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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여자는 다만 후천적으로 다르게 된다"라고 주장한 사람이 있지만 문화와 환경이외에도 남·녀는 염색체에서부터 다른점이 많다. 다만 다르다는 뜻은 어느쪽의 우월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다음은 최근의 남·녀차이에 관한 연구 성과를 편집실에서 정리한 것이다.
 

남자인가 여자인가를 알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대개는 외모나 말투 몸짓으로 바로 판단할것이다. 그러나 유니섹스가 유행하는 요즘에는 그런 정도로 구분하기는 힘들것이다. 그러면 속으로 '옷을 벗겨 보면 곧 알게 되겠지'라고생각할것이다.

 

XY염색체를 가진 미녀
 

정말 그럴까. 남성 성기가 있는것이 남자이고 유방이 부풀어있는것이 반드시 여자일까. 학교에서 배운대로 염색체를 조사해보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여자는 XX, 남자는 XY라는 염색체를 가지고 있기때문이다. 그러나 5만분의 1의 확률로 믿기 어려운 사실에 부딪치게 될지 모른다. 염색체는 XY인데 겉보기에는 틀림없는 '여자'라는 케이스다. 부푼 유방과 여성 성기도 분명히 있다. 어릴때 부터 여자로서 자라왔고 성적인 본능도 완전히 여자이며 호적에도 여자로 되어있다.
 

이런 여자는 고환성 여성화증(睾丸性 女性化症)의 남성가성반음양(男性假性反陰陽)이라는 것이다. 외관이나 성기는 여성인데 XY염색체이므로 고환이 생기는 것이다. 그 고환에서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나오고 있으나 그리셉터(수용체)가 몸세포에 없기 때문에 남자로 성분화(性分化)가 되지 않는 것이다. 즉 염색체가 XY인것 만으로는 남성으로 성분화 되지않는 것이다. Y염색체에 있는 유전자가 H―Y항원(抗原)이라는 단백질을 만들어 그것이 정소(精巢·수컷의 정자가 형성되는곳)를 만들고 거기서 분비되는 테스토스테론이 뇌와 성기를 남성화 시켜야 한다. 그대로 두면 XY일지라도 여성화되어버리고 만다. 그래서 염색체 만으로 성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며 더우기 남성 성기가 있는것 만으로 남성이라 할 수 없는 것이다. 테스토스테론을 분비하는 고환이 바로 남성의 증거인 것이다.
 

이 점이 '남녀 차이'의 원점이다. 앞에서 예를 든 고환성여성화증의 '여성'은 난소(卵巢)가 없기때문에 생리가 없으며 임신도 되지않는다. 그러나 대개 여성으로서 그대로 살아가며 결혼도 하고 가정을 이루고 살아간다. 특히 이상한 일은 고환성여성화증인 사람이 대개는 미인이라는 것이다.

 

남자가 약하게 태어 나지만
 

제2차성징(性徵)이 나타나면 남자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정액을 볼수있게 된다. 그 속에는 X염색체를 가진 정자와 Y염색체를 가진 정자가 반씩의 비율로 섞여 있다. 그리고 여성의 난자는 X염색체만 있으므로 정자속의 Y나 X중 어느쪽과 만나느냐에 따라 성이 정해진다.
 

사정된 순간 질(膣)속에서 난자를 향해 정자들이 격렬하게 경주를 시작했을 때 1.2~1.4대 1의 비율로 Y쪽의 골인율이 높다. Y염색체를 가진 정자는 X염색체를 가진 정자보다 유선형으로 되어있어 헤엄을 잘 치며 내구력이 있다. 정자단계에 이미 '성차'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Y염색체가 약해 남성은 모태에서부터 약하게 된다. 태어난 뒤에도 여자에 비해 약하다. 생후 수개월 동안에 죽는 남자아기가 여자아기보다 30%나 많다.

이렇게 보면 Y염색체정자의 수정률이 높은것은 '서투른 총질이 잘맞는다'는 격이다. 이것은 자연계에서 약자가 살아남기위한 전형적인 전략이다.
 

그렇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남자는 몸이 크고 근육질이어서 단단하여 아무리 생각해도 여자보다 강한것 같다. 이것은 어떻게 된 것인가.
 

남자와 여자사이에는 지방질의 차가 대단히 크다. 남성은 체중의 약 10%가 지방인데 여성은 약 20%나 된다. 어째서 여성에 지방이 많은가. 여성에 많은 프로게스트론(Progesterone·황체호르몬)이 지방을 합성하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고 아이를 기르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여성은 먹을것이 하루 이틀쯤 없어도 살수있도록 진화과정에서 그렇게 된 것이다. 지방은 탄수화물에 비해 가벼워 몸에 지니고 움직이기에 편리한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 여성은 지방이라는 요긴한 '도시락'을 남성보다 많이 지니고 있는 것이다.

 

지방은 여성의 특징
 

여성을 껴안았을 때 남자는 '어쩌면 이렇게 부드러울까'하고 느끼게 된다. 여자는 그와 정반대로 느끼게 된다. 이것은 지방의 차이 때문이다.

대개 여성의 몸이 거꾸로 세운 코카콜라병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은 가슴과 둔부에 제2차성징이 있은 뒤 지방이 침착되기 때문이다. 가슴과 둔부에는 지방이 생기고 허리에는 생기지 않는 특이한 지방침착이 어째서 생기는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성전환을 하면 지방이 생기는 모양이 달라지므로 호르몬이 관련되어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여자의 얼굴에 보조개가 생기는 것도 지방과 관계가 있다.
 

이렇게 보면 여자가 '여성적'이기 위해서는 지방이 불가결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HDL콜레스테롤이란 것이 있다. HDL은 high density lipoprotein(고밀도 리포단백질)의 약자이며 동맥경화 예방인자로 작용한다. 이 HDL 콜레스테롤이 여성에게 많다. 이것이 혈관안에 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막는 작용을 하여 여성은 남성에 비해 관상동맥질환이 적다. 그러나 폐경 뒤에는 같아진다.
 

엉덩이를 좌우로 부드럽게 흔들며 걷는 '먼로 워크'(마릴린 먼로의 걸음걸이)를 흉내 내어보자. 여자는 곧 익숙하게 흉내 낼 수 있지만 남자는 아무리 연습을 해도 서툴고 잘 되지 않는다. 그것은 몸 구조의 차이, 특히 골반의 차이 때문이다. 남자의 골반은 삼각형인데 여자의 골반은 둥글고 폭이 넓다. 그리고 관절이 부드럽다. 관절부의 교원섬유(膠原纖維)가 남자와 다르다. 여자의 몸이 전체적으로 유연성이 풍부한 것은 '낳는'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치골(恥骨)―그것은 남자는 성기 바로 위쪽에, 여자는 클리토리스 위에 있는 뼈다. 골반은 이 부분에서 결합조직에 의하여 좌우가 이어져 있다.

그것을 치골결합이라 한다. 이곳을 힘을 주어 눌러보면 끄덕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임신중인 여자는 다르다. 산월이 가까왔을 때 누르면 움직인다. 임신을 하면 난소에서 리랙신(relaxin·난소황체에서 분비되어 치골결합의 이완을 이으키는 호르몬)이 나와 관절이나 인대(靭帶·자궁의 고정작용을 하는 질긴 결합조직)를 느슨하게 한다. 그 밖에도 결합조직이 느슨해지는 곳이 여자의 골반에는 두곳이 있어 평소에는 안쪽으로 향하고 있는 미저골(尾低骨)의 끝도 움직이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태아가 골반을 빠져 나갈수 없기 때문이다.
 

둔부를 좌·우로 흔드는것도 여자는 유연하게 잘되어 남녀 차이가 두드러진다.

 

성 충동의 남녀차이
 

'그녀(혹은 그이)'가 좋아지는 것은 어째서 일까. '그녀가 미인이고 섹시한 몸매를 하고 있기때문'인지 모른다. 또 '그이가 상냥하면서 믿음직스럽기 때문'인지도 알 수 없다. 성 충동을 느끼는 가장 큰 계기는 이런 '상대로부터의 자극'이다.
 

그 '상대'가 얼마나 중요한가 하면 ♂원숭이의 성중추를 전기자극하여도 그것만으로는 발기하지 않다가 앞에 ♀원숭이를 데려오자 성욕이 일어났다는 실험이 있다.
 

그러나 대뇌피질이 발달한 '사람'의 경우 이성이라고 하여 모두 좋다고 하지는 않는다. 상대에 따라 흥분하거나 흥분하지 않거나 하는 것이다.
 

남자와 여자는 어떤 상대로 부터 어떤 자극을 받으면 성충동을 느끼는가 하는점에서 전혀 다르다. 남자는 대게 포르노를 좋아한다. 그러나 여자는 포르노 사진을 보여줘도 대개는 고개를 돌려버린다. 그것은 사실은 보고싶은데 그렇지 않은 척 하는 것이 아니다. 보아도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여자는 소설처럼 글로 쓴 쪽에 더 흥분한다. 상대가 앞에 있을때도 남자는 여자의 얼굴이나 몸을 보고 시각적으로 흥분하지만 여자는 정서적인 요소에 반응한다. 귓가에서 부드러운 사랑의 말을 속삭이면 강하게 느끼는 것이다. 이런 성자극이 유발되는 유형차는 이런 것만이 아니다.
 

성충동은 호르몬이 성중추에 작용하는 요소와 포르노를 보거나 연인의 나체를 보거나 하는 밖으로 부터의 자극의 총화이다.
 

남녀의 결정적인 차이는 여자의 성에는 주기적으로 욕망이 높아지는 시기 즉 리듬이 있는 것이다. 여성은 배란기에 강간을 당하기 쉽다는 통계가 있다. 그것은 배란기의 여성이 무의식중에 유혹적인 행동을 취하기 때문이라고 해석되고 있다. 미국에는 배란기의 여성이 적극적으로 성행동을 한다는 데이타도 있다. 성장한 난포가 배란되는 이 시기는 임신하기 쉬운 시기다. 이런 시기에 성충동이 높다는 것은 성이 본래 번식을 위해 있는 것이라는 자연의 이치에 따른 당연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남자는 왼쪽 발이 더 크다
 

'여자는 발육이 빠르다'고 흔히 말한다. 제2차성징도 몸이 완성되는 것도 확실히 여자쪽이 빠르다.
 

남자는 태어난 시점에서 4~5주 정도 여자 보다 신체적 성숙이 늦다. 체중은 남자가 5%정도 무겁지만 체중은 성숙도와 관계 없다는 것이다.
 

생후 48시간 된 남녀 1백명씩을 조사한 결과 중심(重心)의 이동이 여자쪽이 심했다는 기록이 있다. 신생아를 유리판 위에 눕혀 중심이동면적을 비교한 것이다. 여자쪽의 중심이동이 크다는 것은 활발하다는 의미이다. 영아는 움직일 때 요추를 비튼다. 이는 바로 누운 상태에서 엎드리는 자세로 바꾸려는 동작인 것이다.
 

사람 동작의 기본은 '서는 것' 이다. 그러므로 직립(直立)능력은 그대로 인간으로서의 성숙도를 나타낸다. 인간의 성숙도를 장기별(臟器別)로 나타낸 '스캐몬'의 발달곡선이란것이 있다. 발달기의 직립능력은 이 곡선에서의 뇌신경계와 비슷한 커브를 그리고 있다. 이미 이 시점에서 부터 '서기'가 앞서 있는 여자는 종합적으로도 남자를 앞서 있는 것이다.
 

발바닥의 장심(掌心)이 형성되기 시작하는 것은 남자가 3.5세인데 여자는 3세이다. 국민학교 어린이를 조사해봐도 여자 쪽이 직립능력에서 우수하다. 이 차이는 태내에 있을 때부터 그 인자가 내재되어 있는 것 같다.
 

성인 남녀의 발 길이를 재어보면 여자는 좌우가 같은데 남자는 왼쪽이 0.5mm정도 길다. 이 왼쪽발의 우위성은 통계적으로 직립능력이 안정되어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그것은 성인의 경우에 남자가 종합적 능력에서 우수하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다시 여성에게 역전 당한다. 60세쯤 되면서 부터 남성은 노쇠가 두드러지는 것이다.
 

신생아의 중심이동을 비교해도 여자가 활발하다.

 

여자가 오래 사는 까닭은?
 

남녀에는 여러가지 차이가 있으나 가장 큰 차이는 섹스를 제외하고는 여자의 수명이 길다는 것이다. 남녀의 평균 수명은 어느 민족이나 몇년씩 차이가 있고 여자쪽이 길다. 대개는 5~6년 정도 차이가 있으나 소련처럼 9년이나 차이가 나는 나라도 있고 예외로 인도처럼 남자가 1.3년 긴 경우도 있다.
 

남녀고용기회균등문제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요즘 여성은 더욱 '완전한 평등'을 실현하려 하고 있으나 수명의 '남녀동권' 은 이룰수 없을 것 같다.
 

어째서 여자의 수명이 긴 것인가. 이에 대하여는 학자들이 여러가지 이유를 들고 있다. 아직 뚜렷한 정설은 없으나 모두가 생각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 들이다.
 

그 중의 하나로 남녀의 '기초대사율 차이'가 있다. 수명은 생물마다 큰 차이가 있다. 잠자리는 1년, 생쥐는 2년반, 사람은 60~70년, 코끼리는 1백년이다. 이런 생물의 산소소비량을 비교하면 수명이 짧은 생물일수록 체중이 가볍고 산소소비량이 많다. 즉 몸이 클수록 단백질 대사와 회전이 느리다. 인간의 남녀를 비교해 보면 여자의 기초대사율이 낮다. 그것은 여자의 폐가 작아 산소소비량이 적어도 충분하다는 점으로 증명된다. 따라서 같은 행동을 하는데 에너지가 적어도 가능한 것이다. 남자는 하루 1천4백칼로리의 에너지가 필요한데 여자는 1천1백50칼로리만으로 충분하다. 이것이 여성의 수명이 긴 이유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비만은 나쁜 조건의 근원이며 수명도 짧게 한다는것이 최근까지의 정설이다. 그러나 미국의 권위있는 한 연구그룹의 최신 보고는 야윈 사람보다 약간 비만한 쪽이 오래 산다는 것이다. 미국에는 가벼운 비만이 남성10%, 여성 30%정도인데 이 차이가 여자가 수명이 긴 이유의 하나라는 해석이다.
 

수명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병에 남자는 걸리기 쉽고 여자는 잘 걸리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위암은 압도적으로 남자에게 많다. 이밖에도 당뇨병 고혈압 폐염 간장병 순환기계질병 거기다 인플루엔자에 이르기까지 남자가 걸리기 쉬운 병은 많기도 하다.

 

여자는 병에 잘 안걸려
 

이에 비해 여자가 걸리기 쉬운 병이란 별로 많지 않다. 류마티스나 SLE(전신성 에리테마토수스)등 소위 교원병이 대표적이다. 이런 병은 자기면역질환이라는 것으로 면역력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생기는 병이다. 이것을 뒤집으면 바로 여자는 면역력이 강한 증거라는 말이 된다. 여자가 오래 사는 것은 이 면역력이 강하기 때문이라는 학자가 많다. 이를 뒷받침하는 동물실험 결과도 있다. 이 사실이 인간에게 그대로 적용되는가. 확실히 사람의 경우도 살모넬라균 연쇄상구균 대장균 트리파노소마 캔디다 등에 감염되었을 때 여자쪽의 항체생산이 높다는것이 증명되었다. 그건 어째서 일까. 그 이유로 다음 세가지가 지적되고 있다.
 

첫째 X염색체에 항체생산유전자가 있다는 점. 둘째 X염색체에 연결하여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인자가 있다는것이 쥐 실험으로 드러났는데 인간에도 그것이 있는것이 아닌가하는것과 B세포면역 부전이 남성에 많은 것은 이를 시사하는 것이라 보는 점. 세째 남성 호르몬에 항체생산을 떨어뜨리는 면역억제력이 있는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
 

단순히 신체적 병만이 아니다. 정신적인 것까지 여성은 강하고 남성은 약한 것 같다. 어린이의 정신병이라는 자폐증은 남자어린이가 여자어린이의 4배, 소아성분열증은 8~10배나 된다.
 

노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60세를 지난 남자가 아내를 잃으면 그 70%가 3~4년 안에 숨진다는 통계가 있다. 그러나 여성은 60세를 지나 남편을 잃어도 수명에 별 영향이 없다는 것이다. 노망증인 치매(痴保·imbecility)가 되는 것도 압도적으로 남자가 높다. 65세를 지나면 13%가 멍해질 가능성이 있으며 발병에까지 이르는 것은 6.5%이다. 이에 비해 여자가 멍해지는 것은 극히 드물다.
 

그리고 자살도 남자쪽이 3~4배 많다. 알콜 중독도 많고 성격 이상도 압도적으로 많다.
 

이런원인이 확실히 해명되지는 않았으나 뇌에서 스트레스를 받아들이는 방법의 차이에서 온다는 것을 밝힌 동물 실험이 있다. 미국의 실험심리학자 '비치'가 고양이와 쥐를 사용한 실험이다. 암컷의 대뇌를 떼어 내버려도 교미행동은 변함없이 하는데 수컷의 대뇌를 떼어내 버리니까 교미가 되지 않았다. 이는 수컷쪽이 교미 뿐만 아니라 생리행동 전반에 걸쳐 이성적 조절이 되는데 암컷은 그 기능이 낮다는 것을 나타낸다.

따라서 수컷은 스트레스를 받기 쉽고 암컷은 그것이 어렵게 되어있다는 풀이다.

 

무엇이 여성을 강하게 하는가
 

체중 근육 혈구수 아미노산등 강함을 나타내는 지표의 어느것을 보아도 남자쪽에 많다. 그러나 이것들은 겉 뿐이고 그 뒷면에는 약하고 여린것이 감추어져 있다. 그런데 여성은 약하게 보이나 실은 밑바닥을 알수없는 강인한 생명력이 감추어져 있다.
 

남자는 모태속에 있을 때부터 약하다. 유산율이나 유아사망률도 높다. 수태되었을 때의 남녀 비율은 115대100이다가 태어났을 때는 105대100이 되며 사춘기에는 거의 같아진다. 유전병도 남자에게 많다. 혈우병이나 근(筋)스트로피, 선천성심장기형, 대동맥협착 등이 그것이고 8%가 선천성 색맹이다.
 

이런 원인으로 꼽히는 것이 유전자의 차이다. 남성이 되는가 여성이 되는가는 성염색체의 조합으로 결정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것이다. X와 X가 붙으면 여성, X와 Y가 붙으면 남성이 된다. 세포핵을 현미경으로 보면 풍만한 X염색체에 비해 Y염색체는 빈약하다. DNA중량은 Y가X보다 7%정도 적다. 따라서 세포핵도 남성쪽이 작다. 그리고 핵이 작은 쪽이 생존에 불리한 돌연변이가 일어나기 쉽다. 좁은 곳에서 대사가 일어나면 DNA의 고리가 끊어지거나 비틀리거나 하는 착오가 일어나기 쉽기때문이다.
 

그러나 X끼리는 한쪽의 X에 결함이 있어도 다른 한쪽의 X가 보충하지만 XY일때는 보충할 길이 없다. 유전자의 수는 3×${10}^{9}$개인데 그 중 최대수명에 관여하는 유전자는 적어도 2백50개가 있다.

 

신비한 여성 호르몬
 

여자의 수명이 긴것은 여성호르몬의 작용이라는 것을 많은 학자들이 지적하고 있다.
 

여성 특유의 병으로 꼽을 수 있는 것으로 동맥경화와 골조송증(뼈속에 바람 구멍 같은 것이 생기는 병)이 있다. 갱년기 이후에 많은 병으로 여성호르몬의 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병에 걸린 여성에게 여성호르몬을 투여한 결과 병이 나았다는 보고가 있다. 이는 여성 호르몬이 혈관이나 뼈에 작용하여 젊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성호르몬이 노화방지약이 된다는 기대가 크게 부풀어 있다. 60년대에 미국과 영국에서 인체상태의 향상효과를 살피는 실험이 있었다. 그때 여성호르몬이 효력을 발휘하는 기간은 4~5년간이며 확실이 혈관이 다시 젊어졌다는 것이 실증되었다. 그러나 중대한 문제가 드러났다. 장기간 복용한 그룹에서 자궁암과 유방암이 증가한다는 것이 밝혀진것이다. 그영향으로 연구도 흐지부지되고 노화방지약 개발도 무산되었다. 그러다가 최근에 다시 그 분야의 연구가 활기를 띠었다.
 

자궁암이 되는 것은 여성호르몬이 자궁에 작용하기 때문이다. 새로 개발된 약, 즉 자궁에는 작용하지않고 혈관에만 작용하는 합성약으로 실험한 결과 불로 장수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7~8년 정도는 혈관이 젊어진것이 확인되었다. 이것이 더욱 개발되면 여성호르몬은 앞으로 인류의 생존에 있어 획기적인 약이 될 가능성이 많다.
 

남·녀의 생물학적 평균차이 비교

 

섹스―왜 인간만이 언제나 가능한가
 

수년전부터 생리학자들에 의해 남녀차이의 생물학적 근거가 밝혀져가기 시작했다. 아직 그 전모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뇌의 진화방식이 다르다는 점을 비롯하여 조금씩 안개가 벗겨지고 있다.
 

쥐는 생후 1주 이내에 뇌의 성차가 생긴다. 그것은 정소에서 앤드로겐(androgen·남성호르몬물질)이 나오는지 여부에 따라 정해진다. 정소에서 나온 '앤드로겐'은 피의 흐름을 타고 온 몸을 돌다가 뇌에 이른다. 뇌는 마치 목욕이라도 한것 같이 앤드로겐에 흠뻑 젖게 된다. 그래서 '앤드로겐 샤워'라고도 한다. 이 샤워를 하고 나면 어떤 부위는 파괴되고 어떤 부위는 성장촉진되어 뇌의 '남성화'가 이루어진다. 이 샤워를 하지 않으면 그대로 성장하여 여성의 뇌가 된다. 이런 형성과정의 유형은 앞에서 설명한 생식기의 경우와 같다.
 

인간은 이런 뇌의 성분화가 태아일때인 임신 3~7개월 사이에 일어난다. 뇌의 안쪽 시색전야(視索前野)라는 부위의 신경세포군은 남성쪽이 커진다. 그리고 시색전야의 조금 앞 부위는 여성의 성주기를 지배하는 중추로 발달한다.
 

인간의 남녀를 갈라놓는 가장 명확한 것은 여성의 리듬인 멘스일 것이다. 인간의 성주기는 30일±α이다. 이것은 원숭이에게서 물려 받은 유산이라는 설도 있다. 그러나 원숭이에게는 또 하나 연간단위의 발정주기가 있다. 이것이 진화과정에서 인간에게는 없어졌다.
 

어째서 발정기가 없어졌는가. 인간이 두발로 서게되고 뇌가 발달되었기 때문임이 분명하다. 뇌가 발달되면서 '매일이 발정기'가 된 것이다. 성욕을 일으키는 근원은 대뇌피질, 그 중에서도 전두엽(前頭葉)이다. 생물의 진화는 전두엽의 발달을 촉진시키고 그 반면으로는 생식리듬을 상실하는 방향으로 흘러간 것이다. 그렇다면 월경리듬을 남긴 여성은 결국 남성만큼 뇌를 진화시키지 못했다는 것일까. 그럴 가능성이 충분하지만 아직은 실증할 수 없는 단계이다.

1987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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