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87년 5월호에 게재된 「토리노의 수의」 관련기사는 수의에 관한 의문점을 밝혀주는글과 함께 수의를 통해 예수의 이미지를 사진으로 형상화시켜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에 따라 이번호에서는 수의를 촬영한 사진술의 자세한 내용을 다루어보았다. 사진은 직접 수의촬영에 참가한 브룩스사진대학의 번 밀러(Vern Miller) 교수가 찍은 것이고, 글은 그의 제자인 사진작가 이주용씨가 썼다.
지난달 본지에 소개된 '토리노의 수의'는 그것이 과연 예수의 것이었는가에 대한 종교적인 관심과 함께 과학기술의 능력을 실감케 해준 생생한 사례였다. 2천년이나 되는 긴역사(기록상으로는 6백여년)를 지닌 수의에서 예수의 이미지를 형상화시킨 것은 오늘날의 과학의 힘, 그중에서도 사진술의 개가라고 할 수 있다. 과연 토리노의 수의를 촬영한 사진술은 어떤 것이며, 현대의 첨단사진술은 어디까지 왔는지를 알아보자.
수의촬영에 동원된 첨단의 사진술
'토리노의 수의'는 이탈리아의 사진가 '세콘도 피아'(Secondo Pia)에 의해서 1898년 5월 처음 촬영이 시도되었다. 당시의 사진술은 사진이 발명된지 불과 60년 밖에 안된 시대였으므로 그 수준이 유아기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한 상황때문에 사진에서 훌륭한 이미지를 얻지는 못했다.
그러나 세콘도 피아는 그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 수의를 걸 수 있는 제작틀을 설치했고, 라이팅으로 빛의 정도를 보충시키는 작업도 했다. 그렇게 해서 세워진 수의에 여러 차례 노출을 주었지만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그래서 1주일 후에 그는 다시 촬영을 시도했는데 그 과정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그는 노출되어진 유리판 필름을 바로 암실로 가져가 현상을 시작했다. 현상이 되어진 필름은 음화가 될 것으로 기대하였으나 양화로 나타났다. 세콘도 피아는 매우 놀라 여러 차례 그 원인을 찾으려 애썼지만 알 길이 없었다. 어째서 음화로 나타나야 할 필름(네거티브)의 영상이 양화로 나타났단 말인가. 그러한 원인을 밝힌다면 오직 수의의 영상이 음화였기 때문이라는 결론 밖에는 내릴 수가 없었다.
그후 1931년 5월 '쥬세페 엔리'가 훨씬 진보된 사진술로 흑백사진을 촬영한 기록이 있다. 그가 촬영한 수의사진은 이전에 피아가 촬영한 사진보다도 많은 디테일을 표현했으므로 수의 연구에 큰 도움이 되고 있으며, 지금도 과학적인 연구를 위해서 사용되어지고 있다.
그러나 수의에는 아직도 많은 의문과 밝혀지지 않은 현상이 있으므로 연구와 촬영은 계속되어지고 있다. 더구나 현대 이이미징 시스팀은 놀랄만한 발전단계에 있으며, 이 수의도 그러한 현대과학의 이미징 시스팀에 의해서 새로운 영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NASA에서 일을 하고 있는 '존 잭슨'과 '에릭 점퍼'는 평면의 이미지로부터 입체감을 표현하는 이미지를 제작했다. 이것의 원리는 몸을 감쌌던 수의와 직접적으로 몸이 표피에 닿았던 거리가 수학적으로 밀착농도의 비례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손수건을 반듯이 누워 있는 여러분 자신의 얼굴에 올려 놓았다고 가정하면 코등에 닿은 부분이 가장 강하게 밀착되어 있고 눈두덩이는 그것보다 약하게 밀착되어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밀착정도에 따라 영상의 농도가 다르게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그러한 원리를 이용해 수의연구학자들은 천체사진을 촬영하기 위해서 개발된 VP-8 영상분석기를 이용, 수의로부터 3차원의 이미지를 제작했다. 3차원의 이미지는 네가필름을 스캐닝 마이크로 덴서타메터(Scanning microdensitometer)에 넣고, 그 농도를 모두 스캐닝함으로써 상대적인 입체를 마그네틱 테이프(Magnetic tape)에 기록해서 다시 이미징 시스팀으로 전환시키는 IBM360/65 컴퓨터로 그 이미지를 입체화시키는 것이다.
이것의 이미지를 VP-8 이미지라 부른다. 이러한 입체적인 이미지의 변환으로 얻을 수 있는 장점은 육안으로 구별할 수 없는 디테일을 보여주는 것이다.
토리노의 수의(The shroud of Turin) 프로젝트를 위한 가장 대표적인 과학·산업 사진술은 자외선형광사진술(紫外線螢光寫眞術)이었다. 자외선형광사진술은 수의의 광원이 발하는 방사스펙트럼에 의해서 유기체와 무기체의 혼합물을 시각적으로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반사식 사진술보다도 훨씬 복잡한 이론이다. 이러한 사진술에 의해서 촬영된 수의의 사진을 보면 화학약품의 한 성분인 그림물감을 시각적으로 구별해 낼수 있으므로 그것이 인공적으로 그려진 것인지의 여부를 알게 된다.
그런데 자외선 촬영을 한 토리노의 수의에서는 전혀 그림물감의 성분을 발견하지 못했으므로 사람에 의해 그려진 그림이 아니라는 사실이 입증됐다.
한편 토리노의 수의 촬영에 사용되어졌던 과학사진술의 많은 자료들은 연구에 참여했었던 여러 과학자들에게 유익하게 이용되었다. 즉, 수의에서 나타나는 이미지의 기록뿐만 아니라, 또한 그 부분이 과학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밝히고 증명하는 데도 커다란 역할을 할 수 있었다.
STURP(Shroud of Turin Research Project)라고 명명된 연구팀은 각각의 독자적인 분야에서 활동하는 40여명의 세계적인 과학자 전문인 학자 그리고 각 분야의 조수들로서 구성되었다. 그리고 연구에 필요한 전문적인 과학장비는 해외로부터 특별히 주문, 제작된 8천파운드의 엄청난 규모였다.
사진분야에서 필요로 했던 사진술과 장비들 중에서 X-레이 형광분석기술은 원자번호와 무기체의 염색을 판별키 위한 것이었으며, 적외선 온도사진, 컬러분석 컴퓨터 이미징 증보, 현미경 사진술 등은 시각적으로 구별할 수 없는 것을 촬영함으로써 구체적인 영상을 얻기 위한 것이었다.
또한 반사율과 형광률을 감지하기 위해서 스펙트로포토메터(Spectro photometer)를 필요로 했으며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하게 취급이 됐었던 자외선 형광사진술(UItraviolet floursart photography)이 있는데, 이것의 기본 원리와 이미지들을 설명해보기로 한다.
자외선 형광사진술의 원리
자외선 광원이 수의에 방사됨에 따라서 다시 반사돼나오는 빛의 가시광선을 포함하는 비가시광선의 모든 영역에서 형광만을 시각화하기 위해서는 특수한 빛의 광원을 마련해야만 한다. 왜냐 하면 자외선은 투사되어진 물질 자체에 포함돼있는 형광물질을 반사해서 시각화시켜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파장은 3백55나노미터(${10}^{-9}$m)에서 3백75나노미터의 한정된 빛의 파장만을 투과시키는 대역필터(일정범위의 빛의 파장만을 허용하는 필터)의 사용을 요구하며, 이러한 범위의 빛의 파장은 자외선 범위에 속해 있다. 카메라를 중심으로 2개의 광원을 양편에서 45도의 각도로 조사시키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시스팀을 사용하고, 각각의 광원은 2백 와트의 세논(Xenon)스트로브에 15cm 크기의 리플렉터(반사갓)를 부착한다. 미리 제작된 특수자극필터(Exciting filter)에 의해 한정된 범위의 자외선은 수의에 포함하고 있는 형광을 만들며, 실제로 우리가 필름에 기록을 원하는 것은 가시광선 범위에서 발생된 수의의 형광이다.
이때 수의로부터 반사되어 필름으로 들어오게 되는 자외선을 방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수자극필터는 사용하려는 광원(세논광스트로브)앞에 부착돼 사용되며, 그 구조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필터와 전혀 다른 용액필터(Liguid filter)이다. 필터로 대용될 용액은 양면에 유리로서 용액을 저장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여아 하며, 폭은 1cm로 제작되었다.
용액은 80%의 COSO₄, 15%의 CuSO₄, 5%의 Niso₄와 같은 화학약품으로 혼합된 것이며, 약 4백나노미터 이상의 빛의 파장을 흡수한다. 그러나 이렇게 용해된 화학약품은 약 7백나노미터의 적색계통 부분도 약간 투과시킨다. 따라서 필요치 않은 이 부분의 파장을 차단시키기 위해서 C7-54 필터를, 용액을 저장시키기 위한 유리 대신 용액의 앞면에 부착시킴으로써 적색계열의 빛의 파장을 막을 수가 있다. 다른 한쪽의 유리는 파이렉스(PyRex) 유리를 사용한다.
이렇게 특수제작된 용액필터를 사용하는 이유는 아직 한정된 빛의 파장만을 투과시키는 다층코팅 필터가 없으며, 또한 세논튜브가 발하는 열을 받아들일만한 재료가 없기 때문이다. 특수자극필터에 의해서 방사되는 특정한 범위의 자외선은 수의에 도달함으로써 반사를 하며 그 반사가 필름에 도달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카메라 앞에 L-42(Barrier: 장파장투과필터, 자외선흡수필터) 필터를 사용함으로써 흡수가 가능해 질 수 있다.
카메라와, 사용할 2개의 광원은 장비를 지지하기 위해서 제작되어진 틀에 그것이 평행 혹은 좌우로 자유롭게 이동할수 있도록 설치해 놓아야 한다. 그래야만 정확한 위치와 부분이 명시되어질 수가 있다.
수의의 모든 부분은 규격을 정해서 각각 번호를 설정하였고, 부분적인 촬영이 끝난 후에 전체사진을 촬영했다. 물론 각각의 다른 광원을 선택적으로 선별했고, 다른 종류의 감광물질을 사용함으로써 정확한 근거를 확인했다. 카메라는 하셀브라드 EL과 80mm의 렌즈를 사용했고, 필름은 코닥칼라 400, 노출지수는 400이었다. 인화는 코닥칼라 No.78 인화지를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