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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의 잠수부 원격조종로봇(ROV)은 어떤 것인가

수중으로 내려간 소형의 ROV

 

타이타닉호 조사로 유명해져


때는 1986년 7월, 캐나다의 뉴펀들랜드 섬에서 남쪽으로 64km 떨어진 바다 한가운데서는 역사적인 탐사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미국 우드홀(Woods Hole) 해양연구소의 로버트 발라드(Robert Ballard) 박사를 주축으로 한 탐색팀이 수년간에 걸친 수색작업끝에 1985년 9월 찾아낸 호화 여객선 타이타닉(Titanic)호에 드디어 사람의 발길이 닿는 순간이었다.
 

사람을 태운 4천m급 심해잠수정 앨빈(ALVIN)호는 수심이 거의 4km에 가까운 3천8백10m의 깊고 고요한 암흑의 해저에서 74년간 잠들어 있던 선체위에 사뿐히 내려 앉았다. 그러나 예측했던 대로 앨빈호가 선체내부로 들어가서 그 안을 조사하기에는 덩지가 너무 크고 위험하였으며, 수심 또한 너무 깊어 사람이 직접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미리 준비하여 앨빈호에 싣고 내려간 '제이슨 주니어'(Jason Jr.)라고 이름붙은 조그만 유선조종잠수로봇을 선체 내부로 들여보낼 수밖에 없었다. 선체속으로 들어간 잠수로봇은 각 선실과 무도회장 등을 돌아다니며 74년간 신비의 베일에 가려져 있던 비극의 침몰선 타이타닉호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줌으로써 많은 과학자들에게 지난 세월의 의문을 풀어주었다. 이 사건으로 하루아침에 유명해진 '제이슨 주니어'가 바로 대표적인 ROV(Remotely Operated Vehicle) 즉, 유선조종 잠수로봇이다.

 

깊은 바다에서의 작업필요에서 발달


오래전부터 해양인들은 좀더 깊은 수심에서 좀 더 오랜 시간을 체류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 결과 1960년 스위스의 '피컬드'가 평생을 바쳐 이루려고 한 꿈을 그의 아들 '잭 피컬드'와 미해군의 '도널드'대령이 잠수정 '트리에스트'호를 타고 1만 1천m의, 세계에서 가장 깊은 바닷속까지 들어가는데 성공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기록에의 도전이 있기 전부터 한편으로는 실제로 연구나 관찰 또는 작업목적에 의해서 심해에의 도전이 시작되었고, 심해에도 점점 인간의 손이 필요한 세밀한 작업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작업을 해내기 위해 좀더 깊이 들어갈 수 있는 잠수정을 개발, 사용하였고 심해잠수장비를 연구·발전시켜 잠수부가 수압에 노출된 상태로 직접 들어가서 작업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작업방법은 많은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잠수정을 이용하여 작업하기 위해서는 잠수정을 싣고 다닐만큼 꽤 큰 모선이 필요했고 보조원도 여러명이 있어야 하며 큰 덩지로 인하여 작업환경에 많은 제약이 따랐다.
 

사람이 직접 들어가서 작업하는 경우의 문제점은 첫째로 작업가능수심의 한계다. 지금까지 인체가 수압에 견디어낸 최대 실험잠수기록은 6백m를 조금 넘는 정도다. 둘째로는 이러한 심해잠수에서 잠수부는 공기가 아닌 높은 비율의 헬륨과 약간의 산소를 수심에 따라 달리 섞은 혼합기체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 헬륨값이 굉장히 고가이고 또한 부피가 무척 큰 잠수구나 감압챔버(chamber) 등 값비싼 부수장비와 여러명의 인원을 필요로 한다. 세째로는 짧은 작업시간과 위험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처럼 비능률적이고 비경제적이며 위험성이 큰 제약조건하에서 사람이 아닌 로봇을 원격조종으로 안전한 수상에서 TV화면을 보고 조종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잠수로봇이다.
 

이 잠수로봇은 훨씬 깊은 수심에서 사람보다 장시간 작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로봇이므로 심해 잠수시 발생할 수 있는 치명적인 잠수병과 같은 여러가지 위험도 없다. 잠수로봇에는 제이슨 주니어처럼 특별제작되어 작으면서도 깊은 수심에서 작업할 수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일반적으로 작업능력과 작업가능수심에 따라 소형, 중형, 대형으로 분류된다. 또한 지속적인 한가지 작업만을 위해 특별제작된 잠수로봇이나 수중 중장비 등 종류가 다양하다.

 

소형 잠수로봇의 구조


먼저 가장 널리 쓰여지고 있는 유선 ROV를 살펴보자. 보통 소형의 ROV는 수면에서 잠수로봇을 조종하는 조종간과 각종계기, 안전장치, 전원공급제어기 그리고 수심계 선수방향나침판 선수회전수 기록기 등 수중로봇의 상태자료를 감지하여 모니터상에 표시하여 주는 컴퓨터가 내장되어 있는 콘솔박스(Console Box), 그리고 로봇으로부터 오는 화면을 보면서 조종할 수 있는 모니터와 전원공급발전기, 녹화기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수상 콘솔박스와 수중잠수로봇까지 케이블로 연결되며 로봇의 방수된 공간안에는 상하좌우로 렌즈방향을 움직일 수 있는 폐쇄회로 카메라와 각종 계측장치가 들어 있다. 또 그 외부에는 로봇이 상하, 좌우, 전후, 수평이동을 할 수 있도록 보통 4개의 전기모터 프로펠러와 강한 조명장치가 달려 있다.
 

이런 소형은 시속 4.5km 정도의 속도로 항해하면서 수중의 상태를 수상의 모니터로 중계해주며 그 상황을 녹화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작업능력의 전부이다. 특별주문에 의해서 간단한 자료채취를 위한 집게장치나 소형의 장애물을 탐지하는 소나(SONAR)를 장착할 수 있다.
 

소형의 잠수로봇은 작업가능수심 1백 50m내지 3백m 이내에서 해저생태조사, 댐이나 파이프라인, 해저케이블 조사, 그리고 어초효과조사 등 각종의 조사활동과 CF촬영, 오염 및 방사능 측정, TV나 영화의 수중촬영 등 여러 분야에 많이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약한 추진력과 소형인 점으로 인하여 조류나 파도 등 외적인 기상상태에 따라 적지 않은 작업상의 제약을 받는다.
 

원격조종로봇의 활용도

 

수중에서의 로봇시대 개막


6백m 정도까지 작업이 가능한 ROV가 중형에 속하는데 기본원리나 장치는 소형과 같다. 다만, 로봇과 케이블 무게가 증가되므로 수상에서 윈치(winch)를 사용하여 로봇을 런처(Launcher)라고 불리는 모선에 고정, 작업수심까지 내려가서 모선에서 분리돼 작업후 다시 모선으로 되돌아가 고정된 다음 상승하게 돼있다. 이러한 중형에는 매니퓰레이터(Manipulator)라는 로봇팔이 장치돼 있어 사람 대신 간단한 작업을 할 수 있게 돼있다. 이런 중형은 조금 먼 바다의 심하지 않은 조류하에서 작업이 가능하다.
 

덩지가 큰 자동차 정도 크기의 대형 ROV는 무게로 인하여 큰 윈치, 대형 발전기 등 대형의 수상장비가 동원되며 수심 1천m에서 2천m까지, 또는 그 이상의 수심에서 작업할 수 있는 기종도 있다. 이런 대형 잠수로봇은 복잡한 장비로 가득한 독립된 조종실에서 여러명의 조종사들이 본체 조종, 소나(SONAR)판독 로봇팔조종 등의 작업을 부분별로 분담하여 작동하게 된다. 이런 대형에는 거의 사람팔과 같이 여러가지 동작이 가능한 아주 예민하고 용도가 다양한 강력한 로봇팔(Manipulator)이 장착돼 있다.
 

이 로봇팔을 그때그때의 용도에 따라 교환하여 구조물에 붙은 패류나 해조류의 제거는 물론 연구용 샘플을 채취할 수 있는데 강한 조류에도 자기몸을 고정시켜 용접이나 절단도 해내고 있다. 그리고 잠수로봇에 고성능의 소나(SONAR)나 사이드 스캔 소나(SIDE SCAN SONAR)등 여러가지 과학기재를 설치하여 해저지질조사나 침몰선 수색작업 과학적 연구조사 등 작업가능범위가 매우 광범위하다.
 

이같은 통상적인 유선 ROV 외에도 해저케이블 설치공사나 파이프라인 가설공사 등 특별한 작업만을 위해 만든 ROV도 있다. 또 근래에는 ROV에 대한 개념이 많이 달라지면서 수중불도저, 수중트랜처(Trencher) 수중크레인(Crane) 등 물속 중장비도 많이 만들어져 해저개발에 투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같이 현재 선진국에서는 심해 잠수부나 유인잠수정이 하는 일을 잠수로봇이 대신하여 작업함은 물론, 사람이 수압에 노출되어 작업하지 못하는 깊은 수심에서의 작업은 거의 전부 잠수로봇이 해내 바야흐로 수중세계에서도 로봇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러한 잠수로봇을 많이 만들어내고 있는 나라로는 미국을 위시하여 프랑스 일본 캐나다 등이 있으며, 국내에서도 지난해 12월 두성해양연구소에 의해 처음 도입돼 앞으로 많은 활용이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가적인 차원이나 대기업 차원에서 바다로 눈을 돌려 이러한 첨단의 장비를 이용하여 좋은 연구결과와 자료를 많이 확보하고 기술을 축적 발전시켜 명실공히 해양과학의 선진국 대열을 향하여 매진할 때가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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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이선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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