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수술시간 20분 디스크치료, 제3세대로

신경외과의사들은 흔히 '디스크로 먹고 산다'는 말을 잘 쓴다. 그만큼 디스크환자들이 많다는 얘기가된다. 그래서인지 디스크의 치료방법은 다양하기 그지없다.

뜸, 교정, 물리치료, 수술, 약…, 이렇듯 동양과 서양, 내과와 외과를 넘나든다. 또 어느것이 가장 효과적인지 정확히 밝히기도 어렵다.

이같은 이전투구속에서 또 다른 치료방법이 등장했다. 간편성과 신속성, 안전성을 내세운 이 방법의 이름은 뉴클레오톰요법이다. 뉴클레오톰(nucleotome)이라는 의료기구를 사용한다해서 붙은 명칭인데, 의학적으로 말하면 경피(輕皮)적 자동 추가판 수핵 제거술이 된다.

디스크도 원래 병명(病名)은 추간판 탈출증이다. 이 병은 허리의 척추뼈 사이에 있는 추간판(디스크)이라는 물렁 뼈가 튀어나와 허리와 다리로 가는 신경을 압박, 증상을 일으킨다. 즉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당기며 심하면 다리에 마비증상이 온다.

이 병의 치료에서 가장 일반적인 것은 아예 디스크를 제거해버리는 수술요법이다. 이 방법은 완전하긴 하지만 수술 후유증이 남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수술을 하지 않고 약으로 디스크를 치료하려는 노력이있었다. 1964년 카이모파파인(Chymopapain)이란 약을 추간판 사이로 주사했던 게 최초의 시도였다. 이 약은 파파야에서 얻은 물질로 디스크 단백질을 녹임으로써 약효를 나타내었다.

이 약을 통한 치료법 즉 디스크환자의 허리를 펴게했다. 하지만 카이모파파인에서도 문제점이 발견됐다. 이 약이 일부 환자들에게 과민반응을 일으켰던 것.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1984년 미국의 신경외과 의사 오닉(Gary Onik)박사는 2천만원짜리 의료기기인 뉴클레오톰을 이용했다. 수술 1세대, 약물 2세대에서 이은 제 3세대 디스크치료법이 등장한 것이다.

우선 피부에 국소마취를 한다. 이어 뉴클레오톰을 사용, 직경 2mm의 절단 흡입바늘을 병든 디스크 사이로 넣는다. 물론 이 작업은 피부를 통해서만 이뤄진다.

삽입된 절단 흡입바늘은 두가지 기능을 한다. 문자그대로 자르고 빨아들이는 작업이다. 그 대상이 디스크환자의 추간판 수핵(髓核)임은 말할 나위없다. 여기서 자르는 일은 자동으로 왕복운동하는 칼이 담당한다. 빨이들이는 일은 응압을 이용하는데, 이 응압은 신경압박부위를 정상위치로 돌리는데도 관여한다.


디스크 사이로 뉴클레오톰이 들어간 모습.


물리치료와 수술의 중점에서

국내 최촐 뉴클레오톰을 활용, 디스크를 치료한 정상근박사(건국대 부속 민중병원 신경외과)의 말을 들어보자.

"지금까지 70명의 환자에게 적용. 2명만 실패했다. 따라서 성공률은 91%에 달한다. 이 방법은 피부국소마취만으로도 시술이 가능하고, 시술시간이 약 20분으로 짧으며 환자의 고통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또 임원기간이 짧아(약 1주) 경제적 부담이 적고, 한번에 여러 곳의 디스크를 동시에 제거할 수 있다.

이 방법으로 수술하는 병원은 민중병원외에도 서울대 병원, 영동세브란스 병원, 진주 예수병원, 경의의료원 등이다.

적어도 2~3개월 전에 신청해야 될 정도로 신청자가 늘고 있는 중인데, 시술비용은 의보(醫保)환자의 경우 1백50~2백만원이 든다.

하지만 이 방법에 대해 의문을 품는 사람도 없지 않다. 한 신경외과 의사는 "수술이 지금까지 발견된 디스크치료법중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뉴클레오톰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지만 아직 더 두고 봐야 한다. 그렇게 쉽게 디스크가 치료된다면 뭐가 걱정이겠는가?" 라고 밝히고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대체로 신경외과에서는 디스크의 상태를 봐서 물리치료→뉴클레오톰요법→수술제거 순으로 치료방법을 고려한다. 즉 경(輕)할 때는 물리치료로, 중(重)할 때는 수술로 치료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뉴클레오톰요법은 그 중간정도의 상태일 때 유효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환자상태에 대한 결정은 척추강조형술, 척추 컴퓨터촬영 결과에 따른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1988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박태균 기자

🎓️ 진로 추천

  • 의학
  • 의공학
  • 재활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