 가지 절차가 남아 있다. 문제의 바이러스가 모든 물개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라면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따라서 건강한 물개는 그 바이러스가 없음을 증명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학자들은 말짱한 물개를 찾아나서고 있다.

그들은 연구영역을 북해에 국한시키지 않고, 남극과 그린랜드 북미 등지로 확대해 가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 뽑은 물개의 피를 북해산 물개의 그것과 비교하기 위함이다.

물개의 사인(死因)을 해양오염에서 찾는 사람들은 주로 유럽의 환경보존주의자들. 그들은 물개의 죽음이 발견된 직후 곧바로 '박해의 엄청난 오염상'에 혐의를 뒀다.

실제로 북해는 해양오염의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북해의 연간 오염량은 아연 3천8백만톤, 납 1만3천5백톤, 구리 5천6백톤, 쓰레기 1억4천5백만톤에 달하며 상당량의 비소 카드뮴 수은 방사능물질을 포함한다. 게다가 해저유전이 있으며, 수심이 얕고 육지에 둘러싸여 있어 배출량이 유입량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여건도 해양오염을 가중시켜 준다.

그 결과 과거 북해 주종 어류였던 연어 철갑상어 굴 가오리 등이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고, 피부염 골격변형 혹 등을 가진 기형어류가 등장했다.

하지만 오염론을 제창한 학자들은 추측을 뛰어넘는 확고한 증거를 포착하지 못했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오염이 덜 된 덴마크에서 물개가 다수 죽어가는 현상을 설명할 수 없었다. 또 북해는 지난 10년동안 오염이 배 증가했는데, 금년에도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오염이 커졌을 뿐 이렇다할 급증은 없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그래서 한발 불러선 것이 간접사인론. 환경보존단체인 '그린피스'는 "오염이 물개의 직접 사인은 아니라 할지라도 간접적인 역할은 했다"고 주장했다. 즉 오염이 물개의 면역체계를 약화시켜, 바이러스감염을 쉽게 허용했다는 얘기다. 이는 바이러스학자들에게도 타당성이 큰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래서 현재 북해에서는 해수 PCB의 농도를 측정하는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한편 북해의 일부 어부들은 물개가 너무 많기때문에 떼죽음이 발생했다고 주장한다. 또 그들은 물개는 물고기에게 기생충을 옮기며, 어획에 적잖은 피해를 주므로 솎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대다수의 학자들은 어부들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 아직 물개는 과잉상태가 아니며, 물개의 수와 기생충이 퍼지는 비율간의 어떤 상관관계가 없다는게 반론의 근거.

아직 확실하지는 않지만 북해 물개의 주원인은 호흡기성 바이러스감염일 것으로 모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살아있는 물개는 분명 면역성이 있을 것이고, 전염병은 곧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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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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