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로 발달한 문병에 의한 환경변화. 인간의 피부는 이에 대항하여 격렬하게 싸우고 있다.
인체를 환경으로 부터 보호하고 있는 피부와 그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과의 관계를 이해하려면, 피부의 구조와 기능, 환경의 물리적 및 화학적 요인과 같은 비생물학적요인과 함께 세균 진균 기생충 식물등 생물학적 요인을 이해하여야 하며, 이들 환경요인에 대한 피부의 반응양상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부의 구조와 기능에 대해서는 PARTⅠ에서 다루었으므로 환경요인에서 부터 살펴보자.
문명의 이기에 의한 피부파괴
환경요인으로 자연계의 모든 현상이 인체의 피부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문화의 발달로 인한 문명의 이기를 사용함으로써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피부가 자극을 받을 수 있고 또한 제조 공장에서 작업하는 사람들에게서 직업성 피부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이들 작업장에서 폐기되는 물질에 의한 환경오염도 피부에 영향을 입힐 수 있다.
따라서 작업장에서 발생하는 질환을 이해하는것은 일반인에게 나타나는 환경요인에 의한 피부질환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을뿐아니라 환경오염이 인체에 얼마나 유해한가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수 있다.
여러가지 환경요인에 대한 피부반응은 크게 알레르기 반응과 자극반응으로 구분할 수 있고 자극반응도 강한 자극반응과 만성 자극반응으로 나눌 수 있다. 만성자극반응 중에는 장기간 화학물질이나 중금속, 인조 또는 자연광선, 동위원소 등에 노출되면 자극 조건에 따라 피부암이 발생할수도 있다. 이들 피부반응은 개인적 특성이나 종족에 따라 발생빈도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와 같이 다양한 환경요인과 개개의 물질에 따른 피부의 반응 양상을 다 기술할 수 없으므로 이해에 필요한 몇가지 예를 들어 설명하고자 한다.
■화학적 요인
독극물이 피부에 접하는 경우는 사고가 아니면 발생하기 힘든 경우이므로 화학물질에 의한 자극반응은 주로 자극이 적은 물질에 의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중 흔히 접하게 되는 경우가 유기나 무기용매에 의한 것이다. 두가지 중에도 유기용매에 의한 것이 훨씬 많다.
이러한 물질은 공장에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세탁소, 페인트상, 매니큐어 지우는데, 타자글씨 지우는데, 접착제 등 다양한 용도로 우리 주위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그외 알칼리 세제 등이 피부에 만성자극을 줄 수 있는데, 이들 세제에 의해 피부 각질층에 존재하는 기름막이 용해되어서 피부에 자극을 주어 피부가 거칠고 두터워진다.
■기계적요인
피부가 기계적 자극을 받게되면 물집이 생기고 장시간 지속되면 피부에 굳은살이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장시간 눌리거나 압박을 받으면 그 부위에 물집이 생기고 피부의 위축이 나타나고 심한경우 욕창(궤양)이 생길 수 있다.
■물리적 요인
온도가 높은 곳에 노출되면 땀띠, 발한증, 모세혈관 확장증이 있을 수 있고 고열에 노출되면 직접적 피부손상으로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추운곳에 노출되면 말단부위에 동창이나 동상이 발생할 수 있는데, 한랭성 두드러기나 '레이노우씨'병 등은 한랭에 예민한 사람이나 한랭에 의해 혈액순환에 장애를 받는 사람에게 흔하다.
진동을 이용한 기계, 예컨대 착암기 등을 사용하는 사람은 혈액순환에 장애를 받아 손의 피부가 창백해지고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태양광선이나 인공자외선에 의한 광화상이나, 만성자극에 의한 피부암도 발생할 수 있다. 피부와 관련된 환경요인 중 요즘 관심을 끌고 있는 대표적인 것이 오존층 파괴다. 최근 8~9년 동안 매년 5%씩 오존층이 감소했다고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발표한 바 있다. 또한 몇년전까지만 해도 오존층 파괴지역이 극지방에 제한 되었던 것이, 최근에는 중위도 지방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오존층이 파괴되면 태양으로부터의 자외선이 직접 지상에 도달, 피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일부 성급한 과학자들 사이에는 오존층 1% 감소에 피부암환자가 매년 5~7%씩 증가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화상이나 암보다 흔한 것은 기미와 같은 착색증이나 자극 또는 알레르기 반응에 의한 피부증상이다.
초단파에 의한 피부의 열손상이 올 수 있고 레이저광에 의한 화상도 발생할 수 있다. X-선이나 동위원소에 노출되어 피부손상도 있을 수 있으며 반복노출에 의한 피부암도 발생할 수 있다.
■생물학적 요인
세균 바이러스 진균 기생충 절족동물 등에 의해 피부에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예컨대 가축취급자에 탄저병, 주방이나 습한 조건에서 일하는 경우 진균이나 효모균에 의한 감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식물학적 요인
옻나무가 대표적이나 엉겅퀴, 호도나 은행의 과즙 등에 의한 자극이나 알레르기 피부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꽃을 취급하는 사람에게 습진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꽃에 의한 반응외에 농약에 의한 반응도 고려해야 한다.
알레르기란?
알레르기 반응은 특이반응으로 이미 감염 되었던 물질에 다시 노출될 때 증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나려면 사전감염이 있어야 하고 재차 노출되었을 때는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자극반응은 특이성이 없이 누구에게나 나타나며 접촉중이거나 접촉 후 증상이 나타나는 반응 시간이 짧으며, 접촉부위를 씻거나 접촉물질을 치우면 피부에 손상이 없는 한 증상이 없어지거나 경미해진다. 그러나 알레르기반응은 접촉물질을 치워도 자극반응에 비해 보다 긴시간 지속되는 것이 특징으로,접촉알레르기(지연과민반응)인 경우 48~72시간에 최고도에 달한다. 그러나 접촉자극인 경우 접촉물을 치운지 24시간 이내에 증상이 약해지거나 없어진다.
이러한 원칙은 광알레그기 반응과 광자극반응에도 그대로 적용되나 다만 접촉물질이 광과민체로, 각 물질 고유의 흡수파장과 활동파장의 광선에 노출되어야 증상이 나타난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따라서 접촉알레르기와 광접촉알레르기 검사의 차이점은 전자가 의심되는 원인물질을 뗀 후 일정시간 관찰하여 반응유무를 결정하는데 반하여, 후자는 의심되는 물질을 24시간 또는 48시간 붙였다가 뗀 후 그 부위가 붉게 되도록 광선량을 준후 24시간 후에 양성유무를 관찰하게 된다.
이러한 과민반응에는 '랑겔한스'세포의 기능이 중요하며 각질이나 과립층을 통해 물질이 투과되어야 자극이나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어떠한 외부 조건에 대해 정상적 피부상태가 병적인 상태로 되면 발생률이 높아질 수 있다.
이러한 국소반응 외에 즉시형 반응이 올 수 있는데 이때는 원인물질에 노출된후 수분 또는 수십분 이내에 심한 증상이 나타나며 혈압이 떨어지고 호흡곤란까지 나타난다. 이러한 예는 벌이나 기타 독충에 쏘였을 때, 전신적인 과민반응 증상이 나타나거나 두드러기가 나타날 수 있다. 이때의 피부반응 검사는 원인 항원으로 단자시험을 하여 15~20분 이내 양성 유무를 판정하게 된다.
피부가 예민한 '아토피'피부염 환자에게는 자기에게 유해한 꽃가루가 피부에 접촉되면 두드러기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접촉두드러기라 부르고 있다.
이와같은 알레르기 반응은 노출된 물질의 항원성, 인체의 특성 및 환경조건에 따라 발병률에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