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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교육 89년부터 교과과정에 컴퓨터 문맹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89년부터 정규교과과정에 들어갈 컴퓨터교육. 때늦은 감은 있지만 이를 계기로 전국민적인 '컴퓨터문맹탈피; 운동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내용은 작년 11월 서울광장중학교에서 행한 중학교 1학년 수학과목 CAI(Computer Aided Instruction, 개인용컴퓨터를 활용한 교수·학습방법)연구수업광경이다.

또다른 예.

학생들의 책상에는 0, 1, 2, 3의 4가지 버튼이 있다. 1은 '잘 이해된다', 2는 '보통', 3은 '이해되지 않는다'를 의미하며 0은 리세트용 버튼.

교단에는 학생 개개인이 어떤 버튼을 눌렀는가를 알 수 있은 분석기가 놓여 있다. 수업의 가장 중요한 시점에 오면 이것으로 학생의 반응을 교사가 즉시 파악할 수 있다. 이 데이타는 컴퓨터에 입력돼 분석돼지고 어느 학생이 중요 포인트를 이해못하고 학습진도에 낙오하는지 금방 나타난다. 교사는 분석된 데이타를 근거로 학생지도를 수행한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아직까지 실험해 보지 못했지만 일부 국가에서 진행되고 있는 컴퓨터교육관리시스팀의 일부이다. CMI(Computer Managed Instruction)의 일종인 셈이다. 앞의 CAI가 교육내용자체를 컴퓨터화한 것이라면 CMI는 학생의 학습활등을 평가하고 관리하여 주는 것을 말한다. 교육행정자와 교사가 전담해야할 교육내용외의 모든 활동을 지원해준다는 의미이다.

우리는 보통 CAI와 CMI를 총괄하여 CBE(Computer Based Education)라 부르고 있다. 우리가 보통 컴퓨터 교육이라 할때는 컴퓨터를 교육내용으로 볼것이냐 아니면 컴퓨터를 교육도구로 볼것이냐에 따라 컴퓨터교육의 개념은 달라진다.

우리나라에서는 비교적 전자의 관점에서 컴퓨터교육이 논의돼온 감이 없지 않으나 컴퓨터 교육을 좀더 포괄적으로 보기 위해서는 이 양자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특히 컴퓨터에 대한 이해는 직접 컴퓨터를 응용분야에 활용할 때 그 개념을 올바로 이해할 수 있으므로 후자의 '도구로서의 컴퓨터' 즉 CBE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문맹탈피 교육

정부는 최근 오는 89학년부터 시행될 제5차 초·중학교 교육과정의 고시를 통해 국민학교와 중학교에서의 컴퓨터교육을 의무화한다고 밝혔다.  또한 내년 3월까지 고등학교 교육과정에도 이를 삽입, 컴퓨터교육을 국민학교에서부터 고등학교까지 전면 실시할 방침으로 구체적인 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를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중학교 1학년에서 반드시 배우게되는 기술 및 가정과목에 '컴퓨터의 이용'이란 단원을 신설, 컴퓨터의 기본원리와 기능 등을 익히도록 한 것. 이 단원에서 중학교 1학년생들은 현대생활에서 컴퓨터의 역할과 컴퓨터의 구조와 원리는 물론, 간단한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도 배우게된다. 또한 중학교 3학년에서도 선택과목인 상업과목에 '컴퓨터 및 진로'라는 단원을 신설해 컴퓨터가 갖는 구체적인 기능을 습득할 수 있게된다.

컴퓨터에 대한 호기심충족과 거부감 해소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 이에따라 문교부에서는 국민학교 6학년 실과과목에도 '컴퓨터와 생활'이라는 단원을 삽입할 것을 결정하고 구체적인 실무교사와 전문가를 중심으로 교안작업에 들어갔다.

고등학교과정에서는 산업기술 및 가정기술과목에 컴퓨터교육을 설치하거나 독립된 선택교과로 컴퓨터교육을 실시할 예정. 올해안에 개정을 마무리짓고 내년 3월에 심의되는 고등학교 교과과정에 반영할 방침이다.

이와함께 현재 국민학교와 중학교에서 실시되는 특별활동 중 컴퓨터실습을 강화해 컴퓨터에 대한 친근감을 갖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비로소 컴퓨터교육에 관한 체계적인 교육체계를 갖게된다. 그동안 생활 깊숙히 침투해온 호기심과 두려움의 '두얼굴의 매직머신'은 정규교육과정에서 신비의 베일을 벗게되는 것이다.

이처럼 초중고의 정규교과과정에 버젓이 컴퓨터가 자리잡게 된 배경에 대해서 한국교육개발원 정택희실장은 "미래사회는 무슨 정보를 얼마나 빨리 획득하고 생산해내느냐가 결정적 역할을 한다. 정보를 획득하고 생산하는 수단을 갖추지 않고서는 원만한 사회생활을 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도구가 바로 컴퓨터와 통신인 것이다. 학교는 그런 컴퓨터화된 사회에 대비하여 교육을 수행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라고 말하며 1차적인 교육목표는 컴퓨터 리터러시(Literacy, 문맹탈피)에 초첨이 맞추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정보화사회를 입버릇처럼 외치면서도 이의 기본이 되는 컴퓨터마인드가 확보되지 못한 현재의 실정에서 문교부의 이번 조치는 각계각층의 환영을 받고 있다.

미래에는 '컴퓨터를 모르면 문맹자'임을 누구나 인정하고 있고, 최근 국내에서도 컴퓨터가 OA(사무자동화) FA(공장자동화) HA(가정자동화) 등으로 확산돼가는 추세임을 감안할 때, 또한 컴퓨터는 색다른 옷으로 치장하고 가전제품 장난감에 이르기까지 곳곳에 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고려해볼 때, 청소년에 대한 컴퓨터교육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혹자는 컴퓨터를 꼭 학교에서만 가르쳐야 될 것이냐는 의문도 제기하지만 우리나라의 교육여건을 고려해볼 때 컴퓨터와 각종 인간활동 및 사회제도와의 관련성을 파악하는 것은 체계적 학교교육에서 반드시 수행해야될 지상과제인것이다. 물론 평생교육차원에서 직장과 사회기관에서 교육을 담당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비교적 실용적 보완적 수준의 것이고 집중적이며 체계적인 교육은 학교교육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영재교육기관인 과학고등학교에서의 컴퓨터교육. 일반학교보다 교육기자재가 월등하다.


1만5천개의 컴퓨터 무료 강습소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가에서는 이미 국민생활속에 자연스럽게 컴퓨터문화가 흡수될 수 있도록 여러가지 제도적장치와 더불어 치밀어 계획을 세워 교육 정책에 반영한 바있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나라는 프랑스. 83년 뒤늦게나마 거세어지는 '제3의 물결'을 받아들이기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컴퓨터교육을 실시했던 프랑스는 우리가 귀감으로 삼지않을 수없는 몇가지 독특한 측면을 갖고 있다.

프랑스는 83년에 1차적으로 전국민적인 컴퓨터마인드 형성을 위해 전국에 1만5천여개소에 달하는 무료컴퓨터강습소를 설치함과 동시에, 시범지역을 선정 전자전화번호부인 '미니텔'을 가구당 1대씩 무료로 설치한 바 있다.

여기에 초중고 및 대학과정에서 학기당 30시간의 기초교육을 실시해 오늘날과 같이 전국민적으로 컴퓨터마인드를 정착시킨 것이다.

문교부가 이번 초중고에 컴퓨터교육을 의무화한 것은 우리나라에서 크게봐서 2번째의 교육개혁조치라 할 수 있다. 1차는 지난 83년 교육용 컴퓨터 5천대를 발주, 일부 학교에 보급함과 동시에 특별활동을 통해 컴퓨터 교육을 실시토록 한 것.

그러나 1차 컴퓨터교육개혁은 후속조치의 미흡과 그당시 우리나라 컴퓨터산업의 미성숙 등 여러 여건이 중복돼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하드웨어만 공급하면 만사 해결이라는 생각에서 가장 필수적인 소프트웨어 조차 조달하지 못했고, 저기능의 컴퓨터보급으로 교육적효과를 보지 못했으며, 학생들을 교육시킬 전담교사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그나마 보급시킨 컴퓨터도 한갖 장식물에 그치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차 조치가 국내 정보산업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고 이제 제2차 개혁으로 이어지는 밑거름이 되었다는 것은 누구나 부인하지 않는다.

우선 지각(知覚)에 초점을

그렇다면 1차조치의 실패를 딛고 마련한 이번 '2차개혁'내용을 중심으로 학교에서 정규교과정으로서의 컴퓨터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하는지를 살펴보자.

모든 교육자와 컴퓨터전문가들은 초중고에서 통일적인 체계 아래 교육이 진행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한양대학교 교육공학과 이완영교수는 "우리나라의 여건상 컴퓨터를 통한 교수·학습방법은 아직 여건이 성숙하지 못했으므로 일단 컴퓨터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또한 그것이 사회생활과 어떤 관계를 가지는지를 알 수 있도록 교안이 작성돼야한다"고 주장하고 이를 위해서는 우선 국민학교에서 컴퓨터리터러시를 중심으로 지각(知覚)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부 일선 국민학교에서 특별활동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컴퓨터교육의 내용은 대부분이 프로그램밍기법과 컴퓨터 하드웨어를 중심으로 짜여져 있다. 프로그램밍을 가르칠 경우 영어로 구성된 컴퓨터언어는 대다수의 국민학생이 받아들이기기에 무리라는 것이 중론이다.

배우는 사람보다도 가르치는 사람의 의욕이 앞서, 학습자의 지적 정서적 발단단계를 정확히 파악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려운 내용을 가르치려는 교사의 태도는 지양해야한다.

국민학교에서 다루어야할 내용은 모니터 키보드 디스크드라이브 프린터 등 컴퓨터를 구성하고 있는 주요 부분들을 확인시키고 이들이 어떠한 기능을 발휘하는지를 이해시키면 된다.

앞에서도 지적했지만 컴퓨터교육은 컴퓨터를 직접 활용해보면서 컴퓨터와 가까워지는 것이 첩경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조금 욕심낸다면 학교 학년 반 이름 나타내기, 삼각형의 밑변과 높이 알고 면적구하기, 속도와 시간을 알고 거리구하기 등 간단한 소프트웨어를 많이 개발 보급하면 컴퓨터의 동작을 가시화(可視化)할 수 있다는 것이 이완영교수의 지적이다.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는 간단한 로고를 이용한 도형작성, 워드프로세싱을 이용한 일기쓰기 등이 국민학교 교육과정에 들어가 있다.

뭐니뭐니해도 국민학교에서는 컴퓨터에 대한 친근감과, 호기심의 해소에 1차 목표를 두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한가지 지적할 점은 국민학교에서 컴퓨터교육은 저급의 컴퓨터(예를 들면 8비트PC)로 충분하다는 견해. 이같은 주장은 상급학년으로 갈수록 교육내용이 복잡해진다는 견해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학습자의 호기심유발이라는 측면에서 오히려 국민학교에서 성능이나 용량이 뛰어난 컴퓨터가 필요한다는 점이다.

국민학교 컴퓨터교육에서 해야될 또 하나의 과제는 감수성이 강한 어린나이에 컴퓨터에 대한 윤리관을 심어주는 것이다. 컴퓨터는 철저한 보조수단이며 인간 이상의 숭배감정을 갖지 않도록 유도하며, 컴퓨터범죄의 사례를 제시 이러한 범죄들이 우리 인류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토의하게 하여 컴퓨터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키는 것도 국민학교 교육과정에 고려해 봄직하다.

상징적 PC 1세대

우리나라 중학1년생은 대부분 1974년생이다. 이는 퍼스컬컴퓨터(PC)가 최초로 이 세상에 태어난 해와 일치한다. 즉 이들은 상식적인 의미에서 PC 1세대인 셈이다.

우리나라의 상황도 현재의 중학생들이 PC 1세대임을 나타내주는 몇가지 외적조건이 있다. 우리나라에 처음 PC가 들어와 어느정도 붐을 일으킨 83∼84년은 이들이 국민학교 4∼6학년일 때. 즉 새로운 것에 대한 강한 호기심이 일어날 때 PC가 첫선을 보인 것이다. 현재 강렬하게 일어나고 있는 8비트 PC열풍은 이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보아야할 것이다.

중학교과과정은 국민학교와 중학교의 허리라는 측면에서 더욱 중요하다. 국민학교에서 컴퓨터에 대한 친숙함을 느꼈다면 중학교에서는 이를 뭔가에 써먹고 싶은 심적충동을 느낄 때이다. 그리고 이후 고등학교나 대학교에서 자신의 진로와 관련된 구체화된 실천목표를 실현하고 전문교육을 받아가는데 있어서 필요한 기본소양을 쌓아야한다는 측면에서 더더욱 그러하다.

충남대학교 교육학과 박성익교수는'우리나라 중학교 컴퓨터교육 계획과 대책'이라는 논문에서 "중학교컴퓨터교육의 폭표는 인식수준(Awareness) 기술수준(Skill) 프로그램밍수준(Pragramming) 적용수준(Application) 태도(Attitude)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데 현재 중학교에서는 이러한 목표들을 체계적으로 실효성있게 다루지 못하고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이를테면 컴퓨터에 대한 이해나 지식에 관한 내용은 기술교과의 한단원에서 다루고 있고 프로그램밍은 특별활동시간을 이용하고 있는데, 남자중학교의 경우 기술과목에 '전자계산기' 한 단원만 설정돼있고 여햑생은 이 조차도 없어 컴퓨터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극히 제한돼 있다는 것이다.

이는 1989년부터 적용될 차기 교육과정에도 커다란 변화가 없다는데 문제가 심각하다. 앞에서 살펴본바와 같이 기술과목(남자)과 가정과목(여자)에 '컴퓨터 이용'이라는 한단원을 설정하고 있을뿐 뚜렷한 특징이 없다.

중학교과과정부터는 컴퓨터를 책속에서 배운다기보다는 직접 PC를 활용 언어를 배우거나 더 나아가서는 교육용소프트웨어를 통한 컴퓨터학습이 이루어져야(CAI) 충실한 교육적효과를 얻을 수 있다. 현재 교육용으로 개발된 소프트웨어의 종류는 양적으로 절대 부족할뿐아니라 질적인 수준도 미약하다는 것이 대부분의 의견이다.

그 내용은 수학교과의 내용을 중심으로 반복연습형이거나 영어교과의 어휘학습 및 간단한 문법학습을 위한 반복연습형에 불과하다. 이는 잘못하면 교육용 소프트웨어의 교육효과에 대해 과소평가하게 되거나 나아가서는 컴퓨터에 대한 인식을 잘못 형성할 수도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선현장의 교사들이 학습에 사용할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할 수 있는 저작도구(Authorizing Tool)의 개발이 시급하다. 저작도구란 교사가 컴퓨터 언어를 사용 학습내용을 프로그램하는 것이 아니라, 언어없이 바로 교사 자신의 수업방법을 컴퓨터 보조학습에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저작도구가 개발되면 많은 질좋은 교육용 소프트웨어가 쏱아져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백명당 1대꼴의 컴퓨터

학생들이 활용할 수 있는 컴퓨터의 수는 교육의 질을 결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다. 1987년 4월 문교뷰 통계(표1)에 따르면 중학교에 보급된 PC수는 약9천5백대. 학생 2백82명당 1대의 컴퓨터를 갖고 있는 셈이다. 한학교당 컴퓨터보급대수는 3.9대이다. 이는 국민학교 고등학교도 마찬가지이며 다만 이제까지 직업훈련교육을 해온 실업계고등학교만이 한학교당 컴퓨터수가 30대를 넘는다.

중학교에서 최소한의 컴퓨터교육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한학교당 30대의 PC는 확보해야 2인 1대의 한반(60명) 수업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현대까지 학교에 보급된 컴퓨터들은 대부분 8비트 컴퓨터이기 때문에 용량면에서 학교교육 내용을 심화시킨 프로그램의 개발이나 이용에 제약을 받게된다. 더우기 컴퓨터는 디스크드라이브 등 주변장치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활용도가 크게 차이가 난다. 그러나 현실정은 본체와 모니터정도가 보급돼있는 정도여서 여러가지 유용한 CAI 응용 소프트웨어를 개발 사용하기 어렵다.

시범학교로서 비교적 활발하게 컴퓨터교육이 진행되고 있는 서울 광장중학교의 경우를 살펴보면 8비트 PC 35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중학고 1학년 기술시간(주 3시간) 중 1시간을 컴퓨터교육으로 할애하고 있다. 전교생 대상으로는 컴퓨터에 관심이 깊고 개인적으로 컴퓨터를 갖고 있는 30여명을 선발 특별활동을 통해 좀더 깊이있는 교육을 진행중이다.

중학교 1학교과정을 마치면 베이직언어정도는 습득할 수 있게 되고 자질이 우수한 학생은 2∼3학년에 진급해서도 특별활동시간에 관심의 폭을 넓혀갈 수 있다. 이정도의 컴퓨터교육이라면 현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에서 최상의 수준.

그러나 여기에도 문제점은 많다. 지적한 바대로 보급기종이 모두 8비트여서 다양한 컴퓨터기능을 활용한 수업이 진행될 수 없으며 디스크드라이브 등 주변장치가 부족해 학생들의 욕구를 충분히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전담교사가 2명뿐이라서 업무의 과중으로 인해 효과적인 교육성과를 내기 어렵다.

광장중학교에서 컴퓨터교육을 전담하고 있는 김기태교사(기슬)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우리학교에서는 CAI 연구수업도 가진바있고 다른 학교에 비해 PC도 많아 학생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 또한 학교에서 거의 정규교과처럼 컴퓨터를 다루기 때문에 한반에 10명 정도가 개인적으로 PC를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학생들은 컴퓨터 관련 전시회에가서도 친숙하게 컴퓨터를 두들겨보기도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것과는 천양지차라 할 수 있다. 컴퓨터와 친숙도를 높인다는 것만으로도 교육적 효과는 충분한 것 같다.

그러나 요즘 학생들은 과거와는 달리 컴퓨터를 받아들이는 속도가 예상외로 빠르다. 이런 학생들에게 친숙감 이상의 것을 충족시켜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우선 기자재의 양적 질적 빈약이 결정적이다. 여기에다 전문교육을 받은 교사가 거의없어 좀더 발전적인 모습으로 탈바꿈되지 못하는 것 같다."

김선생 자신도 서울교육원에서 80시간짜리 연수교육을 받은 것이 과작. 현재 일반연수 및 자격연수를 받은 교사는 고작 한학교당 1∼2명에 불과하다. 이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전산관련학과 출신자를 교사로 특별채용하는 방법이 연구돼야 한다는 것이 일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고등학교의 컴퓨터교육은 초중학교와는 좀 다른 양상이다. 이는 직업교육을 중시하는 실업계고등학교가 있기 때문이다. 1984년부터 상업계고등학교에 정보처리과가, 공업계고등학교에 정보기술과가 신설돼있어 여기서는 나름대로의 방향설정이 돼있다. 이것은 졸업과 동시에 컴퓨터활용이 절실해진 시대상황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인문계고등학교는 이와는 대조적이다. (표1)이서 볼수 있듯이 한학교당 컴퓨터 보유대수에서 실업계고등학교의 6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대학진학을 목표로 하는 인문계에서는 입시가 주된 관심이기 때문에 단독교과목으로 확대되지 못하는 것같다. 그나마 여자는 컴퓨터와 접할 기회가 거의 없다. 한단원이라도 정규교과과정에 없기 때문이다.

고등학교의 경우 더욱더 컴퓨터를 이용한 학습(CAI)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이론 위주의 과학교육이나 계산 등에서 탈피하여 실험치를 내봄으로써 동적인 교육을 할 수 있다. 즉 노트에 문제를 풀어오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를 이용해서 실측치 데이타를 통한 모의실험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전문교육을 받은 전담교사, 질좋은 기자재확보, 교육용 소프트웨어의 개발보급 등은 초중고 공통의 문제점이다.
 

(표 1) 각급 학급별 컴퓨터 보급현황


컴퓨터 가정교사시스팀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CAI와 CMI의 종합개념으로서 CBE의 3개년 연구계획이 진행중이다. 이름하여 '컴퓨터 가정교사시스팀'. 교안은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작성하며 평가는 서울대 교육연구소, 개발은 한국과학기술원 시스팀공학센터에서 맡아 진행하고 있다.

연구개발목표는 중고등학교 필수교과목별 코스웨어(courseware : 학습용 컴퓨터프로그램)와 교사를 위한 교수학습 활동 보조용소프트웨어개발,프로그램밍 전문기술 없이도 교사가 학습자료의 제작을 가능케하는 코스웨어저작도구의 한국형모델개발에 두고 있다. 또한 어떤기종의 컴퓨터가 CBE의 확대보급을 위해 적정한지도 검토하여 교육망 형성을 위한 연구도 병행한다.

3개년으로 되어 있는 이 연구는 올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중에 중학수학 중심의 개별학습 및 가정학습용 코스웨어와 교사용 학습평가를 위한 소프트웨어의 개발을 완료하고. 모의집단을 선정 연구 결과를 분석할 예정이다. 2차년도에는 탐구학습을 위한 중학과학, 오디오가 추가된 중학영어 코스웨어의 개발과 학습평가 및 분석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코스웨어 저작도구의 설계분석과 아울러 농어촌 벽지학교에서 시범 적용할 예정. 3차년도는 고등학교용 필수교과목 코스웨어의 모델개발, 학습관리시스팀(CMI)의 개발, 전문연구를 위한 C-BE센터 설립, 코스웨어 저작도구개발 등이 포함돼 있다.

이 연구는 학교가 주요 적용대상이지만 2천년대 1가구 1단말시대를 겨냥, 가정에서도 교육을 받을 수 있게끔 일부 가정을 샘플로 시험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러한 연구결과가 제대로 성과를 맺기 위해서는 사용자라 할 수 있는 문교부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망된다. 일선교사들의 적극적 의견개진과 전담교사 교육추진은 물론 일선학교에서 연구결과를 수용할 수 있는 시설확보에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현재 중고등학교에 보급돼있는 PC는 거의가 8비트. 이는 이번 연구뮥표에 잡힌 교육효과를 내는데 매우 적합치못하다. 최소한 최근 업계가 공동으로 개발 판매하고 있는 국민보급형PC(16비트, 모니터 디스크드라이브 2개 포함 85만 원선)는 되어야 한다는 것. 현재 16비트PC가격이 점점 싸지는 것을 감안하고 교육효과를 충분히 살린다는 측면에서 8비트PC를 16비트로 과감히 교체해야한다는 것이 개발자들의 의견이다. 현재 연구개발 하드웨어의 스펙은 잠정적으로 16비트PC로 결정돼있다.

컴퓨터가정교사시스팀이 연구를 위한 연구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문교부가 교육세를 과감히 활용해 투자해야 할 듯 하다.

40대 수습

우리나라 성인들 대부분은 정규학교과정에서 컴퓨터를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다. 회사를 전선화하자는 직원들의 요구를 받은 중소기업 경영자, 개인병원을 낸 의사, 고객관리를 합리화하려는 약사 등 개인업무에 컴퓨터를 활용하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은 스스로 배울 기회를 찾아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이른바 '40대 수습'. 이들은 어렸을때 타이프라이터 한번 제대로 만져보지 못하고 기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 쌓여 젊은 시절을 보낸 세대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나라는 사회교육기관이 충분치 못하다. 사설학원들은 초기 PC붐이 일때 상당수 번창했으나 컴퓨터기능의 고도화에 따라 시설대체를 못해 일부 학원을 제외하고는 소수 학생을 중심으로한 언어강좌에 머무르고 있다.

대기업에서는 자체 전산실을 운영,OA(사무자동화)에 관련된 기초교육을 하고 있으나 업무가 점점 고도화됨에 따라 전문 위탁교육기관의 필요성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사회교육기관은 정보통신훈련센터 컴퓨터요원훈련센터 등 몇군데 되지 않는다. 학교교육이 철저한 이론교육이라면 이들 사회교육기관은 실용위주의 교육이다. 즉 현장에서 활용하는 응용소프트웨어가 중심이 된다.

84년에 설립된 정보통신훈련센터에서는 공무원 국영기업체간부 일반기업체 경영자들을 중심으로 한 계몽과정, 대학에서 전산관련학과를 나오지 않았으나 전산업무에 종사할수 있게 해주는 교육으로서 기초과정(시스팀 분석과정), 재훈련교육인 전문과정 그리고 각 기업체나 단체에서 요구하는 위탁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배출된 인원만 6천여명에 이른다.

그러나 엄청난 시설투자에 따르는 예산문제로 수요자들의 요구를 제대로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형편. 예를들어 시스팀분석과정의 경우 경쟁률이 20 :1을 넘어서고 있다.

훈련센터의 김석장부장은"사회교육기관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정보통신은 각 분야에 안 쓰이는 곳이 없기 때문에 끊임없는 재교육 전문교육이 필요하다. 앞으로 이곳에서는 계몽교육과 아울러 라이프사이클이 매우 짧은 정보통신 분야의 신기술을 신속하게 흡수해 우리것으로 소화 전달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려 한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시급한 것이 전문강사의 확보이다"라고 밝혔다.

컴퓨터분야의 역사가 짧은 탓도 있지만 이 분야의 강사는 대부분 20∼30대. 많은 이론을 공부해 모두 각분야의 학위를 갖고 있지만 실무경력의 부족으로 피교육자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업계에서의 유저교육. 별다른 사회교육기관이 없는한 업계에서 고객에게 서비스하는 유저교육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컴퓨터는 선생님이 아니다

89년부터 초중고에 이론적으로 나마 컴퓨터과목 내지 단원이 설치돼 컴퓨터 문맹탈피교육이 실시된다는 것은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 수요창출로 인해 정보산업발전의 초석이 될 것이며, 앞으로 자라는 세대는 겁없이 컴퓨터를 다를줄 아는 유능한 인재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다.

여기서 한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 컴퓨터의 보급확대로 인한 정보화의 진전은 인간으로 하여금 자연이나 인간사회화의 직접적인 접촉기회를 감소시켜 인간성의 함양을 저해할 수 있으며 정서적 감각능력을 둔화시킬 우려도 없지 않다. 아직 우리의 실정이 이런 문제를 부각시키기에는 때이른 감이 있지만, 컴퓨터는 보조교사일 따름이지 그 자체가 훌륭한 인격을 가진 선생님이 될 수 없다는 점은 미리부터 명심해야 될 것이다. 컴퓨터를 통해서 배우는 것과 교사와 학생이 서로의 의견교환을 통해 얻어지는 인간 중심의 교육은 엄연히 구별되는 것이다.

'컴퓨터를 모르면 문맹자'. 이말은 컴퓨터를 빨리 배우라는 자극제일 수 있지만 컴퓨터마인드가 확보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대다수 국민들에게 심적 부담감을 가중시킬 수도 있다. 그만큼 컴퓨터와 접촉할 기회가 적기 때문이다. 학교교육과 더불어 대다수 국민들에게 컴퓨터와 친해질 수 있는 기회는 어떤 형태로든 제공돼야 한다.

'컴퓨터세탁소'라는 간판이 동네에 하나 더 생겼다고 해서 컴퓨터마인드가 확산되는 것은 아니다. 좀더 실질적인 교육장소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각지역별로 컴퓨터광장을 설치, 누구라도 시간을 내 직접 키보드를 두둘기며 컴퓨터의 반응을 살필 수 있게 한다면 심적 부담감은 훨씬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좋은 도구라 할지라도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흉기도 될 수 있고 편리한 생활의 이기도 될 수 있다. 그것은 얼마만큼 정확하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컴퓨터교육은 정규학교교육뿐아니라 국민학교의 차원에서 재고되어야 할 대명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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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사진

    정경택 기자
  • 김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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