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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종합기술원

국내최대규모의 민간기업연구소

미래지향적인 첨단기술과 핵심기술 그리고 신소재부품개발이 주된 목표

경기도 용인군 기흥읍에 위치한 삼성종합기술원은 8만여평의 녹지위에 현대식 건물이 위용을 자랑하는 국내최대규모의 민간기업연구소다. 삼성그룹이 '21세기 핵심기술을 연구, 개발하는 최첨단기술의 산실임을 내세우고 있는 삼성종합기술원은 재벌그룹 삼성의 기술력을 상징하는 것은 물론, 과학한국의 현주소를 말해주는 대표적인 존재일듯싶다.

먼저 종합기술원 산하의 6개 연구소룰 간단히 살펴본다.


국내최대규모의 민간기업연구소


|전자 정보 신소재 등 6개 연구소를 포용

전자기기연구소는 삼성종합기술원의 핵심연구소일 뿐 아니라 삼성그룹내에서 차지하는 전자부문의 비중으로 보아도 어느 연구분야보다 중요시되고 있다. 반도체 디지틀 레이저기술 등 21세기의 핵심요소기술과 첨단의 전자기기를 연구·개발하는 것이 설치목적이다.

구체적으로 디지틀 시그널 프로세싱, 자동제어, 항공 및 자동차용 전자기기, 광응용기기(光應用機器), 로봇 및 산업용제어기기와 초정밀메카니즘 등의 기술과 이에 관련된 첨단제품을 개발중이다.

정보시스팀연구소 역시 정보화시대의 도래를 앞당길 중점연구분야, 전문가시스팀 5세대언어 자연언어처리와 음성인식 등 인공지능분야에 관한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차세대 컴퓨터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2000년대의 종합정보통신방(ISDN)구축 및 위성통신분야에도 주력하고 있다.

특히 전문가시스팀은 아직 초보단계의 국내수준을 이끌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컴퓨터에 전문지식을 미리 입력, 전문가의 기능을 대신하게 하는 전문가 시스팀은 아직 완성단계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나, 지식을 넣기 전의 껍데기에 해당하는 전문가시스팀쉘(Shell)은 금년내에 견본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외국의 전문가 시스팀쉘을 수입해왔으나 삼성의 정보 시스팀연구진이 한글로 지식을 넣고 표현할 수 있는 쉘을 개발해낸다면 앞으로의 이 방면 연구개발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정보시스팀2실장인 황시영박사는 "앞으로 컴퓨터는 인공지능을 가미한 시스팀으로 발전해 갈 것"이라며 내년말경의 전문가시스팀개발목표가 이루어지면 무인공장에 필요한 매뉴팩처링, 자동검사, 의사결정지원시스팀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소재부품연구소는 미래첨단산업에 없어서는 안될 신소재를 개발하는 곳, 갈륨비소 등 화합물반도체, 아몰퍼스금속, 차세대컴퓨터의 기본구성요소인 초고속소자(巢子)와 고밀도자성(磁性)메모리소자 등의 신소재가 앞으로 첨단산업의 핵심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특히 항공기엔진의 핵심부품인 터빈블레이드용 '백금·알루미나이드코팅'을 개발한 것은 이 분야 연구의 괄목할만한 성과로 꼽힌다. 이는 기존의 알루미나이드코팅기술보다 고온(高溫)·내열(耐熱)·내식성(耐蝕性)을 3~5배 향상시킨 것 기존의 방식보다 엔진의 효율과 수명이 월등히 우수한 기술로, 지금까지 미국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등의 몇개 회사만이 기술을 보유했었다. 이 기술의 개발이 성공함에 따라 국내항공기 소재기술수준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개발붐을 맞고 있는 고온초전도체도 소재부품연구소의 주요 연구과제. 이미 지난해 12월 삼성전관과 공동으로 98k의 이트륨·바륨·구리산화(Y-Ba-Cu-O)계 고온초전도물질을 합성하는데 성공한 바 있다. 초전도체 분야에만 6명의 연구인력이 고가의 장비를 활용해 연구에 몰입하고 있는데, 초전도 메카니즘을 이해하기 위해 물리적 변수의 측정기술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게 박태석소장의 말이다.

항공우주연구소는 국내에서는 아직 초보적인 분야를 다룬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수십만개가 넘는 고도의 정밀부품 및 시스팀기술이 요구되는 항공우주산업은 전자 기계 재료 등 산업전반에 걸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미래의 종합시스팀산업.

이곳에서는 항공기용의 각종 엔진과 헬리콥터, 특수전자장비 및 기계부품개발에 성공하였으며, 한국형 항공기의 개발을 위해 기체, 엔진 및 전자시스팀의 유기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전자산업의 핵심이 되는 반도체와 통신기술개발을 맡고 있는 곳이 반도체통신연구소, 64메가 D램 등의 최첨단반도체칩, 음성우편장치 및 종합정보통신망용 PABX 등의 교환기기, 각종 무선기기, 그리고 컬러 및 고속팩시밀리 등 첨단화상처리기기의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화학연구소는 사진감광재료,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형상기억고분자 재료와 고강도의 탄소섬유, 첨단정밀화학제품개발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장기적인 연구테마를 추진

이상의 산하 연구소별 연구내용에서도 드러나듯이 삼성종합기술원의 연구·개발은 미래지향적인 첨단기술·핵심기술 그리고 신소재부품개발에 집중돼 있다. 따라서 연구프로젝트가 장기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같은 연구성격은 곧 삼성그룹 차원의 기업전략과 직결된다. 안태영부원장은 "이곳은 미래의 삼성이 어떻게 변신할 것인지 그 방향을 장기적인 안목에서 연구하기 위해 세워진 그룹의 중앙연구소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삼성종합기술원은 당장의 제품생산보다는 미래의 기술경쟁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세워진 셈이다.

연구·개발이 1차적인 설립목적이라면 기술정보센터로서의 역할과 기술지원 및 고급인력양성 등은 부차적인 목적이라 하겠다.

해외의 최신기술정보를 신속히 입수·분석하여 범그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타베이스를 구축한다든가, 고도의 정밀측정기와 분석장비를 활용하여 그룹내 또는 외부로부터의 측정·분석의뢰업무를 수행하는 일 등이 그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종합기술원의 연구영역은 기존의 연구체계와 유기적으로 연계돼 있는 게 특징이다. 종합기술원의 설립에 즈음해 삼성그룹은 연구분담 체계를 새롭게 가다듬었다. 즉 1년 미만의 단기연구는 관계계열사의 사업본부나 개발부에서, 1~3년의 중기연구과제는 관계계열사의 자체연구소에서, 그리고 3년 이상의 장기연구과제는 종합기술원에서 각각 수행토록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연구분담체계 속에서 종합기술원의 연구테마는 각 계열사와의 긴밀한 관련을 갖고 선정되고 있다. 한달에 한번씩 삼성그룹내 기술관련연구소장회의가 열리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얘기다.

종합기술원이 설립된 것은 1987년 10월로, 그 이전부터 종합적인 연구소를 설립하기 위한 구상이 있어왔다고 한다. 미국과 일본 유럽 등지의 연구소들을 방문, 조사하면서 바람직한 연구소의 모델을 모색해왔다는 것이다.

|'기흥 하이테크 밸리'를 형성

종합기술원이 자리잡은 기흥에는 삼성반도체통신이 인접해 있고, 또 얼마 떨어지지 않은 수원에는 삼성전자의 대규모 연구·생산시설이 있는 까닭에 '기흥하이테크 밸리'를 이루고 있는 셈이다.

기술원은 모두 8만평 부지에 1만4천평의 건물규모를 자랑하고 있으며, 여기에 투자된 비용은 1천2백50억원이다. 이중 연구용 설비에만 6백90억원이 들어가는 등 최신의 기자재도 갖추고 있다. 주요 설비만 일별해봐도 물질·표면분석설비(ESCA/SAM SEM/EDX 등), 전파암실(電波暗室), VAX8550 등 컴퓨터 시스팀, 마이콤개발장비(MDS) 등 첨단기자재가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연구인력은 보조·관리인원을 포함, 1천2백여명. 이중 박사가 26명 석사가 5백여명이다. 규모에 비해서는 박사급 연구원이 많지 않은 편인데, 90년까지 연구인력이 2천1백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또 이때쯤이면 연건평 2만4천평으로 연구·실험실이 확충될 예정이다.

삼성종합기술원은 자연속에 세워진 탓에 연구분위기가 안정돼 있다는 게 큰 자랑거리다. 다만 교통이 약간 불편한게 단점이기는 하나 독신자를 위한 기숙사가 있고 출퇴근버스를 운영하므로 단점보다는 장점이 크다는 게 연구원들의 얘기다. 기숙사는 2동의 저층아파트형인데, 현재 3백84명을 수용할 수 있어 원하는 사람은 거의가 혜택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곳에선 저녁식사비의 20%만 본인부담일 뿐 주거비를 회사에서 부담해 주고 있다.

연구원들에 대한 대우도 그룹내 다른 사원보다는 높은 편, 연구수당을 지급하고 연말에는 완료된 연구과제를 평가, 기술상을 수용하는 등 연구원들의 의욕을 북돋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안태영부원장은 강조한다. 사무실배치도 책상·의자의 디자인에서부터 연구능률을 고려하고,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유지할 수 있는 레이아웃에 이르기까지 세심히 신경을 썼다는 것이다.

삼성종합기술원이 삼성그룹내에서 어떤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가는 그룹사장단회의에 부원장이 참석한다는 데서도 엿볼 수 있다(현재는 원장이 공석중임). 요즘의 기업이 살아남고 또 발전하기 위해서 기술력이 얼마나 절대적인가를 말해주는 대목이다. 이런 점에서 국내정상급 기업인 삼성의 연구·개발총본산이라할 삼성종합기술원은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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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사진

    김광해 기자
  • 황의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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