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자연현상인 「오라」의 존재가 특수 촬영법으로 확인됐다.
초능력 또는 초자연 현상을 보거나 체험했다는 사람들을 우리 주변에서 종종 만날 수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예가 5~6년전 초능력자 '유리 겔라'가 방한했을 때. 사람들은 숟가락을 구부리고 고장난 시계를 고치는 '초능력'이 도처에서 벌어지는 것을 놀라움과 두려움에 찬 눈으로 지켜보았다. 70년대 중반에는 중고등학교에서 네명이 손가락으로 한 사람을 들어올리는 초능력 시범이 유행병처럼 번져 교사들은 당혹케 한 적이 있었다. 그렇지만 이 모든 일에 대해 과학계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과연 초자연 현상은 과학의 사각지대인가?
「키를리안」사진으로 생체에너지 촬영
지난 10월 24일 전남대에서 열린 제55회 한국물리학회 정기총회에서는 색다른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끌었다. 동양철학과 침술학 등에서 말하는 '기'(氣)의 존재를 특수 사진촬영으로 확인했다는 것. 논문의 제목은 '키를리안 사진촬영 장치의 제작 및 기하적 구조물에 의한 물의 전기저항 변화에 관한 연구'로 부산 동의대의 이상명(李相明·화학)교수와 유윤식(兪允植·물리학)교수가 공동연구했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키를리안(Kirlian) 사진은 1939년 소련의 연구자 '세미온 키를리안'이 발견한 것으로 인간의 신체나 식물을 고전압, 고주파로 사진촬영했을 때 여러가지 형태와 색깔의 방전현상이 나타났던 것. 이 사진술은 심리학자 정신의학자 생물학자 물리학자뿐 아니라 심령현상 연구자들에게도 생체와 관련된 에너지상을 관측하는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키를리안은 먼저 자신의 손을 이 방식으로 찍었더니 '오라'(aura, 물체에서 발산하는 발기 또는 영기)가 나타났는데, 감정이나 의식상태 또는 건강상태에 따라 그 모습과 색깔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 현상은 다른 학자들에 의해서도 확인이 되었지만 무엇이 그 에너지의 근원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실정이다.
미·소에선 군사적 목적으로 연구
유교수팀은 문헌조사를 거쳐 키를리안 사진촬영을 재현하는데 성공했다. 1만5천V의 전압과 30KHz의 고주파가 흐르도록 한 장치에 나뭇잎을 높고 사진을 촬영했더니 선명한 '오라'의 모습이 나타났던 것(사진 참조).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선 나라는 소련이다. 소련에선 '오라'가 나타나는 원인이 생체에너지(bioplasm energy)라고 보고 이를 인체의 건강을 진단하거나 질병을 예측하는데 활용하고 있는데 핵자기공명장치(NMR-CT)보다 정확하다는 것이다. 나아가 생체에너지의 연구를 토대로 초능력에 대한 연구를 KGB를 중심으로 활발히 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키를리안 촬영장치는 소련과 폴란드는 물론 미국에서도 특허가 나와 있다. 미국에서는 '오라'를 일종의 코로나 방전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이런 관점에서는 소련의 과학자 '빅터 아마멘코'가 한 실험, 즉 식물잎의 일부를 잘라내고 키를리안 사진을 찍었더니 잘려나간 부분에서도 '오라'가 나타난다는 현상을 설명하지 못한다.
아뭏든 키를리안 사진을 계기로 해서 미국에서는 60년대부터 초자연 현상에 대한 연구를 '듀크'대 MIT 스탠퍼드대를 중심으로 활발히 수행하고 있는데, 73년이후부터는 논문의 발표가 끊긴 상태라는 것. 이에 대해 유교수는 "초능력의 연구가 미국과 소련에서 군사적인 목적에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공개되지 않는 것같다"고 밝혔다.
키를리안 사진으로 초자연적인 현상을 확인한 것이 1단계라면, 다음 단계는 이를 과학적으로 해명하는 것. 유교수팀은 여기서 벽에 부딪쳤다.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직접 체험해 보는 것. 연구팀은 수년간의 단전호흡과 초능력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기'의 존재를 심정적으로 확인하게 되었다고 한다.
피라미드의 초자연적 힘
이 단계에서 고안된 실험이 여러가지 기하학적 구조물에 현대과학으로 증명이 안되는 또다른 힘이 작용함을 밝히는 것. 실험방식은 피라미드 삼각뿔 원뿔 팔괘반 속에 10% 포도당 수용액을 넣고 여러지점에서 전기전도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피라미드 원뿔 팔괘반 등에서 무언가의 힘으로 저항이 감소해 전류가 커짐을 관측했다. 피라미드의 경우 바닥으로부터 3분의 1지점(무게중심)에서 전류를 측정한 결과, 38시간후부터 꾸준히 증가해 65시간만에 3백㎂에 도달했다고 한다.
피라미드의 중심에 초자연적인 힘이 작용한다는 이야기는 꽤 많이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는 쓰고난 면도칼의 날을 서게 만들어주는 '피라미드 면도날 재생기'가 특허를 받고 시판되고 있을 정도. 하지만 피라미드에 어떤 힘이 작용하는지는 불가사의로 남아 있고 과학적 규명이 안된 상태다.
유교수는 이 힘이 바로 '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기는 에너지의 흐름이며, 한곳에 모인다는 것이다. 나아가 그는 자기장을 매개로 해서 '기'가 물질로 될 수 있으며, 반대로 물질은 '기'로 된다는 '기'와 물질의 상호변환이라는 가설을 내세우고 있다. 이러한 가설을 바탕으로 새로운 통일장 이론을 구축한다는 것.
아직까지 '기'의 존재가 과학적으로 해명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침술학이나 한의학에서 보듯이 '기'는 특히 인체의 건강과 관련해 폭넓게 쓰이고 있음은 분명하다. 중공에서는 '기'의 힘을 빌어 치료하는 기공(氣功)의사가 있으며, 북경의 병원에는 기공과가 설치돼 있다. 이들은 인체에 기가 흐르는 경락(経絡)이란 길이 있으며 '기'가 모이는 터미널격인 비공(秘孔)이 있다고 믿고 있으며, 실상 이런 지식을 바탕으로 치료와 예방효과를 올리고 있다. '기'를 이용한 의술은 잠재능력의 개발, 마취, 침술뿐 아니라 암치료에도 활용된다고 한다.
물리학이 모든 현상 설명할 순 없다
유교수팀은 지금까지의 연구를 바탕으로 '기'를 기계적으로 강화시키는 방법을 찾는 다음 단계의 연구에 착수했다. 자기장을 이용해 '기'를 기계적으로 만든다는 것이 이 연구의 핵심. UFO가 섬광을 내거나 순간적으로 위치를 이동시키는 것, 성인이나 불상주변에 후광이 비치는 것은 모두 인공적으로 기를 강화시킨 현상이란 것이 유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기를 기계적으로 강화시키려면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하고, 따라서 초전도체가 중요하다고 설명하면서, 초전도체의 개발도 이 연구와 함께 추진할 예정임을 밝혔다.
한편 이 논문이 발표된 응용물리학분과의 좌장을 맡았던 김웅(연세대 물리학과) 교수는 "유교수팀의 연구결과에 대해 대부분의 청중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고 학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아울러 김교수는 연구내용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견해를 밝혔다.
"실험방법과 데이타, 측정의 정밀도 등에 아쉬움이 남는다. 좀더 과학적인 규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나타난 현상자체는 불가능하다고 단정할수 없다. 현대 물리학이 자연현상을 모두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물리학을 넘어선 현상을 물리학으로 설명한다는 시도가 애초에 무리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과학의 획기적 발전이 일견 자기당착으로 보이는 노력속에서 싹텄다는 사실도 부정할 수 없는 일이다. 초자연현상에 대해 자연과학적 메스를 들이댄 이번 시도가 의미가 있다면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