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외과의사들은 흔히 '디스크로 먹고 산다'는 말을 잘 쓴다. 그만큼 디스크환자들이 많다는 얘기가된다. 그래서인지 디스크의 치료방법은 다양하기 그지없다.
뜸, 교정, 물리치료, 수술, 약…, 이렇듯 동양과 서양, 내과와 외과를 넘나든다. 또 어느것이 가장 효과적인지 정확히 밝히기도 어렵다.
이같은 이전투구속에서 또 다른 치료방법이 등장했다. 간편성과 신속성, 안전성을 내세운 이 방법의 이름은 뉴클레오톰요법이다. 뉴클레오톰(nucleotome)이라는 의료기구를 사용한다해서 붙은 명칭인데, 의학적으로 말하면 경피(輕皮)적 자동 추가판 수핵 제거술이 된다.
디스크도 원래 병명(病名)은 추간판 탈출증이다. 이 병은 허리의 척추뼈 사이에 있는 추간판(디스크)이라는 물렁 뼈가 튀어나와 허리와 다리로 가는 신경을 압박, 증상을 일으킨다. 즉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당기며 심하면 다리에 마비증상이 온다.
이 병의 치료에서 가장 일반적인 것은 아예 디스크를 제거해버리는 수술요법이다. 이 방법은 완전하긴 하지만 수술 후유증이 남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수술을 하지 않고 약으로 디스크를 치료하려는 노력이있었다. 1964년 카이모파파인(Chymopapain)이란 약을 추간판 사이로 주사했던 게 최초의 시도였다. 이 약은 파파야에서 얻은 물질로 디스크 단백질을 녹임으로써 약효를 나타내었다.
이 약을 통한 치료법 즉 디스크환자의 허리를 펴게했다. 하지만 카이모파파인에서도 문제점이 발견됐다. 이 약이 일부 환자들에게 과민반응을 일으켰던 것.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1984년 미국의 신경외과 의사 오닉(Gary Onik)박사는 2천만원짜리 의료기기인 뉴클레오톰을 이용했다. 수술 1세대, 약물 2세대에서 이은 제 3세대 디스크치료법이 등장한 것이다.
우선 피부에 국소마취를 한다. 이어 뉴클레오톰을 사용, 직경 2mm의 절단 흡입바늘을 병든 디스크 사이로 넣는다. 물론 이 작업은 피부를 통해서만 이뤄진다.
삽입된 절단 흡입바늘은 두가지 기능을 한다. 문자그대로 자르고 빨아들이는 작업이다. 그 대상이 디스크환자의 추간판 수핵(髓核)임은 말할 나위없다. 여기서 자르는 일은 자동으로 왕복운동하는 칼이 담당한다. 빨이들이는 일은 응압을 이용하는데, 이 응압은 신경압박부위를 정상위치로 돌리는데도 관여한다.
물리치료와 수술의 중점에서
국내 최촐 뉴클레오톰을 활용, 디스크를 치료한 정상근박사(건국대 부속 민중병원 신경외과)의 말을 들어보자.
"지금까지 70명의 환자에게 적용. 2명만 실패했다. 따라서 성공률은 91%에 달한다. 이 방법은 피부국소마취만으로도 시술이 가능하고, 시술시간이 약 20분으로 짧으며 환자의 고통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또 임원기간이 짧아(약 1주) 경제적 부담이 적고, 한번에 여러 곳의 디스크를 동시에 제거할 수 있다.
이 방법으로 수술하는 병원은 민중병원외에도 서울대 병원, 영동세브란스 병원, 진주 예수병원, 경의의료원 등이다.
적어도 2~3개월 전에 신청해야 될 정도로 신청자가 늘고 있는 중인데, 시술비용은 의보(醫保)환자의 경우 1백50~2백만원이 든다.
하지만 이 방법에 대해 의문을 품는 사람도 없지 않다. 한 신경외과 의사는 "수술이 지금까지 발견된 디스크치료법중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뉴클레오톰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지만 아직 더 두고 봐야 한다. 그렇게 쉽게 디스크가 치료된다면 뭐가 걱정이겠는가?" 라고 밝히고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대체로 신경외과에서는 디스크의 상태를 봐서 물리치료→뉴클레오톰요법→수술제거 순으로 치료방법을 고려한다. 즉 경(輕)할 때는 물리치료로, 중(重)할 때는 수술로 치료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뉴클레오톰요법은 그 중간정도의 상태일 때 유효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환자상태에 대한 결정은 척추강조형술, 척추 컴퓨터촬영 결과에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