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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생리·의학-도네가와

자연과학부문 87년도 노벨상 수상자가 지난 10월12일과 14일 발표됐다.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상인 노벨상의 자연 과학부문은 △ 생리및 의학 △ 물리학 △ 화학의 세 부문으로 나뉘어 시상되고 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는 10월12일 87년도 생리및 의학부문 노벨상 수상자로서 미국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일본인 '도네가와 스스무'(利根川 進·48)교수가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매년 노벨상 생리및 의학부문 수상자를 선정해온 카롤린스카연구소의 노벨회의(Nobel Assembly)는 '도네가와' 교수가 질병에 대항하는 항체가 어떻게 수백만내지 수십억에 이르도록 다양하게 인체에서 생산되는지 밝혀낸 공로로 노벨상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소는 발표문에서 도네가와는 수십억개의 서로 다른 항체 하나하나가 특정 질병에 대항하는데 알맞도록 항체를 생산하는 유전자가 어떻게 변화하고 적응하는지에 관한 수수께끼를 풀어냈다고 말했다.

노벨회의의 한사람인 '고란 홈' 박사는 "도네가와의 업적은 수백년간 논쟁을 벌여온 문제에 대해 해답을 제시한것" 이라며 "그는 인체에 있는 다양한 항체를 어떻게 생산할 수 있는지 밝혀냈다" 고 말했다.

카롤린스카연구소 벵트 사뮤엘슨(Bengt Samuelsson) 소장은 기자회견장에서 "도네가와의 연구는 많은 질병을 치료하는 기초 도구를 의사들에게 제공하는 것" 이라고 말했다. 사뮤엘슨소장은 "그는 1976년과 78년사이에 이 분야에서 독주해온 사람이고 그 업적은 진실로 특이한 것" 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도네가와의 업적은 여러가지 질병의 백신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장기이식환자들의 생존률을 높이는데 기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홈박사는 또 "의학에 있어서 기초적이면서도 극히 중요한 발견"이라며 "자가면역질환(예, 류마티스 관절염)의 치료에도 새로운 길을 여는 업적"이라고 평가했다. 연구소의 한 소식통은 "도네가와의 노벨상 수상은 국제의학계에 놀라운 일이 되지않는다"며 "도네가와의 수상은 수년전부터 계속 거론돼 왔다"고 말했다.

이 연구소의 '한스 윅젤'박사는 "도네가와교수의 업적은 앞으로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을 퇴치하는데도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인으로서 7번째 노벨상을 수상한 도네가와교수는 상금으로 2백17만 크로나(약34만달러)를 받는다. 도네가와교수는 공동수상자를 포함, 1901년 노벨상이 수여되기 시작한 이래 1백44번째의 생리 및 의학부분 수상자로 기록됐다.

■물리학-베트노르츠·뮐러

87년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는 새로운 고온(高溫)초전도물질을 발견한 서독의 '요하네스 게오르크 베트노르츠'(37)와 스위스의 '칼 알렉산더 뮐러'(60)박사가 공동수상자로 선정됐다.

이들 두 사람은 세계최대의 미국 컴퓨터 회사인 IBM 쮜리히 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종사하고 있다.

스웨덴 한림원(왕립과학아카데미)은 10월14일 발표를 통해 이들은 세라믹계통의 물질에서 초전도현상을 발견하는데 획기적인 기여를 했다"고 밝혔다.

한림원은 발표문에서 "베트노르츠와 뮐러는 86년 당시까지 알려진 것보다 12도나 높은 온도에서 한 산화물질이 초전도 현상을 일으키는 것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몇몇 물질들이 매우 낮은 온도에서 전기저항이 없어지는 현상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 지식은 초전도를 일으키려면 극저온을 유지해야한다는 이유 때문에 실용화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한림원의 발표문은 "높은 온도에서 초전도현상이 일어나는 물질을 찾아 내려는 것은 많은 연구자들의 꿈이었다. 약간의 발전이 있었지만 1973년 이후 새로운 업적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때의 한 금속합금이 섭씨영하 2백50도(절대온도 23도)에서 초전도현상을 보인 것이 가장 높은 온도의 기록이었다"고 밝혔다. 이 발표문은 베트노르츠와 뮐러의 업적에 뒤이어 전세계의 수백군데 연구소에서 고온(高溫) 초전도체가 줄을 이어 개발됐다고 말했다. 이 발표문은 또 "베트노르츠와 뮐러는 그때까지 합금에만 치중했던 초전도체 연구에서 세라믹 계통의 산화물질 연구로 방향을 바꾸게했다"고 덧붙였다.

초전도는 노벨상과 오랜 역사를 맺고 있는데 1911년 이 현상을 처음으로 발견한 네덜란드의 하이케 카메를링스 온네스는 1913년 노벨상을 받았다. 미국의 물리학자 존 바딘, 레온 쿠퍼, 로버트 쉬리퍼는 초전도에 관해 1950년대에 수행한 이론적 업적으로 1972년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영국의 물리학자인 브라이언 조셉슨도 1973년 이 분야에 대한 연구업적으로 노벨상을 받았다.

한림원의 발표문은 "두 사람의 업적은 미세 전자분야에서 측정기술에 새롭고 흥미로운 응용을 가능케하는 것" 이라고 평가했다.

한림원소속인 에릭 카를슨교수는 "이들의 발견은 기술분야와 함께 기초연구 분야에도 새로운 전망을 여는것"이라며 "이 기술은 컴퓨터의 기억저장능력의 발전을 위해서도 기여할 것" 이라고 말했다.

베트노르츠와 뮐러씨는 이번 수상으로 34만달러의 상금을 공동으로 받게된다. 두 사람의 이번 수상으로 IBM쮜리히연구소는 86년에 이어 연달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를 배출하게 됐다.

■화학상-페더슨·크램·랭

87년도 노벨화학상은 미국인 찰스 페더슨(83) 도널드 크램박사(68)와 프랑스의 장마리 랭 박사(48)등 세명이 공동 수석하게 됐다.

스웨덴 한림원은 이들이 분자형성의 메카니즘이 관한 업적으로 노벨 화학상의 영예를 안게되었다고 발표했다. 한림원은 이들 세사람이 '상호 인식할 수 있고 분자복합체를 통해 짝을 선택할 수 있는 분자를 만들어냈다"며 '호스트 게스트(主客)화학'이라고 불리는 분야를 개척했다고 밝혔다.

한림원의 발표문은 "이들 세사람은 특히 높은 선택성을 갖고있는 구조특정적 상호반응의 분자를 개발하고 이용해서 화학연구의 여러분야에서 매우 큰 중요한 의미를 갖고있다'고 말했다.

한림원은 "이들이 분자를 합성하는 방법은 중요한 생물학적 과정을 모방하는 방식" 이라며 "이 방법은 세계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응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의 방법은 유기화학물의 합성등에 폭발적인 발전을 가져올 만큼 의학 산업화학 및 생태학분야에 널리 이용될 수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예컨대 분자 형성의 '열쇠'를 풀어주면 합성플래스틱을 개발하는 과정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다. 이들의 기술은 또 방사성폐기물의 추출, 골치아픈 환경오염 물질의 파괴, 바닷물속에서의 우라늄 농축, 광화학적 촉매이용 방식으로 수소를 제조하는 등의 응용에 쓰일 수 있다.
이들 세사람은 34만달러의 상금을 나누어 받게된다.

노벨상 수상식은 오는 12월10일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忌日)에 열린다.

1987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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