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주기만 하는 전시가 아니라 직접 조작해봄으로써 과학적 현상을 쉽게 이해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과학관들은 유리케이스 안에 전시물들을 진열하여 '관람객'에게 '보여주는'식의 운영형태를 취하고 있는 게 보통이다. 최근들어 이같은 평면적인 과학관 운영방식에서 탈피, 관람객이 직접 전시물을 작동시켜봄으로써 과학적 원리들을 손쉽게 깨달을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변모하고 있다. 강원도 춘천시 효자동에 위치한 강원도학생과학관 역시 '보여주는 전시물'에서 '조작하는 전시물'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곳중의 하나다.
이같은 과학관운영의 변화가 가장 눈에 띄게 드러나는 곳이 3층에 마련된 물리분야의 제3전시실. 여기에 설치된 전시물들을 직접 조작해보면 '베르누이의 정리'라든가 '자이로 현상'등의 물리적 성질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자전거바퀴를 이용한 자이로 현상 실험장치를 보자. 물체가 회전할 때 그 물체는 회전축의 방향을 바꾸지 않으려는 작용을 한다. 왼쪽 사진에서처럼 손으로 회전시킨 바퀴를 두손으로 잡고 회전의자에 앉아 자전거의 회전축을 손으로 돌리면 자전거바퀴몸을 쥐고 있는 사람의 몸은 저절로 회전의자에서 좌우운동을 하게 된다.
이밖에 박수소리 등의 날카로운 음파에 의해 동작하는 무당벌레로봇, 실제는 무게중심의 이동이나 마치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물체가 구르는 것처럼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이상한 바퀴' 등도 직접 실험해보는 전시물들이다.
강원도학생과학관의 또하나 자랑거리는 천체과학관. 지름 9m의 돔형식의 천정에 펼쳐지는 항성 행성 은하계 태양계 등등 우주의 파노라마는 여러 천문학적 현상들을 생생하게 이해시켜 준다. 2억5천만원짜리 플라네타리움(planetarium)등 약5억원의 시설비를 들여 만든 이 천체과학관은 국내에서도 알아주는 최신형의 훌륭한 장비를 구비하고 있다.
이 천체과학실에는 1백여개의 좌석이 마련돼 있고 냉난방이 완비돼 어느 때라도 가동이 가능한다. 평일에는 단체입장팀과 약속된 시간에 상영하고, 일요일에는 11시 오후2시 두차례 보여주고 있는데, 관람객들로부터 가장 큰 인기를 누리는 시설이다.
본관4층 별관3층 등 1천1백여평의 건물규모인 강원도학생과학관은 대개의 학생과학관처럼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에 관련된 여러가지 전시물들이 학생들의 호기심을 끌고 있다. 또 물리실험실 화학실험실 등 과목별로 실험실이 마련돼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한편 이곳에서는 일일과학교실 과학토요학교 실험놀이교실 탐구반하계캠프 모형항공기공작경진대회 등 다양한 사업이 실시해오고 있는데, 특히 이동과학교실 운영은 전국 과학관중 유일하게 펼치고 있는 사업으로 인기가 매우 높다.
이동과학교실은 2대의 대형버스가 과학기자재를 가득싣고 강원도내 벽지학교 등 구석구석을 돌고 있는 이색적인 과학교육프로그램이다. 버스의 내부는 개조해서 실험용 책상과 컴퓨터 등을 설치해놓고 있다. 1984년부터 시작된 이동과학교실은 작년의 경우 1백30개교를 순방, 학생들에게 과학자의 꿈을 키워주는 활동을 벌였다.
최소한 3년에 한번꼴로 벽지의 학교를 다시 찾아갈 방침인데, 타시도에서도 이를 도입하려 한다는 것.
최영해관장은 "인구 17만의 작은 도시이지만 연간 3만여명이 과학관을 찾고 있다"면서 학생들에게는 학습현장이, 교사들에게는 연수·연구시설이 되도록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관장은 직접 작동해보는 전시물들이 많다 보니까 과학관이 늘 시끌시끌하다면서 앞으로도 이같은 방향으로 더욱 내실을 다지겠다고 했다.
한편 과학관 바로 옆에는 춘천시 중앙도서관분관이 있는데, 이곳에는 과학도서위주로 장서를 구비하고 있어 과학관에서 의문나는 사항을 확인해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