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해동안 5만2천t의 상품김치를 생산, 이중 10%를 수출했다.
아삭아삭 씹으면 입안에 감도는 신선한 맛. 매우면서도 개운하고 산뜻하면서도 상큼하여 감칠맛이 나는,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한국인만의 맛. -김치맛이라면 굳이 설명 할 필요도 없는 우리 고유의 것임에 틀림없다.
이처럼 한국음식문화를 대표하는 발효식품 김치가 요즘들어 맛과 영양가 등이 새롭게 인식되면서 나라안팎에서 그 관심과 쓰임이 더 커가고 있다. 이른바 김치산업이 생겼는가 하면 수출유망품목으로 각광받으면서 삼양 농심 같은 큰 식품업체까지도 김치시장진출을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영양이 풍부한 알칼리성 건강식품
김치가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이유는 그 맛이나 다양한 종류에 못지 않게 건강식품으로 훌륭하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학계의 과학적인 성분조사 등에 의하면 김치야말로 총칼로리는 높지 않으나 영양적으로 균형 있는 복합야채식품으로 영양소의 보고라고 일컬어지고 있다. 외국에도 우리의 김치와 비슷하다 할 수 있는 채소가공식품이 있지만 김치만큼 천연재료만을 사용한 위생적이고 뛰어난 과학적인 식품은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김치는 채소가 없는 겨울철에 채소의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도록 한 선조의 과학적인 지혜가 담겨 있는 음식이다.
또 김치는 야채라는 식물성과 젓갈이라는 동물성을 고추 속에 켑사이신 성분으로 말미암아 미각을 해치지 않고 영양가면에서 이상적으로 화합시키는데 성공한 희귀한 식품으로도 평가되고 있다. 이 켑사이신은 바로 비만뿐 아니라 심장질환 계통의 병에 적신호가 되는 지방질을 뛰어나게 분해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선조들은 돼지고기를 먹을 때 김치를 얹어 먹지 않았던가.
발효식품을 연구해 온 한국과학기술원 유전공학센터 민태익 박사는 "서양에서는 육류를 주로 한 발효식품인 요구르트 등이 발달해온 반면 우리나라 등에선 각종 채소류를 이용, 발효시키는 방법이 개발되어 왔는데 특히 우리의 김치는 서양의 요구르트보다 10~1천배나 많은 젖산균을 함유한 훌륭한 식품이다" 라고 얘기하고 있다.
김치는 2백여가지의 각종 미생물에 의해 발효, 숙성되는데 이 미생물들은 사람 몸에 필요한 아미노산 등을 만들어 내며 특히 젖산균은 독특한 맛과 향기를 제공한다. 곧 새콤하고 신선한 맛은 젖산균이 야채류의 당류를 젖산 등 유기산으로 바꾸어 줌으로써 만들어진다. 식염농도 3.25인 보통 김치의 경우 여름엔 하루만에 젖산균이 10억마리로 최고도에 달한다고 한다. 이렇게 많은 젖산균은 창자 속의 유해한 균의 번식을 억제하는 역할도 한다.
뭐니뭐니 해도 김치는 비타민C가 풍부한 식품이다. 비타민C는 배추 1백g당 40mg, 무우에 30mg정도 들어 있다. 그러니까 김치를 하루에 1백g만 먹어도 우리나라 성인 남녀의 비타민C 하루 권장량 56mg의 3분의 2를 섭취하게 되는 셈이다. 또 부재료인 고추에도 비타민C가 풍부하다. 김치의 비타민C는 제대로 익었을 때 가장 많다. 숙명여대 김상순 교수에 의하면 섭씨 5~10도에서 담근지 15~20일 전후하여 김치의 비타민C가 가장 많이 증가했다가 점차 시어지면서 파괴되어 30%만이 남는다고 한다. 비타민C는 잘 알다시피 몸안의 신진대사 작용을 도와주며 외부감염에 대해 저항력을 길러주는 영양소이다.
또 김치에는 비타민A의 전구체인 캐로틴이 엽록소와 함께 들어 있어 우리나라와 같이 동물성 식품의 소비가 제한되어 있는 경우엔 김치를 통해 섭취할 수 있다. 몸안에 들어와 비타민A로 전환되는 캐로틴은 김치에 보통 1천8백54 IU가 들어 있다. 이밖에 비타민 ${B}_{12}$ 가 김치 숙성 중 미생물에 의해 숙성되고, 비타민 B₁·B₂와 나이아신도 포함되어 있다. 한편으로 채소에는 드문 칼슘도 무우청엔 꽤 들어 있는데 1백g당 2백29mg이나 된다. 김치의 섬유질은 음식이 위에서 효소나 위산과 잘 섞이도록 하는 작용을 하며 변비도 예방해 준다. 또 큰 창자안에서 섬유소는 비타민 복합체로 합성, 몸에 유용하게 쓰인다. 이러한 섬유질 공급은 서구식 식단으로 변해가고 있는 요즈음의 우리 식생활에 비추어볼 때 김치야말로 안성마춤이 아닐 수 없다.
김치는 곡류나 육류와는 달리 알칼리성 식품으로도 중요하다. 육류 등 산성식품을 많이 섭취할 경우 일으키는 피의 산성화를 에방하기 위해 김치는 알칼리성 식품의 좋은 공급원이 된다. 그 밖에 김치에 들어가는 고추 마늘 파 등의 약리작용도 아울러 얻을 수 있다. 최근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자인언츠팀이 '김치 작전'을 펴 선수의 스티미너를 높이고 팀성적도 크게 올렸다는 에피소드가 있다. 이 작전의 비밀 병기는 다름아닌 한국산 김치. 팀의 코치는 일본 동경농공대 '오가와'박사의 조언을 듣고 하루 20kg의 김치를 선수들에게 먹게 했다고 한다. 오가와 박사는 "김치야말로 망간칼륨 단백질 비타민C 유산균 디아스타제까지 포함된 완벽한 종합식품"이라고 자문했다고 한다.
꾸준히 소비증가하는 '상품김치'
우리의 김치맛은 지방에 따라 다르고 집집마다 다르다. 또 집에서 담가먹는 전통 때문에 김치의 상품화, 대량 생산은 매우 어려울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생활양식이 변하고 산업사회가 되면서 수요가 차츰 늘어나자 그런대로 김치산업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또 외국인의 기호식품으로서 인기를 끌자 수출이 되고 그 양도 점점 늘어나면서 유망한 수출산업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치 산업화는 1967년 파원국군용 김치통조림을 제조하기 시작하면서부터 활발하게 논의되기 시작했다. 그후 우리의 주거양식이 달라지고 해외 교민도 늘어나고 중동근로자가 급증하자 이에 힘입어 본격적으로 기업화되기 시작했다.
국내의 김치업체는 허가업체가 1백여개, 무허가까지 합치면 대개 4백~5백여개가 산재해 있는 것으로 관계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대체로 경영규모가 영세하여 군소업체들이 난립해 있는 실정이다. 한편 우리나라는 작년 한해동안 5만2천t의 김치를 생산했는데, 유통량의 약 80%가 주문생산이고 일반 가정소비가 10%, 수출이 10%를 차지하고 있다.
김치의 가장 큰 시장은 단연코 단체주문하는 급식소계통. 공단이나 대기업의 사원 식당, 종합병원의 환자식사용 주문, 그리고 요즈음은 대형식당이 부쩍 늘어나면서 김치소비에 한몫하고 있다. 반면에 일반가정의 상품김치 수요는 아직 그렇게 크지 않다. 게다가 식생활의 서구화 추세, 신선한 야채의 연중공급이 가능해져 김치의 소비량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여건들은 반대로 김치를 담가먹는 것보다 상품김치를 그때그때 사서 먹으려는 성향으로 바뀜으로써 상품김치의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핵가족화에 따라 맞벌이 등으로 주부가 바빠지고, 젊은 주부들이 김치담그기에 서툴고 또 귀찮아 하는 경향에 힘입어 상품김치의 앞날은 밝다고 하겠다.
실제로 지난 1월 농수산물유통공사가 1천명의 주부를 대상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6%가 김치를 구입한 경헙이 있고 그 가운데 83%가 핵가족이었다. 또 조사가구의 72%가 품질만 좋으면 김치를 구입할 용의가 있다는 의사를 표시해 이를 잘 입증해 주고 있다. 김장철이 되면서 소비가 더욱 늘어 요즈음은 고객주문판매제도에 가정배달까지 해주는 업체가 늘고 있다.
한편 김치의 수출은 이른바 중동붐에 크게 의존, 성장해왔다. 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수출량의 80~90%가 중동지역으로 집중수출됐었다. 그래서 중동열기가 수그러든 84년엔 수출량이 전년대비 3백40%나 갑자기 떨어지는 현상까지 나타났었다. 그러나 수출량은 계속해서 꾸준히 늘어가고 있고, 최근엔 일본에서의 '본장(本場) 김치'선풍에 힘입어 급성장하고 있다. 김치 수출업체는 진성상사 진미식품 일미식품 등 조금 큰 식품업체 13곳. 이들이 지난해 수출한 김치는 모두 5백만달러어치, 올해엔 1천1백75만달러를 목표로 삼고 있는데 무난히 달성하리라고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저장·보존·포장기술이 개발돼야
김치는 신선한 채소를 원료로 가공되는 제품으로 그 특성상 제조방법 자체가 기계화, 규격화되기 어려운 데다 발효식품인 탓으로 보관·유통과정에서 맛이 변할 우려가 많다. 따라서 김치의 상품화에는 애로점이 많은데, 우리나라 김치산업은 이러한 문제를 아직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의 경영규모 또한 영세하여 아직도 전근대적인 대량생산방법에 의존하고 있다.
즉 기계화, 자동화가 이루어진 김치공장은 한 군데도 없고, 재료세척에서부터 포장에 이르기까지 전부 '아줌마'들의 손에 의해 이루러지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의 김치상품은 표준화, 균일화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 같은 공장에서 만드는 제품이라도 제각기 맛이 조금씩 다르다.
또 김치의 장기저장·보존기술, 포장지 등 포장기술의 개발 및 김치에 대한 종합적이고 과학적인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수출이나 국내 소비에서도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로 인해 출하된 제품은 품질이 변하기 전 단시일 안에 팔려야 하므로 수출의 경우는 많은 피해마저 보고 있다.
지리상으로 가장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김치가 제대로 맛이 드는 기간은 5~10일(여름철에 더욱 빨라짐)인 반면 생산, 수출 소매점포 진열까지는 1주일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에 소매점에 도착하는 즉시 판매되어야 한다. 따라서 우리의 수출김치는 아무리 '본장 김치'라해도 현지 생산되는 일본김치보다 불리하고, 점포에서는 며칠 내에 안 팔리는 김치는 못쓰게 되어 버려야 한다. 이러한 약점은 수출가격을 떨어뜨려 일본 현지 가격은 1백g당 1백~1백30엔 하는데 비하여 우리 수출가격은 1kg당 1달러 50센트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수출 가격과 현지판매가격이 5배 이상 차이가 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우리업계는 군소업체의 난립으로 말미암아 가격의 과당경쟁으로 덤핑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밖에도 계절적으로 가격 변동이 심한 채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가 어렵고 또한 양질의 채소를 연중 계속 공급받는데도 문제점이 많은 것으로 업체측에서는 이야기하고 있다.
종주국 앞지른 일본의 김치산업
지난 1월 일본 후지텔레비전 방송국에서는 신년 특집프로그램으로 '세계에서 제일 맛있는 김치'를 방영했다. 이는 일본인들에게 한국김치를 담그는 법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그 호응이 대단했었다고 한다. 이 프로에서 경기도 남양주의 한 초가에서 영양고추, 의령마늘, 소래 새우젓, 평택 배추 등 이른바 일등품의 원·부재료로 김치를 담그는 과정이 일일이 소개되었다.
이처럼 일본의 김치에 대한 관심과 상품화 노력은 정말 대단하다. 일본인들의 김치 소비는 꾸준히 늘어 일본 국내 김치시장규모만도 약 6백억엔이나 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학계의 김치에 대한 연구가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고 일본의 김치산업 또한 번창일로에 있다. 일본의 김치생산량은 매년 평균 6%씩 증가하고 있으며 이미 한국을 앞지르고 있다. 또 김치수출에 있어서도 구미 각국에서는 한국김치보다 일본김치가 판을 치고 있고 실제로 전세계 수출 시장의 65~70%를 선점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의 김치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도 한창이어서 10여개 대학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최근엔 그 성과가 나와 '오가와'박사팀이 상온에서도 1개월 동안 김치의 제 맛을 잃지 않고 보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화제를 모았다. 또 '오가와'박사는 김치의 식염농도를 낮추기 위해 소금 대신 글리세린에탄올 포타지움 클로라이드, 솔비탄 등을 첨가해 저염 김치를 개발, 특허를 받았다. 이 특허권은 다행히(?) 국내 삼양식품에 양도되었는데 우리보다 한발 앞서 가고 있는 그들의 연구 수준을 여실히 보여 주는 좋은 예가 되었다.
또 일본의 김치산업계는 세계적으로 식품의 변질과 부패의 방지, 미각창출에 관한 야채절임기술이 크게 발달해 왔다. 그래서 저염절임, 무첨가절임 등의 기술들이 개발되고 김치향료, 적정선에서 발효를 정지시키는 보존료, 김치맛을 내는 소스, 김치라면과 김치과자 같은 새로운 김치 상품도 개발해 놓고 있다.
그들의 포장재, 포장 기술, 포장기계의 개발 또한 활기를 띠고 있고, 최근엔 대형 식품상사 3곳에서 김치의 저장 및 포장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는 한국김치를 수입할 경우 원가의 10배나 되는 현지 판매가격으로 인해 그 마진만 해도 엄청나기 때문이다. 또한 일본의 김치업계에서는 '본장 김치'가 인기가 있자 우리나라에서 채소만 수입, 나머지는 자체제조해 본장 김치라고 팔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솜씨좋은 우리나라의 50대 아주머니들을 스카웃(?)해서 노하우를 터득하고 대량생산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한다.
김치의 과학적인 연구 뒤따라야
김치의 상품화와 수출에서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는 김치의 장기보존처리기술과 포장기술의 개발이다. 이는 김치의 숙성된 맛이 상온에서도 장기간 보존할 수 있는 제조시의 처리기술과 유통과정에서 제품의 품질이 손상되지 않고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포장재료의 개발을 말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미생물 계통의 발효과정에 대한 연구가 조금 있을뿐 김치에 대한 종합적익 과학적이고 연구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다만 뒤늦게나마 김치에 대해 새롭게 인식한 보건 사회부 산하 국립보건원 농수산물유통공사의 김치연구팀과 한국 식품공업협회 산하 식품연구소에 연구팀이 생겨 김치의 발효를 어느 시점에서 정지·지연시켜 상온에서 김치의 품질을 장기간 보존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지금까지 학계에 알려진 김치의 장기보존문제는 김치의 식염 농도는 3%가 가장 좋으며, 섭씨 60내지 65도에서 저온 살균한 김치는 4개월간이나 저장해도 변질되거나 부패되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이러한 연구활동 가운데 최근 괄목할 만한 성과가 발표되어 주목을 끌고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 종합식품 연구원 최신양, 김영붕, 구영조 연구팀이 올해 들어 발표한 '김치의 저장·유통기간 연장방법'에 의하면 김치를 대량생산할 경우 작업장의 온도는 섭씨 15도를 유지하고 나일론/폴리에틸렌 필름으로 포장, 영하 2도에서 0도 사이에 저장할 경우가 상품을 가장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김치를 직접 만들어 염농도, 제조작업시 온도, 저장온도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 품질의 변화를 연구한 결과 이같이 밝혔다. 김치의 염농도는 3%의 김치가 2%의 것보다 오래갔으며, 3% 김치라도 상온 25 도보다 15도에서 만들어진 김치가 가장 천천히 숙성하여 1백20일째가 되어도 산도 4.5를 유지, 품질이 양호했다고 한다. 또 장기간 저장할 때는 4도보다는 영하2도내지 0도가 가장 좋았으며 영하 5도에서는 배추의 조직 및 액즙이 동결되어 상품성이 떨어졌다고 한다.
한편 농촌진흥청의 최근 김장김치 저장방법 조사에 따르면 저장시설이 어디에 있든 간에 김장김치를 0.05mm 폴리에틸렌 필름으로 하나씩 낱개포장, 저장했을 때 4개월간 저장이 가능했고 감모율이 20% 이하에 그쳤다는 것이다. 이는 전체 용기의 밀봉포장이나 배추만의 전체 포장보다 훨씬 양호한 결과로 나타났다.
김치포장재의 경우 요즘 업체에서 일반적으로 쓰고 있는 것은 비닐 병 통조림 등이 대부분이다. 이에 대한 연구도 아주 저조한데 일본에서는 컵모양의 투명 폴리에틸렌 성형용기, 납작한 접시 모양의 발포티스롤 용기, 또 장거리 운송을 위한 진공포장법도 개발되어 있다. 최근엔 종이를 이용한 포장기술도 개발 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대체로 업계에서 수출할 때 많이 쓰는 것이 꿀병을 이용한 4백g짜리 유리병입니다. 그러나 좀더 좋은 재료를 개발해야지요. 저희 박물관에서는 조그만 용기에 김치를 넣어 팔고 있는데 뚜껑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 아직 기업에서는 쓰이지 않하고 있어요. 김치의 용기는 강원도에서 느티나무 독을 일반 옹기독 대신 썼는데 이렇게 나무를 이용해보는 것도 한 아이디어라 할 수 있겠죠." 김치박물관 주영하씨의 얘기다.
일본의 김치산업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우리 김치산업의 현대화와 상품의 고급화만 이루어진다면 사실 우리를 따라올 수 없다. 그것은 김치에 대한 오랜 전통과 축적된 맛의 기술, 양질의 재료 등은 그들이 따라잡을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의 채소는 절대로 우리것보다 낫지 못하다. 그래서 김치는 역시 한국산이어야 한다는 소리가 일본내에서도 나오고 있다. 일본은 토질 때문에 무우, 배추에 수분이 많다. 김치를 담그면 금방 물렁물렁해져 제대로 김치맛이 안난다. 또 연평도 근해에서 잡히는 새우만큼 김치맛을 제대로 내게 하는 새우도 없다. 일본의 고추는 빨간 색깔을 내지 않으면서 자극만 심하다. 일본 농산물 시험재배업자들은 아무리 한국산 채소같은 것을 재배하려고 시도해도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총각김치용 알타리무우는 일본땅 어디에도 재배될 수 없다.
결국 이제 김치가 세계적인 기호식품으로서 각광을 받고 그에 따라 최고의 수출상품이 되기 위해서는 정부 기업체 연구기관이 혼연일체가 되어 원료 제조 과정 포장 유통 등 제반 단계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작업을 꾸준히 해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