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봄에 사람을 괴롭히는 화분증

꽃가루가 날아다니는 시기는 화분증을 일으키는 ‘공포의 계절’이다. 이 병의 메카니즘을 살펴본다.
 

봄이 되어 꽃이 활짝 핀 거리는 보기에도 좋아 산책을 즐기지만 거기에는 뜻밖의 복병이 도사리고 있다.


봄이 오면 몹시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심한 재채기와 콧물 코멤 눈 가려움 눈물등 성가신 증상에 시달리는 사람들이다. 이런 증상을 화분증(花粉症·pollenosis·일명 꽃가루 알레르기)이라 한다.

화분증 환자에게 있어 봄은 그야말로‘우울한 계절’일 수 밖에 없다. 하루종일 코를 풀고 있어야 하고 증상이 심해지면 얼굴 피부가 진무르고 부어오르다가 밤에는 잠을 이루지 못하게 되고 사고력이나 집중력이 떨어지며 전신이 권태감에 사로잡히게 된다.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지장도 많아 이 증세로 외국에서는 유명한 운동선수가 현역에서 물러난 예도 있다.

화분증의 메카니즘

화분증을 비롯한 알레르기 질환은 현대병 또는 문명병이라고도 한다. 현대의학의 진보는 전반적인 이환율이나 사망률을 줄여왔으나 이 알레르기 질환은 증가 경향에 있다. 한번 발병하면 빠른 시일안에 자연 치유된다는 일은 거의 없다.

이 증상을 일으키는 원흉은 꽃가루이며 유전적으로 알레르기 소인(素因)을 가진 사람만이 발병한다. 정상인 사람은 꽃가루를 흡입해도 아무 이상이 일어나지 않지만 이상체질인 사람이 특정한 꽃가루를 흡입하면 심한 호흡 곤란과 발작을 일으킨다. 이것은 그 사람이 이전에 접한 꽃가루에 의하여 감작(感作·항원과 항체가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일)되어있기 때문에 같은 꽃가루의 침입으로 다시 항원항체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즉 체내에 유전적인 알레르기 소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화분이 흡입되면 항원(분자량 4만의 염기성 당단백질)에 대하여 체내에 lgE항체(면역 글로불린)를 만들어낸다. 이 lgE는 혈액 속이나 코 기관지의 점막 눈의 결막 피부등에 존재한다.

lgE가 어느 수준에 이른 뒤에 화분이 눈의 결막에 부착하거나 코로 흡입되어 점막에 부착하면 화분 항원이 점막 속에 녹아들어 항원과 항체가 급격히 결합하여 반응을 일으킨다. 이때 눈이 가려워지고 콧물이 나온다. 이것이 화분증의 메카니즘이다. 증세는 여러가지여서 비점막의 출혈 부종 가려움증 결막염 기침 천식 호흡곤란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 병은 언제 발병할지 예측할수가 없다. 문제는 화분이 날아다니는 시기를 잘 파악하여 미리 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루의 평균온도가 섭씨 7도를 넘으면 주의해야 한다. 바람이 세게 부는날과 맑게 개인날도 조심해야 한다. 하루 중에도 낮동안에 화분이 많이 날아 다닌다. 그런때는 외출을 삼가야 한다. 꼭 외출을 해야할 때는 반드시 마스크를 해야 한다. 외출했다가 돌아와서는 얼굴을 씻고 눈도 조심스럽게 씻고 양치질을 하고 코도 씻어야 한다.

일단 발병하면 증상을 잘 살펴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료에는 대증요법(対症療法)이나 감감작요법(減感作療法) 등이 있으나 이것도 스스로 극히 조심하여야 효력이 있다. 그러므로 화분증에 대해 바른 인식을 가져야 하고 합리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인체는 화분에 가장 좋은 환경
 

검은 버드나무의 꽃밥^이미 터뜨려 화분을 내놓은 것도 있고 아직 터뜨리지 않은 것도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보통 건초를 만들다가 걸리기 쉽다하여 고초열(枯草熱·Hay Fever)이라고도 하고 6월감기 장미감기 여름 카타르(Katarrh) 가을 카타르라고도 부르는 화분증은 면역반응에 혼란이 일어나는 것이라 보고 있다. 의학자들은 그 반응과정의 몇가지 시점에서 발병이나 증상을 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화분은 원래 인간에게 해가 없는 것이라고 생각되어 왔는데 인체는 마치 위험한 기생충이라도 침입한 것같이 반응하고 있다. 그러나 이 부분의 연구에도 낭보가 없는것은 아니다. 그 낭보란 면역요법으로 현재는 몇년간이고 계속하여 알레르기환자가 맞아야 하는 주사가 가까운 장래에 훨씬 단기간으로 끝나게 된다는 것이다. 또 궁극적인 낭보는 알레르기반응 그 자체를 억제할 수가 있게 된다는 것으로 그 방법은 몇가지로 진행되고 있다.

학자들은 지금 화분증의 수수께끼를 푸는 핵심에 접근하기 위한 연구를 진전시키고 있으며 이 수수께끼가 풀리면 병도 완전히 조절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발병의 원인을 제거할 수는 없다. 화분을 뿌리는 꽃을 피우는 식물은 1억3천만년~1억4천만년 전부터 존재했다. 호모사피엔스보다 훨씬 오래된 것이다. 화분증의 역사가 어느정도 오랜 것인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이마 1563년 이탈리아의 의사 ‘보타로’는 장미 때문에 두통 가려움 재채기를 일으킨 환자에 대해 기술했다.

25만종 이상이나 되는 꽃을 피우는 식물중 인간의 코에 이상을 일으키는 것은 바람에 의하여 화분을 운반하는, 별로 아름답다고는 할 수 없는 모양의 것이다. 사람들의 눈에 띄게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식물의 화분은 벌레에 의해 운반되는 것이 많으며 해가 없다. 그러나 바람이 화분을 운반하는 식물 모두가 화분증을 일으킨다는 것은 아니다. 화분을 적게 내는 것도 있으며 화분이 무거워 멀리까지 날지 못하는 것도 있다. 또 그 중에는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 화분도 있다.

알레르기 환자들을 괴롭히는 식물은 진절머리가 날 정도로 많다. 어쨌든 나무는 이른 봄에 수분(受粉)하지만 풀은 봄부터 여름까지에 걸쳐 수분한다. 가장 곤란한 것은 대지가 눈에 덮여 있을때를 빼고는 버섯의 포자는 1년중 하늘을 날고 있는 것이다.

느릅나무 단풍나무 물푸레나무 떡갈나무 호두 아메리카 플라타너스 뽕나무 야자나무 자작나무 오리나무 포플라 밤나무 너도밤나무 올리브 고리버들 등도 화분증을 일으키는 나무중의 일부이다. 이런 나무들도 모두 알레르겐(Allergen·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을 가지고 있다. 잡초 중에서는 돼지풀이 있다. 그 영어명(Ragweed)은 신의 음식물이란 의미다. 그러나 가령 신의 입에 맞는 것일지라도 인간에게 있어서는 이르는 곳마다 널려있는 공포의 알레르겐이다. 대부분의 화분은 그렇게 멀리까지 흩어지지는 않으나 바람을 타고 하늘을 나는 화분은 특히 공기가 따뜻하고 건조하여 급속하게 움직이고 있을때는 상당히 멀리까지 날아간다. 과민증의 사람은 1m²의 공기에 화분이 20개만 섞여 있어도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킨다. 한 그루의 나무가 한번에 방출하는 화분은 몇백만이나 된다는데도······.

화분에게 있어 인간은 최적의 환경이다. 그곳에는 따뜻하고 습한 점액질의 막이 있다. 보통사람이라면 거기에 화분이 붙었다는 것만으로는 아무런 반응도 일으키지 않으나 과민증인 사람의 경우는 다르다.

화분침입으로 면역반응에 혼란

화분이 점막에 달라붙으면 면역기능에 신호가 가서 위험한 침입자로부터 몸을 지키려는 반응이 일어난다. 방어반응은 신속하고 복잡하며 효율적이나 그 반응 자체는 참기 어려운 것이다. 코와 눈이나 목은 19세기 영국의 수필가 ‘시드니 스미드’가 쓴 것처럼 광기의 격전장으로 변해버린다. 스미드는 다음과 같이 썼다.

“나는 온 몸이 녹아버려 죽어 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 콧물과 눈물의 홍수에 빠져 나는 죽어버릴것 같다.

재채기가 12시에 시작되어 2시가 되어도 그대로 계속되고 있는 상태다. 게다가 나의 재채기는 너무 커서 풍향에 따라서는 10km 떨어진 곳에서도 뚜렷하게 들린다고 한다. 이런 보잘것 없이 작으면서 저주스러운 것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어야 하다니···. 폐결핵은 너무 어려운 병이어서 의사의 힘으로도 어쩔수없다 하지만 기껏 화분증 정도의 하찮은 병 쯤은 낫게 해줘야 할 것이 아닌가”

정상상태에서는 이물(異物)이 눈에 뛰어들어왔을때 눈을 지키고 이물을 제거하기 위해 눈물이 나온다. 코는 점액을 분비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빨아들인 공기를 깨끗이 하여 온도와 수분의 함량을 조절하여 이물이나 유해한 기체를 제거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 코의 놀랄만한 유연성은 코의 혈관에 신경이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몸을 해로운 영향에서 지키기위해 정상상태의 코는 재빨리 그러면서도 거의 무의식 중에 반응한다. 구름처럼 떠도는 먼지를 빨아들이거나 고추나 후추같은 자극성 물질을 흡입하거나 하면 심한 재채기가 나온다. 또 따뜻한 방에서 나와 얼어붙을것 같은 찬 공기와 접하면 콧물이 나온다. 그러나 원래상태로 되돌아 가면 이런 반응이 그대로 끝나 버린다. 그러나 알레르기환자의 경우는 그런 상태가 며칠이고 몇주간이고 계속된다. 마치 코가 발광하여 조정기능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것 같은 상태가 된다.

19세기의 수필가 스미드가 지적할것 까지도 없이 과학자들은 그가 말한 ‘보잘것 없이 작은 귀찮은 존재’에 주목하여 왔다. 그러나 화분증의 수수께끼가 부분적으로 해명되기까지 2백년 가까이나 걸린다는 것을 스미드가 알았다면 아마 깜짝 놀랐을 것이다. 연구가 진전됨에 따라 알레르기반응이 인체의 면역반응력 속에서도 가장 수수께끼에 싸여있는 부분임이 서서히 밝혀졌다. 그 상세한 내용이 정확하게 밝혀진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알레르기 반응을 억제하는 면역요법
 

화분을 마시고 난 뒤의 호흡기능 검사.


화분증을 처음으로 임상적으로 기록한 것은 영국의 의사 ‘존 보스토크’이다. 1819년에 런던의 왕실의학외과학협회에 ‘여름카타르’의 증례를 몇가지 보고한 것이다. 그뒤 미국이나 유럽의 의사 중에서 당시로서는 극히 드물다고 생각되었던 이병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여럿 있었으나 그들 대부분이 자신이 화분증으로 괴로워하고 있었다.

19세기 학자들이 이룬 기초연구는 대체로 착실한 것이었다. 19세기가 끝날 무렵에는 학자들이 경쟁적으로 자신을 실험대에 올려 연구에 열을 올렸다. 그런 결과 여러가지 형태의 정기적 알레르기성 비염의 원인에 대한 논쟁이 결착되어 화분이 원인이라는데 일치하게 되었다.

가장 철저하게 연구한 것은 영국의 동종요법(同種療法) 전문의 ‘찰즈 브랙클리’이다. 그는 화분에 대하여 대규모로 조사를 하면서 지금도 사용되고 있는 ‘스크러치법’이라는 방법을 그때 확립했다.

스크러치법은 먼저 환자의 팔에 수술용침으로 상처를 내 거기에 화분을 묻힌다. 그리고 이것과 대조하여 살펴보기 위해 다른 한쪽 팔에 상처를 내고 화분은 묻히지 않고 그대로 둔다.

화분을 묻히고 난뒤 몇분이 지나면 피부가 벗겨진 부분이 가려워 못견디게 된다. 그리고 그 주변 부분이 부어오르기 시작한다. 이 부어오름은 보기에 부종(浮腫) 같지만 처음에는 화분을 바른부위 바로 주변에 생기고 거기에서 서서히 넓어져가 평평한 부풀음이 된다.

화분증 증상이 생겨 알레르기 전문의를 찾았던 사람이라면 이런 경험을 누구나 했을 것이다. 브랙클리가 극히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는 ‘팽진과 발적’(膨疹과 発赤) 반응은 현재는 ‘알레르기성 과민증’이라는 병의 증상이라고 확실히 굳어져 있다.

오늘날의 알레르기 진단에는 몇가지 혈액검사도 하고 있지만 피부검사는 알레르기 진단의 가장 빠르고 값싸며 확실한 방법이다.

화분증연구의 다음단계는 1911년에 시작되었다. 피부검사에 쓰이는 화분추출물을 되풀이하여 접종하면 화분에 대한 저항력이 생긴다는 것이 이 해에 발견된 것이다. 이때부터 알레르기 전문의는 이 방법을 써서 치료하게 되었고 이 방법을 기초로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생각되는 다른 물질에도 적용하게 되었다. 그 결과 몇억이나 되는 매상을 올리는 새산업이 탄생하게 되기도 했다.

제약회사는 몇백 종이나 되는 알레르겐 추출물을 조제하고 때로는 곳곳의 연구소에 지원을 요청했다. 연구소에서는 나무 풀등에서 알레르겐 추출물을 뽑아 진단 및 치료용으로 제약회사에 팔기도 했다.

면역요법의 효과에 대해서는 오랜동안에 걸쳐 의문이 남아있었다. 장기간 계속되는 주사를 속임수라고 생각한 사람도 있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로 주사에 의한 치료의 효력이 실증되고 있다. 항원을 계속하여 주사함으로써 몸을 지켜주는 기본적인 물질 생산을 자극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요법은 그 기간이 대단히 오래 걸리는 것이어서 학자 의료관계자 환자 모두에게 곤란이 많았다.

지금까지는 화분증의 치료가 오래 걸릴뿐만 아니라 불유쾌하고 많은 비용이 들었다. 한 종류의 알레르겐에 대하여 1백20회나 되는 주사를 몇년 걸려서 맞아야 했기 때문이다. 처음 투여량은 소량이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심한 알레르기 증상으로 환자가 쓰러져 버렸기 때문이다.

알레르겐 추출물로서 제공되고 있는 것은 2천종 가까이 있다. 그러나 그것들은 생산하는 연구소에 따라 기준이 각각 달라 강도나 효력이 크게 달랐다. 환자에게 투여하고 있는 추출물의 강도가 어느 정도의 것인가 의사도 확실히 모르는 케이스도 흔히 있었다.

추출물 표준화와 항원개량

그러나 면역요법이 간단하면서도 좀더 짧은기간에 끝낼수 있는 두가지 개선책이 검토되면서 일부가 실천에 옮겨지고 있다. 먼저 추출물의 표준화이다. 의사가 환자에게 투여하고 있는 주사에 어느 정도의 유효성분이 함유되어 있는가를 정확히 파악할 수가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보다 빨리 최고한도에 이를수가 있다.

한편 미국 노드웨스턴 대학과 존즈홉킨즈 대학에서는 보통 주사회수의 반으로 끝낼수 있는 돼지풀의 항원을 개량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이 개량항원에서 자주 일어난 위험한 반응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면역요법이 오래전부터 쓰이면서 그 효과를 보아왔으나 어째서 효과가 있는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알레르기 반응의 메카니즘이 확실하여 진것도 최근의 일이다. 과민증인 사람이 처음으로 화분이나 다른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알레르겐)과 접촉하게 되면 플라스마세포가 면역 글로불린 또는 lgE라는 항체를 만들어낸다.

화분증은 말할것도 없고 두드러기 알레르기 천식 아다필락시(Anaphylaxie·알레르기의 강한 증상. 항원 접종에 의하여 체질이 변화하고 다시 이 항원을 주사하면 심한 쇼크증상을 일으키는 현상. 때로 죽는 수도 있다) 등도 lgE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거의 모든 사람은 체내에 극히 미량의 lgE를 지니고 있지만 알레르기체질인 사람은 불행하게도 보통사람보다 많은 lgE를 지니고 있다.

lgE는 호흡기계 뒤쪽 비만세포의 막(膜·membrane)위 수용체(receptor)나 혈류속의 호염기구(好塩基球·basophils)에 붙어있다. 이 두가지형의 세포는 모두 외부에서의 침입자에 대한 방어역할을 한다. 이 세포속에는 과립(顆粒)속에 저장되어있는 인체에서 가장 강력한 화학물질이 있다.

여기에 lgE가 더해지면 준비가 끝난다. 이때 알레르겐이 다가와 lgE에 반응한다. 비만세포나 호염기구가 거기에 다시 반응한다. 그러면 내부의 과립의 벽이 녹아 길이 열려 화학전달물질로 알려진 물질이 주위의 조직쪽으로 내쫓긴다. 이 ‘폭발적 탈과립’은 1분 이내에 시작된다. 사람이 느끼는 증상을 일으키는 것은 이 화학물질 때문인 것이다.

혈관이 팽창하고 점액생산이 활발하여지며 기도(氣道)주위의 근육이 수축 하는것이다. 화학전달물질 속에는 호산구(好酸球·ensinophil)라는 백혈구를 끌어 당기는 것도 있다. 이 호산구를 어떤 학자는 ‘진짜폭탄’이라고도 하지만 다가가면 언제든지 바로 폭발할 준비가 되어있다. 호산구의 무기는 단백질을 싸고있는 과립으로 이것이 화학전달물질을 강화한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작은것이 회충의 유충과 같은 기생충에도 달려들어 죽인다는것이 실험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알레르기 반응이란 인체가 화분의 분자를 기생충과 혼동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라는 이론이 생기게 되었다.

어째서 보통사람보다 lgE를 많이 지닌 사람이 있는가 하는 점이나 도대체 어째서 인간은 lgE를 가지고 있는가 하는 것은아직 분명히 밝혀지지 않았다.

1966년에 처음으로 lgE를 발견하고 알레르기 반응에서의 그 역할을 증명한 존즈홉킨즈대학의 연구팀은 “lgE가 본질적인 것이라는 증거는 없다. 그리고 lgE의 굉장한 영향력을 생각하면 인간이 lgE를 좀 더 많이 지니지 않은것은 다행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화학전달물질의 생화학적작용이 지금 학자들의 중요한 연구대상이 되어있다. 지금까지 12가지 정도의 화학전달물질이 확인되고 현재 상세한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 가장 일반적으로 알려진 화학전달물질은 히스타민(histamine·단백질이 분해하여 생기는 유독성분. 몸안에 괴면 알레르기성질환의 원인이 된다고 일반적으로 알려져있다)으로 과거에는 알레르기 증상의 주요원인이라고 생각되어왔다. 그러나 최근에 그 존재가 확인된 류코트리엔(leucotrien)이라는 화학전달물질군 쪽이 훨씬 강력한 효력을 가지고 있는것이 아닌가 생각되고있다. 최근에 존즈홉킨즈대학 연구팀은 이 새로운 화학전달 물질을 전형적인 화분증 증상을 나타내고 있는 환자의 콧물에서 대량으로 발견하였다.

lgE 생성을 저지하는 새 요법

학자들은 오늘날까지 얻어진 지식을 활용하여 화분증을 단계마다에서 억제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제약회사에서는 히스타민으로 이미 성공을 거둔것처럼 류코트리엔의 활동을 억제하는 화합물을 찾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존즈홉킨즈대학을 비롯한 여러 연구기관에서는 비만세포의 활성화를 막는 방법에 대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즉 화학전달물질이 세포에서 흘러나오는 탈과립을 막으려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연구소에서는 비만세포의 수용체를 변질시키면 lgE가 달라붙지 않도록 되지 않을까를 검토하고 있다.

이런 연구에 대한 궁극적인 회답은 먼저 lgE의 생성을 저지하여 버리는 것이다. lgE가 없으면 알레르기반응은 일어날수 없다. 일부 연구진에서는 이미 lgE생성에 영향을 미치는 두가지 물질에 대하여 연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연구진은 그런 물질이 알레르기 환자에게 투여되는것은 아직 더 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보고있다. 인체가 화학물질을 만들어내는 복잡한 방법을 그대로 흉내 낸다는 것은 지극히 위험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새로운 요법의 개발이 착착 진행되고 있으나 현재 알레르기 환자에게 해주고 있는 조언을 보면 1백년 이상 전에 한것과 별로 변한것이 없다. “알레르기원에 가까이 하지 않는것”이 그것이다.

오늘날과 같이 복잡다단한 시대에는 불행하게도 전에는 항해나 눈덮인 산에서 지내던 여름생활이 에어컨디션이나 공기여과장치가 있는 방 속에서의 생활로 대체되어버렸다. 이렇게 되자 어떤 한가지형의 화분에 알레르기를 느끼는 사람이 집에서 나가 증상이 없어진것 같았는데 그것도 잠간, 이번에는 다른 화분의 알레르기에 시달리게 된다.

더 나쁜 경우도 있다. 알레르기를 피해 이사를 하여 새로운 곳에서 영주하려고 했는데 볕을 가리려고 심은 나무에서 새로운 알레르겐이 생겨 나쁜 환경을 만들고 말았다는 것이다. 온갖 노력을 기울여 사막에 꽃을 피웠는데 그 꽃을 알레르기 눈물을 흘리며 보아야하는 아이러니컬한 결과가 되어버린 경우도 있다.

오늘날에는 화분증환자가 대량의 히스타민제를 마시고 일시적인 안정을 찾고있다. 혈관을 수축시키는 코약으로 안정을 찾으려는 사람도 있지만 과용하면 증상을 악화시키고 만다. 증상이 심각한 사람은 코티코스테로이드(corticosteroid)라는 염증을 풀리게 하는 강력한 화합물을 사용하여 치료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의 전망은 대단히 밝다. 알레르기환자는 이제 돈이 드는데다 귀찮은 주사치료를 위해 병원에 가지않아도 되게된다. 단 한번의 주사로 화학전달 물질을 억제하게 되는 것도 그리 먼 앞날의 일은 아니다. 좀 더 장기적으로 보면 lgE 그 자체를 억제하는 방법도 개발 될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의 몸은 원래 해가 없는 화분에 과민반응을 일으키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1988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 진로 추천

  • 의학
  • 생명과학·생명공학
  • 환경학·환경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