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축산업자나 다이어트에 신경을 쓰고있는 사람들은 대단히 기쁜 소식에 들떠있다. 그것은 기름기가 적은 고기를 값싸게 생산할 수 있는 호르몬조작기술에 대한 보고서가 나왔고 농·축산관계 학자들이 정부측에 그러한 고기의 생산과 소비를 촉진시킬수 있도록 현행 고기 등급제를 수정하라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자주 얘기되고 있는 호르몬 조작기술은 대단히 매력적이다.
이제까지 요란스레 떠들기만한 유전자조작이나 우량종끼리의 교배에 의한 좋은 고기의 생산은 수년 또는 10여년씩의 노고가 뒤따르는 것으로 투자한 돈이나 노력에 비해 소득은 적었다.
아주 간단하다
그러나 새로운 방법은 하룻밤 사이에 기적같은 일을 해낼 수 있어 가히 혁명적이라고 불러도 괜찮은 것이다.
가축이 갖고 있는 자연 호르몬을 조절하거나 인공 화합물을 투입함으로써 인간의 필요성에 따른 가축의 성장을 도모하는 것으로 지루한 종래의 양축기술과는 판이하다.
이제까지도 성장을 촉진시키는 기술은 있어왔다. 예컨대 항생제나 스테로이드 호르몬 다이에틸스틸베스트롤(diethylstilbestrol, DES)을 사용했는데 이는 가축의 체내에 유해한 잔류물을 남기게 돼 소비자들의 비판을 받아왔다.
이와는 달리 새로운 호르몬기술은 자연적이고 생존기간이 짧으며 성장을 조절하는 체내물질에 의존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또한 약간의 잔류 호르몬이 생길지라도 요리과정에서 파괴되거나 인체의 소화과정에서 불활성으로 바뀌어 버린다. 따라서 건강상 어떤 부작용도 생길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미국 국립 농업연구소측은 "기름기적은 쇠고기나 돼지고기(lean meat)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뒤따르면 수년안에 고기생산과 소비패턴에 혁명이 올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새로운 호르몬조작기술의 대량보급을 주장하고 있다.
현재 미국내에서만 1년에 5백만 파운드의 기름덩이가 정육과정에서 버려지고 있으며 시판되고 있는 쇠고기나 돼지고기에는 30~35%의 건강에 나쁜 지방이 포함돼 있다.
호르몬연구자들은 이같이 버려지는 기름덩이와 시판고기속에 포함된 지방을 새로운 방법에 의해서 반 또는 그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라고 말한다.
고기등급에 모순
그러나 새로운 축산기술의 확산에 가장 저해가 되고 있는 것은 미국 정부의 규제이다. 즉 쇠고기등급을 매길때 소비자의 건강은 고려치 않고 '맛'을 중시, 적당히 기름기가 있는 부위를 보다 좋은 고기로 분류하고 있으며 소시지나 치즈의 경우에도 기름기를 뺀 것은 하등품이나 보조품으로 분류하고 있는 것이다.
뉴욕 주립대 농과대학장인 '데이빗 콜'박사는 "현재의 정부시책은 좋은 고기의 생산과 소비를 촉진시키기는 커녕 반대로 위축시키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사정은 정부시책과는 관계없이 기름기적은 고기의 생산이 상대적으로 늘고 있는 형편. 지난 10여년동안 돼지고기의 경우에 현저한 변화가 일어나서 '돼지고기=기름기'라는 등식이 소비자의 의식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다. 쇠고기나 양고기에서도 이같은 변화는 곧 시작될 것이며 다만 정부의 정책변경여부가 그 속도를 빠르게 또는 느리게 하는 데 작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