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 바위와 물로 이루어진 다이내믹한 교향곡. 대자연이 연주하는 이 소리없는 세계로 초대한다.
시간이 멈춘 정적의 오케스트라
정적과 신비에 싸인 요세미티계곡의 아름다움-그것은 시간의 흐름을 거부하고 있는 것 같은 정적을 느끼게 한다. 전세계의 카메라맨들은 그 힘찬 절경에 이끌려 이곳으로 모여든다. 빙하가 조각한 돔(dome)모양의 화강암도 있고 뾰족하게 깎인 바위산도, 벼랑중턱에 선반처럼 비죽나온 투명한 바위도 있어 카메라맨들을 매료시킨다.
캘리포니아주의 남북 6백40km를 종단하고 있는 시에라네바다산맥의 중간, 샌프란시스코만에서 동쪽으로 2백20km 지점에 이 요세미티계곡이라는 3천㎢이상의 대자연이 가로누어 있다. 1864년에 미국 제16대대통령 링컨이 국립공원지정을 제안하여 1890년에 정식 지정되었다.
필자(패트 오하라)는 이 계곡에 발을 들여놓을 때마다 이곳의 대자연이 연출하는 그 아름다움에 그대로 매혹되어버리고 만다. 창공을 우러르고 있는 것 같이 총총들이 서있는 세쿼이어(Sequoia·소나무과 삼목속의 상록교목. 백악기에서 제3기에 번성하던 식물로 여러곳에서 화석으로 발견됨. 현생정으로는 북아메리카 태평양연안의 산지 일부에 자생하는 두 종이 있는데 키는 보통 50~1백m, 지름 2.5~6m이고 나무껍질의 두께가 20~30cm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거목으로 유명함) 삼림지대, 수많은 바위산과 크고 작은 호소(湖沼)들, 그리고 투명한 하천과 하늘에서 흘러내리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는 수많은 폭포들…. 특히 세쿼이어나무들은 누구나 세계에서 가장 큰 나무일 것이라고 생각할 정도다. 만약 예수 크리스트가 이 나무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면 종말이 올때의 삽화에 나오는 종자를 세쿼이어나무의 열매로 예를 들었을지 모른다고 기독교신도들이 말할 정도다.
이 요세미티는 빛과 대자연이 어울린 소리없는 오케스트라가 되어 필자에게 압도하여 온다. 광선이 짙어지고 옅어지는 것이 극적으로 변한다. 날씨가 고르지 못한 때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필자는 이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변화를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관찰한다. 이 변화에 대하여 자신의 감정과 본능이 움직이는데 따라 이미지를 만들어 나간다. 대지와 함께 숨쉬고 심장의 고동을 들으면서 숲속에서 잠을 잘때도 자주 있었다.
그러면서 이 대자연을 지키기 위해 국립공원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처음 제창했던 링컨의 선견지명에 경의를 표하게 된다. 지금은 자동차와 오토바이 등으로 이 지역에 들어오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이 계곡에서 아름다운 자연과 어울릴 수 있는 것도 좋지만 이곳에 서식하는 동물들에도 관심을 기울여 보호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인다. 자연과 그속에 사는 모든 생물은 인류생존을 돕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