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삼키고 50억년후엔 사라져"
지구에서 가까운 별은 말할 것도 없이 태양이다. 다른 별에 비하면 태양에 관해서는 비교적 많은 것들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지구 생명체의 어머니격인 태양의 자세한 실상은 아직도 수수께끼로 가득 차있다. 아뭏든 분명한 사실은 현대의 우주론을 받아들이는 한 태양은 아무런 특별한 존재도 아닌 평범한 별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다른 별들과 마찬가지로 주어진 운명에 따라 일생을 마치게 된다는 것이다.
지금보다 2천배 컸던 원시태양
태양은 표면온도가 6천℃, 절대등급 4.79등의 중형 항성이다. 이런 유형의 별은 전체 항성의 14%를 차지한다. 크기는 직경이 1백40만km로 지구의 1백9배이고, 구성성분은 90%가 수소 약10%가 헬륨이다. 중심부는 물의 1백배 정도로 고밀도이고 1천6백만˚Κ의 고온상태로서 수소가 핵융합을 반응을 일으켜 헬륨을 만들어 낸다(그림 참조).
지금부터 약 46억년 전 어느날, 거대한 가스성운의 일부가 스스로의 중력에 의해 수축을 시작했다. 근처의 어느 초신성폭발이 계기가 되었을지 모른다. 이렇게 탄생한 원시 태양은 지금보다 반경이 2천배나 큰 거대한 몸집을 가졌고, 지구의 대기보다 훨씬 짙은 농후한 수소가스로 뒤덮혀 있었다.
원시 태양은 엄청나게 큰 외각부가 내부의 복사 에너지를 흡수해 표면온도가 점차 낮아지고 검붉은 색깔을 띠었다. 그러나 전체로 보면 아직도 현재 태양의 1천배나 되는 빛을 발하고 있었다. 오늘날 황소자리의 T형 변광성 등의 어린별들은 바로 태양의 과거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그후 1천만년 정도사이에 태양은 급격히 물질을 우주공간에 흩뿌리며 축소를 거듭했다. 현재보다 30% 어두워진 단계에 왔을 때 비로소 수소 원자핵끼리의 직접 핵융합이 일어나면서 태양은 밝기를 회복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현재 태양은 사람으로 치면 중년의 별로서 매초 3.83×${10}^{33}$erg라는 막대한 에너지를 내뿜고 있다.
태양의 연료인 수소는 언제쯤 고갈될까? 태양의 미래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본 사람은 누구나 이런 의문에 부딪치게 될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태양의 수소는 몇십억년쯤은 버틸만큼 충분하다. 태양의 핵융합 반응에서는 4.0325g의 수소가 4.0039g의 헬륨으로 되고, 이때 결손되는 0.0286g의 물질이 아인슈타인의 E=mc²(c는 광속도)의 공식에 따라 에너지로 바뀐다. 따라서 막대한 양의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데 아주 소량의 물질만이 필요하게 된다. 게다가 태양의 전체 질량은 2×${10}^{27}$t이나 되기 때문에 매초 4백50만t의 질량을 에너지로 쓰고 있어도 거의 무한히 쓸수 있다.
정작 문제는 연료의 고갈이 아니라 우주의 법칙이다. 다시 말해서 태양은 점점 밝고 큰 적색거성으로 변해가고 있기 때문에 까마득한 미래의 일이지만 지구는 타버릴지 모르는 일이다.
우주 식민지로 이주해야 할지도
적색거성을 향한 태양의 진화는 앞으로 15억년쯤 지나면 더욱 가속될 것이다. 중심부의 수소가 모두 타 헬륨이 생기고 표면의 수소가 연소를 시작하면, 중심핵은 더욱 수축해 가열된다. 이리하여 태양은 훨씬 뜨겁게 큰 별로 된다.
50억년이 지나면 태양은 완연한 적색거성의 모습을 갖춘다. 현재보다 지름은 3배이고 밝기는 4배에 달해 지구의 바다는 모두 증발해버릴 것이다. 이때쯤 인류는 이미 핵전쟁으로 멸망해 있을지도 모르며 또는 다른 지적 생물에게 진화의 바톤을 넘겨버렸을 가능서도 있다. 어떤 미래학자의 예언처럼 지성을 갖춘 기계가 지배하는 세계라면 이런 악조건에도 견딜 수 있겠지만, 인류라면 혜성이나 다른 우주의 별로 이주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적색거성이 된후 태양은 가속적으로 팽창이 이루어져 5억년이 지나면 중심온도는 1억˚Κ에 이르러 탄소가 새로운 연로로 등장한다. 그로부터 다시 3천만년 정도가 지나면 태양은 지금보다 4천배나 큰 지름을 갖고 현재의 1만배의 빛을 방출하는 거대한 별이 된다. 그 궤도는 이미 지구에까지 미쳐 지구는 태양계에서 사라질 운명을 맞는다. 헬륨을 모두 써버린 태양은 여기서부터 수축의 길을 걸어 지구만한 크기의 백색왜성을 거쳐 어둡고 차가운 흑색왜성으로 1백억년의 수명을 마칠 것이다.
태양의 미래에 관한 이러한 예측은 어디까지나 현재까지의 지식을 바탕으로 한 추측에 불과하다. 태양이 적색거성을 거쳐 흑색왜성으로 일생을 마칠 것이란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아직 모르는 부분이많다.