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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세계⑥ 소립자와 우주의 계층구조 우주는 대칭이다

순간적으로 탄생과 소멸을 되풀이 하는 소립자는 물질세계의 신비를 더해준다.

지난 호에서는 원자핵 속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핵속에는 양성자와 중성자가 중간자에 의하여 묶여있으며, 이 원자핵을 파괴할때 수 백 종류의 새로운 소립자가 나온다. 이들 소립자를 만들고 있는 더 궁극적인 입자가 없을까 하는 의문이 자연히 생긴다. 그러한 자연의 궁극적인 기초를 이루는 존재를 '자연의 직선' 이란 표현을 빌어 설명했었다. 소립자로 믿어지던 양성자 역시 더 기본적인 다른 소립자로 된 구조물이 아닐까하는 생각이다.

대칭성이 준 실마리

이러한 생각은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겔만'(Gell-man)교수와 '쯔바이그'(Zweig)교수에 의하여 각각 독립적으로 형성되었다. 그들의 생각을 설명하기 위하여 우선 대칭성(對稱性)의 이야기부터 시작 해야겠다.

우리들은 주위에서 많은 대칭성을 보고 있다. 눈(雪)의 결정이 그렇고 또한 페르시아 융단에 나타나는 그림 역시 그러하다. 독일의 수학자인 '허만 와일'(Herman Wyle)교수는 대칭성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하고 있다.

"어떤 사물 혹은 대상이 있을 때 그것에 대하여 무엇인가 하고 난 뒤에도 그 전과 똑같아 변화를 구별할 수 없으면 그 무엇에 대한 대칭성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말하면 너무 추상적이고 어렵게 느껴질 것이지만 구체적인 예를 들어 보면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가 쉬울 것이다.

원이 있다고 하자. 그때 누군가가 우리들이 보지 않는 동안에 그 원을 중심을 축으로 하여 돌렸다고 하자. 그렇게 하더라도 돌리기 전이나 후에나 원은 똑 같은 모양이므로 그 사람이 원을 돌렸는지 않았는지 알 길이 없다. 이럴 때 우리들은 회전 대칭성이 있다고 한다. 눈의 결정의 무늬인 경우 60˚의 회전에 대해서 무늬가 변치 않고, 페르시아 융단 무늬는 기마병 하나만큼 이동하더라고 변하지 않는 이동 대칭성이 있다.

이러한 대칭성의 개념에 심취하고 있던 '겔만'교수는 그때까지 발견된 소립자들을 분류해 보니 몇 개의 유형으로 나뉠 수 있으며 이들은 8개, 10개 등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깨달았다. 예를 들면 '유가와'박사가 예언한 π중간자는 ${π}^{+}$, ${π}^{-}$, ${π}^{0}$, ${K}^{+}$, ${K}^{-}$, ${K}^{0}$, $\frac{}{k˚}$, ${η}^{0}$(여기서 이름은 중요치 않으니 개의할 필요가 없다)라는 8개의 소립자들이 한묶음이 되고 있다. 그들은 질량이 전자의 약 2백~3백배 정도이고 여러가지 성질이 서로 유사하다는 사실을 ‘겔만’교수가 알아 낸 것이다.

쿼크이론의 증명

또 하나의 예로서 양성자와 중성자도 질량이 전자의 약 2천배가 되며 그 외에도 비슷한 질량과 성질을 갖는 6개의 다른 소립자와 함께 하나로 묶일 수 있다.

'겔만'과 '쯔바이그'는 이들 소립자는 사실상 더 기본적인 '쿼크'라고 하는 세개의 입자와 그 반입자(反粒子)로 구성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여기서 반입자란 입자가 가지고 있는 전기량의 반대 전기를 가지나 같은 질량의 입자로서 입자와 만나면 소멸된다. 입자가 있으면 반드시 반입자가 있으며, 이 또한 대칭성에서 유래하는 것이다.

세개의 쿼크 u, d, s와 그 반입자 $\overline{u}$, $\overline{d}$, $\overline{s}$로서 모든 소립자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 '겔만'등의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 쿼크는 양성자의 전기량 e나 전자의 전기량 -e의 분수배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즉 u쿼크는 $\frac{2}{3}$e, d와 s쿼크는 -$\frac{1}{3}$e 의 전기량을 가지며(따라서 반입자 $\overline{u}$ $\overline{d}$ $\overline{s}$는 그 반대의 전기 즉 -$\frac{2}{3}$e, $\frac{1}{3}$e, $\frac{1}{3}$e의 전기량을 갖는다) 이들 쿼크의 복합체 가운데 세개가 모인 것이 핵자 (核子, Barryon)이며 두 개가 모인 것이 중간자가 된다.

예를 들어서 양성자 P는 uud로 되어 있다(전기량은 $\frac{2}{3}e$+$\frac{2}{3}e$-$\frac{1}{3}e$=e임을 유의). 중성자는 udd로 되어있다($\frac{2}{3}$-$\frac{1}{3}$-$\frac{1}{3}$=0).

세 개의 쿼크를 세 번 결합하여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은 3×3×3=10+8+8+1 즉 27 개가 된다. 그런데 왜 3×3×3=27로 쓰지 않고 같은 수이지만 10+8+8+1로 썼을까?

그 이유는 대칭성에 있다.  27개의 가능성 가운데 10개가 한뭉치가 되어 일종의 회전 변환에 대하여 변하지 않고, 다른 8개의 두 뭉치와 단독으로 있는것 역시 자기들 자신이 되며 변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겔만'교수는 당시 알려진 입자 가운데 ${N}^{*++}$, ${N}^{*+}$, ${N}^{*0}$, ${N}^{*-}$와 ${Y}^{*-}$, ${Y}^{*0}$ ${Y}^{*+}$ ${三}^{*-}$ ${三}^{*0}$ 등 9개의 소립자가 이 변환에서 구별이 되지 않으나, 이론에 의하면 10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겔만'교수는 자기가 가진 모든 지식을 동원하여 있어야할 열번째 입자의 전기량, 무게 등을 예측하는데 성공하였다.

1년 뒤에 '겔만'교수가 예언한 ${Ω}^{-}$라는 소립자가 발견됨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쿼크이론을 믿게 되었다. '쿼크'는 정말 존재하고 있을까? 대답은 'Yes and no'이다. 즉, 아직껏 그 누구도 쿼크 하나를 본 사람은 없다. 수많은 사람들이 쿼크가 양성자나 중성자 속에 있다는 확증을 가지고 있으나, 양성자나 중성자 밖에 나와 있는 쿼크를 본 사람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사실상 현대이론에 의하면 양성자속의 쿼크는 절대로 바깥 세상에 못나오도록 단단히속박되어 있다. 이들 쿼크는 글루온 (gluon)이란 입자를 교환하면서서로 묶여 있어 절대로 밖으로 나올 수 없게끔 되어 있다는 것이다. 또한번 가상적인대화로써 그간의 사정을 알아 보도록 하자.

소립자의 '순간살이'

라더포드: 우리가 젊었던 시절이 퍽 좋았오. 이 우주의 모든것은 중력과 전자기적인 힘에 의해 지배되고, 입자라고는 양성자, 중성자 그리고 전자만으로 된 간단하고 인심 좋은 세상이었는데 왜 요즈음 세상은그렇게 복잡하고 어려운지…

와인버그: 그 당시는 너무나 과학기술이 뒤져서 많은 것을 보지 못한는 세상이었지요. 노인장께서는 기껏해야 원자속 핵의 겉모양만 볼 수 있는 알파선이란 현미경 밖에 없었으니까 원자핵 속이 얼마나 복잡한지는 모르셔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거지요. 원자핵 속에는 노인장께서 알고계시는 원소(수소, 헬륨, 탄소 등…)의 종류보다도 더 많은 수백 종류의 소립자가 들어있읍니다.

우리들은 가속기라는 거대한 현미경을써서 이 원자핵 속을 환하게 들여다 보고 있읍니다. 우주에서 수많은 별들이 탄생하고 또 죽어가듯이 원자핵 속에서는 많은 소립자들이 탄생하고 죽어가고 있읍니다.

별들의 운동이나 사과가 떨어지는 것이 만유인력에 의한 것이고 전류가 흐르고 양탄자 위를 걸어가다가 놋쇠로 만든 문고리를 잡으면 짜릿한 전기가 오는 것이 전자기 작용이라면, 이 소립자의 세계는 전혀 다른 힘에 의하여 지배되고 있지요!

라더포드: 그 힘이 무엇인지 좀 설명해 주시구려.

와인버그: 그 설명을 하기전에 흑판을 좀 쓰겠습니다. 우선 우리들은 적어도 네가지 힘을 알고 있습니다. 그 힘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상의 세계 역시 서로 많이 다르지요. 다음 표의 첫줄은 이 힘들의 강도를 비교한 것입니다. 두 양성자가 1㎝ 떨어져 있을때 작용하는 핵력(核力)을 1이라고 가정해서 비교한 것입니다. 중력이란 너무 약해서 소립자 세계에서는 무시됩니다(약력은 이 표에 포함시키지 않았으나 자연에 있는 네종류의 힘중의 하나임).

이 표에서 질량, 시간, 길이라고 한 것은 대표적인 크기를 이야기하고 있읍니다. 우리들 인간의 세상은 먹고 움직이는것, TV를 보는 것 그 모두가 전자기적인 작용이며, 소립자의 세계는 핵력(강력)의 지배를 받습니다.

소립자의 생성과 소멸은 이 핵력이 좌우하고 있으며,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소립자 세계의 대표적인 양들은 우리들의 상상을 넘어서는 작은 것이지요. 예를 들면 소립자의 대표적인 무게는 1조분의 1㎏의 1조분의1 이니까 우리들 체중 60㎏과 비교하면 얼마나 작은지 알 수 있겠지요.

작고 작은 소립자의 세상에서는 모든것이 빨리 일어납니다. 힘은 워낙 강하고 소립자들은 이렇게도 가벼우니까 소립자들은 자기네끼리 강하게 충돌하여 곧 파괴되어 없어지고 다른 소립자로서 다시 탄생하는 과정을 되풀이하고 있지요. 탄생하여 죽을때까지의 시간 즉 소립자의 생명은 ${10}^{-24}$초 정도이니 하루살이가 아니라 '순간살이'라고 할 수 있겠읍니다.

이러한 소립자는 그 내부를 더 상세히 살펴보면 ‘쿼크’라는 입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은 역시 복잡한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상의 가상적 대화에서 보듯이 자연의 구조는 큰 우주속의 은하계로부터 작은 소립자속의 세상에 이르기까지 층을 이루고 있다. 사실상 우리들의 지구가 태양을 돌면서 자전하고 있듯이 전자는 원자핵 주위를 돌고, 신기하게도 전자 역시 자전하고 있는 것이다. 물질의 세계를 놓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 보면 문득 환상의 세계의 잠겨들게 된다.

"전자가 우리들 지구와 같을지도 모른다. 전자의 작은 세상에도 임금님과 학자들, 예술과 군대, 그리고 옛추억이 담긴 세월도 흐르고……. 다만 무한히 작고 빠를뿐"

핵력, 전자기력, 중력의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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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김제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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